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북스 로그 (05) - Business Model 바보야! 문제는 비즈니스 모델이야!!!
콜롬북스가 실패한 건 모두 Business Model 때문이다.
만일 누가 나한테, 만약에 과거로 돌아가서 콜롬북스를 단 하나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바꿀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비즈니스 모델"이요라고 말할 것이다.
바보야!!! 문제는 비즈니스 모델이야!!!
지금부터 하는 콜롬북스의 비즈니스 모델 이야기는 상당히 깁니다. 콜롬북스는 만으로 약 7년을 버텼습니다. 그 사이에서 나름 할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출판사에게 "삥"을 뜯다. - traffic 청구 모델
삥? 왠 삥? 맞다. 뒤돌아 생각하니 우리는 출판사들에게 삥을 뜯었다. 여기서부터 잘못된 비즈니스 모델의 출발이었다.
우리는 출판사들의 mp3 CD 문제를 콜롬북스 APP으로 해결해 드렸다. 100%는 아니지만 그래도 출판사들과 고객들이 나름 만족했다. 그리고 우리는 처음부터 이에 대한 비용을 출판사에 청구하기로 했다. mp3 및 동영상에 대한 트래픽에 따라서 출판사에 매월 종량제 비용을 청구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SaaS 였다. 왜냐하면, 우리 콜롬북스는 출판사들에게 있어서는 SaaS 와 비슷한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이 수익모델의 장점은 아래와 같았다.
- 출판사들이 생각보다 크게 반발하지는 않았다.
- 매월 비용을 안정적으로 청구할 수 있었다.
- 콜롬북스를 사용하는 독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서비스 도서도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청구비용도 늘어났다.
그렇지만, 이 수익모델은 지속할 수는 있었지만, 매우 잘못된 수익모델이었다.
- mp3와 동영상을 무료로 서비스하는 출판사와 도서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 출판사가 말을 대놓고 안 했을 뿐이지, 출판사들도 비용 내는 것에 거부감은 있었다.
- 잘 나올 때는 월 10TB 정도의 트래픽이 발생했지만, 이걸로는 월 300만원 수준의 수익 밖에 나오지 않았다. 즉, 이게 끝이었다.
- 이 수익모델은 몇 년간 지속했지만, 결국 폐지했다.
결국 우리의 수익모델은 출판사들에게 "삥"을 뜯는 모델이었다. 만일 내가 출판업계에 오래 있었다면 이러한 비용청구 모델은 만들지 않았을 텐데라는 후획 굉장히 든다.
광고 수익 모델
콜롬북스의 회원이 증가하면서 우리에게 광고를 요청하는 출판사들이 생겼다. 이거다 싶었다!!! 사실 출판계의 광고모델은 매우 문제가 많다.
- 온라인 광고는 YES24, 교보문고 같은 온라인서점에서 이뤄진다. 보통 수 십만원 ~ 300만원 수준이다. 대부분 배너광고다. 문제는 광고 결과를 전혀 받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실시간으로 광고효과를 수치로, 그래프로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서점은 절대로 수치를 주지 않았다. 출판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어쩔 수 없이 신간도서가 나오면 온라인서점에서 광고를 했다.
- 오프라인 광고는 교보문고, 영풍문고 같은 서점내 매대, Display, Popup 등을 출판사들이 돈내고 광고하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를 처음 낸 분을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실제로 이걸로 꽤나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여러분들이 서점 매대에서 보는 책들은 모두 광고중인 책들이다. 연간 8만종 이상의 도서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에 출판사들의 마케팅은 격하다.
- 그 외 출판사들이 할 수 있는 광고마케팅은 주로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 수준이다.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 출판사는 사실 광고를 하기 매우 어렵다. 기본적으로 돈이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콜롬북스는 출판사들에게 매력이 있었다. 몇 십만명의 회원을 가진 도서 APP은 흔치 않았다. 당시 우리는 시작팝업, 종료팝업, 각종배너, 앱푸시, Email 등 우리가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출판사들의 광고를 도왔다. 그렇지만, 결국 이 모델도 오래 지속할 수가 없었다.
- 우선 출판사에 돈이 별로 없었다. 우리의 광고는 비싸게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적어도 수 십만원, 최대 1천만원 짜리 광고를 수주한 적이 있다.
- 우리의 광고 시스템은 관리자인 우리들의 서비스 운영을 위해 만든 것이지, 출판사들의 광고를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서, 광고시스템으로는 한계가 뚜렷했다. 출판사가 원하는 리포트는 모두 수기로 만들었다.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광고수익모델을 진행했기 때문에 문제였다.
- 광고효과 역시 문제였다. 우리 고객은 외국어를 공부하는 고객이어서 일반도서 광고에는 별로 흥미를 못 느끼고, 클릭률도 저조했다.
참고로 우리가 출판사만 광고한 것은 아니었다. 출판사 외에도 외국어 학원, 외국어 교육업체, 외국어 스타트업 등 주로 외국어를 서비스하는 업체에서 우리 APP에 광고하기를 원했다. 그나마 여러 업체들에서 우리 콜롬북스에 광고를 해줬다는 것이 위안이 된다.
