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교과서 검인증 체계와 AI 디지털 교과서 그리고 에듀테크 플랫폼
에듀테크를 개발하는 교사의 입장에서 아마도 많이들 생소하실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에세이 형태로 풀어내보고자 합니다.
# 교과서 체계
우리나라의 교과서 관련 변화는 생각 이상으로 빠르고 복잡하게 변한다.
디지털 교과서에서 코로나 19시기를 거치며 “온라인 콘텐츠 교과서”로의 개념이 좀 더 확장되었고, 이와 병행해서 플랫폼 기반의 “미래형 교과서”의 개념이 연구 과제로 도입되며 교과서를 플랫폼으로서의 형태로 가져가려는 개념이 도입되었다.
이에 인공지능(AI)이 대두되면서, 앞의 개념들을 모두 아우르는 AI 디지털 교과서 형태로의 발전 방향이 수립되었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금의 시점에서는 많은 난관들이 예상된다.
일단 현재는 몇몇 교과를 제외한 서책형 검인증 교과서들로 학교 수업들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인데, 이들 서책형 검인증 도서를 개발하던 출판사들 가운데, 먼저 디지털 도서에 대한 개발 역량이 있는 회사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 첫번째 난관으로 보인다.
이미 2020~21년께 미래형 교과서 플랫폼에 대한 비전이 그려지기 시작했을때부터 많은 출판사들의 고민이 커졌을텐데, 자체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디지털 기반의 교과서 플랫폼에 올라갈 콘텐츠를 섭외하고 구성할 역량이 있는 출판사가 많지 않다는 것이 현실인것 같다. 이미 이러한 방향에서 교과서 제작 자체를 포기하는 중소형 출판사 이야기도 들리고, 혹은 합병등의 방안으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려 하거나, 또는 아예 새롭게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도 있다.
단적으로 일단 AI 디지털 교과서가 25년 9월까지는 심사본이 나와야하는데, 민간이나 사업 주체인 관이나 뭔가 명확하게 그려진 체계적인 복안은 없는 상태로 보인다.
살펴봤던 바로는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 가이드라인 자체에 모호한 개념이 너무 많고 이에 클라우드 보안인증 까지 마무리 하려면 소형 업체는 시작도 어려울 것이고, 큰 출판 업체라 하더라도 자체적 개발 역량으로는 커버가 쉽지 않거니와 뭘 어떻게 만들어야하는지 치열한 눈치 싸움도 예상된다.
컨소시움 형태로 힘을 모으더라도 이게 참 오묘한 느낌일텐데, AI 디지털 교과서를 출판하라는 건 마치 상상속 동물을 그려보라는 미션과 좀 비슷한 것 같기도 한 모호함이 있다..
살짝 생각해볼 수 있는건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에 일련의 교육과정에 부합하는 기존의 디지털 교과서 형태의 콘텐츠가 탑재될 것이고, 여기에 실감형 콘텐츠 한스푼, 형성 평가에 인공지능 문항 제시 한스푼, 여기에 LMS 관련 학생 응답 기반의 AI 분석 대시보드 한스푼 정도가 아닐까 싶다.
마침 12월 4일 이 AI 디지털 교과서 서비스 모델 및 프로토타입이 시연될 예정이라 과연 어떤 개념 모델을 선보일지 기대하고 있다.
명색이 플랫폼 기반이니 챕터별로 좀 쪼개서 다양한 콘텐츠와 Mixing 하여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으로 재구성이 가능할 수도 있어야 할 것 같고, 최소한의 LMS 가 있어야 학습자 정보를 모으고 대시보드에 보기좋게 데이터를 얹을 수 있으니 아마 그 부분도 고려가 되어야겠다.
문제는 SaaS 기반이니 지속적인 유지보수 소요가 필요하다는거고, 학습자 학적 정보를 아마도 단방향으로 받아 올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니 보안에도 매우 민감할거다. 문제는 검인증 체계이다보니 출판사 각각이 이를 유지보수 할 수 있어야 할텐데 이같은 플랫폼을 유지할 수 있는 업체들은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다.
좀 아이러니한 상황인데 검인증 체계 도입으로 교과서의 선택에 대한 자유도가 높아졌지만, AI 디지털 교과서 체계 초기에는 교과서 선택의 폭이 되려 낮아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 출판사들이 교과서 출판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
출판사들이 검인증 교과서에 뛰어드는 이유는 사실 사교육 시장에서의 IP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교과서는 출판에 사용되는 종이질부터 넘사벽이고 콘텐츠 저작권 협의에 단가 상한 등 권당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매력적이지 않다. 하지만 출판사들은 이러한 검인증 교과서 제작에 기꺼이 참여한다.
