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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Shin

Peter Shin

대표가 듣는 방식을 보고 확신했다.

· 서울대 근처 지하 원룸에서 한 투자 실사.

2022년 초, 한국을 포함해 많은 곳에서 코로나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때였다. 와이프와 나는 이 시기에 연애하는 커플들은 얼마나 힘들까 얘기하곤 했는데, 투자도 거의 비슷했다. 내가 리드하던 딜의 팀들을 직접 만날수가 없었다. 다행히 한 B2B 캘린더 협업툴 팀은 서울대 근처 지하에, 말 그대로 학생 자취방 같은 작업실에서 일하고 있었고, 나는 그곳을 '비밀스럽게' 초대받아 찾아갔더랬다. 그 방문들에서 대표도 나도 이 팀의 문제를 풀고, 결국 이 딜을 성사시키는데 얼마나 진심인지를 느꼈다.

실사 대부분의 대화는 전화나 줌으로 해야 했다. 그래서 4-5개월에 걸쳐 대표와 나는 대화를 자주, 최대한 집중되게 가져갔다(심사역들은 이런식으로 집중적인 심사기간을 소수기업과 진행하는 식이다). 기능을 더 만들어달라는 법인들, 개인사업가들이 팀에 붙기 시작하면, 우리는 우선순위 보드로 돌아가 어떤 리드를 매출이나 파트너십으로 밀고, 어떤 리드를 놓아줄지 실시간 통화했다. 마치 물밀듯 흘러가며 서로에 취하는 연애초기와 같았다.

그 대화가 매번 너무 매끄러웠다. 정신차려보니 나는 B2B 엔터프라이즈 쪽에서 내가 아는 모든걸 이 팀에게 털어놓고 있었다. 나중에야 알았는데, 이건 대표의 타고난 재능이었다. 엄청나게 잘 듣는 사람이었고, 아마 자기 유저들과도 투자자들과도 나와 얘기하던 방식 그대로 얘기하고, 들었을거다.

투자유치는 덱의 완성도와 너무나 거리가 멀다.

적어도 내가 본 초기 딜 기준으로는 투자자 입장에서 최종적으로 마음이 움직이는 지점은, 대화를 통해 나도 모르게, 내가 나 스스로를 설득했던 몇번의 진-한 대화가 가장 큰 설득 포인트였다.

투자자는 어디서 확신을 얻을까?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1️⃣ 확신은 문서가 아니라, 대화에서 생긴다.

Pioneer Fund 같은 미국 초기 펀드는 때로 1~2번의 미팅으로 투자를 결정한다. 펌의 검토 과정은 단순하다.

A. 창업자가 문제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가?

B.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이 기회를 놓치게 되는가?

C. 우리가 도와줄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가?

그리고 그 판단은 대화에서 이뤄진다. 심지어 덱 없이 투자하는 경우도 많다.

나는 이중, C가 덱에서 가장 안 보인다고 생각한다. 투자 전 대화가 피칭으로만 채워지면, 투자자는 자기가 도울 자리를 끝까지 못 보고 C를 빈칸으로 둔채 결정하게 된다. 지하 작업실 팀과의 대화에서 내가 아는걸 다 털어놓고 있었던 그 순간이, 돌아보니 투자자와 스타트업 사이의 핏(investor-startup fit)이 좋다는 사인이었다.

근데 이런 대화가 생각보다 드물다. 내가 처한 딜레마이기도 한데, 내가 제아무리 편하게 파운더와 진솔한 얘기를 나누고 싶어도, 대부분의 창업가들은 나보다 우리 회사의 주니어 심사역 또는 인턴과 더 편하게 대화하기 마련이다. 고로 적어도 한국 초기 딜 기준, 시니어 투자자 앞에서 대화가 매끄럽게 흘러가는 경우는 내 경험상 아직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덱만 고치지 말자.

2️⃣ 듣는 방식은, 투자 후 관계의 예고편이다.

투자자는 10-20년을 함께 가야 하는 사이다. 참고로 나는 내가 투자한 딜에서 항상 실무자들과 분기단위로, 때로는 주단위로 직접 대화하고 피벗 전략을 함께 도출했다. 투자 후의 일은 결국 이 대화의 반복이고, 투자 전 몇번의 대화는 그 관계의 첫 샘플인거다.

지하 작업실 팀이 그랬다. 이 팀의 강점은 유저가 뭘 원하는지 안다는 거였는데, 바로 그 강점 때문에 다들 프로덕트에 한마디씩 했고, IT, 헬스케어 등 여러 업계 사람들이 자기 고객이 원하는걸 만들어달라며 협업을 제안해왔다. 나는 이걸 이팀의 강점의 사인으로 봤다(당시엔 우리도 꽤 헷갈렸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같이 일하고 싶게 만드는 팀이라는 뜻이니까.

대표와 나는 한동안 돈을 낼 유저 페르소나 하나를 같이 찾고 있었다. 우리가 붙잡은건 누구의 문제를 풀지보다, 어떤 크고 해볼만한 문제를 풀지였다. 그것만 정해지면 이 팀은 그 문제를 가진 유저에게 어떻게 팔지 알아낼거라고 꽤 확신했다.

몇주 뒤, 팀은 인터뷰 50-100건의 결과를 들고 돌아왔다. 유저들의 문제를 네가지로 정리해서.

A. 연락처를 기기가 아니라 프로젝트 단위로 관리하고 싶다.

B. 흩어진 팀원들의 아웃룩, 구글 캘린더를 한 화면에서 보고 싶다.

C. 그렇다고 보안을 타협할순 없다.

D. 권한에 따라 캘린더를 공유하고 싶다.

2022년 4월의 결론이었고, 2년 뒤 이 네가지는 모두 제품이 되어 있었다. 나에게 다 털어놓게 만들던 그 듣는 방식 그대로, 인터뷰 100건을 듣고 온거다.

투자유치 중이라면, 투자자 말도, 유저 말처럼 들어보자.

시니어 투자자 앞이라 어렵더라도, 투자자가 다 털어놓게 만들자.

투자자의 확신이 덱이 아니라 대화에서 생긴다면, 그 대화를 채우는건 결국 유저 인터뷰에서 들은 말들이다. Founder Sprint에선 그 말들로 가설과 ICP, 미국 진출 방향을 4주 안에 다시 검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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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Shin

Peter Shin

미국 진출 자가진단 5개 (10%만 통과)

미국 진출 자가진단 5개 (10%만 통과)

· IR 미팅에서 실제로 쓰는 항목들.

Founder Sprint 7기까지 어언 800개 팀 넘게 만났다. 이중에 대면, 비대면으로 만나 최소 20분 씩 대화한 팀만 300개 정도 되는데, 얘기가 길게 이어져, 같이 40-50분 정도 뜯어보면, 한국 기준, 실제로 GTM준비가 된 팀은 체감상 5~10% 정도된다.

미국 GTM 준비엔

A. 프로덕트: 5초만에 이해되는 영문화된 Oneliner

B. 브랜딩: 한국티 전혀 안나는 네이티브한 웹사이트 및 UIUX.

C. 타겟: 명확한 미국내 ICP (담당자 소속, 직책, 개인 KPI 까지 내려간)

두개만 되어도 미국 진출 준비반 상위권이다.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미국 진출에 대해서 준비가 안되는건 너무나 당연하다. 우리는 미국에 대해서 영어 그리고 할리우드 말고는 저점이 없다.

