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마케팅, 한국보다 글로벌이 더 쉬워요.
위의 제목을 바꾸어 말하면 아래와 같다.
앱 마케팅, 한국이 제일 어려워요...
먼저, 이 글은 모바일 게임에 한정된 의견임을 서두에 밝힌다. 또한, 수십 명 규모의 마케팅 팀을 꾸리고 있는 대형 게임사에는 크게 해당되지 않을 이야기임을 분명히 하겠다. 이번 에디션은 마케팅 팀 인원이 3인 이하인 소규모 신생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작성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게임이든 무엇이든 신생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다. 기존 패러다임을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를 용인하는 조직이기에 재미있는 인사이트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배운 것이 도둑질, 아니 마케팅 뿐이다 보니 마케팅 컨설팅을 빌미로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 노상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다음과 같다.
일단 한국 시장에 런칭하고 나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봐야죠.
이 말은 틀리지 않았다. 오히려 정답에 가깝다. 특히 공들인 대형 프로젝트라면 국내 시장에서 철저히 검증한 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소규모 신생 스타트업도 그러할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그래서 이번 에디션을 작성한다. 내가 목격한 소규모 신생 스타트업의 상당수는 '일단 한국 시장에 런칭하고 나서'까지만 하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지는 못한 경우가 많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한국 시장에 런칭했으나 유저 유입이 부족하다.
따라서 유저 퍼포먼스 분석이 어렵다.
그래서 마케팅으로 모객을 시도한다.
하지만 마케팅을 집행해보니 단가가 너무 비싸다. 결국, 낮은 설치 단가(CPI)를 목표로 모객한다.
유저 리텐션과 수익률(ROAS)이 떨어진다.
결국 해당 타이틀의 실패를 인정하고 서비스를 중단한다.
한국은 미국, 일본과 함께 앱 설치 단가가 가장 높은 상위 3개국 중 하나이다. 내 경험상 일본보다는 약간 저렴하고 미국보다는 약간 비싸다. 게다가 이 좁은 땅 덩어리 안에서 고퀄리티 모바일 게임을 술술 뽑아내는 회사는 왜 그렇게 많은지. 심지어 중국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그 덕분에 국내 유저들의 눈높이는 하늘 끝까지 닿아 있다. 그러니 한국 시장에서 설치 단가는 나날이 비싸지고, 유저 평점은 나날이 야박해질 수 밖에.
저 레벨 아이템과소량의 골드로 굳이 Top 3 던전에 도전해야 할까?
모바일 게임 마케터답게 '게임 개발과 런칭, 그리고 성공적인 서비스 유지'를 하나의 RPG로 본다면, 나는 위 질문을 던지고 싶다. 물론, 운 좋게 고레벨 파티원(대형 투자자나 퍼블리셔)의 서포트를 받고 있다면 이야기가 다를 수는 있겠다.
글로벌 런칭 경험이 있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북미 시장의 경우 미국 대신 캐나다나 호주와 같은 대체 국가를 선택할 수 있다. 이들 국가는 미국보다 단가는 훨씬 저렴하지만 유사한 언어와 사용자 성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많은 글로벌 서비스가 클로즈드 베타를 캐나다와 호주에서 진행하고, 소액의 마케팅 비용으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후에 미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대체 가능한 같은 언어권 국가가 없다. 한국은 한국 뿐이다. 그래서 나는 소규모 신생 스타트업일 수록서비스 초반에 영어 버전을 준비하여 영어권 국가 - 북미 또는 동남아 - 에 빠르게 런칭하기를 권장한다.
글로벌 시장에 먼저 런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망망대해에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도력을 쌓으며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좁은 연못에서 태권 소년소녀들과 박 터지게 싸우는 것보다 쉬울 수 있다. 영어 버전을 먼저 제작해 호주,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설치 단가가 낮은 영어권 국가에 잔잔하게 런칭하는 것이, 처음부터 한국 시장에서 고액으로 배팅하는 것보다 쉽고 실패 가능성이 적을 수도 있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단, 캠페인의 최적화를 ‘앱 설치’로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렇게 할 바에는 차라리 한국에서 하는 것이 낫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대개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시곤 한다. 하지만 지금은 AI 시대가 아닌가. 다양한 AI 친구들은 단 몇분 만에 인게임 텍스트는 물론 광고용 마케팅 텍스트까지도 다양한 언어로 제공하는데, 그 퀄리티가 아주 기가 막히다. 못 믿으실 분들을 위해 예시 스크린샷 하나를 투척하며 이 글을 마치겠다. (예시의 마케팅 대상은 AI 채팅 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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