교과서는 출판사 브랜드를 소개하기 위한 마중물이고, 이러한 검인증 교과서를 게이트웨이로 한 사교육 시장에서의 출판 부가가치가 꽤 크기 때문이다. 특히 중고등학교의 참고서 가격을 보면 교과서는 공짜로 제공할지언정 채택이 되는 것이 더 유리한 건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모든 업체들이 교과서 시장에 뛰어들고 싶어하는 것 같다. 특히 초등의 경우는 중등과는 조금 다른 출판업계의 수익 모델이 존재하는데, 교사, 학교 대상으로의 연수 강좌, 교육 쇼핑몰 등에서 따라오는 부가가치의 비중이 중등에 비해 높다. 하지만 이 부분은 많은 출판사가 수혜를 받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그 시장은 꽤나 매력적이기에 대부분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은 출판사들의 플랫폼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유형을 살펴보면 명확해진다. 게다가 초중등을 통틀어 이제 출판사들이 “에듀테크”화 되어 가는 이유도 동일하다. 이게 돈이 되기 때문이다.
차년도 재정 편성 가운데 교육 예산 상당부분이 감액될테지만, 에듀테크 부분은 크게 타격을 입지 않을 거다. 정부의 교육 정책과 교육부의 기조가 AI 디지털, 에듀테크 기술과 직접적으로 접목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판사들은 교사와 학교를 잡아야 한다. 마지막에 이야기 하겠지만 이 부분은 쉬워지면서도 더욱 어려워졌다.
교과서 검인증체계가 되며 교과서를 판매하던 출판사들은 이제는 디지털화되는 교과서 플랫폼을 무기로 더 많은 교사를 자사 디지털 플랫폼에 더 오랜 시간 체류를 시켜야 한다. 현대 IT 플랫폼의 기본 수익성 계산은 “사람*시간”이 기본 지표이니 그로스 해킹에서나 보던 “AARRR”이 교과서 출판 업체에게도 적용되는 시기가 된거다.
요 몇년간 무수하게 접하는 교과서 유관 출판사의 SMS, SNS 마케팅의 목적이 그것이다. 이 변화의 시간에 더 많은 교사를 확보하고, 출판사 플랫폼에 더 많이 유입시키는 것이야 말로 수익에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교사출신인들의 교과서 출판업계로의 이직이 활발해지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여러 출판사들이 교사 출신 역량가를 찾는다는 소식이 여러곳에서 들려온다.
이 때문에 교사들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 검인증 교과서 교과별로 수많은 집필, 검토위원이 생기고 각 출판 업체 플랫폼마다 교수학습을 지원하는 수많은 지도안과 수업 보조 학습지들을 만들 사람이 필요하다. 조금만 커리어가 있다고 해도 충분히 관련 프로젝트에서 교과서에 기여하는 일들이 쉬워졌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 검인증 체계와 출판사들의 한계, 그리고 교육 현장의 불편
교과서의 검인증 체계가 도입이 되면서 치열한 교과서 출판업체의 경쟁은 자사의 독자적인 교과서 플랫폼에 교사를 유입하기 위한 형태로 최적화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 정작 교육현장의 불편은 검인증 체계라는 것에 있다. 다양한 이유로 다양한 출판사들의 서로 다른 교과 도서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일반적이다. A 학교가 전학년 전과목에 B 출판사의 교과서를 선택하진 않는다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불편이 발생한다.
교사는 이제 매차시 수업을 위해서는 교과서마다 고유의 출판사의 플랫폼에 접속해야한다. 매 교시 해당 과목의 출판사 사이트에 접속해서 무언가를 보여주거나 활용을 해야할텐데, 이 부분이 여간 성가신게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출판사별 플랫폼을 실제 수업에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아직 현장에서도 매우 일반적이진 않다.
검인증 체계의 AI 디지털 교과서는 아마도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서 통합된 플랫폼 안에서 여러 교과서를 만날 수 있도록 해야할 거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기존의 출판사 디지털 플랫폼은 또한 외부의 툴이 되기 때문에 AI 디지털 교과서 플랫폼에 외부의 에듀테크툴과 출판사의 플랫폼들이 어떤 식으로 유기적으로 연동될 수 있을지가 가장 궁금한 포인트다.
뭐가 어떻게 나오든 선생님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고, 학생들이 흥미롭고 그 교육의 의도대로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그러한 교과서 플랫폼이 필요하다.
교육부가 밀어주는 AI 디지털 교과서 플랫폼이라 할지라도 언제든 그 사용성이 매력적이지 않으면 교육 현장에서도 외면 받을 수 있음을 미리 경계하고 잘 설계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여태 무수히 만들어진 국가 수준 교육 플랫폼이 분명 좋은 교훈이 될 거라 생각한다. 갑자기 궁금해진다. 국가개발 에듀테크 플랫폼의 AARRR 수준은 얼마나 될까?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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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에듀테크 회사들이 열심히 준비 중에 있다고 알고 있어요!! 질 좋은 교육을 위해 힘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