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가 없는 시장부터 들어가면, 매출 없는 6개월을 버텨야 한다.
· Fireside with Minsoo Seo from TaeWoong Medical USA.
10/29 저녁, US Healthcare Track 마지막 주에 태웅메디컬 서민수 대표님의 파이어사이드가 있었다. 무려 2시간을 넘도록 대표님의 인사이트에 흠뻑 취해 시간이 지나는줄 모르고 듣다보니, 두 편으로 나눠 적어야 하는 분량이 되었다.
의사 선생님과 식사를 하면 "무조건 코리안 바비큐"로 모신다는 얘기부터(나도 좋고, 선생님도 못 먹어본거니까), 신입 영업사원 채용 실험에 대한 얘기, 첫 시장을 어떻게 골랐냐는 질문들도 골고루 다뤄주셨다. 참고로 마지막 질문에 대해 대표님은 "좋은 질문인데, 지금 후회하는 것 중에 하나"라고 답하셨다.
한국 MedTech가 미국에서 첫 품목을 고를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까?
1편은 시장과 가격 얘기다.
1️⃣ 경쟁자가 없는 시장. 파이오니어의 비용.
한국 기준, 꽤 많은 MedTech 파운더가 "미국엔 아직 경쟁 제품이 없다"를 가장 큰 무기로 내세우는데, 대표님도 처음엔 비슷했다고 한다. 경쟁사도 없고 우리만 있는 품목이 멋있어 보였고, 그걸 먼저 들고 나갔다. 그런데 그 제품은 의사가 쓰겠다고 한 뒤 실제 클로징까지 걸리는 기간이, 줄이고 줄인 지금도 6개월이란다. 그 6개월 동안 매출은 없는데, 할 일은 계속 있다.
A. 의사 선생님을 다시 만나러 가고,
B. 병원이 요청하는 자료를 채우고,
C. 데모를 하고,
D. 어떤 환자에게 써야 하는지 같이 찾고,
E. 그 환자 건으로 돈을 어떻게 받는지까지 풀어야 한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애써 시장을 키워놓았으나, 더 큰 경쟁사들이 들어왔다.
반대로 다른 품목은, 들고 가면 "20년 동안 같은거 쓰는데 내가 왜 바꿔야 돼?"라는 말을 듣던 제품이었다. 지금 매출의 70%가 여기서 나온다고..! 이미 쓰던 제품이 있는 시장에선 한번 바꾸면, 시술마다 쓰는 만큼 바로 매출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 처음 Pioneer 제품의 시장을 연 건 실수였나?
대표님은 그렇게 보지 않았다. 그때 같이 했던 선생님들이 지금 그 분야에서 이름난 분들이 됐으니까. 고로, ROI로 보면 좋지 않았으나, 그 당시의 상징성 그리고, 사업의 초기엔 어떤 형태든 “서바이벌이 되게 중요하긴 하잖아요"라고 하셨다.
첫 시장은, 있는 시장에서 뺏자.
2️⃣ 제품이 쓰이는 흐름을 끝까지 그리자.
- 우리 제품이 처방되고 쓰이고 환자가 병원을 나갈 때까지를 한번 쫙 그려봐야함.
- 단계마다 누구를 만나서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가 거기서 나옴.
- 참고로, 이는 병원마다, 제품마다 다르다. 의사가 100% 정하고 끝나는 곳이 있고, 의사가 정해도 PA가 한마디 하는 곳이 있다.
- 따라서 꼭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할 것들은,
A. 병원은 이 시술로 얼마가 남는지,
B. 의사는 얼마를 받는지,
C. 우리 덕에 환자가 빨리 나가서 병원이 다음 환자를 받는지,
D. 환자가 다시 돌아와야 하는지, 안 와도 되는지.
3️⃣ 가격. 쫄아서 낮게 잡았다가, 매년 올렸다.
- 태웅메디컬의 품목은 크게 두 갈래임. 있는 시장에서 파이를 가져갈 품목과, 없는 시장을 만들어가는 독점 품목.
- 전자의 품목은 대표님 표현으로 처음엔 "쫄아서" 가격을 낮게 잡았다고함. 자신감이 붙으면서 매년 가격을 올렸고 밸류를 찾고 나니 지금은 경쟁 제품 가격과 비슷해졌음.
- 반대로 독점 품목은 처음부터 제일 비싸게 판다. 비싸게 받는 근거는 위 2️⃣에서 그린 흐름을 병원 입장의 돈 계산으로 바꿔 보여주는 데서 나온다고 함.
예를 들어,
지금 쓰는 보험 코드로 병원이 1건에 1,000만원을 번다고 할때,
우리 제품으로 시술 시간이 반으로 줄면, 같은 시간에 2건 = 2,000만원.
는 식의 로직으로, 대화의 주제를 제품 가격에서 병원의 하루 단위 매출로 바꿔내는데에 영업의 핵심이 담긴다.
보험 수가가 아예 없던 품목들의 가격을 끝까지 지켜낸 이유와 팁도 있었다. 보험사와 CMS가 수가를 정할때, 제품을 쓰는 의사 100명의 리스트를 달라고 했고, 실제로 전화를 돌려 얼마에 쓰는지 확인했다고 한다. 고로 빨리 들어가려고 가격을 내리면, 그 낮은 가격이 수가의 기준이 되고, 수가가 낮으면 의사가 쓸 이유가 없어진다. 그래서 진입이 늦더라도 내부를 설득해 가격을 지켜냈다.
보험수가가 없는 부분에 대해선, 실제로 병을 방치하게 되었을때 환자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산출하고, 보험수가가 적용되지 않은 우리 제품의 비용을 비교해, Break even이 언제 얼마나발생되는지를 환자 개개인들에게 보여주고, 환자로 하여금 병원을 설득하게 했다.
가격을 내리기 전에 병원의 계산서부터 다시 짜자.
첫 품목과 가격은, 매출 없는 6개월을 쓰기 전에 정해야 비용이 가장 작다.
Founder Sprint에선 이 시기에 첫 고객군과 가격을 4주 안에 다시 검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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