사실 한국에 사는데 미국을 제대로 알 필요가 뭐가 있을까.

여기의 문제는 안다고 착각하는데에 온다.

미국 자국인들도 미국내 현재 대세가 뭔지 pinpoint하기 힘들다. State는 각기 운영되는 국가들의 집합이며, 안에는 모든 인종과 문화가 실시간 동기되며 존재한다.

한국인들은 전반적으로 (KOSPI 숨고르기 할때 털어야하나, 이번 정권 아직 더 남았는데 부동산 어떻게 하지, 애플 듀오살까 폴드8살까, 이번 이 영화 재밌으려나, 이 연예인 지금 난리던데 괜찮나 등) 대강 획일화 되어 있다. 패션도 집안도 다 비슷하다.

그런데 미국은 안그렇다. 정-말 안그렇다.

한국이라는 국가를 이해하듯 미국을 이해하려는 그 습성, 그래서 착각하는데에서 비효율성의 문제가 발단된다.

미국 GTM에 실패하는 이유는, 준비해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거나, 안다고 착각하거나 둘 중 하나다.

그게 내 결론이다.

아래는 FS 진단 미팅에서 실제로 물어보는 20개 항목 중 5개.

채점 기준도 적었으니 솔직하게 체크해보자.

1️⃣ 미국 고객한테 영어로 20분 세일즈 콜, 할수 있나?

이는 Value Prop을 상대 ICP에 맞게 200분 안에 풀고, 반론 대응하고, Next Step을 잡을수 있느냐인데, 10 팀 중 실제로 라이브 콜을 시켜보면 9개 가까이가 2분 안에 말문이 막힌다. 지난 기수에 한 팀은 영어 프레젠테이션은 깔끔했는데, 라이브 콜 롤플레이에서 상대방의 첫 번째 반론에 10초간 아무 말도 못했다. (Pitch Deck 영어로 만들어놨다는 것과 실시간 콜은 완전히 다른 근육)

· 0점이면 영어 세일즈 콜 경험 없음

· 1점이면 콜은 해봤는데 Next Step까지 간 적 없음

· 2점이면 콜에서 파이프라인까지 만들어본 경험 있음

2️⃣ ICP를 회사명과 직급까지 말할수 있나?

"미국 B2B SaaS 시장"까지만 정해놓은 팀은 많은데 이는 Apollo나 Sales Navigator에 넣어도 결과가 안 좁혀지는 수준이다. "시리즈A 이후 핀테크, VP of Engineering, 팀 15-40명"까지 좁혀야 실제 Outbound가 돌아간다. 대부분 산업군에서 멈추고 직급과 회사 규모는 아직 안 잡은 상태가 많다.

· 0점이면 산업군 수준 ("미국 헬스케어")

· 1점이면 산업 + 회사 규모 ("시리즈B 이후 SaaS")

· 2점이면 회사 리스트 50개 + 담당자 직급까지 특정

3️⃣ Unit Economics를 영어로 60초 안에 설명할수 있나?

CAC, LTV, Payback Period를 숫자로 알고 있는 것과, 실시간으로 "Your CAC is $X, what's the payback?"에 바로 답하는 건 다른 단계인데, 미국 VC는 미팅 초반에 이 질문부터 꺼내는 경우가 많고, 답하는 구조만 봐도 파운더의 사업 이해도가 드러난다. IR 덱에 숫자 적어놓은 거랑은 다른 얘기다.

· 0점이면 숫자 자체를 아직 안 잡음

· 1점이면 덱에는 있는데 실시간 질문엔 버벅거림

· 2점이면 시나리오별로 즉답 가능

4️⃣ 미국 경쟁사 3개를 이름으로 댈수 있나?

"경쟁사가 없다"는 한국에선 자신감으로 받아들여지는데 미국 VC한테는 그.냥. 시장 이해 부족이다. 미국스럽게 "알았어"하곤 다신 안보는거다. 경쟁사가 정말 없으면 시장 자체가 없거나 못 찾은 건데, Crunchbase에서 10분만 검색해봐도 비슷한 회사가 5개는 나오고, 그중 누가 얼마 모았는지까지 보인다. 그걸 모른다는건 아직 시장 리서치가 안 끝난거다.

· 0점이면 "경쟁사 없음" 또는 1개만 앎

· 1점이면 3개 이상 + 기능 비교 가능

· 2점이면 포지셔닝 맵 + 우리 Wedge 설명 가능

팁. 우리랑 비슷한 스테이지로 더 내려서, 그 팀의 메세징을 그대로 베끼는것 추천.

5️⃣ 미국 첫 미팅 상대 3명의 이름을 알고 있나?

고객 확보 여부보다 더 중요한 건, 미국 가서 제일 먼저 만날 사람이 누군지를 정했냐는거다. "가서 찾겠다"랑 "첫 미팅 3개가 누구인지 안다"는 준비의 차원이 다르다. Cold Outreach든 Warm Intro든, 이름 석 자가 있어야 핏칭이든 세일즈든 실행이 시작된다.

· 0점이면 아직 없음 ("가서 찾겠다")

· 1점이면 타겟은 있지만 연락처 없음

· 2점이면 이름, 회사, 연락 루트까지 있음

채점.

· 8-10점이면 바로 GTM 실행 단계

· 5-7점이면 런웨이 있을 때 1-2개만 보강하면 된다

· 0-4점이면 준비 단계부터 다시 보면 된다

몇 점 나왔는지 댓글로 남겨보자.

0-4점이어도 괜찮다. FS에 들어온 팀 대부분이 거기서 시작했다. 준비 안 된 상태에서 미국 가는게 문제지, 뭘 준비해야 하는지를 아는 건 이미 반은 한거다. 어렵더라도, 진단부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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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5개 항목을 포함해서 20개 진단을 1:1로 같이 해봅니다.

점수가 낮을수록, 오히려 진단 미팅이 더 필요한 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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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Shin

Peter Shin

스타트업이 나한테 안 맞는다는 신호 5가지.

미국은 망한 스타트업 경력도 경력으로 쳐주는 편이다.

이는 인터뷰를 Contextual하게 진행하는 문화라서도 그럴듯. 반면, 한국은 취업시장과 사회 기대치가 좁아서 그런지, 남들이 알 만한 회사가 못 된 우리의 시도들을 커리어 공백으로 치부한다. 좀더 들어가, 우리도 알다시피 이 "공백"이 점점 더 무서워지는건 사람대 사람으로 쇼부(?) 볼수 있는 인터뷰에 들어가기 전부터 서류에서 베리어로 작용한다는 점을 어느정도 다들 알기 때문이리라.

만나서 설명하면 충분히 뒤집을수 있는 사람인데도 만날 기회 자체가 안 생기는 경우가 안타깝지만 꽤 잦다.

요즘 정부가 모두의 창업에서 도전자 경력증명서를 발급해주기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지 싶다.

이 업이 당신한테 맞는지 고민하고 있는가.

이거 한국 기준, 심각한 고민이다.

아래 다섯 개는 딱 그 시점에 스스로를 살펴볼수 있는 리스트.

1️⃣ 명함 없이 나를 설명할 때 방어적으로 말하게 되는가.

