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하고 싶다면] 1. 나는 대표가 될 수 있을까?
1년이 좀 넘었다. 작년 9월에 법인을 세웠으니 공식적인 창업 기간이 말이다. 벌써 일년이라니.
창업 후에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창업 어떻게 하는거야?" 였다.
막연한 질문이라 처음 저 질문을 들었을 땐 어디서부터 어떻게 얘기하면 좋을까 싶었는데 이젠 답변의 패턴이 생겼다. 이 글을 시작으로 [창업을 하고 싶다면] 시리즈 글들은 내가 한 답변 내용을 정리한 글이 될 것이다.
내가 창업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고민 했던건, '어떤 제품을 만들까?' '어떤 시장이 좋을까?' 도 아닌
'내가 대표가 될 준비가 되어있을까?' 였다.
의왼가? 뭐 난 그랬다. 대표인 내가 괜찮은 자질을 갖고 있어야 우리 팀이 열매를 풍성하게 맺을 수 있을거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질문을 나누어 생각해보면 2가지 뜻을 담고 있다.
- 내가 리더가 될 깜냥이 있을까?
- 내가 이 역할을 위해 무엇을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내가 리더가 될 깜냥이 있을까?
그때 당시 내가 생각한 리더십은 '방향성을 제시하여 세상과 멤버들의 삶을 바꾸는 영향력' 이었다. 너무 거창해서 그럴까 . 대한민국에서만 계속 교육 받고 일하면서 이런 리더십을 별로 경험한적이 없는거 같은데? 나는 학창 시절에는 고작 반장, 동아리 회장 정도 했는데? 첫번째 창업도 내가 여태 맡았던 각종 PM역할도 새로운 창업을 하면서 내가 펼쳐야 할 리더십에는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갖춰야하는 리더십은 책에만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의 장점 중 하나는 내 손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리해 바라보고 내 손에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자, 지금의 나는 내가 원하는 리더상에는 부족하다. 인정하자. 그럼 내가 그 리더십을 갖출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그때 내가 내린 결론은 이랬다. '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파악 후 빠르게 학습해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리고 멤버들과 팀이 성장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우리의 삶을 변화 시킨다.'
그럼 다음단계. 이걸 하려면 나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연습을 해야할까?
일단 자기 객관화가 잘되는 편이라 부족한 것들은 파악했고, 모르는게 많은 만큼 엄청난 학습이 필요하니 '장기간 학습과 업무 습득에 쏟을 수 있는 집중력'이 필요하겠구나. 그리고 예전 스타트업 경험과 첫 창업 경험을 떠올렸을 때 이 과정은 나의 세계가 몇 백번 깨질 만큼 힘들겠구나. 그럼 나는 '어떤 상황이 와도 포기하지 않을 각오'가 필요하겠네.
내가 이 역할을 위해 무엇을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그때 당시 나 역시도 저 질문에 대한 답을 몰랐다. 그래서 나의 그릇을 알고 싶어, 몇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1) 엉덩이 실험 2) 일론 머스크 실험 3) 단벌신사 실험
1) 엉덩이 실험
간단하다.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무슨 일이든 집중하면 된다. 나는 퇴근 후 평일은 4시간, 주말은 10시간을 기준으로 타이머 재면서 집중적으로 공부나 업무를 했다. 퇴사 전까지 총 1년 넘게 진행 했는데 타이머 기록을 세어보니 제대로 한 일수를 모으면 8개월이 좀 넘었다. 그 때 당시 영어, 마케팅, 금융, 스타트업, 공부를 주로 했고 마켓 리서치와 독서 등을 했다.
2) 일론 머스크 실험
일론 머스크가 창업할 때 본인이 돈이 얼만큼 없어도 되는지 알고 싶어서 하루 식비로 핫도그 오렌지 구매에만 지출 했다는 글을 읽고 바로 따라했다. 계산해보니 요즘 물가로 하루 식비 3,800원 정도 쓰는 것이었다. 나는 오렌지와 핫도그를 싫어하고 단백질과 섬유질을 중요하게 생각해 토마토와 병아리콩을 10만원 예산으로 구매해 먹었다. 당시 회사 구내식당 한끼가 5천원이라 한달 내내 점심은 굶었는데 이건 그렇게 힘들지 않았지만 미식에 대한 욕구가 강했기에 이게 좀 힘들었다. 그래서 남은 2만원 정도의 식비 예산으로 종종 오늘의 서브웨이를 사먹었다.
3) 단벌신사 실험
최근 옷정리를 했는데, 내가 갖고 있는 옷이 천벌쯤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초등학교때부터 보그를 구독하며 패션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을만큼 옷을 좋아하니까 당연한 결과라 생각했다. 창업 준비를 하면서 그렇게 좋아하는 옷을 사지 않고 몇개의 옷을 교복처럼 입고 다니는 실험을 했다. 아마 나를 2020년 4월 이후에 만난 사람들은 후드티를 입은 내 모습만 기억할 것이다. 이 실험은 일년 정도 시행했고 이 삶이 주는 단순함에서 많은 장점을 발견해 지금도 계속 유지 중이다.
나는 먹는 것도 좋아하고 노는 것도 좋아하고 옷 사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창업을 한 후 이런 즐거움과 욕구는 우선순위가 낮아졌다. 그리고 이걸 포기나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적극적으로 의사 결정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내 인생에서 더 중요한 것이 있고 이루고자 하는 미래가 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으로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기쁨이 크다.
나의 경험들과 생각들로 인해 나는 창업을 시작하고자 내게 방법을 묻는 사람들에게 처음 답변할때 이렇게 시작한다.
"너는 스스로가 대표가 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 하니?"
나의 경험은 수많은 스타트업 대표들 중 하나의 예시 일 것이다. 아마 많이 부족한 견해이자 간접 경험 일텐데 그래도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쓴다. 여전히 나는 너무나 부족한 리더이자 초보 대표이기에 오늘도 계속 배우고, 노력하고,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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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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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되는글 감사합니다! ☺️
공감된다니, 정말 기쁩니다!
상이님의 글을 읽으면서 겸손해지기도 하고 자극도 되네요. 멋있습니다!
저 현솔님이랑 대화하는거 진짜 너무 즐거워요! 저도 여러 생각이 많이 드는 시간이었어요. 또 봐요 우리.
요즘 딱 이런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많은 자극이 됩니다! 마루 타운홀 미팅에서, 올 8월 JunctionXAsia에서 잠깐 뵈었었는데 감회가 새롭네요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요즘 이 고민 중이셨군요! 제가 열심히 글을 더 써볼게요, 현지님께 꼭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ㅎㅎ 마루와 정션까지 우리 더 자주 봐요!
다운님 반가워요!! 제 짧은 경험이 다운님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 하세요!!
민트 대표님 멋있어..
자기도 멋있으면서!!! 빨리 보고 수다떨어요 ㅎㅎ 규현 대표님 뭔가 얘기 할게 많은 느낌적느낌
너무나 공감되고 가슴에 와닿는 글이네요. 감사드립니다.
공감가고, 너무 멋있습니다! 응원합니다 민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