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의 재발견(The Outsiders), 그리고 투자를 받는다는 것
존경하는 분이 추천해주셔서 읽게된 "현금의 재발견"은 읽을 수록 빠져들어서 한 장 넘어갈 때마다 아쉬워하며 즐겁게 읽은 책으로, 요지를 가볍게 소개드려 봅니다.
이 책은 장기간에 걸쳐 높은 주주수익을 안겨주었던 회사들의 재무정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CEO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매우 정성적으로 분석한 책입니다.
본 책의 연구 계기는 유명하고 유능하다고 알려진 CEO(ex. GE의 잭웰치)들은 기관투자자/애널리스트와 매우 자주 소통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꺼리지 않으며, 그들을 다루는 많은 자서전 및 분석책들이 있다는 특성을 가지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시장의 수익률을 겨우 상회하였거나 하회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됩니다.
장기간에 걸쳐 주주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안겨준 CEO들은 일반적인 상장회사의 CEO들과 달랐습니다. 기관투자자/애널리스트와의 소통을 최소화하고, 실적 가이던스를 친절하게 제공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그들은 재임 중 "Outsider"라는 평가를 받곤 했었죠.
구체적으로,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거둔 CEO들은 아래와 같은 특성을 가졌습니다.
1. 단기(일반적인 CEO의 임기인 3~5년)가 아닌 장기적 관점(최소 10년)에서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는 사업이 아니라면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지만, 멋진 투자 기회가 있다면 과감하게 부채를 일으켜 회사를 인수하고, 수익성은 낮은 사업은 과감하게 분할하거나 매각했습니다.
2. 시장에서 중시하는 Net Income 보다는 현금흐름을 훨씬 더 중요하게 보았으며, 세금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부채를 활용했습니다.
3. 회사의 일상적인 운영은 상당 부분 위임했으나, CEO는 회사의 자본배분에 전권을 가지고 가장 많은 관심과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4. 배당금에 인색하고, 자사주매입(buyback)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했습니다. 배당금의 경우 이중과세의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주당가치(EPS)를 높이는 효과가 없어 자사주매입을 훨씬 더 선호했습니다. 때때로 부채를 일으켜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습니다.
- 책에 예시는 없지만, 애플의 경우에는 높은 신용등급으로 자본조달비용이 너무 낮아 부채를 일으켜 자사주매입을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5. 자사주매입은 현금을 환원하는 차원이 아닌, 투자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단순히 특정 재원이 남으니 돌려준다는 개념이 아니고, 회사의 판단으로 현재 회사가 과소평가 되어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대비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투자라고 생각할 때 매수했습니다. 이 자사주는 향후 다른 회사를 인수/합병하는데 요긴하게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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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추가하고 싶은 요소는, 이러한 CEO들은 최대주주인 경우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주가 자신의 부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지금 2~3년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러나, 상당수의 CEO들은 3~4년의 임기를 갖고 이사회에 의해 늘 임기가 위태롭기 때문에 단기적인 실적에 치중할 수밖에 없어서 감가상각이 두려워 과감한 투자결정을 하지 못하고, 수익성이 낮고 매출볼륨은 높은 사업부를 울며겨자먹기로 가져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책의 사례들은 모두 상장회사에서 이루어졌는데, 위 CEO들의 행동은 비상장회사에서 더 빈번하게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이라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비상장회사의 경영진은 매일 매일 market price라는 성적표를 갖지 않기 때문에 더 장기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CEO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자본배분"이며, 가장 중요한 목표는 "주주가치 제고"입니다. 현재 라운드를 진행하며 투자자들을 뵙고 있는데, 새삼 투자를 받는다는 것에 대한 무게를 강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 자본구성에 큰 변동을 줍니다. 투자는 단순히 자본을 늘려서 런웨이를 확보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로, 동업을 시작하는 것이며, 주주들에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최대의 이익을 드리기로 약속을 하는 것이기에 사업에 있어 정말 중요한 의사결정입니다.
마침 이러한 중요한 순간에 이를 상기시켜주는 멋진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의사결정의 매순간 이를 잊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기에 소개 및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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