그렇지만 이 수익모델도 1년 이상 가지 못했다. 광고수익모델은 약 7천 만원 정도 번 것 같다. 그렇지만 지속성도 떨어졌고, 콜롬북스의 광고 효과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괜히 광고주들의 돈만 빼먹는 것 같아 그만 뒀다.
오프라인 영어회화 스터디 모델
나는 대학생 때부터 다양한 오프라인 스터디를 했다. 외국어를 좋아했기 때문에 내가 스스로 스터디를 만든 경우도 꽤 있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콜롬북스 고객은 어차피 외국어를 공부하는 고객이니 오프라인 스터디를 통해서 모아보자라는 아이디었다.
활동
- 특정 책 몇 권을 선정했다. 물론 판매량이 좋은 책이었다.
- 오프라인에서 해당 도서를 가르쳐 줄 선생님들을 찾았다. 신기하게도 콜롬북스에는 학생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과 강사분들도 많았다. 콜롬북스 앱푸시와 배너 등을 통해서 콜롬북스내에서 해결했다.
- 고객 역시 콜롬북스내에서 찾았다. 콜롬북스의 강력한 힘은 누가 어떤 책을 구매했는 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해당 데이터를 추출해서, 특정 도서를 공부중인 고객들에게 광고마케팅을 했고, 이 역시 통했다.
예를 들어,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이라는 도서 스터디는, 해당 도서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집중적으로 광고했다. 사실 이건 혁신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출판사는 누가 우리 책을 샀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콜롬북스는 누가 어떤 책을 샀는지 안다. 이건 매우 차별화되는 능력이다.
- 오프라인 스터디 장소를 섭외하고(주로 윙스터디), 스터디 멤버분들에게 연락해서 해당 시간에 모집해서 스터디를 운영했다.
우리의 활동은 몇 개월간 지속했고, 나름의 실적도 냈었다. 그렇지만, 이 사업(?) 역시 접기로 했다.
- 오프라인 스터디는 관리의 영역이었다. 관리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 만족도는 높았지만, 고객들의 증가속도가 빠르지 않았다.
- 알고 보니, 콜롬북스 고객의 태반은 30대 이상의 성인, 특히 여성분이었는데 이 분들은 이동을 하면서 스터디에 참여하기 매우 어려웠다. 보통 주부님들은 애들을 봐야하기 때문에 활동이 주로 집 주변이지 서울의 강남, 홍대, 종로 이런 곳까지 갈 수가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이 사업을 접었다.
온라인 스터디 = 카카오톡 스터디
오프라인 스터디가 실패하고, 그 한참 이후 온라인 스터디를 실험해 봤다. 우리 고객 중에서 특히 돈을 내면서 스터디를 하는 게 주로 30대 이후의 주부님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 우리는, 그럼 이동이 필요없는 온라인 스터디 = 카카오톡 스터디를 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바로 실행했다.
- 외국어 도서를 구매한 사람이 끝까지 공부하는 비율은 5% 미만일 것이다.
- 혼자 하면 어렵지만 같이 하면 쉽다라는 컨셉이었다.
- 스터디 도서를 선정했다. 물론 판매량이 높은 도서 위주로 선택했다.
- 선생님을 배치했다.
- 우리가 한 일은 스터디 멤버를 모집하는 일이었고, 선생님께 배정하는 게 다였다. 그 이후는 선생님께서 알아서 관리를 해주셨다.
와우!!! 생각보다 반응이 매우 폭발적이었다. 우리는 처음에 한 명의 선생님이 한 개의 스터디에서 최대 20명 정도(=학원 클래스 하나)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그런데 모 스터디는 한 달에 100명이 넘는 사람이 신청해 주셨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카카오톡도 반을 나눴다. 지금도 내 폰에는 카카오톡 스터디 결제 메시지들 수 백건이 쌓여 있다. 어쩌면 1천 건이 넘을 지도 모른다. 참고로 스터디 하나당 88,000원이었다.
그렇지만 이것도 몇 개월 운영 이후에는 내리막 길을 걸었다. 사실 코로나 때까지 버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데, 코로나가 터질 것을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 매출 확대나 고객증가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 뭔가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당시 우리는 꼴랑 2명이었다.
- 선생님께 연결하는 거 외에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었다.
- 하는 일은 없는 반면에 수익은 5:5로 나눠 가졌다.(정말 비양심적이었다)
사실 이렇게 스터디를 운영하면서 우리는 모업체와의 합병을 제안받기도 했다. 그리고 제대로 같이 운영해 보자고 해서 합병을 준비하고 있었다. 안타깝게 합병 준비중에 해당 업체가 사라졌다 ㅠㅠ
그래서 이 사업을 scale up 해보기도 전에 이런 일이 터지다 보니, 좀 더 노력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지금도 가장 후회가 된다. 이미 당시는 동력을 상당히 잃은 상태였다.
그렇지만, 우리의 이 스터디 모델은 잘못 되었다. 일단 이 사업은 콜롬북스가 할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만일 한다고 해도, 전혀 다른 업체가 하게끔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콜롬북스는 무엇인가?
