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hropic을 어떻게 이길거냐는 콧대높은 VC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는 방법.
· 그래서 VC가 물으면, 이젠 이렇게 답하자.
"근데 대표님, Anthropic이 다음 업데이트에 이 기능 넣으면요?"
지난 2-3년간 AI 팀, IR 미팅에서 이 질문이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기다렸다는듯이(?), 아니.. 그래도 잘 대답해볼테니 잘 봐주셔라 하는 감정을 얼굴에 약간 담아 설익은 답을 해본다. “저희도 LLM 쓰지만, 모델을 ABC로 튜닝했고, 데이터 파이프라인이 수십 단계라 여기까지 Frontier Lab들이 단시간 쫓아오긴 힘들어요”
이런식이다. 기술 얘기부터 시작한다. 근데 비추한다.
기술로 Claude, OpenAI 중력권을 벗어날수 없다는건 VC도 알고, 사실 파운더도 안다.
그럼 뭘로 답해야 할까? 도대체 쟤넨 뭘로 대답했길래, Series A 로 1500억을 유치하냐는 말이다.
오늘은 a16z가 투자한, 꽤 의외의 회사 얘기부터 해보려 한다.
1️⃣ a16z가 바닷속에 풀 심는 회사에 투자했다.
Ulysses. 2023년 더블린에서 시작해 지금은 샌프란시스코에 공장을 둔 팀인데, 올해 4월 a16z 리드로 $38M 시리즈 A를 받았다. 이들이 처음 판 건 해초 복원이었다. 원래는 다이버가 씨앗을 손으로 모으고, 육지에서 처리하고, 다시 들어가 하나씩 심는 일이다. a16z 투자 메모엔 이런 문장이 있다. "Ulysses의 첫 경쟁자는 삽을 든 다이버였다."
이 시장이 왜 비어 있었는지는 숫자로 볼수 있는데, 1,786건의 해초 복원 시도를 모은 2016년 글로벌 분석에서 살아남은 건 37% 정도였는데, 씨앗 100개 미만으로 심은 시도는 22%, 10만개 이상은 42%였다. 고로 이 시장의 병목은 똑똑함이 아니라 물량이었다. 사람 손으론 잘 되면 1년에 5헥타르, Ulysses는 로봇 한대로 하루 5헥타르를 목표로 한다. 문제를 통계에서 바로 잡았고, 이 기업의 포지셔닝이 한큐에 끝났다.
이런 류의 숫자는 책상에서 나오지 않는다. 이 팀의 경우, 해양생물학자가 한명도 없던 팀이라 복원 전문가부터 찾아갔고,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현장 테스트에서 부딪힌건 탁한 물, 진흙 바닥, 센 조류였다. 같이 일한 원주민 레인저는 악어와 무른 퇴적층 때문에 사람이 못 들어가는 해초밭이 많다고 했다.
재밌는건 a16z의 Thesis다. 메모 대부분은 해초가 아니라 국방 얘기를 한다..? 대당 수조원짜리 잠수함 대신, 싸게 많이 만들수 있는 수중 드론. 삽 든 다이버보다 싸야 팔리는 해초 시장에서 버티다 보니, 결과적으로 대형 방산업체들이 수조원짜리 장비로 하던 일의 일부를 훨씬 싼 값에 해낼수 있는 플랫폼이 만들어졌다는 거다. 하나의 문제만 딥다 판 파운더와 모든걸 잘 파는 전형적인 실리콘벨리 VC의 수조원 합작품이 만들어지는 현장이다. 당연스럽게, 몇개월 뒤 미 국방부가 찾아온다.
2️⃣ Anthropic은 더 깊이 들어온다. 그래도 바닷속엔 못 들어간다.
Anthropic은 앞으로 우리 일상에 더 깊이 들어올거다. 그렇다고 스타트업이 없어지진 않는다. 내 생각의 흐름과 결정까지 AI에게 맡기는건, 결국 우리의 선택이다. AI가 아직 못 잡는건 대체로 이런 쪽이다.
A. 현장의 변수. 진흙 바닥의 깊이, 그날의 조류, 고객이 밤에 욕하면서 붙잡고 있는 엑셀 시트.
B. 관계. 약사가 만든 처방 자동화, 아버지의 건설업 인맥으로 하는 자재 배송. 클로드는 당신보다 당신 고객과 가까울수 없다.
C. 손. 기술이 좋아도 고객 업무에 녹여줄 사람이 없으면 Anthropic도 못한다. 직접 조립할수 있어도 조립된 가구를 사는 시장이 훨씬 크듯, 귀찮음을 대신 해주는건 아직 스타트업의 몫이다.
고객 인터뷰 대신 클로드를 여는 순간, 우리는 Anthropic과 같은 데이터로 경쟁하게 된다.
데이터는 현장에서 모으자.
3️⃣ 그래서 VC가 물으면, 이젠 이렇게 답하자.
기술로 반박하지 말고, 바로 인정한 다음 우리만 가진 것으로 옮겨가는거다. 예시는 중소 건설 현장의 공정 보고와 자재 발주를 자동화하는 가상의 팀이다.
Q. "이 기능엔 기술적 해자가 많이 안 남았어요. 곧 따라잡힐텐데요?"
A. "맞습니다. 모델로는 못 이기고, 이길 생각도 없어요. 다음 모델이 나오면 저희가 제일 먼저 씁니다. 저희가 가진건 현장 32곳에서 6개월간 쌓은 공정 사진과 발주 기록 4만건, 그리고 소장님들이 카톡으로 사진만 보내면 끝나게 세팅해주는 저희 팀입니다."
(자연스럽게 그냥 그래서 어떻게 부지런하게 많이 준비하고 있는지 어필하고 끝냄)
Q. "아무도 안 뺏고 경쟁자가 없는 데엔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어떻게 확장하실 거에요?"
A. "시장이 작아서가 아니라, 소장님들이 노트북을 안 열고 현장에 직접 가야 해서 비어 있는 시장입니다. 다음은 같은 소장님이 귀찮아하는 자재 발주, 그 다음은 쌓인 공정 데이터로 하는 공정 보증입니다."
Q. "큰 기업들은 어떻게 영업하실 수 있을까요?"
A. "원청 문을 먼저 두드리지 않습니다. 원청에 보고를 올리는 협력사 30곳이 이미 저희 양식으로 올리고 있고, 다음 분기엔 원청 한 곳과 이 양식을 표준으로 쓰는 PoC를 합니다."
Ulysses도 해초에서 시작해 국방으로 갔다. Anthropic을 어떻게 이기냐는 질문은,
사실 당신만 가진게 뭐냐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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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가 이 질문을 던지는 시점이, 현장 숫자가 없으면 비용이 가장 커지는 때다. Founder Sprint에선 4주 동안 고객을 직접 만나, 현장과 관계와 손을 덱에 들어갈 숫자로 다시 검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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