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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Shin
Peter Shin ·

한국에서 왔다는 말을 먼저 할 필요는 없습니다.

· 묻지 않으면, 먼저 말하지 않는다.

얼마 전 Bloom 커뮤니티 X Airwallex 행사에서 연사로 서게 되었다. 대담 후반에 모더레이터분이 물었다. "미국에서 이방인이라는 사실이, 결국 신뢰의 문제가 되진 않을까요?"
미국을 1순위 시장으로 꼽은 분들이 제일 많던 자리라, 다들 한번쯤 해봤을 고민이었을거다. 질문의 전제부터 뒤집어보자.

"아무도 여러분한테 묻지 않으면 얘기하지 마세요. 한국에서 왔고 11월 2일부터 11월 7일까지 있는데, 등 얘기하지 마세요."

미국에 와서 스몰토크를 해야 하는 한국 파운더 입장에서 가장 편한 대화주제를 빼라는게 좀 불편하게 들릴수 있는 얘기이긴 한데, 미국에서 첫 B2B 미팅을 잡는 초기 팀 기준으로는, 출신을 먼저 밝혀서 득을 보는 경우는 없다. 이렇게 하면, 대화가, 나아가 관계가 가벼워진다.

오늘은 그 이유와, 그럼 언제 진짜 현지 회사가 되면 되는지를 얘기해보려 한다.

1️⃣ 묻지 않으면, 먼저 말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워낙 동질적이라 베트남 등 비슷하게 생긴 동얀권에서 온 사람들도 한눈에 보이는데, 미국은 아니다. 베트남 억양으로 영어를 하는 사람이 시민권자인지 아닌지, 아무도 모른다. 새삼스럽게 출신을 얘기하는건, 억양도 외모도 신호가 안 되는 곳에서, 굳이 내가 먼저 "한국에서 왔다"는 신호를 켜는 셈이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

“11월 7일까지 있어요."

이런 류의 말이 나오면, 상대 입장에서 나는 고객/ 파트너 후보가 아니라 일주일 뒤에 떠날 방문객으로 각인된다. 이건 빼박이다. 곧 떠날 사람한테 자기 회사 문제를 털어놓을 이유는 거의 없지 않나.

그럼 뭘 먼저 말하나? 차라리 말을 말아라.
침묵을 버티는거라도 적응이 되어 이젠 가능하다면, 상대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 그리고 우리가 그걸 어떻게 풀고 있는지를 얘기하라. 내가 늘 하는, 수단 말고 목적을 팔라는 얘기와도, 결국 같은 얘기다.

묻기 전엔, 꺼내지 마라.

2️⃣ 힌트는 웹사이트에서 먼저 샌다.
말을 아껴도 내가 외국인이라는 흔적이 다른데서 새는 경우가 많은데, 그날 나눈 얘기로 다시 돌아가면,

A. 명함은 들고 다니지 말고, 웹사이트로 대신한다. (명항을 안쓴다)
B. 웹사이트 하단에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 한글/영어 주소가 박혀 있다면, 이를 미국 주소로 바꾸거나 아예 지운다.
C. BTS, 김치 얘기로 아이스브레이킹 하지 않는다. 현지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매일 봐서, 오히려 진지하게 안 보인다.

(속이라는게 아니다. 묻지 않은 정보를 먼저 꺼내지 말라는거다.)

재밌었던건 그날 Airwallex의 Yuna Kwon님의 결론도 같았다는거다.
결제와 송금을 매일 보는 분이 마지막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냥 현지 사업자인 척, 굳이 해외 사업자 티를 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영문화된 도로명 주소부터 지워라.

3️⃣ 법인은 입금 다음이다.
그럼 진짜 현지 회사, 미국 법인은 언제 세우나?

기준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A. 계약이 체결됐고,
B. 한국 계좌로 3,000달러든 5,000달러든 실제로 받아봤고,
C. 그런 구매가 다른 고객에게서도 일어날 것 같을때.

델라웨어 법인을 만드는 순간부터 프랜차이즈세와 주 세금을 비롯해 서너가지 신고가 따라붙고, 현지 세무사 비용만 연 200~300만원이 나가는데, 매출이 없는 상태에선 그 돈을 태울 이유가 거의 없다.

대금을 받는 과정에서 법인이 꼭 필요한 절차가 생기는 그때가, 세울 때다.

매출 없이 법인부터 만들지 말자.

정리.

· 묻지 않으면, 한국에서 왔다는 말도 언제 돌아가는지도 먼저 꺼내지 않는다.
· 명함 대신 웹사이트, 한글 주소는 영어로 바꾸거나 지운다.
· 법인은 계약과 첫 입금이 반복될 것 같을때 세운다.

우리가 내뱉을 첫 문장을, 고리타분한 우리의 출신 이야기 말고, 상대의 문제로 채우자. 상대의 티셔츠에 대해 칭찬하는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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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세일즈 첫 문장을 실제로 나와 함께 뱉어볼 자리가 이번 수요일 저녁에 있다. 참석하는 파운더가 60초 동안 뭘 만들고 있는지, 트랙션이 어디까지 왔는지, 누가 첫 B2B 고객이 될지를 얘기한다. 한국에서 왔다는 말 없이, 그 숨막히는 60초를 채울수 있는지, 같이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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