책인가? 외국어인가?
나는 스스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몇 년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있게 대답한다.
콜롬북스는 책이다. 도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콜롬북스이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 서비스가 가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돈이 된다고 무조건 다 하는 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망한 비즈니스 모델
위에 예시를 든 것 외에도 몇 가지 더 사업화를 해보려고 안간힘을 쓴 것들이 있지만 그것들도 모두 처참히 실패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콜롬북스 자체는 이미 탄탄하게 서비스가 운영중이어서 이런 수익모델의 도전과 실패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는 것이다.
콜롬북스는 왜 망했을까?
바보야! 비즈니스 모델이 문제야!
그렇다. 우리는 잘못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출발했다.
우리는 콜롬북스를 통해 우리만 돈을 벌려고 했다. 크리에이터이자 컨텐츠 제공자였던 출판사와 저자에게 수익을 안겨줬어야 했다. 가장 큰 패착은 바로 이 점이다.
플랫폼은 혼자 잘 될려고 하면 안된다. 혼자서만 돈 많이 벌려고 하면 안된다. 컨텐츠 제공자에게 반드시 수익을 줄 수 있어야 했다.
성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란 무엇인가?
"꿈"과 "돈"을 연결하는 것이 바로 성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요건이다.
이게 내가 몇 년간 고생하며 느낀 결론이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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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봤습니다 대표님 ㅎㅎ
깊이 있는 고민이 와닿는 글이네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고민이 많아지네요
이런 귀중한 경험 잘 읽었습니다. 저도 지금 영어채팅 서비스를 할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비관적인 전망 중에도 온라인스터디(카톡스터디) 같은 경험담을 보면 희망적으로 보이기도 하구요. 암튼 무슨 일을 하시든 다음번엔 대박 나실 듯합니다.
제가 사실 어제도 그리고 좀 전에도 영어회화 서비스 관련해서 상담했는데...영어채팅 서비스는 매우 어렵습니다. 저는 그 분야에서 10년 하신 대표님과도 친한데...결론은 일반적인 채팅서비스로는 어렵다는 겁니다. 정말 철저하게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교육분야 산업은 아직은 오프라인 사업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온라인 사업은 소리만 요란하고 실적은 엉망인 곳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그래서 우선은 오프라인 사업으로 탄탄한 캐시카우를 만드신 후에, 온라인 사업으로 확장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온라인 교육사업 중 유일하게 잘되는 곳이 메가스터디 하나 정도? 솔직히 메가스터디조차 교육효과는 유튜브 수준인데, 인지도 때문에 학부모들이 속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그 정도로 온라인 교육시장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도 경험을 해보니까, 돈을 내는 주체인 학부모들이 입장에선, 자녀들이 컴퓨터 만지는 걸 극도로 싫어하더군요. 공부는 안하고 게임한다고 합니다 ㅎㅎㅎ 성인교육시장은 아시다시피, 웬만해선 공부 안하죠. 그래서, 아직도 BM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기껏 생각해 낸 것은, 채팅할 꺼리(?)로 상품광고를 제공하고, 그 상품에 대해 비난을 하든 칭찬을 하든 서로 토론하게 하는 방식은 어떨까 생각 중입니다. 그리고, 제가 하고자 하는 채팅은, writing과 listening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방식이라 일반적인 것과는 좀 다르긴 합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돈벌릴거라는 생각은 전혀 안드는데, 공짜로라도 사람들에게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마음이 떠나지 않아서 그냥 사이드프로제트로라도 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메가스터디에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이 교육에서 돈을 내는 것은 1. 선생님 2. 선생님이 만든 컨텐츠 3. 교육업체가 만든 컨텐츠 그 중 제일 매출이 제일 잘 나는 것은 일타강사.... 그러니 기술력이 아무리 좋아도 일타강사를 못 당하기 때문에 일타강사 섭외가 1순위라고 합니다.
네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메가스터디 손회장님이 수십~수백억 마케팅비를 쏟아부어서 일타강사 신드롬을 의도적으로 만들었고 그 전략이 맞아떨어졌다고 하더군요. 제 자녀도 메가를 했었는데, 일타강사 수준이 궁금해서 직접 봤었죠. ㅎㅎㅎ 저는 큰 차이를 못느꼈습니다. 약간 바이브가 다른 느낌은 있긴했었습니다. 교육사업은 '교육'이란 단어를 떼고서 접근하지 않으면 아주 어려운 영역이라 보입니다. 교육사업하는 분들이 스스로 빠지는 함정 중 하나가 '교육'이란 단어죠. 건전하고, 정직하고, 올바르고... 이런 느낌으로 접근하는데 사업은 엄연히 사업인지라 그렇게 순진하게 접근하면 안될 듯 합니다. (그런데 정작 저도 교육사업은 웬지 고상하다 느낌을 떨칠 수가 없어요 ㅎ)
안녕하세요! 온라인 채팅 및 토론 관련한 사이드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는데, 커피챗 신청드려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