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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환
노정환 ·

영어 틀리는 거 많이 두려우실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 앞에서 발음이라도 틀리면 창피당할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영어를 끝낸다고 생각하면 멀고도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왜 그렇게 영어 공부가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걸까요? 그것은 기준이 너무 높아서 그런 것입니다. 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다 보니, 현재 실력으론 남들 앞에서 부끄럽고, 부족하게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왜 이렇게 성인이 돼서도 우리는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는 걸까요? 학교 다닐 때 배웠던 습관대로, 그저 틀리면 안 된다고 배웠기 때문이 아닐까요? 

완벽하게 문법을 공부해야 하고, 원어민들이 자주 쓰지도 않는 어려운 표현을 익혀야 하고, 자막없이 완벽하게 영어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니, 영어 회화 공부가 부담스럽고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영어 회화를 공부하는 기간 내내 제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실제로 공부하면서도 너무나 많이 실수했기 때문이었죠. 스스로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저보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과 비교하면서, 몇 년을 공부했으면 틀리지 말아야 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아직도 틀리는 게 많지? 아직도 들리지 않는 게 많은거지? 내가 머리가 나쁜 건가?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제가 영어로 하고 싶었던 것은 다 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안 들리는 부분도 많았고, 틀리는 부분도 많았지만, 미국, 호주 배낭여행도 다녀오고, 일본에서 한 달 살면서 프랑스 외국인 친구도 사귀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에서 관심 있는 뇌과학 영상도 대부분 자막 없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버킷리스트라고 할까요. 영어로 하고 싶었던 것들은 다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어요. 

틀리지 않는 게 정상인가? 답은 아니었습니다. 그 이유는 지금도 미드를 볼 때면 영어가 안들릴 때도 있고, 말할때 틀리는 부분 많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것"은 다 했기 때문에 영어를 공부한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험들이 제가 영어 회화 공부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관점, 한국에서 배웠던 완벽주의 영어의 기준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게 해주었습니다. 100점을 맞아야만 하는 영어 공부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원어민 처럼 영어 회화 해야 한다? 저도 예전에 이렇게 해야 한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만약, 이렇게 해야 한다면 우리나라에서 영어 회화할 수 있는 사람 없습니다. 한국어 맞춤법도 틀리는데, 영어를 안 틀리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없습니다. 

영어 잘하는 사람을 헐뜯는 게 아닙니다. 그분들은 그만큼 영어 회화 공부에 시간을 많이 쓴 것뿐입니다. 저는 그분들의 노력을 존중합니다. 다만, 우리는 영어로 하고 싶은 게 사람마다 다르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누구나 유학을 위해, 동시통역사가 되기 위해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대한민국에 사는 이상,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고,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는 걸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대부분 사람의 경우 여행 가서 간단하게 회화하는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요? 정말 하루에 몇 시간씩, 몇 년을 영어 공부에 투자 해야만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만약, 성인이라면 그리고 다른 일이라도 있다면 하루에 30분, 아니 10분도 공부하기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틀리는게 정상입니다. 

하루에 30분도 공부하는 게 어려운데, 어떻게 원어민처럼 영어 회화를 할 수 있을까요? 이는 한국에서 영어 공부를 하는 이상 대부분 사람들에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몇 년을 유학가서 공부해야 도달 가능한 수준을 목표로 하는게 얼마나 비현실적인가요?

현실에서 영어 쓰는 거 시험 보는 거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연습하면 됩니다. 틀리는 부분, 모르는 부분 많아도 됩니다. 기준을 낮추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영어 공부하는 기간 내내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껴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영어를 공부해야 할까요? 사람마다 목표로 하는 수준은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 가장 먼저 목표로 해야 하는 건 최소한의 의사소통 가능한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될 것 입니다.

실제로 아래 표현 1000단어는, 원어민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표현의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 중학교 졸업하면 자연스럽게 암기가 되어있는 수준입니다. 다만, 아직 회화가 안되는 이유는 학창 시절에 외우기만 하거나, 읽고 이해하는 방식으로 영어를 잘못 공부해서 회화가 아직 안되는 것뿐입니다.

*1,000단어 리스트

http://www.gonaturalenglish.com/1000-most-common-words-in-the-english-language/

1,000단어면 하루에 10단어씩만 익혀도, 100일이면 끝나는 분량입니다. 듣고 따라 말하는 연습, 실제로 써보는 연습만 더 해주면 됩니다. 이와 같은 연습을 6개월에서 1년 정도만 해줘도 충분히 일상 회화 가능한 실력은 도달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영어는 안 틀릴 때까지 완벽하게 해야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먼저 아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더도 말고 딱 하고 싶은 거 할 만큼만 영어 공부하면 됩니다. 일상 회화면 충분한데 동시통역사가 되기 위해 영어 공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100점 맞기 위해 영어 공부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이뤘다면, 여러분의 영어 실력은 충분한 것입니다. 더는 영어로 하고 싶은 것이 없다면 공부는 안 해도 됩니다. 여전히 틀리는 게 많고, 안 들리는 부분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하고 싶은 걸 했다면 충분합니다. 더는 공부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제가 경험했던 것처럼 영어 잘하는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영어 공부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이유는 틀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제 마음 편하게 틀려도 좋으니 하루에 10분이라도 하고 싶은걸 이루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즐겁게 영어 공부를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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