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bear Pivot Story / Building in Public
런베어 팀이 지향하는 방식 중 하나는 Building in public 방식이다. 우리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공개적으로 공유함으로써 사람들과 함께 제품을 정의하고 개선하나가는 방식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방식들은 하나같이 말은 쉽고 행동이 어려운데, Building in public 또한 그렇다. 그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은 우리가 겪은 실수와 실패담을 공개하는 일이다. 실수와 실패로부터 배움으로써 성장 엔진을 구축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공유하는 것은 다른 얘기다.

(Fixing a flying plane)
어렵지만 런베어 팀의 삽질 내용을 공유해본다.
Value Prop Pivot
런베어 첫 출시 당시 정의한 이상적인 고객 프로필(ICP)는 데브옵스 엔지니어다. 이들은 각 제품팀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부터 들어오는 수많은 지원 요청을 받는다. 그들의 재능과 역량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toil 때문에 더 중요한 업무에 집중하지 못한다.
우리의 솔루션은 그들이 지식 기반을 쉽게 구축하고 그 지식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돕는 것이었다. 잘 안착하면 데브옵스 엔지니어는 플랫폼 구축 등 더 중요한 일에 시간을 쓸 수 있고, 각 제품팀은 스스로 급한 일을 해결할 수 있다.
이상은 높고 아이디어는 쉽고 실행이 전부인데, 그 실행이 가장 어렵다.
발견한 문제
미래에 주어지는 가치를 위해 미리 준비를 하는 행위는 생각보다 훨씬 비싸다. 향후에 발생하는 장애 혹은 문제 해결을 위해 미리 Runbook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조직 문화와 업무 프로세스 변경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한 Time-to-value가 상당히 길다.
제품팀 개발자가 30명 이하인 조직은 이 문제가 그리 크지 않고, 그보다 큰 조직은 내부 운영 인프라에 접근하기 위해 필요한 보안과 의사 결정 프로세스가 빡세다.
데브옵스 엔지니어의 주요 업무는 기술 지원이 아니라 개발 및 운영 환경 구축이다. 주요 업무를 도와주는 것과 부수적인 업무 공수를 줄여주는 것 중에서 전자가 더 hair-on-fire 문제로 인식된다.
발견한 기회
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기 고객과 후보 고객을 만나고 이야기 나누면서 시장과 문제에 관해 더 학습할 수 있었다.
기술 지원(Technical Support)은 외부 고객 요청이 내부 고객 요청보다 급하고 비싸다. Support engineer를 포함한 고객 지원 관련 팀원은 이 업무가 주요 업무이고, 이는 고객 만족도와 직결되는 만큼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외부 고객을 지원하는 일은 ‘비용’보다 ‘성장’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현재 시장 상황상 비용 절감의 중요도가 높기는 하지만, 여전히 돈은 ‘성장’ 분야에서 더 많이 쓰인다.
기술 제품은 공개되어 있는 기술 문서가 많다. 즉, 고객이 Runbook을 미리 작성하지 않더라도 공개된 문서를 먼저 학습시킴으로써 Time-to-value를 앞당길 수 있다.
위와 같은 발견을 바탕으로 주요 용례를 내부 인프라 자동화 도구에서 고객 기술 지원 도구로 피봇하기로 결정했다.
Pivot은 ‘축을 중심으로 도는 행위’다. 갑자기 완전히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중심축을 바탕으로 더 좋은 방향을 향해 움직여 보는 일이다. 이번 피봇의 중심축은 ‘핵심 문제(기술 지원)과 해결책’이고, 변경점은 ‘주요 고객과 용례’다. 추후 내부 고객 기술 지원 또한 우리가 해결할 문제지만, 스타트업으로서 고객에게 가장 중요하고 급한 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Business Trip
런베어는 처음부터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설립되었다. 고객과 문제를 이해하려면 시장이 존재하는 곳에 있어야 한다. 런베어 팀은 실제로 미국에 해당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6주간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학습한 내용이 정말 많지만, 간략하게 몇 가지만 추려보자면:
짧은 기간 동안 CX Summit이 다수 열렸을 정도로 Customer experience 분야 종사자와 전문가들이 정말 많다.
Zendesk, ServiceNow, Intercom 등은 한국에서 일반적이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너무 당연한 고객 지원 채널이다.
고객 지원 분야의 AI 영역은 경쟁이 엄청(x10)나게 심하다. Zendesk 같은 플랫폼이 직접 AI를 만들고 있는 것은 너무 당연한 얘기고, 심지어 WeWork 라운지에서 일하고 있는 옆 사람에게 뭐 만드냐고 물어보면 CX AI 만들고 있다고 답할 정도다.
알고 있었음에도 새삼 느꼈지만 미국은 특정 작은 분야에만 집중해도 충분히 고객이 많을 정도로 크다. 동일 분야에 대해 미국 시장과 한국 시장을 비교하면 신기하게도 40배 정도의 차이가 난다고 한다. 동시에 어떤 작은 분야라도 시선을 조금 돌리면 경쟁자가 있을 정도로 경쟁이 심하다.

(Meeting with Amit, the president of Datadog)
정말 감사하게도 지인의 소개로 데이터독 프레지던트 Amit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Q Lee, thank you!). Amit은 매우 친절하게 우리에게 도움되는 조언을 많이 해주었다. 그는 “적어도 Software 분야에서 정말 큰 기업을 만들고 싶다면 현재로서 미국이 유일한 답”이라고 말했다.
Future Plan
CX 분야의 자동화 AI는 현재 단순 작업 자동화에 집중되어 있다. 어딘가에 적혀있는 사용 방법을 물어본다거나, 환불 방법을 알려주는 등 확실히 빈도가 높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low hanging fruit 문제다. 아주 매력적인 문제인 만큼 경쟁도 많을 뿐더러, 스타트업이 플랫폼과 직접 경쟁하기에 경쟁력이 약하다.
런베어는 기술 제품에 집중해서 문제 해결(Troubleshooting)에 집중할 예정이다. 기술 제품의 고객 지원 요청은 커머스와 같은 분야의 고객 지원보다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 기술 문제 해결 요청이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이런 문제 해결 요청은 단순히 문서에서 관련 내용을 찾아준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질문자 혹은 전문가에게 관련 맥락을 더 물어봐야 하기도 하고, 시스템 상태 정보를 확보해야 하며, 최종적으로 해결을 위한 실행이 수반되어야 최종 해결까지 이끌 수 있다.
런베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 해결 계획 수립 → 정보 수집 → 정보 기반 다음 단계 계획 수립 → 반복 → 실행 → 문제 해결”의 방식으로 기술 제품의 기술 지원을 자동화 할 예정이다.

스타트업은 움직이는 과녁을 영점 조절이 되지 않은 총으로 맞추는 것과 같다. 빠르게 몇 발 쏘면서 영점을 맞추면서 동시에 과녁이 움직이는 쪽으로 계속 다시 조준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그냥 아주 엄청 어렵다. 어려운 일이고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그 결과는 값질 것이다.
달려보자 Runb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