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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울

김한울

Genius Sheets가 진짜 Genius 인지 알아보기

이제 데이터 분석에도 AI관련 생산성 앱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전 회사에서 사용하던 PA (Product Analytics) 툴 Mixpanel에는 이미 작년 7월부터 Spark AI라고 하는 인공지능 기반 기능이 추가되었었고, 이를 통해 대시보드 구성 및 시각화를 인간의 언어로 할 수 있었다.

이번에 AI 스타트업들을 훑어보다가, 편하게 엑셀 add-on 형식으로 쓸 수 있는 AI 데이터 분석 도구 'Genius Sheets'가 있어서 한번 알아보았다.


Your Personal AI Data Assistant (geniussheets.us)

Overview

Genius Sheets는 Google Sheets / MS Excel의 add-on으로써, natural language 만으로 주어진 데이터를 쿼리, 시각화, 정리할 수 있는 AI 툴이다. SQL이나 데이터 구조에 대한 이해 없이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데이터 분석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기존 PA툴들과 유사한 데이터 시각화나 실시간 업데이트 등을 지원한다.

Pricing

Starter, Business, Enterprise 세 단계의 플랜으로 나누어져 있다. 세 플랜 사이의 기능상 차이는 없다.
Starter - 개인 사용자 한정 무료

Business - 기업용 라이센스

Enterprise - 기업용 라이센스 묶음 구매. 주로 큰 비즈니스에서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때 사용하는 플랜.

무료/유료 모델간 고급 디버깅 기능이나 리팩토링 기능 정도는 차등을 두었어도 되지 않을까 싶지만, 꽤나 관대하게 개인 사용자용 라이센스를 풀어주는 모양이다.

How it Works?

MS Excel 환경 기준으로, 직접 샘플 DB를 사용해서 Genius Sheets를 사용해 보았다.
샘플 DB는 Kaggle의 MLB 데이터베이스 (Baseball Databank (kaggle.com)) 를 사용했다.

  1. 회원가입 후, MS Excel용 add-on을 설치한다.

  2. 1에서 막혔다.

WTF???

회원가입까지는 잘 진행되었지만, 실제로 Genius Sheets를 사용하려면 기업용 계정 관리 플랫폼인 QuickBooks(유료) 와 연동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럴거면 Pricing의 개인용 무료 라이센스는 왜 만들었나 싶다. 회사 이메일과 연동은 하되 개인적인 non-profit 목적으로만 사용하라는 모순이 발생한다. 일반적인 개인 사용자라면 이 단계에서 모두 churn 되는게 정상이다.

Back to How it Works...

아무튼 QuickBooks 유료 계정이 없으면 Genius Sheets의 '무료' 버전을 사용할 방법이 없으니, 홈페이지 Onboarding 란을 참고해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았다.
3. Genius Sheets add-on을 설치했다면, Excel의 우측에 Genius Sheets 사이드바가 등장한다.
4. 사이드바의 텍스트 입력란에 프롬프트를 입력 (ex. Yearly balance sheet of FY 2023) 하면, 해당 정보를 요약해서 새로운 엑셀 시트로 만들어 준다.

5. 기타 수식 및 필터는 엑셀 함수 형태로 구현되어 있다.

Genius Sheets의 가치

  1. 문서 형태로 저장된 데이터를 보기 쉽게 요약 및 연산해준다.

  2. 이 과정에서 SQL이나 기타 지식 없이 인간의 언어만으로 자동화된 작업을 진행해준다.

  3. 구체적인 기술 내용이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높은 확률로 OpenAI 기반 자연어처리를 진행하고, 연산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4. 끝.

이걸 대체 왜, 어디다 씀...?

Data Analytics 툴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데이터분석 업무에서 Genius Sheets를 쓸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대부분의 '정상적인' 데이터분석 환경이라면 간단한 분석은 PA툴에 맡기고, 정밀한 분석은 Raw DB 혹은 Data Warehouse에 쿼리를 날려서 가져오거나 고도화된 기법을 사용할텐데, 이걸 엑셀에서 진행할 것 같지는 않다. 간단한 모델 생성이나 시각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Genius Sheets를 사용할 바에 기존 PA툴을 쓰는게 낫다는 생각이다.
유일한 강점인 자연어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 또한, Kater | The AI Data Analyst 가 보여주는 자연어 입력 -> SQL 쿼리문 생성 후 적용의 단계가 추후 수정이나 고도화된 분석에 도움이 되면 되었지, 단순히 결과만을 보여주는 Genius Sheets의 방법이 효율적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결정적으로, 비싸다.
시각화 및 데이터 관리, 데이터 연동, 심지어 AI를 활용한 대시보드 제작까지 지원하는 Mixpanel이 회사 전체에서 사용한다고 해도 월 $120 정도인데 (월간 100만개 이벤트 기준), Genius Sheets는 유저 한명당 월 $63 이다. 회사에서 단 두 명만 사용해도 종합 PA툴인 Mixpanel 보다 비싸지는데, 단순히 엑셀 데이터를 읽고 요약해주는 Genius Sheets를 이 돈 주고 쓸 이유가 없다.

