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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sol Park
Hyunsol Park ·

코딩 배워야 될까?

3년전 디스콰이엇을 시작할때쯤에 코딩 열풍이 한창 이였다. 정규 교육과정에서 코딩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정부에서도 국비지원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적극적으로 국민들이 코딩을 배울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때 나도 처음으로 웹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리즘이 무엇인지 배웠고 디스콰이엇 창업 후에는 사이트를 만들고 리서치를 하면서 코딩을 배웠다. 당시에 코딩을 배워야될까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영어와 비교하면서 당연히 배워야 된다고 했다.

GPT가 나온 이후 최근 같은 질문이 다른 의미로 다시 던져지고 있다. GPT가 코딩을 잘해준다. 아직 사람을 대체할 정도는 아니지만 현재의 속도로 GPT가 계속 발전한다면 곧 몇년 안에 사람이 코딩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직감을 줄 정도로는 잘해준다. 올해 초에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앞으로는 코딩을 배우지 말아야 된다”를 꼭 집어서 이야기해줬는데 이는 업계 사람들이 코딩을 배워야 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더 드러내서 고민하게하는 효과를 줬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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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코딩을 배워야 될까? 지금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컴퓨터 공학과를 가는게 맞을까?

이 질문에 잘 대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들이 왜 이 질문에 관심이 많은지 짚어봐야 되는 것 같다. 코딩을 배워야 되는가는 앞서 말한 것처럼 영어를 배워야 되는가와 똑같은 동기를 갖고 있다. 이는 생존력과 관련된 질문이다. 글로벌화가 한창 화두가 되었을때 영어를 필수로 배워야 된다고 했던 것처럼 모든 것의 디지털화가 한창 화두였던 지난 20년 동안 코딩 역량을 갖고 있으면 높은 연봉, 높은 생존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GPT가 사람 대신 코딩을 하면 코딩으로 돈을 벌던 사람은 생존력이 급격히 내려가는 듯한 두려움이 든다.

그럼 우리는 "코딩을 배워야 될까?"라는 질문을 "앞으로 어떤 것을 배워야 내 생존력이 올라갈까?"라는 질문으로 바꿔볼 수 있다. AI 시대에는 어떤 것들이 우리의 생존력을 높여줄까? AI로 우리의 기술적인 가치들이 대체되면 본질적으로 우리의 가치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우리의 가치는 사회적이다. 남이 무엇을 원하는지 빨리 파악해 이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의 가치가 그 속도가 느린 사람들보다 더 빨리 올라가게 된다. 남이 무엇을 원하는지 빨리 파악하기 위해서는 높은 공감능력이 중요하다. 남이 필요한 것을 빨리 채워주기 위해서는 창조력,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이에 영향을 주는 학습 능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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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 장관이면서 OpenAI의 보드 멤버이기도한 래리 서머스는 사람에게 IQ와 EQ가 있으면 AI는 IQ를 먼저 대체할 것이라 한다. 데이터를 분석해 패턴을 찾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AI가 더 잘할 것이다. 반면 사람들의 마음을 사고 협업을 이끌어내고 같이 감정을 나누는 것은 쉽게 대체되지 않는다. 의료로 치면 데이터를 듣고 진단을 내린 후 치료하는 의사보다 수술을 앞두고 두려움이 가득한 환자의 손을 잡아주는 간호사가 더 대체되기 어려울 것이다.[2]

기술이건 정치이건 자연 환경이건 변화의 속도가 빠를수록 기존의 지식들의 효용성이 빨리 사라지고 미래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진다. 우리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기 위해서는 효용성이 높고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정보 시스템(정보를 저장하는 저장소 x 이를 전달하는 미디엄)이 필요하다. 불안정한 시스템 위에서는 창작이 어렵거나 혹은 만들었는데 그 시스템이 퇴화되어 효용이 낮아지면 우리가 만든 창작물의 가치도 같이 떨어진다. 이렇게 변화가 빠르고 예측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새로운 정보 시스템으로 빨리 갈아타는 적응력, 쉽게 말하면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배우고 적용할 줄 아는 능력을 길러야 된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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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빨리 배우기 위해서는 복잡한 것을 잘게 쪼개서 단순하게 만드는 역량이 중요하다. 코딩은 이런 역량을 기르는데 굉장히 효과적이다. 비슷하게 수학이 복잡한 것을 잘게 쪼개서 단순하게 만드는 역량을 잘 도와주는데 코딩은 수학보다 실용적이여서 더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최근 YC에서 앞에 젠슨 황이 코딩을 배우지 말아야 된다라는 영상에 반박하는 영상을 올렸는데 여기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젠슨 황이 말한 것처럼 AI가 코딩을 대체한다고 하더라도 코딩은 우리를 똑똑하게 해주기 때문에 코딩을 배워야된다고 한다.[3]

다시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서 코딩을 배워야 되는가에 대한 핵심은 우리 생존력을 높여주는가에 있고 AI가 코딩을 대체하게 되면 코딩을 배움으로써 얻는 본질적인 것은 복잡한 것을 잘게 쪼개서 단순하게 만드는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다. 만약 코딩보다 더 실용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굳이 코딩을 배울 필요는 없어지게 된다.

Foot notes

[1] 이 이야기가 나온 유투브 영상의 가장 많이 본 섹션만 봐도 코딩을 배워야 되나라는 질문에 대해서 사람들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8Pm2xEViNIo (18:27)

[2] 그래서 래리 서머스는 자신의 자식들에게 컴퓨터 공학을 배우는 것을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 한다. — https://www.youtube.com/watch?v=tfL0ZpYBLrw (40:37)

[3] 이 영상에서 나누는 대화의 맥락을 보면 여기서 이야기하는 똑똑함은 분석하는 논리력에 편향되어 있고 여기에 더 가치를 두는 것처럼 느껴지긴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IQ보다 EQ의 가치가 더 높아지면 우리가 갖고 있는 똑똑함에 대한 편향도 달라질텐데 이런 뉘앙스는 이 영상에서 고려되지 않은 것 같다. — https://www.youtube.com/watch?v=CKvo_kQbakU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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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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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Na
Paul Na

AI 때문에 코딩 안배워도 된다는 생각은 도대체 어떤 논리에서 출발한 건지 헛웃음만 나옵니다. 인공지능이 작곡도 하고 작사도 할 줄 안다고해서 그걸 안배우고 그 업계에서 일하겠다? 디자인을 배우지 않고 인공지능 출력물을 써먹겠다? 현재 시점 기준으로, 인공지능을 가장 잘 쓰는 집단이 코딩 제일 잘하는 집단인 거 보면 답이 분명하지 않나요? 그 사람들이 말하는 게 미래에 맞을려면 현재에도 맞아야 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