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보다가 영감받은 3가지 띵장면
안녕하세요, 디스콰이엇 메이커분들!
혹시 야구 좋아하시나요? 저는 어릴때부터 부산에서 태어나서 자연스레 롯데 자이언츠 골수팬이 되었는데요. 애석하지만 그덕에 한번도 우승을 경험해보지는 못했습니다. 😂(혹시 우승팀의 팬이란 어떤 느낌인가요?)
야구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드라마 ‘스토브리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서에요. 드라마를 보며 인상깊었던 몇가지 장면을 공유드리려고 합니다. 아마 야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높은 확률도 봤을 법한 드라마이죠. 야구를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즐기며 볼 수 있는 띵작이기도 합니다. 야구 드라마이지만, 사실상 오피스 드라마이거든요. 전체 스토리 줄기는 간단합니다. 만년 꼴지만 하는 ‘드림즈'라는 야구팀에 ‘백승수'라는 단장이 새롭게 부임합니다. 이 백승수 단장은 드림즈라는 팀을 뼈속부터 하나하나 뜯어 고치기 시작합니다.
사실 드림즈는 만년 꼴찌를 거듭하며, 팬들의 눈물마저 말라버린 팀인데요. 드라마는 드림즈가 강팀으로 변화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축은 백승수 단장과 프런트 운영 직원들이구요. 이 과정에서 백승수 단장은 선수, 스태프와 불화를 겪기도 하구요. 팀의 프랜차이즈 선수이자, 에이스를 다른팀으로 내보내며 온갖 욕을 먹기도 합니다. 구단주와도 계속 트러블이 생기구요. 그럼에도 어떻게든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나가며 드림즈는 조금씩 성장합니다.
드라마를 보고나면, 스타트업과 정말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스타트업도 어떻게 보면 꼴지로 시작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경험해보지 못한 다양한 문제들이 쌓여있고, 이것들을 혼자가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힘을 맞춰 해결해나가며 1등을 향해 달려가는 곳이니까요. 어떻게 보면 스포츠팀과 매우 닮았네요. 그래서 그런지 드라마를 보는 내내 영감을 주는 장면을 계속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중 나누고 싶은 몇가지만 뽑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
1. 잘 안되는 팀의 필수조건이란!

먼저 소개드리고 싶은 장면은 1회차 초반 부분입니다. 백승수 단장이 부임하기 전, 드림즈 야구팀의 시즌 마지막 경기 장면을 보여주는데요. 경기 내용은 정말 처참할 정도로 완패입니다. 열심히 하고 지면 모르겠는데, 어느 누구도 열심히 하지 않고, 실수가 열달아 발생하고, 그 누구하나 사기를 높여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역량 부족이구요. 기본기조차도 숙지가 되어있지 않는 모습에 실책을 연발합니다. 이 상황속에서 감독과 코치라는 사람들은 거의 무대응입니다. 방관하는 모습이랄까요. 설상가상, 내분도 일어납니다. 코치진들은 이미 패가 갈려있구요. 상대방 탓을 하다가 서로 싸웁니다.

안되는 팀의 필수조건이라고 할까요. 드림즈를 보며 3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 핵심 선수들의 역량이 떨어집니다. 기본적인 송구, 캐치 능력조차 되지 않습니다. 능력도 열정도 미달입니다.
- 위기 상황에서 리더십과 팔로우십이 보이지 않습니다. 감독은 어떠한 지시도 하지 않고 방관하구요. 그 누구하나 올바른, 현명한 조언을 해주지 않습니다.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 남 탓을 쉽게 합니다. 실패의 원인을 나부터, 혹은 시스템에서 찾지 않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손가락을 돌립니다. 너가 이렇게 해서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말이죠. 한 스타트업 대표님의 띵언이 떠올랐습니다. ‘스타트업이 사업이 잘 될 때는, 내부 문제가 생기더라도 성장이라는 한줄기 빛이 문제를 덮어준다. 하지만 사업이 잘 되지 않을때는, 아주 쉽게 내부에 원인을 돌리게 된다. 그래서 성장이 중요하고, 조직문화도 항상 관리해야 한다.'
드라마에서는 이렇게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이지만, 한줄기 구원자가 나타납니다. 이세영 운영 팀장(박은빈)이 등장하여 유일하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모두가 싸우고 있는 중간에, 버럭 소리를 치며 진정성 있게 모두에게 소리를 외칩니다. ‘애들도 봅니다. 우리 진짜 이거밖에 안되요? 시즌 마지막경기잖아요’라구요. 조금은 서투른 방법일 수 있지만, 진정성 담긴 그녀의 개입 덕분에 서로 싸움질하던 상황은 가까스레 종료됩니다.

2. 인재를 데려올 때는 ‘우리가’가 아닌 ‘우리만’!