개선 방안

  1. 타겟 유저층이 SQL이나 데이터 지식이 없는 비즈니스인이라면, 해당 회사에는 데이터 분석가가 없다고 가정해야 한다. 데이터 분석가가 없는 환경의 회사에서 기초 수준의 툴에 월 $63 x (회사 직원 수) 만큼의 금액을 지불할 의사는 없을 것이다. Pricing에 전반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2. 기업용 유료 솔루션인 QuickBooks와의 연동을 optional로 바꿔야 한다. 물론 QuickBooks의 문서 자동 최신화 기능을 쓰겠다는 의도는 알겠으나, 이걸 안 쓰는 회사나 애초에 DB를 다른 방법으로 관리하는 회사라면 도입 자체에 걸림돌이 된다.

  3. 1과 2에서 이어지는 내용. 차라리 데이터 환경이 잘 갖춰진 비즈니스를 위한 AWS, BigQuery 등과의 integration을 넣는게 나아 보인다. 이 서비스들과 연동한다면 애초에 Live Update가 지원되고, 데이터 분석 단계에서 간단한 작업들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4. Raw Query를 보여줘야 한다. 지금의 input -> output 으로 바로 연결되는 과정만으로는 추후 재활용이나 예외 처리가 매우 불편하다. 모든 DB가 그렇듯 완벽히 정제된 데이터만이 들어온다는 보장이 없는데, 예외 처리를 자연어로 적다보면 오히려 그냥 SQL쿼리를 짜는게 더 나은 지경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요약해서 생성한 쿼리문을 유저가 활용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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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울

김한울

뭉게기의 미학 - 완벽한 계획은 존재하지 않는다

뭉게기?

완벽주의자 성향이 강한 극 J인 내가 처음 기획을 할 때 가장 혼란스러웠던 부분이었다.
어떤 아이템을 만들 때 1부터 100까지, 모든 변인들을 고려해서 완벽한 기획을 제안할 수 있다면 과연 그 프로젝트는 무조건 성공할까? 아니라면, 프로젝트의 빠른 진행을 위해 어디까지는 '뭉게'야 하는데, 과연 그 지점이 어디인가?
이러한 고민들이 항상 있었는데, 모든 스타트업 빌더들이 하지 말라는 짓을 알고도 하게 되는 시점이 있었다.

완벽한 계획은 사실 완벽하지 않다.

물리 공부를 할 때 얕게나마 주워들었던 원리 중 '불확정성의 원리' 라는 것이 있다. 어떤 입자에 대해 그 입자의 운동량과 위치 두 가지를 일정 정확도 이상으로 동시에 측정할 수 없다는 원리인데, 기획 또한 이 원리를 비슷하게 따른다고 느꼈다. 운동량을 기획의 속도 (얼마나 빨리 아이템을 던지는가?), 위치를 기획의 완성도 (얼마나 성숙한, 잘 만들어진 아이템인가?) 라고 보았을 때, 양쪽을 동시에 챙기기는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완벽한 기획을 위해 시간을 더더더 할애할수록, 시장은 변화하고, 경쟁자는 늘어나며, 아이템의 신선도는 떨어진다.

그러면 어디까지 계획하고 팀에게 던져야 하는데?

모르겠다. 정말로.

어떤 기획들은 정말 짧게 고민하고 아무런 디테일 없이 던져도 되는 반면, 어떠한 기획들은 개발 이전에 법률 검토, 재정 검토 등까지 필요한, 프로덕트 내부에서 해결되지 않는 영역까지 검토해야 되는 경우도 있었다.

오히려 이 두 케이스면 고민이 덜한데, 공수는 크지 않은 반면 중요한 수익 구조 혹은 제품의 핵심 가치와 엮여 있는 경우 검토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선긋기 - 최소치, baseline이 어디인가?

그렇다고 에라 모르겠다 식으로 감에만 의존할 것인가? 물론 감정이나 직감에 호소하는것도 때로는 기획자로서 괜찮은 방법이지만, 이게 먹히려면 기존에 쌓아둔 신뢰도가 충분해야 한다. 새로운 환경에서 일하는 상황에서는 팀원들을 설득할 최소한의 논리 구조가 필요하다.

해당 영상의 핵심 키워드를 나만의 단어로 정리해 보았다. 영상의 주제는 어떻게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가져올 것인지였지만, 내가 못했던 것들을 쏙쏙 집어서 찌르는 느낌이라 보면서 마음 한 구석이 매우 아팠다.

  1. 넌 전혀 똑똑하지 않아

    인간은 상상의 동물이다. MBTI가 S이건 N이건 새로운 것을 상상하고, 어딘가에 불편함과 욕구를 느끼면 이에 대한 해결책을 떠올려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기획자' 라는 포지션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도, 이는 이미 나온적 있는 (tarpit) 아이디어이거나, 그냥 남들도 다 생각해볼만한 그저 그런 아이템일 확률이 높다.

