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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sol Park
Hyunsol Park ·

'메이커'는 누구일까?

디스콰이엇을 다같이 고민해주시는 것에 감명 받아 저의 생각을 공유해봐요 :)

제가 처음 사이드프로젝트로 디스콰이엇을 시작했을때 ‘메이커’라는 단어를 큰 고민없이 사용했습니다. 당시에 저는 대충 IT 서비스를 만드는 것에 기여를 하는 모든 IT 업계 종사자들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디스콰이엇을 운영하면서 메이커라는 단어가 사람들마다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것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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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코드를 짜는 개발자

  • 개발자, 디자이너, PM / PO들

  • 인디 제품을 만드는 개발자 → 중소기업, 대기업 제품을 만드는 개발자들은 메이커가 아님

  • 혼자 풀스택 개발, 디자인, 사업화 등을 다할 수 있는 사람

이렇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다르다보니 투자자분들과 이야기할때, 유저 인터뷰할때, 디스콰이엇을 피칭할 때 장벽이 느껴질때가 많았어요. “나는 메이커가 아닌데 디스콰이엇에서 활동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메이커를 타깃하는 건 시장이 너무 작은 것 같다”. 등의 피드백을 받았지만 디스콰이엇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차라리 이렇게 니치하고 타깃이 확실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초기 콜드 스타트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후 디스콰이엇이 계속 성장하면서 ‘메이커’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계기가 생겼고 팀 내부적으로도 ‘메이커’가 누구인가로 논의를 했습니다. 이런 논의를 하면서 제가 본능적으로 찝찝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바로 사람들이 메이커를 정의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게 되는 부분이였습니다. 그 계기로 제가 생각하는 메이커가 누구인지, 왜 메이커들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어하는지 깊게 고민해봤습니다.

저에게 ‘메이커’는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 짓는 본질을 잘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메이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메세지를 던지기 위해, 더 나아가 전체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창작하는 사람들을 이야기합니다. 이름을 ‘디스콰이엇*’이라고 지은 것도 이런 의미(이상과 현실의 간극으로 인해 생겨나는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배우고 창작하는 사람)를 포함하기 위함입니다.[1]

나이키의 미션을 보면 “모든 운동 선수*에게 영감과 혁신을 가져다주기 위해. 몸이 있으면 당신은 운동 선수입니다(To bring inspiration and innovation to every athlete in the world. If you have body, you’re an athlete).” 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저에게 디스콰이엇과 메이커의 관계는 이와 비슷합니다. “디스콰이엇은 메이커들을 연결함으로써 세상에 영감을 주는 프로덕트가 더 많아지도록 하자”라는 미션을 갖고 있습니다. 나이키의 표현 방식을 빌려서 재구성 해보면 “메이커들에게 영감을 가져다주기 위해. *의식이 있으면 메이커”가 저희의 미션입니다.

저에게 메이커는 배척하는 단어가 아닌 포용하는 단어이며 디스콰이엇의 큰 갈망 중 하나는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를 메이커라는 것을 인지하게 하고 창작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입니다.[2]

물론 이는 저희 디스콰이엇이 추구하는 이상이며 현실과 괴리가 있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저희가 해결해야 되는 큰 문제중 하나가 ‘메이커’라는 단어와 점점 디스콰이엇에 올라오는 글의 전문성이 깊어짐에 따라 느껴지는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미 우리가 접하고 있는 많은 기술들이 이런 접근성을 낮춰주고 있습니다. 기술의 역사를 기술 접근성을 낮추는 것의 역사로도 볼 수 있습니다. PC, 스마트폰,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노코드, ChatGPT 등으로 인해 전문 교육을 받지 않고도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기술을 활용해 창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저희 디스콰이엇이 기여를 할 수 있는 것은 작게는 사람들과 인사이트들을 연결하고 크게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Foot notes

[1] 디스콰이엇의 의미: https://dis.qa/0jzl

[2] 그렇다고 저희가 타깃을 모두로 잡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저희는 IT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개발의 진입 장벽이 계속 낮아지면서 결국에는 모두가 기술을 자라 활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고 디스콰이엇은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더 많은 영감을 교류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3] ‘메이커’라는 단어를 안쓰는 것도 생각해봤습니다. 저는 진정한 혁신은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때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폰’ 이후로 스마트폰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미니스커트’는 여성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습니다. 구글 이전에 검색은 포털로 인식되었습니다.

[4] 미국에서는 “maker” 말고도 “builder”라는 단어도 많이 쓰는데요, VC들도 스스로를 표현할때 builder라는 말을 쓰기도 하네요 — https://www.theg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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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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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Bang
David Bang

"디스콰이엇의 큰 갈망 중 하나는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를 메이커라는 것을 인지하게 하고 창작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입니다." 🤩

이지수
이지수

언어는 생각의 감옥이라는 말이 있죠. 이름을 붙이고 개념을 정의하는 순간 그 뜻이 명확해지고 전달이 용이해지지만 동시에 다른 모든 것들을 배제하게 되는 것이죠. 마치 바운더리를 나누는 것처럼요. 어쩌면 '메이커'라는 단어에서 생각을 시작했기 때문에 사고의 틀이 더 좁아지는 것 아닐까요? 모두 무언가를 만드는 이면에는 각자 어떤 소망이나 목표, 풀고 싶은 문제가 있기 때문인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보면 디스콰이엇의 유저들은 메이커보다 '드리머(dreamer)' 혹은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게 더 적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Jun Park
Jun Park

처음 어느 분야에서 접근했느냐에 따라 관념이 생기는건데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모두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합니다.ㅎ 웬지 언어가 주는 뉘앙스로는 메이커는 하드웨어 제어기판을 만져야 할 거 같고, 빌더는 소프트웨어만 다뤄야 할 것 같은데, 앞으로 더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점이 온다면 새로운 용어가 또 나타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