두번째는 백승수 단장이 마일즈라는 용병을 영입하려고 하는 장면입니다. 미국까지 찾아가 한 펍에서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는 부분입니다. 사실 이 대화는 누가봐도 계약 진행이 어려워 보이는 상황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먼저 예산이 많지 않았습니다. 구단주의 변덕(?)으로 용병에게 쓸 수 있는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더군다나 다른 팀들이 이미 더 큰 돈을 들고 용병에게 배팅을 한 상황이었구요. 팀의 명성도 꽤 차이났습니다. 드림즈는 누가봐도 너무 꼴찌팀이었거든요.
백승수 단장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협상의 주도권을 유리하게 가져옵니다. 대화의 초점을 단순히 돈을 넘어, 마일즈라는 사람의 커리어로 맞추어 나갑니다. 명대사도 나오는데요. “it’s not about money, it’s about you.” 백승수 단장은 진심어린 대화로 드림즈만 줄 수 있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 꾸준히 선발 투수를 보장받을 수 있다. 리그에 적응할 만한 충분한 시간을 준다 (우리는 최근 3년간 용병 교체한 적도 없고, 선발 투수 보장 계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경쟁팀은 용병 교체가 빈번하다.)
- 이번 시즌이 잘 된다면 다음번에 더 큰 금액으로 계약도 가능하다. 커리어로 봤을 때, 꾸준히 선발로 출전하며 자신을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
- 자연스레 일본으로도 이적할 기회가 생길 거고, 그렇게 된다면 훨씬 큰 영예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팀이 아닌 경쟁팀으로 간다면, 지금 당장 돈을 조금 더 받을 수는 있겠지만, 당신의 커리어 전체로 봤을 때는 위험한 부분이 많다.
이러한 백승수 단장의 협상 기술을 보며, 인재를 데려올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 우리가 줄 수 있는 것만 이야기 하지 말고, 우리만 줄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하라는 것입니다. 특히 스타트업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더더욱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줄 수 있는 가치를 예를들어 돈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대기업보다 더 많이 주기는 힘든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만 줄 수 있는 가치는 있습니다.
- 그렇다면 우리만 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요. 조직문화? 비전미션?.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정답은 상대방에게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더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이 될 수도 있구요. 신뢰할 수 있는 동료일 수도 있구요.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만들어갈 비전과 미션, 가치일 수도 있구요. 용병 마일즈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경쟁 야구팀은 ‘우리는 더 많은 돈을 줄 수 있어'라고만 얘기했지만, 백승수 단장은 ‘당신이 더 잘되기 위해 우리만 제공하는 방식을 통해 도울 수 있어.’라고 한 것처럼 말이죠.
3. 리더에게 때로는 ‘완전한 솔직함'이 필요하다.

세번째는, 백승수 단장이 임미선 마케팅 팀장을 솔직하게 꾸짖는 장면입니다. 지각도 자주하고, 사적인 대화, 자리를 비우는 모습이 이어지는 임미선 팀장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한마디 강하게 던지는 장면이지요. ‘성실한 태도를 좀 보여 주시죠. 그리고 부당한 지시라고 생각된다면 단 한 번이라도 저항이란 걸 해보세요'라고 말이죠. 이 장면을 보며 ‘솔직함 4분면'이라는 그래프가 떠올랐습니다.

‘직접적 대립’라는 척도를 X축에 놓고, ‘개인적 관심’을 Y축에 두고 4분면으로 비교한 그래프입니다. ‘직접적 대립'은 상대방에게 얼마나 직접적으로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는가의 차원이구요. ‘00와 같은 행동을 하지마'라는 것처럼요. ‘개인적 관심'은 상대방에게 얼마나 인간적으로 관심을 두는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몰토크도 평소에 하고 안부도 묻고, 때로는 상대방의 고민이나 성장에 귀기울여주구요. 우측 상단을 1분면으로 보면, 완전한 솔직함은, 개인적 관심을 잘 두면서 피드백도 직접적으로 하는 구간입니다.
우측 하단 2분면에서는 개인적 관심사는 챙기지도 않으면서 직접적으로 대립하는 상황입니다. 상대는 나에게 관심도 없는데 맨날 쓴소리만 하는 경우랄까요. 개인적 관심도 안가지고 직접적인 대화도 안하는 것은 ‘고의적 거짓'이라고 볼 수 있구요. 그냥 무관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망해가는 팀의 대표적 모습이지요. 마지막 좌측 상단 구간에서, 개인적 관심은 가지면서 직접 대립을 하지 않는 것은 ‘파괴적 공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과 잘 지내고 싶다는 이유로, 상대방이 잘못하더라도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버리는 것과도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드라마에서는 백승수 단장 날선 피드백은 약간 ‘불쾌한 공격' 구간에 있다고도 느껴졌습니다. 평소에 좀 더 임미선 팀장에 대해 관심을 가졌거나, 상대를 더 배려하면서 지적하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또 한켠으로는 이렇게 단호하게 얘기하는 게 더 맞았으려나 하는 생각도 들긴 하구요. 때로는 강하고 날카롭게 의견을 전달해야 상대의 마음의 장벽을 뚫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섬세한 긴장감을 잘 다루며 상황과 상대에 따라 소통하는 능력이 좋은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이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이번 계기를 통해 임미선 팀장도 다시 열정을 찾습니다. 백승수 단장과 오해도 풀게되구요.
이어지는 장면에서 약간 감동을 주는 포인트도 있었습니다. 동료들이 나서서 임미선 팀장을 옹호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같이 곱창에 소주 한 잔 하며, 임미선 팀장이 사실 되게 능력있고 멋진 동료라고, 그리고 존중받을 자격이 있는 분이라고 백승수 단장에게 전달해주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임미선 팀장이 멋지게 업무 성과를 내며 백승수 단장에게 자신의 본때를 보여주는 장면도 통쾌합니다. ‘돈벌어 왔으니까 마음껏 쓰세요'라고 하면서요. 백승수 단장은 츤데레의 전형을 보여주며 그만의 방식으로 칭찬합니다. ‘아니 이렇게 하실 수 있는 분이 왜!....농담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