대기업 명함은 설명을 대신해준다. 스타트업은 매번 내가 PR 해야 한다.

명절, 결혼식, 동창회에서 회사 이름을 말했는데 상대가 모를 때 나오는 다음 문장이 당신의 시험지.

"아 거기 투자도 받았고요", "곧 시리즈 A 하는데" 같은 보강이 자동으로 붙으면, 아직 내 선택으로 소화가 안 된 상태일수 있다.

소화된 사람은 짧게 끝낸다. 면접장에서도 똑같다.

"그 회사 뭐 하는 데였어요?"에 또 보강이 붙으면 30분 면접에서 회사 설명에 10분을 쓰고, 정작 내가 뭘 했는지 말할 시간이 없어짐.

답을 드리면, 여기선 본인이 왜 들어갔는지를,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정확하게 말할수 있어야 한다.

2️⃣ 야근을 하면 죽는 소리가 먼저 나온다.

야근의 양이 아니라 야근을 다루는 방식 얘기를 해보자.

독자여, 스타트업은 다들 어느 정도 태우고 있어서 늦게까지 한게 뉴스가 안 되는 곳이다.

"어제 세시에 갔어요"가 은근슬쩍, 자꾸 나온다면 스스로 의심해보자. 이건, (남들 다하는 중인데) 웬 뜬금없는 인정 요청이다. 큰 조직에선 물론 야근이란건 엄청난 희생이요, 성실함의 꽃, 어쩌면 우리끼린 호구 잡히는 불필요한 일이겠지만, 이 동네는 그런거 없다.

이런 태도에서의 야근은 심지어 ROI도 매우 낮다.

찐은 야근을 해도 덜 지친다. 뭘 위해 태웠는지 알면 회수 시점이 보이니까.

내가 하는 일이 회사가 이기는 방식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모르면, 야근은 계속 억울한 일.

3️⃣ “XX님이 정해주세요”에 숨막히는가.

모호함에 대한 내성은 이 업의 입장 티켓이다.

라고 벽에 써붙이자.

큰 조직은 누군가 다 정해준다. 아니 편의점 알바만 해도 그렇다. 세상의 거의 모든 일들은 정해진 걸 잘 하는, 잘 지키는, 성실하게만 하는 사람이 인정받게 설계된 구조다.

스타트업은 정-말 반대다. 너무 반대다.

심지어 지금 넷플릭스나 구글도 아직 스타트업 처럼 일한다.

어떤 업무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에게 권한이 생긴다.

그 권한의 업사이드로 커리어를 스스로 만드는 곳이다.

여기는 수영장이 아니다. 야생이고 바다다.

그러니 물어볼때마다 권한이 생기는게 두려우면,

그래서 질문하기가 두려워 진다면 기울어지고 있는 중인거다.

질문하고 틀려도, 빨리 일어나 실행하자. 진화시키자.

4️⃣ 급여가 세 달 밀리는 장면이 상상이 안 된다.

이 부분은 좀더 현실적인 부분인데, 나는 진정한 의미에서 스타트업은 어쩌면 생존하기에 바쁜 사람에겐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월 400만원이 무조건 나가야 하는 사람이면 세 달이 1,200만원이다.

스타트업은 3개월에 1200만원을 버는게 정해진게 아니다. 문제는 그만큼의 여유가 없는 상태인 사람이 이 업에 있으면 판단이 계속 생존 쪽으로 끌려가기 때문에 평생 업사이드를 봐야하는 스타트업의 성질과 엇나간다는 점이다. 나가야 할 때 못 나가고, 따져야 할 때 못 따지게 된다.

스타트업을 조인하려 고민했다면, 이 큰 베팅 게임에 개인 런웨이부터 세어봐야 할수도.

5️⃣ 대박을 빼고 보면 남는게 없다.

제일 중요한 항목이라고 본다.

이 회사가 3년 뒤에도 지금 규모 그대로라고 가정해보자. 그때 남는게 뭔지 적어보면 어떨까. 다룬 문제, 만난 고객, 직접 판 경험, 붙은 평판. 세 줄 이상 나오면 맞는 자리다.

그런데 적을게 '그때쯤이면 잘 되겠죠'뿐이라면? 내 커리어가 회사 운에 얹혀 있다는 뜻이다. 회사가 잘 되는건 내가 통제하는 변수가 아닌거다.

더 파보면, 3년 뒤 나를 뽑을 사람을 세 갈래로 적어보면 된다. 지금 회사가 커져서 올려주거나, 다른 회사가 데려가거나, 내가 직접 창업하거나. 셋 중 최소 하나는 지금 하는 일로 열리고 있어야 한다.

셋 다 '잘 되면'에 걸려 있으면 경로가 하나뿐인 셈이다.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나가기가 더 어려워진다.

2년차보다 3년차가 더 못 나가는데, 실력이 늘어서가 아니라 '여기까지 왔는데'가 생겨서 아닌가?

결론.

위 다섯 개가 하나도 안 걸리는 분들도 있다. 모호함이 오히려 시원하고, 대박을 빼도 남는게 있고, 잔고도 준비된 경우. 그런 분들은 몇 년 안에 질문의 다음 버전으로 넘어가게 됨.

"그럼 내가 직접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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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Shin

Peter Shin

AI 시대, 경험 많은 4050 한국 파운더만 할수 있는 창업 플레이. Part 2.

· 대기업 내부 문서 문법 팔기.

6️⃣ 대기업 내부 문서 문법 팔기.

Enterprise 세일즈를 한국에서 하면서 알아야 하는 단어들이 이렇게 많구나 새삼 느꼈다. 품의서, 감사 대응, 결재/결제 절차 (아직도 헷갈리는..), 내부통제, 협력사 평가 자료 같은 것들. 밖에서 보면 쓸데없는 절차이며 기술인데 안에서 보면 회사가 굴러가는 방식 그 자체다. 실리콘밸리 SaaS가 유독 한국 대기업을 영업하는데에서 자주 미끄러지는 이유도 여기 있다고 생각한다.

→ 예를 들면 이런 것. 협력사, 심지어 외국계 IT 기업이 대기업에 제출할 서류를 그 대기업 양식과 심사 기준에 맞춰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툴 또는 FDE 프로세스. 여기서의 고객은 대기업이 아니라 그 밑에 깔린 수백 개 협력사다.

7️⃣ 죽음 이후를 정리하는 산업이라면?

유품 정리, 상속 분쟁, 흩어진 계좌 찾기, 봉안당. 사실 이 영역에서 현재는 레거시 상조업계 외엔 대체제가 크게 없다. 초고령 사회에서 안 커질 수가 없는 시장인데 이상하게 조용하다. 20대는 이 시장에 감정적으로 못 들어가서일 거라고 본다. 상주를 (자주) 해본 사람만 어떤 디테일이 필요한지 아는듯.

→ 예를 들면 이런 것. 상속 개시 후 3개월 안에 끝내야 하는 일들을 하나로 묶는 대행. 계좌와 보험 조회, 부동산 확인, 한정승인 판단, 세무사 연결까지. 조심스럽지만, 장례식장에서 현장 영업의 전환률이 매우 높을거라 생각하고, 상조회사들과 영업방식을 풀어내도 재밌을것 같다.

8️⃣ 은퇴 임원의 지식을 시간 단위로 팔면?

