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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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 말고 논알콜? 왜요?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립니다!

김소희라고 합니다.

저는 작년 5월 논알콜•무알콜 큐레이션 플랫폼 <마켓노드>를 론칭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켓노드는 현재 맥주, 와인 등 여러 주류를 대체할 수 있는 120개 이상의 논알콜/무알콜 제품이 입점되어 있고, 팝업/워크숍 등 다양한 오프라인 기획도 진행하는, 이른바 "논알콜•무알콜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모인 플랫폼"입니다.

아무래도 논알콜이 익숙한 듯 생소한 분야이다 보니, 많은 분들께서 어떻게 논알콜에 뛰어들었고 또 어떤 과정으로 마켓노드를 만들게 되었는지 궁금해하시곤 하는데요.

저 스스로도 초기에 세웠던 창업 목적과 소신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길 바라면서, 첫 메이커로그로 마켓노드의 탄생 비화(..?)를 기록하고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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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아주 꼬맹이 시절부터 '이 세상에 작더라도 확실한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싶다!' 라는 오만한 책임감을 갖고 살았어요. 대학을 졸업하고서는 회사에서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을 하며 지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제 5년, 10년 뒤의 모습이 너무 훤하게 보이더라고요. 명확하게 보이는 미래가 오히려 저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어요. "이러다 내 인생의 시간 대부분을 여기에서 보내는 거 아닌가..?"

그래서 돌연 휴직 선언을 했습니다.

오랫동안 담아왔던 창업의 꿈을 꺼내기 시작했어요.

내가 뭘 잘할 수 있을까, 내가 관심 있게 보면서 나름의 노하우를 축적한 게 뭐지? 어떤 아이템이 시장 크기가 크고 성장성이 높을까, 한참을 고민했죠. 그런데 '왜' 제가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마음에 닿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번엔 반대로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단 하나의 질문에 집중했어요.

"내가 살면서 어떤 게 제일 짜증 나고 화났더라?"

그랬더니 하나의 답으로 귀결되었습니다.

바로 '술' 이었어요.

저는 소주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을 비롯해 온몸이 붉어지는 체질을 갖고 있어요. 대학생 때 술 마신 제 모습을 보며 친구들이 부르던 별명이 바로 '불타는 고구마'였죠. ㅎㅎ

불타는 고구마 터져도 괜찮아 - 예스24↳ 술만 마시면 터질 것 같은 제 얼굴과 닮았어요.ㅠㅠ

대학 생활, 회사 생활, 친구들과의 모임.. 사람들과의 교류가 있는 곳에서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건 정말 불편하고 눈치 보이는 일이었어요. 물론 자연스레 이해해 주는 사람들도 곁에 많았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할 때 변명하듯 이야기해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불편함이었죠. 또 술을 잘 못하는 사람으로서, 저는 암묵적으로 술이 강요되고 또 술을 잘 마시지 못하면 약한 사람으로 인지되는 문화가 참 싫었어요. 술을 대체할 수 있는 음료가 국내에 많지 않은 것도 매우 불편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짠' 문화가 있잖아요. 술을 못 마시니 짠 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술 대신 주문한 탄산음료로 짠-을 했는데, 어느 순간 보니 제가 콜라 몇 캔을 마시고 있더라고요. 몸을 생각해서 술을 안 마시고 있었는데 또 다른 방식으로 제 몸을 괴롭히는 셈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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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불편함을 느꼈던, 아니 ‘싫어했던’ 술과 음주 문화를 직면하고, '논알콜'이라는 매개체로 이 문제를 풀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았습니다.

<마켓노드>는 개인의 마음에서 출발했지만, 사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게 되는 불편함”을 기반으로 합니다.

저처럼 술을 잘 마시지 못하거나 술을 싫어하는 분들도 유사한 불편함을 겪으실 테지만, 반대로 술을 좋아하는 사람도 누구든지 복약/임신/건강관리 등의 이유로 술을 먹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거든요.

하지만 제가 술 자체를 싫어하고 "금주를 합시다!"라고 외치는 것은 아니에요.

술맛과 술이 주는 안 좋은 영향들은 싫어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는 딱 1잔의 술은 꿀맛같이 느껴지는, 그런 모순적인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 모순적인 니즈를 논알콜로 해소하고 있었고, 그래서 논알콜이 이 해결의 매개체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하며 더 편하고 즐겁게 논알콜을 택할 수 있도록 <마켓노드>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스크린샷 2024-02-02 오후 6.04.05.png↳ 작년 가을, '취하지 않는 바'라는 컨셉으로 [논-알콜 바Bar] 팝업을 진행했습니다.

사실 저희가 궁극적으로 그리는 그림은 마켓노드만의 성장이 아니예요. 언제 어디서든 술 대신 논알콜을 마실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이 만들어지고, 논알콜을 마실 때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 문화적 기반을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저희가 늘 상상하는 모습이 있어요.

친구 혹은 지인들과 식당에 가서 “너 뭐 마실래?” 하면 “나는 소맥”, “나는 소주”라고 말하듯, “나는 논알코올 맥주”, “나는 논알코올 와인”이라고 말하는 장면. 이렇게 음주 문화에 있어서도 내 취향과 선택을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저희가 온라인 기반 서비스임에도 오프라인 터치포인트를 계속 만들어 나가는 이유를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모두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마켓노드

논알콜⋅무알콜의 다양한 가능성 제안하는 큐레이션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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