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배포와 근면함
"연간 목표를 3월 중순이 되어서야 세우는 사람이 여기 있다"...🫨
2월의 목표는 해결했다.
2월 5일 대장간 분기 목표 발표에서 다들 비즈니스 목표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는 '텐션 올리기'를 가장 시급한 목표로 잡았다. 한숨 쉬는 날이 많아졌고,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어졌으며, 퇴근하다가 눈물이 쏟아지는 날도 있었다. 그래서 당장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하러 가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효과가 있었다. 자기 효능감과 자존감이 올라갔다. 데이트 신청도 했다.
2월 14일부터 새로운 연애를 시작했다. 나한테 칭찬과 감정 표현을 정말 많이 해주는 사람이다. 삶과 미래 같은 것에 대해 다시 급하지 않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텐션이 많이 올라왔다. 연애는 나를 안정된 상태로 만들어 준다.
What Now?
텐션 회복했으니 이제 뭘 해야 할까? 24년 목표를 정해야 한다. 달성하고자 하는 정량적 목표가 없으면 정성적 목표라도, 그것조차 명확하지 않으면 원칙이라도 세워야 한다. 작년 7월 디스콰이엇에서 그리다로 적을 옮기면서 내 비전과 목표를 명확하게 하지 못했던 게 아쉽다. 초기 팀에 코파운더로 합류한다는 'HOW'는 달성했으나 무엇을 왜 만들 것인지 알지 못했다.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나름 타파해보려고 이것저것 노력하긴 했었다. 앞으로 글로 적겠지만 배운 점도 아주 많다. 철도 좀 들었고.. 다행이다 싶은 것도 많다. 참 감사하다.
결국 어린 시절에 하고 싶어했던 일을 어느 정도는 하고 있는듯.
어쨌든 사업을 한다는 건 적어도 5년은 그 분야에 시간과 열정을 쏟아붇겠다는 선언을 하는 것과 같다. 나는 앞으로 5년동안 뭐 하고 싶지? 내가 지금 어떤 팀에 있는지를 떠나서 내가 정말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WHAT)이고, 왜(WHY)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려 한다. 다시 개인 작업도 시작했다. 2주 전에는 가인이의 MUSA 옷을 디자인하고, 상현-지민이의 생존경제 로고를 디자인해 주었다.
디스콰이엇도 그리다도 결국 내가 어린 시절 하고 싶어했던 일에 테크를 더해서 하게 되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만들고 싶었던 동아리 커뮤니티 포털(그때는 플랫폼이라는 말이 없었다) 사이트의 목업 디자인을 들고 면접을 본 뒤 디스콰이엇 팀에 합류해서 한 일들과,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래픽 디자인, UI 디자인, 소프트웨어 개발 같은 걸 하는 스튜디오를 만들고 싶어했던 내가 그리다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최근 5개월 정도 해왔던 일들을 생각하면 그렇다. 결국 하고 싶어 했던 일들을 어느정도는 하고 있으니, 지금 호기심 있고 진심이 가는 것들에 대해 부족하더라도 결과물을 만들고 세상에 공개하는 걸 하다 보면 또 멋진 행운이 따라오리라 믿는다.
나는 표현하고 기록하는 사람들에게 큰 매력을 느낀다.
나는 표현하고 기록하는 사람들에게 큰 매력을 느낀다. 닮고 싶은 선배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해 보니 모두 꾸준히 기록하고 사람들과 공유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은 새로운 영상 포맷을 시도하면서, '표현하고자 하는 본능적인 마음이 있어서' 이런 걸 시도한다고 말했다. 또 한 분은 한국에서 타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면서, 에피소드와 생각들, 추억들을 메모장에 적어 캡쳐해서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공유하는데 솔직함과 담백함, 즐거움과 감사함이 묻어나서 참 좋다.
나를 알기 위해서는 일단 좋은 질문을 해보자.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혁민이가 선물해 준 '퍼스널 MBA'라는 책을 보았다. 저자인 조쉬 카우프만이 반골 기질을 가지고 MBA를 수강하는 대신 경영서들을 읽고 소화해내면서 MBA에 해당하는 핵심 개념들을 담아낸 책이다. 자신의 웹사이트에 포스팅하다가 어느날 세스 고딘에 의해 샤라웃되면서 떡상한 뒤 한국어판이 절판되어 리셀가가 10만원을 찍기도 했던 전설의 책이이다. 이 책의 초반부에 '답보다는 질문을 하라'라는 구절이 있었다. 아 맞다. 좋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자. 그러면 실마리가 잡힐 것 같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선택을 했던 경우는 언제였지?
그리다를 시작하던 8개월 전, 나에게 부족했던 건 무엇일까?
문화는 어떤 것이 있지?커뮤니티에서,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그들만의 고유한 문화는 무엇이지?
근 5년 동안 나의 롤모델은 어떤 사람에서 어떤 사람으로 변해왔지?
이유는 모르겠으나 나는 신선한 걸 하고 싶은 사람이다. 나의 작업물을 봐 주는 사람들에게도, 하물며 나 자신에게도 짜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이렇게 하는거지~'는 없었으면 좋겠다.
더디지만 성장하긴 하는 듯.
중학생 시절부터 스무 살 무렵까지의 나는 나르시시스트로서 SNS를 활용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연애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관계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내가 잘 하는 일로 주변 사람들을 빛나게 해주는 게 나만 잘났다고 드러내는 것보다 더 쿨하면서 칭찬받는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러닝크루나 대장간에서 카메라를 들고 친구들의 멋진 모습을 찍는 걸 좋아한다. 사람이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나는 이런 부분에서 변화하고 성장한다.
잦은 배포와 근면함
퇴사 직전인, 8개월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 안정된 상황 속에서 나를 혼란 속으로 던지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어떤 결정을 하게 될 지는 아직 모른다. 무엇이 지금 이 시기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까? 잦은 배포와 근면함이다. 좋은 린 스타트업 운영을 위해서는 개발자들의 잦은 배포(코드를 수정하여 실제 서비스에서 돌아가도록 업데이트하는 것)가 중요하다. 깔끔하고 최적화된 코드를 짜고 싶다는 완벽주의 때문에 더 좋은 게 나올 때까지 공개를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 일단 제대로 작동하기만 하면 배포하고 코드는 나중에 수정하면 된다. 글을 자주 쓰고, 자주 올리고, 생각을 천천히 정리하자. 두려워할 게 없다. 그리고 성실하게 하자. 우주는 나한테 코딩을 가르칠 때 매일 조금이라도 해서 깃헙에 푸시하라고 했다. 하루에 코드 짤 수 있는 양은 정해져 있다면서. 매일 하자 매일.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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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올려보고 개선하라,,,👀 빠른 피드백과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맞아요!!! 디스콰이엇과 그리다에서 배운 점이에요. 지금 팀인 그리다에서는 1일 10커밋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아침에 운동을 하는 것은 저녁에 하는 것에 비해 어떤 점이 다른가요?
아침에 여유시간이 있으면 아침에, 없으면 저녁에 하는데요, 아침에 하면 하루를 뿌듯하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더라고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