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마다 머리가 하얘져서, 호칭 계산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Connectree 개발기 ①)
안녕하세요, 호칭 계산기 Connectree를 만들고 있는 크로켓 입니다.
명절이나 가족 모임에서 "이 분을 뭐라고 불러야 하지?" 하고 머릿속이 하얘진 적, 한 번쯤 있으시죠? 저도 그랬습니다. 그 기억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었어요. 앞으로 몇 편에 나눠서, 만들면서 겪은 일들을 편하게 풀어 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시작은 기획서와 가계도 그림이었어요
작년 10월 말, 저장소를 만들고 서비스 기획서(PRD)와 디자인 스타일 가이드부터 써 두었습니다. 11월 초에는 기본 폴더 구조와 Netlify 배포 설정까지만 잡아 두고, 한동안 가계도 그림을 화면에 띄우는 프로토타입을 만지작거렸어요.
그러다 한동안 손을 놓았고, 일 년 가까이 지나 10월에 프로토타입을 다시 열어 봤습니다.
다시 열어 보니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이유를 따져 보니 꽤 명확했어요.
- 화면에는 가상의 가족 가계도만 있고, 정작 내 친척을 물어볼 방법이 없었습니다.
- 호칭도 틀린 게 꽤 있었습니다. 이모의 딸이 '외사촌'으로, 아빠의 형이 '삼촌'으로 나오고 있었어요. (각각 '이종사촌', '큰아버지'가 맞습니다.)
호칭을 알려 주는 서비스인데 호칭이 틀리면 곤란하죠. 그래서 "예쁘게 그리는 것"보다 "정확하게 답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질문하더라고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우리가 이 질문을 떠올리는 방식은 이런 문장이었습니다.
엄마의 언니의 남편
'의'로 이어지는 문장이에요. 그렇다면 화면에 가계도를 펼쳐 놓을 필요 없이, 계산기처럼 [엄마] → [언니] → [남편] 키를 이어 누르게 하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이름을 입력할 일도 없고요.
엔진을 처음부터 다시 짰습니다
기존 작업은 스냅샷으로 남겨 두고, 호칭 엔진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식 자료(국립국어원 「표준 언어 예절」, 민법)를 기준으로 삼았고, 그 기준에 맞는지 확인하는 테스트를 109개 만들었어요. 그동안 틀리던 이종사촌, 큰아버지, 동서, 사돈이 전부 맞게 나온 걸 보고 그제야 마음이 놓였습니다.
덤으로 이날 촌수를 계단 그림으로 보여주는 아이디어도 넣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몇 촌인데?"를 글자보다 그림으로 보면 훨씬 빨리 이해되더라고요.
오늘의 정리
- 처음엔 가계도를 '그리는' 도구를 만들려 했는데, 사람들의 질문은 '문장'이었다.
- 그래서 계산기처럼 관계를 이어 누르는 방식으로 바꿨다.
- 호칭이 틀리지 않도록 공식 자료를 기준으로 테스트부터 탄탄히 했다.
다음 편에서는 이 계산기를 어떻게 공유하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개인정보를 아예 받지 않는 서비스로 정리한 과정을 이야기해 볼게요.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가족 호칭 중에 "이건 뭐라고 불러요?" 싶은 게 있다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다음 글의 재료가 될 수 있어요 :)
명절·장례식·가계도 숙제까지, 헷갈리는 촌수와 호칭을 3초 만에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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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도 대신 [엄마] [언니] [남편] 이어 누르는 방식 진짜 깔끔하네요. 촌수를 계단 그림으로 보여주는 거 되게 좋네요. 매번 머릿속으로 세다 헷갈렸는데. 국립국어원 기준에 테스트 109개라니 디테일에 진심이 느껴집니다 ㅎㅎ
답마다 근거를 한 줄씩 붙여 보시면 어떨까요. 테스트 109개를 국립국어원 「표준 언어 예절」과 민법 기준으로 만드셨으니, 결과 아래에 "표준 언어 예절 기준"처럼 출처를 짧게 보여 주면 어른들 앞에서 그 호칭을 쓰는 사람이 훨씬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검색엔진이나 AI 답변이 "이모의 딸은 뭐라고 불러요?" 같은 질문에 인용할 때도 출처가 분명한 페이지를 먼저 고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표준과 실제 쓰임이 다를 때가 다음으로 부딪힐 곳 같습니다. 집안이나 지역마다 부르는 말이 다를 때 표준 호칭과 함께 "이렇게도 부릅니다"를 나란히 보여 주면, "틀렸다"는 반응이 질문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명절에 가장 막막한 사람은 해외에서 자란 교포 2세나 외국인 배우자일 수 있습니다. 큰아버지 옆에 "father's older brother" 같은 영어 풀이 한 줄만 있어도 쓸 사람이 한 무리 더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