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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Jung
William Jung ·

세계여행에서 배우는 것들

세계여행에서 배우는 것들

융프라우, 스위스 2022

"오랜만에 목적없이 적는 푸념"

1/ Travel? No, it's journey

베를린, 독일 2023

우리는 서로의 여행메이트가 아니다. 짜여진 계획대로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지도 않을 뿐더러, travel, trip과는 다르게 Journey(여정)은 많은 불확실성을 가진다. 조금 더 모험에 가까운거다.

모험에는 위험이 따르고, 위험을 함께 견뎌낸 그룹에는 역사(history)라는 반영구적인 보상이 주어진다. 이게 보상이 되는 이유는 결속력을 높여주기 때문.

2/ 역사를 가진 사람들

융프라우, 스위스 2022

함께 즐기면 추억이 되지만, 함께 극복하면 역사가 된다. 이게 여행과 여정의 가장 큰 차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역사를 가진 그룹은 쉽게 와해되지 않고,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게 되는데 그걸 가족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건 직접 경험했다.

솔직히 비전이 잘 맞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래서 해외에서 유저 인터뷰 다니고, 같이 무언가를 만들 때 삐걱거리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커뮤니티가 미치도록 매력적인 이유는 모든 일이 끝난 뒤 함께하는 저녁 시간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낯선 환경에서 함께하는 저녁? 이건 큰 의미를 가진다. 서운했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축하할 일을 기념하기도 한다. 모두가 함께 저녁을 만들고, 함께 치운다.

아, 이거 정말 좋다.

그리고 저녁 식사가 항상 풍요로운 건 또 아니다. 이건 여행이 아니라 여정이어서다. 돈 없으면 1유로짜리 인스턴트 라면 먹으면서 버티는거다. 그리고 꽤 오래 이렇게 지낸 적도 많다. 근데 그냥 그걸 같이하면 좋은 사람들이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자라온 환경에서 이런 사람들을 경험해본 적은 없었다.

3/ 나를 알아가기

칸쿤, 멕시코 2023

낯설고 극단적인 상황에서 내 본성이 드러난다.

2년 전쯤, 베를린에서 붕어빵을 팔았다.

정말 열심히 만들었고, 팔았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위워크 지점에서 판매할 생각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음식 판매를 하려면 위워크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는 점?

음.. 일단 그냥 했다.

그런데 막상 붕어빵이 잘 안 팔렸다. 일단,

  • 겉모양이 생선이다

  • 생선과 밀가루의 조합이 낯설다

  • 처음보는 동양인들이 팔고 있다

  • 유럽에서 이 가격이면 진짜 맛있는 빵을 먹을 수 있다

요 정도가 이유였다.

쓸데없는 자존심이 강했던 당시의 나는 다른 곳에 가서 팔자고 팀원들을 설득했다. 솔직히 진짜 다른 곳에서 팔자는건 아니었고 그냥 쪽팔려서 빨리 다른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근데 팀원들은 쉽게 떠나지 못하겠다고 했고, 그럼 한 번만 돌아보자며 나를 설득했다.

오키, 그럼 딱 한 번만!

잠깐! 비행기에서 시킨 신라면, pc방에서 시킨 짜파게티의 공통점?
-> 한 명이 시키면 그 냄새 때문에 다른 사람도 시킬 수 밖에 없다..

붕어빵을 개인(B2C)에게 1~2개씩 파는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미팅룸에서 나오는 팀들(B2B?ㅋㅋ)을 타게팅했다. 마침 저녁시간까지도 애매하게 남아서 간식이 들어가야하는 타이밍이었다. 그리고 이 전력은 기가막히게 통했고, 미팅룸에서 나온 팀들이 냄새를 맡고 붕어빵을 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걸 들고 돌아다니는 다른 팀들도 붕어빵을 못 참고 하나씩 사갔다.

그리고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답시고, 붕어빵을 더 들고 돌아다니면서 냄새를 풍겼다. 시식도 하고. 그리고 더 팔렸다.

여기까지 정리하면,

  • 붕어빵이 안팔렸고

  • 나는 쪽팔려서 회피하려 했는데

  • 팀원들의 설득으로 한 번 더 계획을 바꿔 세일즈해봤고

  • 팔리기 시작했다

해외에서 지내다보면 평소같았으면 쪽팔리거나 어렵다는 이유로 절대 하지 않았을 짓을 하게 되고, 그게 나를 성장시키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 들어오자 진행했던 재밌는 일었는데, 충분히 재밌었고 유익했다.

4/ 마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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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호세, 코스타리카 2023

여정이라는게 이렇게 매력적이다. 특히 여정하며 만나는 사람과 풍경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이든 풍경이든 추억할게 생긴다는건 진짜 좋은 일이다. 바쁘게 살다가도 멈춰 돌아볼 명분을 만들어준다.

5/ TMI - 다음에 가보고 싶은 곳

1) Cyprus

한국어로는 키프러스. 레바논과 터키 사이 바다 한 가운데에 위치한 나라로 사진처럼 맑은 바닷물이 기가 막힌 곳이다. 디지털 노마더들이 유럽을 경유할 때 절대 빼먹지 않는 여행지 중에 하나.

2) Portugal

디지털 노마더들, 특히 web3 플레이어들이 포루투갈을 많이 간다는 걸 들었다. 왜? 를 물었을 때 돌아오는 답이 이 나라를 가고 싶은 이유가 되었다.

"세금을 적게 내거든"

나라 마음 바뀌기 전에 어서 저기서 일 벌려보고 싶은 생각.!

Cosmic Entro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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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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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글로벌한 민교님

William Jung
William Jung

문명 잘하려면 이렇게 해야하는거 아니었나요?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맞습니다 ㅋㅋ 벌써 플레이하셨나요?

William Jung
William Jung

오늘 결제해보려구요 ㅋㅋ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오.. 밤샘 가시죠

김영훈
김영훈

멋지게 사시는군요! 붕어빵 B2B 전략이라니^^ 유럽의 빵들이 맛있긴 해도 냄새로 갓 구운 붕어빵을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경수
박경수

글에서 가득한 감성이 제 다이어리에 메모하고 싶어집니다! 덕분에 여행 감성까지 끌어 올려 봅니다!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민교님 메이커로그가 Must Reads #229에 선정되었어요! https://stib.ee/8jT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