  2. 그래서 남들은 뭐하는데? 사람들은 뭐래?

    그럼 나는 똑똑하지도, 창의적이지도 않은데 어떡하지? 대체 뭘로 팀을 설득하고, 내 아이템이 돋보이게 만들 수 있을까? 아이템이 외부에 공개되기 전과 후로 나누어서 생각해보면, 방법은 다르더라고 결국 '다수의 공감' 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빌딩 단계에서는 철저한 시장 / 유저풀 / 기존 유사 산업 조사, 그리고 우리 팀에 대한 상태 파악.
    출시 이후에는 유저 데이터 분석이나 실제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FGI등을 통해 결국 내가 아닌 많은 수의 유저들, 혹은 많은 수의 매출이 대신 말해주어야 팀을 설득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가로 커리어를 시작해서인지 모르겠지만, 결국 개개인의 경험, 감정, 취향이 아닌 다수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숫자' 라고 생각한다. 이 숫자와 데이터를 baseline으로 논리 구조를 만들고 의사소통을 했을 때, 가장 적은 노력 (및 감정소모...) 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opinion

SISP - Solution In Search of a Problem

가장 좋아하는 말이고, 이전에 팀원들과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자주 의견충돌이 있었던 부분이다.
대부분의 공모전들이 'AI 기술을 활용한' or 'AWS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이러한 특정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를 요구하는데, 그러다 보니 일단 문제에 대한 시각이 좁아진 상태로 프로젝트가 시작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실생활에서 겪었던 문제는 이렇고, 지금 현재 시장은 이러한 변화를 겪고 있는데, 공모전이 요구하는 기술 스택이 정해져 있으니 문제 -> 기술 검토 가 아닌 기술 검토 -> 그 기술로 뭐하지? 라는 대참사가 자주 일어났었다. '어떠한 기술로 구현할지보다, 어떤 아이템과 가치를 전달할지가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 라는 명제는 앞으로도 굽힐 일이 없을 것 같다. (다만 이는 현재 우리 팀의 기술수준을 무시하자는 이야기는 또 아니다.)

counteropinion

현재 팀에 맞는 의견을 내라 / 우리 팀이 잘하는 걸 해라

순서 및 환경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최적해는 당연히 아이디어에 공감하고, 이를 만들어갈 능력도 되는 팀원을 구하는 것이겠지만, 대부분 환경이 이미 있는 구성원들로 뭔가를 만들어내야 하니... 이러한 이상적인 팀 빌딩 과정은 논외로 치고도 위 영상에서의 해당 내용을 counteropinion에 적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팀 구성원들의 기술 수준을 파악하고, 의견을 듣고, 자주 대화하는 것이 동기부여 측면이나 길게 봤을 때 '평화롭게' 일이 진행되는데에는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결국 그 방향이 맞는지랑은 별개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는 아이디어를 내고, 이에 대한 플래닝을 수행해야 할 기획자가 존재하는 이유와도 엮여 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바쁘다. 무한한 수와 능력을 가진 개발자 풀이 있다면야 지구도 정복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한정된 리소스로 최소한 그에 준하는, 혹은 크런치를 해서라도 그 이상의 프로덕트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혹시 이 디테일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런 아이템은 어떨까요?' 와 같은 질문을 쏟아내는 것은 일이 진행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적당한 방향성은 팀과 조율하더라도, 팀이 원하는, 혹은 팀이 이미 잘해왔던 convention에 맞추기 위해 기획을 맞추는 것은 좋은 기획에서 멀어지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기술 수준에 부적합하거나 팀원들의 큰 반대가 있다면 차라리 기획을 폐기하지, 이도저도 아닌 중립을 찾는 것은 모두의 시간을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시 말하자면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바쁘고, 이들과 공유할 기획안을 '최소 수준까지' '뭉게서' 가져오는 것이 기획자의 최소한의 존재 의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뭉게기' 가 뭔데?

이거 하나 말하고 싶어서 멀리 멀리 돌아왔는데,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최소한의 최대치' 라고 생각한다.

팀을 설득할 수 있을 수준의, 진부하지 않고 현재 시장의 트렌드에 맞는, 충분한 수준의 리서치와 검토를 거친, 남들보다 빠르게 제시할 수 있는. 각각의 영역의 최소치를 잘 설정하고, 이 최소치와 관련 없는 사항들을 과감히 '뭉게서' 없애버리고, 계획의 디테일에 대한 수정가능성은 열어둔 채 최대한의 고민을 통해 제시해야 하는게 스타트업에서의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아이디어를 한없이 여는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핵심 가치가 아닌 부분들을 뭉게서 속도를 올리고, 피로도를 낮추는 (혹은 실제로 낮아지지 않더라도 할 일들이 가볍게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계획에 있어서의 묘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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