미국엔 Expert Network가 산업으로 자리잡았는데 한국엔 제대로 된 게 없다. 30년 반도체 장비 하던 분의 한 시간에 아직까지도 아무도 값을 안 매겨주고 있다. 또 한편으론 그분들을 설득해서 명단에 올리는 일 자체가 어렵다고 볼수도. 따라서 이건 같은 세대가 아니면 전문가 온보딩이 잘 안 될 것 같다.

→ 예를 들면 이런 것. 한국 제조업 은퇴 임원 풀을 만들어 해외 헤지펀드와 컨설팅펌에 시간당 20~50만원 많게는 수백만원에 붙인다. 수요는 이미 밖에 있고, 공급을 모을 수 있는 사람만 없었다.

9️⃣ 동년배에게 AI를 대신 세팅해준다면?

4050도 AI 배우고 싶어 한다. 다만 20대 강사한테는 잘 안 배운다. 일정 부분 자존심 문제라고 보는데, 지금 이 시장 공급자가 대부분 20대라는 게 오히려 기회다. 가르치는 쪽보다 그냥 대신 깔아주고 세팅해주는 쪽으로 가면 구독이 붙을 거라고 본다.

→ 예를 들면 이런 것. 지방 중소기업 사장님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 견적서와 거래명세서 자동화를 세팅해주고 월 20만원을 받는다. 소프트웨어를 파는 게 아니라 AI 교사 방문을 파는 형태.

🔟 갑에서 을로 자리를 바꾸면?

대기업 구매팀에 있던 사람은 협력사가 어디서 미끄러지는지 다 봤다. 입찰, 규격 대응, 견적서 방어 같은 것들. 15년간 갑으로 살면서 쌓인 게 그대로 을을 위한 제품이 된다. 대기업의 정보 비대칭을 자산화하여 판매하는 일로 아주 좋은 경력 전환을 꾈수 있겠다. 이런 부분은 Frontier Lab의 데이터를 판매하는 앵글까지 갈수 있지 않을까?

→ 예를 들면 이런 것. 나라장터 입찰 공고를 매일 읽어 우리 회사가 딸 확률과 예상 낙찰가를 뽑아주는 툴. 심사위원이 뭘 보는지 아는 사람과 함께 만들어 낙찰 정확도를 높인다. 대기업의 입찰과 구매팀의 업무 방식을 데이터로 모아도 좋겠다.

📢 [Outsome Founder Sprint 8기 모집]

Part 2에 적은 다섯 개는 전부 한국 안에서만 통하는 자산에 포함된다. 품의서 문법, 상조 네트워크, 은퇴 임원 명단도 미국에 가져가면 자산으로써의 값이 0이다. 레거시 자산은 '미국 진출에서 가장 불리한게 경력 15~20년차'라고들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그렇지만 영업방식과 관계 빌딩에 빛을 발할수 있는 파운더 부류들도 여기에 많다. 이게 실리콘밸리에서 잘 맞는다.

여튼, 직함과 인맥이 사라진 상태에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 다시 팔아야 하는데, 그걸 밖에서 처음 겪으면 비용이 크다. 4주 안에 미리 겪는 게 이 프로그램이다. 올해 마지막 배치가 될 수 있는 Early Application을 추천한다.

Founder Sprint 8기에서는

· 실리콘밸리 현지 YC Founder 및 VC 세션

· 미국형 Customer Discovery / Storytelling / Pitching 집중 훈련

· 영어 IR Deck·FAQ·Investor Meeting 준비

· 미국 진출 경험이 있는 Founder 및 Operator 네트워크

· 그리고 나와의 1:1 전략 코칭

미국 시장을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다면, "미국" 댓글 또는 DM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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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 AI 시대, 경험 많은 4050 한국 파운더만 할수 있는 창업 플레이. Part 1. - https://lnkd.in/p/gBf9Tbq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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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Shin

Peter Shin

🚀 [Outsome Founder Sprint 7기 모집]

🚀 [Outsome Founder Sprint 7기 모집]

국내 스타트업 10곳 중 6곳은 5년 안에 문을 닫습니다. (통계청 기준 5년 폐업률 65.3%, OECD 최하위권)
그런데 저희 Founder Sprint 참가 기업들의 숫자는 조금 다릅니다.

📌 지난 1년간(25’.05~) 폐업률 0%
📌 신규 비즈니스 모델에서 매출 발생률 65% (직전 기수는 75%)
📌 Founder Sprint 기업 중 VC 투자유치비율 35%
📌 Outsome 전체 프로그램 VC 투자유치율 49%
📌 그리고 이 모든 걸, 평균 3.2명의 팀이 해냅니다.

이게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액셀러레이터를 거치지 않은 벤처형 스타트업의 VC 유치율(Kauffman Firm Survey 기준)은 약 3%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상위 액셀러레이터 졸업 기업을 분석한 연구의 평균이 45.1%, 테크크런치가 선정한 미국 톱10 액셀러레이터 평균이 35.6%였습니다.

즉 Outsome 전체 49%는 글로벌 상위 액셀러레이터의 공개 평균치를 넘어서는 구간이고, Founder Sprint의 35%도 톱티어 평균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치입니다.

작은 팀으로, 빠르게, 살아남으면서 성장한다.
제가 실제 Outsome을 현재 운영하는 방식이고, 예전부터 원하던 스타트업의 모습입니다.

7기에 함께할 팀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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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x
#1.
신규 BM의 매출에 대해선 직접 대응되는 공개 벤치마크는 없지만, 새로 세운 가설이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건 창업에서 가장 어려운 관문입니다. 스타트업 실패 원인 1위가 "시장 수요 없음(42%)"일 만큼요. 그 관문을 세 곳 중 두 곳이 통과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론 가장 만족스러운 성과입니다.

Appx #2.
폐업률은, 국내 신규 창업기업의 1년 차 폐업률이 35.1% 임을 감안하면 매우 높긴 하지만, 실제 스타트업의 데스밸리 구간인 3~5년 차까지 이 0%가 유지되느냐에는 좀더 지켜볼 예정입니다.

Appx #3.
What is Founder Sprint?
· 국내 유일 Ex-YC 창업가, 현 실리콘밸리 VC가 운영하는 4주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입니다.
· 멘토 100%가 실리콘밸리 YC Founder 또는 현직 FAANG Operator입니다.
· 저 그리고 담당 멘토와 매주 2회 1:1 전략 코칭.
· 두가지 결과물에 집중합니다. 신규 BM의 매출 발생 (3주차 안에), 그리고 현지화된 미국식 IR Deck
· 월+목 서울, 오프라인, 9-16PM 모여 빌딩합니다.
· Lifetime Outsome Alumni & Silicon Valley Founder Network Access.
· 7기 프로그램 일정: 7/27(월) ~ 8/21(금)

관심 있는 분들은 "미국" 댓글 또는 아래 지원링크로 접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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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Shin

Peter Shin

창업자의 유년기, 아버지의 부재를 경험했다면 나오는 증상 10가지, 그리고 해결책.

· 아버지의 부재가 창업에 미치는 여파.

아버지의 부재는 미숙한 자아에 엄청난 여파를 끼친다. (여기서 부재는 물리적으로 없는 것만이 아니라, 한 집에 살아도 정서적으로 닿지 않는 상태까지 포함한다.)

