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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명
정종명 ·

핵심 가설 검증을 너무 늦게했다가 피봇행 특급열차에 탑승했습니다 (2/3)

오늘은 지난 글에 이어서 저희 팀이 피봇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 드리려고 합니다.

저희가 왜 피봇했는지, 왜 핵심 가설 검증을 늦게 했는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이전 포스트를 확인해주세요 😉

원래 피봇한 이유는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고, 제품 없이 핵심 가설 검증한 방법까지 공유해보려고 했는데요.

저희가 피봇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이 창업을 준비하고 계신 분이나, 초기 창업팀, 피봇을 고민 중인 팀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이 내용을 자세히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제품 없이 핵심 가설 검증한 방법은 다음 글에서 꼭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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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가지고 있다. 두들겨 맞기 전까지는”

저희도 세 번의 펀치를 맞고 피봇하기 전까지 그럴싸한 전략과 계획이 있었는데요.

피봇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세 번의 펀치와 함께 설명해 보겠습니다.

👊 첫 번재 펀치 : 정체된 성장

저희가 피봇 전에 만들고 있던 애견미용실의 예약과 운영을 도와주는 앱 ‘그루머노트’를 처음 만들 때는 경쟁사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베타테스터 대상으로 MVP를 출시했을 때, “그루머노트 최고!” “너무 편하네요!”라고 말씀해 주시며 정말 좋아하셨고

입소문을 통해 사용자가 늘어나는 걸 체감하며 J 커브 성장이 눈앞에 있다고 믿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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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쟁사가 생겨나면서 겉으로 보기에 기능적 차별화는 점점 사라지고, 애견미용사 커뮤니티에서도 “예약 관리 도와주는 서비스들 다 비슷해 보이던데, 어떤 게 좋나요?”라고 물어보는 글이 늘어났습니다.

거기에 더해 가입 직후 “경쟁사에는 ㅇㅇㅇ 기능이 있던데, 그루머노트는 없나요?”라고 물어보시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필요한 기능이 없어서 이탈하는 사용자를 줄이고, 리텐션을 개선해 보자!”라고 외치며 열심히 기능을 추가했지만,

기능을 추가할수록 버그와 리팩토링이 필요한 기능만 늘어났고, 지표는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 두 번째 펀치 : 급격하게 얼어붙은 스타트업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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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촉발한 유동성 파티가 끝나고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투자 시장이 얼어붙었고, 매출 없이 투자금으로 살고 있던 스타트업들에게 냉혹한 현실을 마주할 때가 찾아옵니다.

저희가 시드 투자를 유치했을 때는 아직 매출이 없어도 성장과 미래에 벌 현금을 담보로 투자를 받을 수 있었지만,

돈을 벌고 있는 스타트업도 투자 유치가 어려워졌는데, ‘돈 먹는 하마’라고 불리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팀에게 투자해 줄 VC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였습니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말했죠.

“물이 빠지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하는지 알 수 있다.”

저희가 바로 발가벗고 수영하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생존하려면 추가 투자 유치가 필요했는데, 투자받으려면 1) 매출 성장 가능성 2) 플랫폼 성장 가능성

둘 중 하나는 투자자에게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애견 미용 예약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구성된 팀이고, 플랫폼에 활용할 기술 개발을 위해 TIPS 지원금도 받고 있었기 때문에 플랫폼 성장 가능성을 증명하는 게 당연한 결정이었습니다.

🥊 세 번째 펀치(결정타) : 플랫폼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애견미용사

플랫폼 성장 가능성 증명의 첫 단추로 “애견미용사는 예약 플랫폼에 입점해서 간편하게 예약을 받고 싶을 것이다.”를 검증하기 위해 애견미용사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그루머노트로 플랫폼 공급자인 애견미용사를 확보했기 때문에 인터뷰할 대상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애견미용사분들의 플랫폼에 대한 거부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애견미용사분들도 카카오 헤어샵, 네이버 예약처럼 버튼 클릭 몇 번이면 끝나는 플랫폼의 편리함은 알고 있지만, 애견 미용 예약은 그런 편리함이 오히려 독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특히 경쟁사에서 만든 예약 플랫폼에 입점한 경험이 있는 애견미용사는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는 기능 때문에 여러 문제를 겪고, 보호자의 불만도 많아져 결국 플랫폼 입점을 취소했다고 하셨습니다.

미용하면서 손님과 대화를 통해 소통이 가능한 헤어샵과 달리 강아지는 말을 못 하니까 예약 전에 최대한 자세한 상담을 진행하는 게 미용 후 발생하는 문제를 줄이고, 상담을 오래 할수록 보호자의 미용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미용 시간이 어느 정도 정량화 가능한 헤어샵과 달리, 애견 미용은 털 상태나 미용 거부 행동 여부에 따라 미용 시간이 많게는 2배 이상 차이나기 때문에 오히려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으면 플랫폼에 입점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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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머노트를 통해 예약 관리를 편하게 만들고, TIPS를 통해 개발한 기술과 플랫폼을 통한 간편한 예약 시스템으로 예약 관련 불편함을 없애겠다는 계획이 있던 저희에게 청천벽력 같은 인터뷰 결과였습니다.

게다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플랫폼을 통해 간편하게 예약 받고 싶을 것이다.”라는 가설이 무너지면서 크게 좌절했고,

애견미용사에게 플랫폼을 통해 발생한 예약 건당 수수료를 받는 것을 주요 수익 모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게 불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막막해졌습니다.

(3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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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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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종명님 메이커로그가 디스콰이엇 뉴스레터에 소개되었어요 :) https://dis.qa/vCie0

정종명
정종명

뿌듯하네요 ㅎㅎ 👍 다음 편도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