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영
*주의! 이 회고는 개인적인 의견과 반성이 주로 쓰여있습니다.
나에게.. 기획이란?
내 나이 24세, 기획이라는 직무에 도달하기까지 나름대로 정말 많은 경험을 해보았다. 해봤자 얼마나 대단한 경험이야 싶겠지만, 대한민국 청년 중 킨텍스에서 과메기 팔아본 사람은 손에 꼽을 것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스터디 1회와 2권의 독서. 그리고 바로 YAPP에 뛰어들게 되었다. 이렇게 글로 적어보니 정말 대단한 패기가 아닐 수 없다.
내가 기획직무를 희망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아이디어’다. 여러가지 정보를 모으고 연결해 나만의 생각을 만드는 것이 퍽 적성에 맞았기 때문이다. 우리 팀에서 기획한 서비스는 편의점 음식을 리뷰하는 서비스이다. 수익성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다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다(물론 리뷰라는 고정된 틀이 있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창의적이거나 다채롭지는 않았다). 문제는, 내가 맡은 역할이 PM이라는 것이다.
PM의 역할 - 일정 관리
PM은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을 넘어 팀을 이끌어야 하고, 프로젝트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나의 MBTI? P가 80%를 넘는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래를 어떻게 계획할 수 있겠는가. 정말 감사하게도 매 회의나 스크럼을 맺을 때마다 ‘다음 회의까지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라고 팀원분께서 질문을 해주신다(내가 해야하는 역할이다). 처음에 아무 생각없이 ‘되는데까지 열심히요.’ 라고 대답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주 아찔하다.
그래도 한 달이 지난 지금, 1주일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였다. 우리팀의 정기 회의는 매주 토요일, 스크럼은 수요일이어서 일~화, 목~금 사이의 계획을 세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능하게 된 것 같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앞으로 남은 YAPP활동은 약 2개월. 그러니 나는 총 3주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PM의 역할 - 우선순위 결정
YAPP 활동의 목표는 **‘MVP 형태의 서비스 출시’**이다. 봇다리짐만 메고 뛰어든 나는 MVP라는 말도 YAPP에서 처음 들어보았다(자랑이다). 그래서 자꾸만 ‘이 기능을 넣고 싶어요!’라고 했고, 팀원분께서 ‘MVP에 맞지 않아요!’라고 하셨다. 넣지 않는다는 말에 꽂혀버린 나는 자꾸만 기능을 넣자고 말하고, 이는 기획단계가 늘어지는 원인이 되었다. 반성한다. 내가 자꾸만 주장하는 기능이 ‘최소의 기능인가?’를 생각한다면 답은 NO다. 최소의 기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필요한 기능이다.
그래도 저는 기능을 넣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나는, 저 그림의 두 갈매기가 합쳐진 끔찍한 발언을 계속해서 했던 것이다. 다시 한 번 반성한다.
나의 방에는 잡동사니가 많다. 그 말은 즉 사용하지 않음에도 버리지 않는 물건이 많다는 말이다. ‘이 물건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가? 나는 이게 없으면 삶의 질이 떨어지는가?’에 대한 판단이 잘 안되는 것이다. 이는 PM으로서 명백히 개선해야할 점이다. 명심하자.
너희들 같은 굳은 농구 상식은 나한테 통하지 않는다고! 나는 완전 초짜거든!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강백호의 대사
사실 서비스의 기능을 기획하고, 와이어프레임을 작성하는 등 정말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것 투성이’었다. 노션 한 줄을 쓰면서도 ‘이게 맞나?’라는 생각을 하며 10번 넘게 글을 썼다 지웠고 와이어프레임을 보낸 밤에는 파일 전체에 빨간 줄이 그여 모든 부분을 수정하는 꿈도 꾸었다. 가끔은 팀에 내가 필요한 존재인가하는 생각까지 들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회의에서 아주 뻔뻔하게 위의 끔찍한 갈매기같은 말을 한다. 내가 뻔뻔해질 수 있는 이유, 나는 초짜기 때문이다. 바로 윗 문단과 같은 고민을 하다 내린 결론은, 만약 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사실이 맞다) 내가 PM이랍시고 팀을 지휘했다가는 큰일이 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뻔뻔한 마음가짐을 가지기로 했다. 최대한 많은 도움을 받고 최대한 많은 피드백을 받자.
물론, 치기어린 마음에 또 이상한 갈매기처럼 주장을 굽히지 않고 나 하고픈말만 할지도 모른다. 만약 팀원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다음에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나영님 지금 좀 갈매기같으세요.’라고 말해주기를 희망한다.
나는 우리 팀원들과 다른 PM분들을 보며 기획자로서, PM으로서 성장한 내 모습을 그리곤 한다. 그렇기에 이 글을 읽고 본인의 초짜시절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여러분의 초짜시절은 어땠는지 댓글로 남겨주길 바란다. 그것을 보고 위안을 얻을 수 있도록..
+ 글이 너무 길어져 적지 못한 KPT
Keep
-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 것과 그러한 분위기
- 기획을 생활의 1순위에 둔 점
- 여러가지 처음을 시도한 점
Problem
- 타 직군 이해도 부족으로 인해 회의 진행이 미숙했던 점
- 계획을 잘 세우지 못한 점
-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지 못한 점
Try
- 아이디어 구상 시 우선순위 생각하기
- 완성 전 미리 피드백 받기
- 이제는 성장한 PM 마음가짐 가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