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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빈
김유빈 ·

Log 1 | 작금의 기술로 한국어 화용론 학습을 혁신하자

Rationale

  전 현직 군인입니다. 하지만 혁신에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옥스포드의 조지은 교수님, 크리에이트의 채은님, 지민님, 채윤님, 사랑님과 함께.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조지은 교수님의 반가운 연락이었습니다. “큰 언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같이 해볼 생각이 있느냐는 연락. 옥스포드에서 Politely (한국어 반-존 변환기) 를  함께 만들었던 경험이 있던 터, 교수님께서 언어학습의 복병을 포착하는 능력이 탁월하신건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설레는 마음으로 수락했지요.

  곧 군인이 될 처지에 그게 가능할까 싶겠지만, 나름의 계획이 있었습니다. 연세대 생성 AI 학회 크리에이트 를 교수님과 이어주고 제가 연구조교를 맡기로 한 겁니다. 입대 전 크리에이트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유독 예리하고 좋은 질문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잠시 멈춰서서 생각하고 답해야하는 그런 질문들이요. 하여 유능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는 인상이 남아있었고, 이곳이라면 교수님의 야심찬 비전을 믿고 맡길 수 있겠다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교수님 휘하에 지민님, 채윤님, 채은님, 사랑님이 RA로, 전 열정 페이 연구조교로 모이게 되었고, 작금의 기술로 한국어 화용론 학습을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공동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디스콰이엇에선 좀 낯선 프로젝트일 것 같아요. 사업보단 연구에 가깝거든요. 이곳엔, 이를테면 “GPT4o로 2주안에 전화영어 서비스 MVP 만들고 PMF 찾기 ㄱㄱ” 가 목표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지, “잠깐만, 전화영어가 최적의 언어 학습법 맞아?”란 의문을 제기하며 교과서와 논문을 집어드는 사람들은 몇 없을겁니다.

  그럼에도 디스콰이엇에서 building in public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오펜하이머가 핵폭탄 개발을 반대했던 아인슈타인에게 되려 맨해튼 프로젝트의 자문을 구했던 이유와 같습니다. 공자가 “아는 것을 안다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이 곧 아는 것이다”라 말한 이유와 같습니다. 아래 실린더 팀의 철학에서 후술하겠지만, 같은 쟁점을 본인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때 비로소 우아한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눈 먼 장님들은 보지 못하는 “코끼리”를 비로소 볼 수 있습니다. 연구자인 우리가 놓치기 쉬운 사업가, 메이커,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피드백을 받고, 그로 말미암아 더 설득력있는 논문을 쓰고파 디스콰이엇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언더독 디스콰이엇을 응원하고픈 마음도 있었고요 ;))

앞으로의 기록은 연구실판 “나 혼자 산다”의 형식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우리끼리 공유하는 문서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이를 제 3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여러분의 생각을 받아보려고 합니다.

image.png

아래부터, 그 첫번째 문서, “Log 1 | Kick-off" 입니다.


Aim

일단 팀은 꾸려졌습니다. 그런데 우린 뭘 해야할까요?

교수님의 부탁(이자 우리의 목표)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작금의 기술로 한국어 화용론 학습을 혁신한다.

“아.. 너무 덥다”는 맥락에 따라 그 함의가 달라집니다. 가령 텁텁한 방안에서 발화한 경우 “에어컨을 켜자”는 뜻일 수 있고, GS25를 바라보며 발화한 경우 “포카리스웨트 한 병?”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또 존댓말의 경우, 동급생끼리는 반말을 쓰는게 통상적 규칙이나, 정주영창업경진대회에서 발표를 하며 서로를 언급할 땐 “이제부터 지민님께서 시장가능성에 대해 이어 발표하시겠습니다”하며 청중 앞에선 존대를 해야할 것입니다. 이와같은 언어의 맥락변칙적 특성을 화용론 (Pragmatics)이라 부르며, 우리는 기술로 한국어 화용론 학습을 혁신하는 것에 그 주안점을 둡니다.

교수님의 발제는 여기까지입니다. 추상적이지만, 이는 의도된 것입니다! 교수님은 여러분과 “함께 공부”하며 같이 목표의 해상도를 높여가길 바라셔요.