첫째, 아버지에게 기대하는 인정을 제때, 양껏 받지 못한다. 이는 낮은 자존감으로 치닫는 가장 큰 원인중 하나다. 낮은 자존감이 default가 되어버린 자아를 다시 되살릴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원인 제공자인 아버지가 직접 rewiring 해주는 거겠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그게 제대로 되는 경우는 드물다. 고로 많은 자녀가 외부에서 쉽게 충족되지 않는 유니콘과 같은 인정을 찾아 먼 곳을 떠돈다. 이게 창업의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둘째, 아버지의 부재는 사실 어떠한 표현이다. 이 말인즉, 부재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왜 자식 앞에 없어야 했냐는 질문에 대한 매우 구체적이고 적극적이고 의도적인 실행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부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발생한게 아니라, 엄청 열심히 피했고 차단했기에 발단된 일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 정신적 피해는 고스란이 아이에게 전달된다.
셋째, 반쪽짜리 관계 역학만 배우게 된다. 엄마와 주고 받는 사랑, 훈계, 사과, 질투, 미움 등을 아빠와도 주고 받아봐야 하는데, 이게 없다면, 의견을 달리하고, 반대하고, 건강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구간들을 버티기 어려워진다. 이는 아빠와의 주기적인 몸놀이, 적당한 위험 감수, 규칙 안의 경쟁에서 빠르게 습득되는 것들이다. (Paquette의 활성화 관계 이론)

그럼 창업자에게 이게 어떤 현상으로 일어나는가? 대표적인 신호 10개 그리고 해결책을 공유해본다.

1/ VC 칭찬 한마디에 들뜨고, 패스 메일 한통에 며칠을 앓는다.
→ 인정의 기준을 타인에서 (특히 권위자와 자본가) 숫자로, 본인 스스로의 성장을 수치적으로 인식하는 방식으로 옮겨야 한다. 매출, 리텐션, 재구매.가 발생되었다면, 이를 스스로 축하하라.

2/ 권위자를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한다. 중간이 없다.
→ 미팅 전에 내가 얻어야 할 것 한 줄을 적고 들어가야 한다. 미팅에서 휘둘리는 자아와 감정을 두고, 그 한줄만 기억하자. 미리 미팅 노트를 준비하자.
3/ 코파운더의 반대를 관계에 대한 공격으로 듣는다.
→ 반대는 사람이 아니라 안건에 붙이자. 근거와 함께 반대하고, 해당 안건의 결정권자는 미리 정하고 논의하자.

4/ 성과 면담, 지분, 해고 같은 불편한 대화를 끝까지 미룬다.
→ 어려운 대화일수록 날짜부터 박자. 그리곤 마주보자. 어리숙한 실수가 연신 나오더라도, 제일 무거운 주제에 대해 먼저 논의를 하는게 중요.

5/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혼자 다 한다. 어차피 아무도 안 올거라는 학습이다.
→ 매주 한 사람에게, 한가지씩 구체적으로 부탁한다. 부탁하는것도 스킬인지 창업후 처음 알게 되었다. 부탁만 잘 해서 기업을 성장시키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

6/ 매출보다 큰 라운드, 유명 VC 로고, 기사에 먼저 끌린다.
→ 결정마다 묻는다. 내가 지금 하는 이거,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하는거지? 내 안에 기준에서 합의된 행위인지 중간 중간 파악하자.

7/ 실패를 나에 대한 판결로 받아들여서, 피벗을 못한다.
→ 일을 실험 단위로 쪼개고, 결과를 나 말고 가설에 붙인다. 그리고 팀원들을 통해 실패의 과정을 최대한 객관화 하자.

8/ 멘토 한명을 대리 아버지로 삼았다가, 크게 실망한다.
→ 멘토는 영역별로 여러명. 세일즈, 투자, 조직, 나눠야 한다.

9/ 쉬면 불안하다. 성과가 곧 존재 가치라서.
→ 성과와 상관없이 지키는 루틴 하나를 둔다. 휴가는 상하반기, 1년 스케쥴에 미리 잡고는 양보하지 않는다.

10/ 팀원에게 군림하는 아버지가 되거나, 반대로 자리에 없는 리더가 된다.
→ 1:1을 정기화하고, 피드백을 양방향으로 받는다.

좋은 소식은, 아버지가 못 해준 rewiring이 다른 관계에서도 일어난다는 점이다. 애착 연구에선 이를 '획득된 안정 애착(earned security)'이라 부르는데, 불안정한 유년기를 보낸 사람도 배우자, 코파운더, 멘토, 상담가와의 안정적인 관계를 거치며 안정형으로 옮겨갈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10가지가 아버지의 부재만으로 생기지도 않고, 부재를 겪었다고 다 나타나지도 않는다. 일상이 흔들릴 정도라면 전문 상담을 먼저 권한다.

빈자리는, 다른 관계로도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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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lerating Program for Startu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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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Shin

Peter Shin

혼자 열심히 하는 파운더는, 옆 팀을 베끼는 파운더보다 늦다.

· 스스로를 노출시키곤, 본대로, 기계적으로 해라.

18개월짜리 딸은 쉽게 티나지 않지만, 내가 와이프를 대하는 모습을 순간순간 꼭 포착하고 저장해낸다. 퇴근한 내가 자기 엄마를 어떻게 대하는지 딸에겐 이미 700일이 넘는 데이터가 있다.
딸의 어리숙해보이는 UI 이면에 CPU(?)가 얼마나 빠르게 회전하는지 어떻게 알았냐고 묻는다면,

아이는 자신이 넘어졌는데도 바로 부모가 달려오지 않을것 같으면, 멀리 도망가 자신을 찾아줄때까지 벽을 바라본다.
아이는 스스로 생각했을때 조금 멋져 보이는 일을 했노라면, (예를 들어 머리핀을 스스로 꼽았다던지 등) 눈썹을 치켜들고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발 뒷꿈치를 연신 들어댄다.
아이는 낯을 가리는 타인 앞에선 그토록 거부하던 밥을 한숟갈 정도 애써 먹는다.
그리고 다시 먹이려고 하면, 다른 곳을 손가락질 하며 내 관심을 돌린다. 남 앞에서 실증내는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뜻으로 나는 읽힌다.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것, 부모의 말보다 그들의 행동이 더 진실된 데이터라는 사실을 얜 대체 뭘 보고 터득한걸까.

두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은 진실이었다.
아이는 모든것을 보고 있었고, 분명 이미 모든걸 안다. 느낀다.

근데 이게 한창 OS를 설치중인 아이한테만 해당되는 얘기일까?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보고, 저장하고, 따라하게 하는 이 무시무시한 관측력이란걸 성인인 우리도 커리어에서 스타트업에서 활용할수 있지 않을까?

몰론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그대로 남아있다.
그래서 성장을 빨리 하려면 이런 인간의 관측력을 활용하면 된다. 그래서 실리콘밸리가, YC가 working model 인거다.

