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휘
게임 개발사가 치열하게 게임 외주로 돈 벌어서 매 달 수백 만원 짜리 행사를 개최하는 이유
모두 안녕하세요.
B2B를 위한 맞춤형 게임 제작 사업 및 인디게임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 ‘Zempie(젬파이)'를 만들고 있는 프롬더레드의 사업총괄 이진휘입니다.
지난 4월 까지는 다른 회사에 소속으로 디스콰이엇에 들어오다가 이번에 첫 메이커로그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퇴사 과정이 나름대로 요란(?) 했던지라, 스타트업 신에서 제 이름을 알고 계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 지난 4월 링크드인에서 나름(?) 화제가 되었던 ‘퇴사의 변’
6월에 합류하면서 기존사업의 낮은 수익성과 확장, 그리고 신규 사업의 방향성 수립이라는 미션을 스스로에게 부여했는데, 그것을 한 단어로 압축하면, ‘턴어라운드’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턴어라운드는 1) 기존의 침체 및 하락세의 전환, 그리고 2) 성장 모멘텀의 시작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입사와 동시에 프롬더레드가 창립부터 현재까지 진행했던 모든 사업을 A-Z까지 열심히 들여다보았고, 거기서 생긴 가장 큰 의문은 이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매 달 적자를 보면서 이런 행사를 여는 거지?”
프롬더레드에서는 젬파이 브랜드로 2023년 올 해부터 Zempie 브랜드를 활용하여 ‘인디게임 메이커 및 그들과 관련된 생태계 조성’을 목적으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사는 인건비를 제외하고도 매 번 수백만원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Zempie 브랜드로 현재 진행되는 행사는 다음의 두 가지입니다.
젬파이 게임잼(ZemJam) : 올 해 2월을 시작으로 6월에는 UAE 두바이에서 게임잼을 진행했고, 4회차가 되는 이번 게임잼은 8월 4일~6일은 부산에서 진행합니다. 50명의 (예비)게임 크리에이터들이 현장에서 팀을 이루고 36시간동안 치열하게 개발하여 현장에서 결과를 발표하고, 젬파이에 배포합니다.
젬파이 밋업(Zemup) : 이제 6회차 진행하는 밋업행사는 작년 프롬더레드의 CEO가 핀란드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올 해 2월 처음 국내에 런칭하였습니다. 6월은 ‘스토리 게임’ 테마로 진행했고, 약 130명 정도가 현장에 참여했으며, 7월 24일(화)에 진행될 이번 밋업은 공포를 테마로 진행됩니다. 연말에는 핀란드에서 개최되는 Slush의 사이드 이벤트로 글로벌 밋업 행사 개최를 목표로 진행 중입니다.
우리는 늘 고객의 획득 비용(CAC)을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마케팅에서는 높은 LTV(생애가치)를 가진 고객을 최대한 낮은 CAC로 획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밋업 행사의 경우 100명이 모인다면, F&B, 인건비를 포함한 행사 진행비용은 약 500만원에 달합니다.
공식에 의하면 현장의 100명이 모두 Zempie 의 고객이 되어도 CAC는 5만원입니다. 1명당 5만원 이상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그런 그림이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그러한 비용은 프롬더레드가 7년 간 해 온 게임 제작 사업에서 충당되고 있습니다.
열심히 벌어서 줄줄 새는 구멍을 메우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런데 불과 지난 달 까지만 해도 Zempie 가입을 강제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사업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 사업은 접는 걸 검토해야 하는 사업입니다. 제가 합류하고 사업 및 조직에서의 의사결정에서 우리의 CEO는 대부분 제 손을 들어줬지만, 이 사업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어떠한 분야의 ‘생태계’라는 것은 굉장히 추상적인 형태이지만, 산업 자체가 성장하는데 엄청나게 중요한 요소입니다. 실리콘 밸리의 성장은 단순히 미국이 돈이 많아서, 혹은 미국인이 도전 정신이 있어서가 아닌 산학연, 그리고 금융이 한 곳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생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는 인디게임 개발을 위한 제대로 된 생태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의 인디게임 개발자는 약 1,500명('19년, 인디게임협회)으로 추정되며, 전 세계 중 2.6%에 불과('17년, 스팀)합니다. 국내 게임 업계는 대부분 우리가 이름을 들어본 대기업 혹은 이미 성장한 스타트업들을 위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게임사들은 인디게임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전문 플랫폼을 만들고 시장과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 저변에서 크리에이터들 간의 교류 및 협업은 자주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Zempie’는 스팀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에 게임을 출시해서 사업화 하기 이전의 개발자들의 보릿고개 혹은 데스밸리를 지원하기 위한 플랫폼입니다. 때문에 한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중동 등 인디게임 생태계가 활성화되지 않은 곳의 크리에이터들을 지속적으로 유입시키고 소외되었던 국가들의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을 하나의 미션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밋업 행사는 여러므로 뜻깊은 행사였습니다. 스토리게임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를 우선 모집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성우, 시나리오 기획자, 아트 디렉터 등을 적극적으로 초빙했고, 현장에서 혹은 이후에 다양한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 했습니다.
저는 이 사업을 접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대신 1. 오프라인 사업의 지속가능한 사업구조를 정립하고, 2) Zempie와의 연계성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매 번 다른 가설을 검증하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자리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이 Zempie가 지향하는 가치를 현장에서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방법이 있습니다.
7월 공포 테마 밋업 행사
7월 25일(화), 홍대 샤크펍(마포구 서교동 362-16)에서 저녁 7시에 개최될 이번 밋업은 우리 팀원들의 제안으로 여름에 맞는 공포 테마로 설정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내 인디게임 씬에 공포 게임이 별로 없더군요. 그래서 현재까지도 열심히 섭외 중에 있고, 그 외 공포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글로벌 공포 일러스트레이터와의 협업 전시, 소품 등 다양한 방법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참가비가 들지 않으니, 가볍게 오셔서 저희의 밋업행사를 즐겨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7월 밋업행사는 아래의 링크로 신청해주시면 됩니다.
혹시 국내에서 아직 런칭되지 않은 공포게임을 개발해서 보유하고 계시다면, 저에게 연락 부탁드립니다.
https://forms.gle/Y4aa5FQRcs1DHKyPA
8월 부산 게임잼
국내 제 2의 도시 부산은 인디게임의 제2의 거점이기도 합니다.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서울에서 활동하고 계시지만, 부산, 그리고 경남권에 계신 분들도 특유의 문화를 바탕으로 인디게임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Zempie는 그래서 부산에서도 게임잼을 한 번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8월 4일(금)~6일(일) 부산 안녕커피sea 카페(해운대구 구남로 29번길 35 3층)에서 열립니다.
부산게임잼은 아래의 링크로 신청해주시면 됩니다.
https://forms.gle/8UNhGX17anRhm6Br7
Zempie는 앞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방향성을 잡아갈 것이고, 스핀오프로 진행되는 2D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인 ‘Zemtown’도 개발 중이니 앞으로는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6월 합류한 이후, 프롬더레드의 문제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았고, 어떻게 구성원들과 풀어나가는지 그 과정과 경험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감사드리며,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Zempie
인디게임 제작자를 위한 맞춤형 개발 솔루션과 개발자와 플레이어의 커뮤니티가 결합된 플랫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