Guides on how to think

  그럼 제 역할은 무엇일까요? 전 What to think보단, How to think를 조언하는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The important thing isn’t “can you read music”. It’s “can you hear it”. Can you hear it, Robert?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닐스 보어는 실험 물리학에 재능이 없는 스스로에 낙담하는 오펜하이머에게 넌지시 묻습니다. 중요한건 물리를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를 “듣는” 것이라 조언하는데요. 이에 깊은 감명을 받은 오펜하이머는 캠브릿지에서의 실험 물리를 떼려치우고 이론 물리를 배우기 위해 괴팅겐으로 떠나게 됩니다.

… 수년 후 오펜하이머는 “수학적인 어려움입니까, 물리적인 어려움입니까?”라는 보어의 질문이 매우 좋은 질문이었다고 생각했다… (3장,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오펜하이머의 평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읽어보면 영화에선 낭만적으로 각색된 보어의 진짜 질문이 나옵니다. 어려운 문제에 봉착한 오펜하이머에게 그것은 “수학적인 어려움 입니까, 물리적인 어려움 입니까?”라머 질문 겸 조언한 것인데요. 그는 수년 후의 인터뷰에서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매우 유용한 질문이었다”고 회고합니다. 물리의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 오직 수식에만 의존해야만하는 것은 아니며, 그 수식 너머의, 이를테면 “물리의 음악”을 듣는 것도 가능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말합니다.

  전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게 제 역할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보어가 수학을 공부해라, 물리의 음악을 들어라가 아닌, 그 둘을 구분하는 시야를 밝혀준 것처럼, 리더는 What to think가 아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How to think를 가이드해주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하여, 전 여러분들에게 “독서가 답이다! 가자!”, “스피킹이 답이다!”하며 What to think를 못박는 리더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What to think는 힘껏 열어재끼고 모두 여러분들에게 맡기고자 합니다. 대신 보어처럼 How to think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조언하고자 합니다. 늘 혁신하기 위해 도전하고 시행착오를 겪었던 혁신 호소인 으로서, 그 최단거리에 대해선 나름의 경험과, 직관과 지식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 호소인이니 아는 것보단

모르는게 더 많지만요!).

그러니 조금 번거롭더라도 부디 따라와주시길 바라요 :)

“작금의 기술” - AI로 한정 짓지 말자

  우선, 우린 목표 달성을 위해 AI, VR, AR 등 어떤 기술이든 활용합니다. GPT4o가 주목받고 있다하여, 제가 ML 엔지니어라 하여 AI로 우리의 툴셋을 한정짓지 않을겁니다. 더 많은 도구를 알고 있어야 수평적 사고 (Lateral thinking)에 유리합니다. 그러니 필요하다면 어떤 기술이든 활용해보겠다는 태도를 지니시길 바랍니다.

예컨대, AI만큼 VR도 화용론 학습에 유용할수도 있습니다. 주변 환경, 시간대, 표정, 몸짓 등 비언어적인 맥락을 가르치기에 좋은 미디엄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조지은 교수님께선 이에 대한 생각을 담아 Conversing in the Metaverse를 쓰시기도 했습니다.

AI든 VR이든 어떤 기술을 반드시 쓰고야 말겠다는 강박을 가지기보단, 수중에 최대한 많은 도구를 확보하고 가장 우아한 방법을 고민하는 태도를 가져봅시다.