1️⃣ 제일 좋은 환경에 나를 노출시키자.
가깝게 지내는 사람, 사용하는 언어, 생각체계, 심지어 느껴야할 바람직한 감정과 태도를 가장 빠르게 습득하는건 그냥 내가 사는 환경을 바꿔버리는거다.
나는 YC에 가기 전에 YC파운더들을 여럿 만나 인터뷰했고, YC에 준비하는 YC Seoul Meet up도 2018년 만들어 운영했었는데, 매일 먹고 자며 실리콘밸리 창업가들, 이쪽 생태계 사람들과 어울려 놀았던게 어느새 지금 내가 된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YC에 들어가서 노출된건 이런 것들이었다.
A. 최신 문화와 기술 트렌드 최앞단의 정신을 개척하고 있는 사람들의 에너지와 자세, 그리고 그들의 문화.
B. 현시대 가장 효율적인 창업의 표본을 만들고 있는 날고 기는 창업가와, 이들을 믿어주는 투자자.
C. 창업과 투자 원칙, 방법론과 수많은 케이스 스터디들.

솔직히 YC에서 느낀 흥분과 감격만큼, 이런 그들과 제대로된 소통을 할수 없다는 답답함, 수치심도 컸다. 그래도 일단 그 안에 있어야, 볼수 있는게 생긴다.
파운더여, 당신이 성장해야할 분야내 제일 좋은 곳에, 당신 스스로부터 갖다 놔라.

2️⃣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꾸역 꾸역 봐라.
똑같이 YC에게 인정받아 스타트업을 빌딩하고 있는 주변 배치 파운더들은 아무렇지 않게 프로그램에서 가르친 프레임워크들을 그대로 적용하여 서비스를 런칭했고, 고객을 인터뷰했고, 기계적으로 영업해댔다. 그리고 빠르게 성장했다. 배아프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스스로 대견하기도 했었다.

프레임워크는 같은 배치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졌지만, 정작 봐야 했던건 문서나 강의가 아니라 그걸 집에 가서 되든 안되든 실천하는 실행가들이었다. 좋은 개발자가 코드 치는 방식, 관점과 차원이 다른 세일즈 팀원이 콜하는 톤, 매번 기깔나는 UI를 뽑아내는 PM의 감각 등 사실상 스타트업 해자의 핵심이라고 생각되는 모든 행위가 문서로 전달될리 만무하다. 어떤 제약 조건에서, 어떤 옵션들을 두고 이러이러한 결정들이 어떤 픽셀 단위까지 내려졌는지 똑똑한 주니어라면 너무 너무 궁금하다.

딸이 부모의 말보다 행동을 더 진실된 데이터로 삼듯, 파운더도 옆 팀이 하는 말보다 하는 행동에서 훨씬 많이 배운다.

말 말고, 행동을 봐라.

3️⃣ 그리곤 그대로 베끼자.
베끼는건 따로 애쓸 필요가 없다. 제대로 볼수 있는데까지만 오면, 그대로 된다. 지나고 보니, 스타트업 프레임워크들을 있는 그대로, 꾸준히 적용하는 팀들이 성공했다는 점에서, 내가 YC에서 목격한 성공의 과정은 사실 한국에서의 성공의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프레임워크의 관점에서 미국 시장은 더 공평하고 순진했고, 투명했다. 그래서 프레임워크대로만 하면 더 쉽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시장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는 주관적이며 주체적인 내 관점과 실제 시장 현실의 괴리가 매우 컸으나, 결국
A. 내 관점을 내려놓고,
B. 옆에서 하는 팀들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며,
C. 좁고 잦은 실행으로 그 괴리를 줄여가며 창업의 모멘텀이 생기게 되었다.

본대로, 기계적으로 하는게 가장 효율적이다.

__

딸은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삶의 역학을 터득하기 위해 오늘도
내가 와이프를 어떻게 대하는지,
밖에서 세상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면밀히 보고 있다.

__

YC 같은 working model을, 한국에서 미국을 준비하는 초기 팀이 처음부터 옆에 두기는 쉽지 않다. Founder Sprint에선 4주 동안 최대 10팀이 매주 두 번 한 공간에 모여, 서로 실행하는걸 옆에서 보고 그대로 베끼며 가설과 ICP, 미국 진출 방향을 다시 검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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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Shin

Peter Shin

다시 돌아간다면, 20대 나에게 해주고 싶은 커리어 조언 10가지.

1/ Leverage 말고, Arbitrage.
이직할때 흔히 레버러징을 얘기하는데, 주니어에게 레버러징은 위험하다. 입사는 어떻게든 되겠지만 부풀려진 기대치를 계속 유지하는건 길게 보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신 내가 가진게 뭔지, 시장에서 얼마인지 객관적으로 보고 가장 돋보일 곳에 놓는 Arbitraging을 하자. 내 경우,
A. 한국어, 영어 둘 다 네이티브.
B. 유전공학을 전공하며 연구실에서 배운 가설검증 방법론.
C.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인 센스.
D. 발표와 세일즈.
그렇게 모두 스킬셋이 모두 필요했던, 한국의 작은 농업 ICT 스타트업에서 USDA 인증을 담당한 Head of ECommerce로 시작했다.

2/ 가리지 말고, 다 해보자.
MannaCEA 시절 B2B, B2G, B2C, F&B, Commerce까지 안해본 사업 영역이 없었다. 남들이 사업모델 하나 런칭할때 우리는 5-6개를 런칭했다. 지금 내가 스타트업에게 가르치는 내용과는 상반될수 있는데, 커리어 초기엔 깊이가 얕아서 쥘수 있는 레버리지가 범위밖에 없다. 업무 범위에 선 긋지 말자.

3/ 한 사이클은 끝까지 보자.
회사도 투자사도 통상 3년 이상의 경력을 선호하는데, 사업 사이클을 경험하는 최소 단위가 3년쯤 되기 때문이다. 1년차에 신사업을 준비하고, 2년차에 확장하며 성과를 확인하고, 3년차에 그 성과로 다음 신사업이나 피벗을 준비한다. 1-2년차에 나가는 경우를 보면, 무거워진 책임이나 바뀐 역할을 번아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꽤 많다.

4/ 대신, 내릴 역은 정해두자.
그럼 3년 동안은 그냥 버티라는 건가? 아니다. 일례로 종로5가역에 강연을 가는데 급행은 거기 서지 않았다. 구로역에서 미리 갈아타면 바로 앞 완행을 타면 되고, 종착역인 용산까지 가면 번잡한 플랫폼에서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 당장 갈아탈 이유가 없어도 제때 갈아타지 않으면, 열차는 종착지에 도착할 뿐이고 그땐 벌어진 상황에 대응하는 방법밖에 없다.

5/ 지키려 할수록 뺏긴다.
겁이 많고 계산도 엄청 많이 하는 나지만, 이것 하나는 확신한다. 가장 안전한 커리어 플레이북은 스타트업과 똑같이 업사이드를 보며 달리는 거다. 커리어도 보호하고 지키려고 할수록 더 쉽게 빼앗기고, 더 빠르게 도태된다.

6/ KPI와 상관없는 네트워킹은 줄이자.
주니어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성과를 만들어본 실무 경험이다. 실무는 꾸준히 쌓이고 나를 배반하지 않는다. 그래도 만나야 한다면, 얻으려고 말고 도와주고 싶어서 만나자. 되도록 윗사람보다 동년배나 후배를.

7/ 같은 리스크라면, 미국을 찍자.
한국 기준, 제대로된 커리어를 빌딩하려면 서울, IT라면 강남을 빼놓고는 엄두내기 어렵다. 유럽, 간혹 일본에서 커리어를 쌓고 돌아오는 것도 가능하긴 한데 상당한 리스크가 따른다. 같은 수준의 리스크라면, 미국이 10배, 아니 100배 낫다.

