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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왕 정철민
매도왕 정철민 ·

아이디어/제품보다 중요한 것

“저는 티오더(테이블오더)가 진짜 혁신적이라고 생각해요”.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간 직원이 말했다. 너무나 맞는 말이다. 주문하고 바로 결제하고, “물 주세요~” 직원 부를 필요 없이 그냥 터치 몇번만 하면 된다. 사장님 입장에서는 먹튀 손님도 없고, 알바생이 주문 잘못 받을 일도 없고, 일손이 하나가 줄어든다. 이 좋은 걸 왜 이제 썼을까?

 

공학도 입장에서 사실 T오더가 혁신적인 부분은 잘 없다. 그냥 결제가 되는 모바일 기기이고 네트워킹으로 연동된 정도…? 사실 이 정도 기능은 2000년대 초반에도 구현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창업자 입장에서는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이걸 시장에 안착 시켰다는 점이다. 티오더 대표님을 잘 알지 모르지만, 첫 고객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셨을 지 짐작이 된다. 기존에 POS기가 이미 꿰차고 있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장님은 아마 이랬을 것이다.

“ 저희 POS기로 잘 쓰고 있는데요? 필요 없어요 “

 

사용자의 행태와 시장의 룰을 바꾸는 창업을 영세한 스타트업이 하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들 아이패드가 첫번째 터치 태블릿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LG가 애플보다 9년이나 앞선 2001년에 만들었다. (이름도 소름돋게 똑같다. 사진은 LG의 디지털 아이패드) 하지만 대중들은 애플 아이패드만 기억한다. 시장에 안착시킨 건 애플이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전화기를 발명한건 Bell이 아니지만, 보급한건 Bell이 맞다. 세계최초로 비행에 성공한 사람은 호주의 화이트헤드이지만, 현대 항공기의 아버지는 라이트형제다. 처음으로 아이디어를 내거나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걸 시장에 안착시키지 못하면 아무런 쓸모가 없다. 그런 점에서 T오더는 혁신적이다.

 

요즘 느끼는 것은 기가막히게 뛰어난 제품이나 아이디어보다는 ‘첫 번째 고객을 만들고, 시장에 진입하는 게 정말 어려운 일 같다’는 것이다. 오늘도 ‘매도왕’의 로드맵을 생각하면서

“이거 진짜 우리가 보급할 수 있을까? 고객들이 거부하진 않을까? “

와 같은 생각 때문에 같은 아이템을 썼다 지웠다 무한 반복중이다. 우리 매도왕 팀이 꿈꾸는 세상은 “네이버가 하면 너무 쉬운 일이지만, 창업한 지 3달도 안 된 스타트업에겐 너무나 버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스타트업이 시도했고, 망했고, 또 시도하는 팀도 보인다. 불확실성이 큰 어려운 길을 선택해야 하는 지, 당장 매출을 낼 수 있는 쉬운 길을 선택해야 하는 지 고민이 참 많다. 티오더 대표님도 처음엔이랬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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