8/ 다른 업계 친구를 오래 두자.
6번과는 다른 얘기다. 내겐 정말 친한 친구가 딱 3명이 있다. 개발자로 일하는 친구, 100만 인플루언서로 일하는 친구, UN에서 일하는 친구. 많게는 15년, 적게는 11년 된 이 소수 친구들의 속성과 성격, 커리어는 결국 내 커리어의 평균이 되며, 그들의 인생을 더 깊게 알수록 그들이 십수년 터득한 플레이북이 내게 더 입체적으로 적용된다.

9/ 해본 만큼, 꾸준히 쓰자.
500에 들어가 2-3년이 되고 나서야 VC 관점의 글을 올렸다. 잦은 출장에 원격으로도 기업을 발굴해야 해서 시작한 글쓰기였는데, 여파가 예상보다 컸다. 기업들이 먼저 찾아주는 초기투자자가 됐고, 지금의 Outsome은 그 꾸준한 글쓰기의 열매다.

10/ 크게도, 작게도 보지 말자.
실리콘밸리도 결국 지극히 인간적인 사람들의 희노애락이 담긴 삶의 현장이라는 결론에 이르는데 꽤 오래 걸렸다. 낮은 자존감은 내 앞의 상대를 과대평가하던지 과소평가하는 극단의 착시를 일으키는데, 투자자와 고객사 미팅에서도 어찌나 완벽히 작동하는지 놀랄 정도다.
그들도 사람이다.

적다 보니, 20대의 나에게만 할 말은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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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기 모집 중 (11/9-12/4, 마감 10/30)
지원: https://outsome.co/ap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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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운더가 외모를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 - https://lnkd.in/grcjYe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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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Shin

Peter Shin

자생하는 액셀러레이터를 만드는 방법.

· 지원팀 하나에 1.2시간, 그래서 8기에 5~10팀만 뽑는다.

YC W20에 있을때, 오피스아워는 Bookface에서 우리가 직접 신청하는 거였다. 담당 파트너와의 1:1을 15분, 30분 단위로 잡고 스케쥴이 컨펌되면, 해당 시간에 정해진 오피스로 찾아가, 정해진 포맷 없이 바로 대면 대화가 시작됐다. 주변 배치 파운더들은 거기서 들은 프레임워크를 아무렇지 않게 그대로 적용해서, 고객을 인터뷰했고, 기계적으로 영업해댔다. 그리고 빠르게 성장했다.

근데 그때 배치가 197팀이었다. 팀이 200개 가까운데, 파트너들은 어떻게 한 팀씩 그렇게 붙잡을수 있었을까? AC를 만들고 있는 입장에서, 이번엔 좀 찾아봤다.

1️⃣ YC는 커질수록 쪼갰다.
YC 첫 배치는 8팀이었고, 한 배치가 100팀을 넘긴건 20번째 배치에 와서였다. YC가 직접 쓴 'Scaling YC'를 보면 팀이 늘때 제일 먼저 한게 배치를 작은 그룹으로 쪼개는 일이었다. 그룹 파트너가 3개월 동안 깊이 알수 있을 만큼의 팀만 맡게 하려는 거다.

지금 YC의 구조는,
A. 배치를 3개 그룹으로 나누고, 그룹을 다시 6-10팀짜리 섹션으로 쪼갠다.
B. 그룹 오피스아워는 2주마다, 1:1 오피스아워는 파운더가 원하는 만큼 연다.
C. 파트너가 모자라면 Visiting Group Partner를 데려와 채운다.

숫자로 보면,
S20 배치, 오피스아워 총 3,600시간 ÷ 약 200팀 = 팀당 18시간 남짓.

그리고 24년엔 1년 2배치를 4배치로 바꾸면서, 연간 팀 수는 그대로 두고 한 배치를 250팀 안팎에서 100팀 안팎으로 줄였다. 돈도 브랜드도 제일 많은 곳이, 결국 파트너가 깊이 알수 있는 팀 수로 돌아온거다.

YC는 파트너 수를 늘려서 이 비율을 지켜낸다. 초기 기업 진단 미팅을 내가 직접 하는 구조에선, 지킬수 있는 방법이 팀 수를 묶는 것 하나일듯.

2️⃣ 큰 AC는 진단부터 줄인다.
한국 기준, 대부분의 액셀러레이터는 팀을 많이 뽑을수록 수지가 맞는 구조인데, 매출이 느는건 당연하고, 포트폴리오 수가 늘고, 다음 라운드로 넘어가는 팀이 나올 확률도 자연히 커진다. 그러나 이런 구조의 문제는, 파트너를 늘리지 않고는, 사람 한 명이 쓸수 있는 시간은 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원팀 50-100개 × 진단 미팅 평균 1.2시간 = 60-120시간.
이게 한 기수를 뽑기 전, 진단 미팅에만 드는 시간이다.

팀 수를 늘리면서 이 시간까지 지킬 방법은 구조상 거의 없다. 그래서 대부분은 진단부터 가볍게 바꾸는 쪽으로 간다. 파트너의 시간을 들인 진단이 없다면, 그 여파는 고스란히 파운더에게 간다.
프로덕트를 앞세워 ICP 없이 무턱대고 링크드인 DM을 수십, 수백개를 보내고,
VC 미팅 준비차 IR Deck만 여러번 수정하며, 프로그램 기간이 검증 없이 소진된다.
고로 진단 미팅은 줄일수 있는 비용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본체다.

3️⃣ 내가 만들고 싶은 액셀러레이터.
YC 초창기의 폴 그레이엄과 제시카 리빙스턴은 창업자들을 불러 저녁을 먹이며 이야기를 들어주던 코치이자 조력자였다. Outsome을 시작할때 내가 붙잡은 질문도 비슷했다. 투자자보단 코치로써, 펀드만큼 깊이 파운더 여정에 임팩트를 끼칠수 있을까. 그리고 그걸 외부 자금이 아니라, 매출로 스스로 굴릴수 있을까.

5~10팀으로 묶으면 뭘 포기하나? 당장의 매출 말고는, 오히려 얻는게 더 많다.
A. 프로그램의 퀄리티가 올라간다. 새로운 멘토를 붙이고, 커리큘럼을 실시간으로 고칠수 있다.
B. 한 팀에 내가 쏟는 시간이 늘어난다.
C. 팀 수를 채우느라 팀의 성공률을 희생하지 않아도 된다.

적어도 내가 본 바로는, 멘토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팀일수록 성과가 어느정도 리니어하게 따라온다. 이 기간만큼은 프로그램과 나에게 미쳐서 달려달라고 부탁드리는 것도 그래서다.

Before: "AI 기반 HR 솔루션으로 채용과 온보딩 프로세스를 혁신합니다."
After: "LA 지역 50-200인 물류회사 HR매니저가 신규 직원 온보딩에 평균 3주를 쓰고 있고, 이걸 이틀로 줄입니다. 파일럿 2곳, 리텐션 88%, ACV $24K."

이 Before에서 After로 바뀌기 시작하는 지점이 1.2시간짜리 진단 미팅이고, 그걸 4주 내내 끝까지 붙잡고 갈수 있는게 5~10팀이라서다.

그럼 나 같은 경우 매출은 어떻게 키우나? 작게 가니 오히려 밖에서 먼저 인바운드로 찾아온다. 대학교 같은 기관에서 소개와 협업 요청이 들어오고, 리퍼럴로 들어오는 팀도 많아졌다. FS 외에도 여러 프로그램을 시장에 테스팅하는 중이다.
· US Track, 이번 10월까지 3번, 16개 팀이 참가했고,
· Founder Workation, 40여개 팀

궁극적으로 Outsome은 펀드 모델이다. 정말 큰 엑싯은 프로그램 매출이 아니라, 이렇게 깊게 키운 기업에 투자해서 그 기업의 엑싯으로 만든다. 고로 몇 팀을 받느냐보다, 받은 팀이 얼마나 크느냐가 결국 우리의 숫자다.

비단 스타트업 파운더에게만 첫 2-3년 니치하게 가자고 얘기하는게 아니라, 당장 나부터 작게 뽑고, 깊게 보자는 거다.

정리.
· YC도 커질수록 쪼개서, 파트너가 깊이 아는 팀 수를 지켰다
· 수를 늘리면 정확한 진단부터 타협된다
· 소수이면, 수용하는 만큼 성과가 따라오고, 소개와 엑싯으로 돌아온다

한국에서 첫 매출은 나고 있는데, 미국 고객이 누구냐는 질문에 아직 직함 단위로 답이 안 나오는 팀이라면, 그 질문을 1:1로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을 확률이 높다. 해당된다면, 지원을 추천한다.

📢 [Outsome Founder Sprint 8기 모집]
8기 모집 중 (11/9-12/4, 마감 10/30)
지원: https://outsome.co/ap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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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Shin

Peter Shin

AI 시대에도, 스타트업의 생산성은 데스크에서 나오지 않는다.

· 만드는 속도는 이미 10배.

20대 초중반, 진천에 위치한 MannaCEA란 스타트업에서 10여명 규모의 팀을 이끌었던적이 있었다. 파운더들부터 팀원까지 모두가 20대인 우리 팀 문화는 기획이나 미팅을 좋아하지 않고, 무언가 아이디어가 생기면 바로 현장으로 가는게 핵심이었다. 20명 남짓한 회사에 팀원들 각각 법인차가 있었다.

Head of Ecommerce로 나는 그당시 우리가 수경제배로 키우는 엽체류 말고도 다양한 식자재를 우리 이커머스에서 판매해야 했는데, 작물을 키우는 인근 농장에 가 작물들을 직접 소싱하기도 했고, 오프라인 사업화의 일환으로 우리 작물로 메뉴를 만들어 Manna Kitchen이란 음식점을 이태원에 런칭하기도 했고, 이를 확장시켜 샐러드 도시락을 동대문 푸드트럭에서 바로 팔아보는 경험도 하게 된다. 현장성이 강조되다보니 농장쪽에 일에도 관여되어, 미생물학을 부전공했던 경험을 살려, 아시아 최초로 우리 수경제배 농장을 미국 USDA 유기농 인증을 받아내는 경험도 했었다.

월급이 많았던것도 아니고 서울에서의 직장생활도 아니었는데, 기획한 일이 바로 시장 반응으로 돌아오는걸 눈으로 실시간 볼수 있었던 그 환경이 나에겐 너무나 큰 성장 핵킹이었다.

생산성이 극대화 되었다는 바야흐로 Ai시대, 요즘은 나는 데스크 앞에서 자동화하는 시간이 훨씬 더 많다. 스타트업에서의 생산성이란 무엇일까?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하려한다.

1️⃣ 만드는 속도는 이미 10배.
불과 2-3년 전만해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 빠르다는건, 대기업이 4-5개월 걸릴 일을 3-4주안에 내는 속도였는데, 이제는 그 시간이 일주일을 넘어가면 안되는 수준이 되었다. 우리가 투자자를 설득하고 있는 반나절 동안, 잘하는 팀들은 기능 3-4개를 런칭해 테스팅하고 있다. 체감상 10배는 빨라졌다.

근데 MVP가 하룻밤이면 나오는 세상에선,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더 이상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한다. 만들수 있느냐보다 시장에 닿을수 있느냐가 관건이 된거다.

내 데스크 위의 자동화도 비슷하다. 자동화는 만들고 정리하는 쪽의 속도는 확실히 올려주긴 하는데, 적어도 초기 팀 기준으로는 고객 반응이 돌아오는 속도까지 같이 올려주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듯 하다.

그럼 진천에서 나는 왜 그렇게 빨리 컸을까? 말할 시간에 바로 운전해서 농장에 갔고, 기획할 시간에 우리 작물로 메뉴를 만들어 이태원에서 테스팅했고, 샐러드 도시락은 푸드트럭에서 바로 팔아봤다. 기획에서 고객 반응까지, 원자로 이뤄진 현실세계에서 내 판단이 물리적인 세계에 부딫히는 한바퀴가 짧을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만든 개수로 생산성을 재지 마라.

2️⃣ 생산성은, 고객 반응이 돌아오는 횟수다.
실리콘밸리식 런칭은 완성의 순간이 아니라 학습의 시작이다. 제품 완성도보다 데이터 루프, Iteration 속도가 중요하고, 런칭일은 피드백을 수집하는 날이다. 고로 스타트업의 생산성은 하루에 몇시간 일했는지보다, 이번주에 기획한 일이 몇번 고객 반응으로 돌아왔는지로 재는게 맞다고 본다.

함정은 AI가 기획을 거의 공짜로 만들어줬다는 점이다. 덱도, 리서치도, 자동화 플로우도 데스크에서 끝없이 나오니, 하루가 꽉 찬 느낌이 든다. 근데 과한 기획은 현장에서 부딪히는 과정에서 내 눈과 귀를 닫아버린다. 내가 짜놓은 틀에 맞춰야 하니까, 애초에 내가 원하는 답만 들린다.

특히 아래 세가지는 데스크에서 절대 안 나온다. 설문조사로도 못 하고, 비대면 줌콜도 위험하다.
A. 고객이 왜 우리 솔루션을 찾아왔는지.
B. 이 문제가 왜 유독 해당 고객에게 아픈지.
C. 어떤 대안을 시도했는지.

데스크 리서치는 이런 대면 인터뷰의 정확도를 높여주는 준비 과정이다.

데스크에서 끝내지 마라.

3️⃣ 아낀 시간은 현장으로.
요즘 잘하는 팀들을 보면, 신기능이 대거 개발되고 있는 와중에 파운더들은 발로 뛰며 영업하고, 제안서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된다. AI가 만드는 동안, 파운더는 밖에 있는거다.

그때 우리에게 법인차가 있었다면, 지금 우리에겐 AI가 있다. 둘다 결국 고객 앞에 더 빨리 가라고 있는거다.

데스크에서 아낀 시간은, 현장에 쓰자.

AI로 만드는 시간은 줄었는데 기획한 일이 아직 고객 반응으로 한번도 돌아오지 않았다면, 지금 필요한건 데스크보다 현장이다. Founder Sprint는 4주 동안 팀의 가설, ICP, 미국 진출 방향을 빠르게 다시 검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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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기 모집 중 (11/9-12/4, 마감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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