“혁신” — 뜻밖의 복병에 집중하자

제가 막 학부를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팀을 꾸려 Wisdomify란 “우리말 속담 역사전”를 만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콜라가 없으니 펩시라도 마시자”라 검색하면 역으로 ”꿩 대신 닭“이란 속담을 찾아주도록 파인튜닝된 BERT 모델이었어요.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습니다. 고맙게도 여기저기서 흥미를 느끼며 도움을 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reverse-dictionary란 문제는 문득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설단현상 (Tip-of-the-tongue) 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풀어온 문제였습니다. 이미 널리 쓰이는 역사전으로 OneLook도 있었고요. 그래서 좀 더 “풀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를 골똘히 생각해봤던 기억이 납니다. 생각해보니 일반적인 단어보다도 속담이나 사자성어, 격언이 떠오르지 않아 곤란한 경우가 더 빈번하더군요. 그게 뜻밖의 복병이겠구나 싶어 Wisdomify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OneLook의 한국어 버전을 만들었다면, 과연 사람들이 그만한 관심을 가졌을까 싶어요. OneLook보다 월등히 대단한 성능을 보이지 않는 이상, “뭐야 이거, 이미 있는거 아냐?” 싶은 반응에 그르쳤을 거에요. 하지만 Wisdomify는 설단현상의 뜻밖의 복병을 시원하게 긁었보았기에, 프로토타입 수준의 성능으로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파파고보다, 구글 번역보다 영-한 번역을 월등히 잘하는 모델을 만든다면 그건 대단한 혁신일 것입니다. 하지만 박사님으로 가득찬 네이버 클로바, 구글 브레인을 군인 1명과 대학생 4명으로 구성된 팀이 월등히 앞서는건 쉽지 않습니다. 반면, 예컨대 외국인들이 유독 존댓말의 맥락변칙적 특성을 어려워한다는 뜻밖의 복병을 포착하고 그것을 해결해보는 것은 승산이 있습니다. 정작 결정적인 병목이 존재하지만 모두가 쉽게 눈치채지는 못하는 것이 복병이기에 그 해소에 집중하면 보다 더 경제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하여, 우리는 한국어 화용론 학습의 뜻밖의 복병은 무엇이 있는지 파악하고 해소함으로서 보다 더 경제적으로 혁신을 꾀해보도록 합시다.

Auxiliary question 1 —일단 영어부터

💡 우리는 영어 화용론을 학습할 때 어떤 복병을 마주하는가?

뜻밖의 복병을 파악하고파도, 한국어에 이미 능숙한 우리는 외국인이 마주하는 복병을 포착하는 것이 수월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들의 복병을 우선 역지사지해보는건 어떨까요? 우리는 영어 화용론을 학습할 때 어떤 복병을 마주하는지 먼저 생각해봅시다.

Auxiliary question 2 — 유사성 유추

💡 그로부터 한국어 화용론 학습의 복병을 유추해보라. 그들은 어떤 복병을 마주하겠는가?

가령, 제 개인적인 영어 화용론 학습에서의 복병은 dish it out, catch-22, faustian bargain 같은 opaque idioms이었습니다. Literal meaning으로 부터 맥락 상 함의를 유추하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dish it out이 무슨 뜻일 것 같나요?). 이로부터 외국인들도 우리말 속담 혹은 사자성어— 산 넘어 산, 가는 날이 장날, 조삼모사 — 의 화용론적 함의 파악이 유독 어려울 것이라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Auxiliary question 3 — 독자성 파악

💡 물론 한국어는 영어와 다르다. 한국어 화용론 학습의 독자적 복병은 무엇인가?

조지은 교수님의 말을 빌리자면, 한국어 존대의 맥락변칙적 특성을 외국인이 유독 어려워한다고 합니다. 이는 영어엔 없는 한국어의 독자적 특성입니다. 이렇듯 한국어 화용론 학습에서만 마주하는 복병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이번엔 그런 독자적인 복병을 파악해봅시다.

Auxiliary question 4 — 새로운 형태

💡 혁신은 새로운 형태를 요구한다. 보조 질문 2, 보조 질문 3에서 파악한 복병을 작금의 기술로 새롭게 해결해볼 수 있겠는가? 무엇이 새로운가?

image.png<Mapping the Mind of a Large Language Model, Anthropic, 2024>

앤트로픽은 최근 연구에서 LLM의 속마음을 조작하는 시도를 했습니다. LLM 속 “골든 게이트 다리” 정보가 담겨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뉴런을 증폭한 상태에서 질문을 하면, 신기하게도 골든 게이트 다리에 빙의한 답을 내놓게 할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위 영상을 보면, 조작 후 “I'm the Golden Gate Bridge..."로 답변이 바뀌는 걸 볼 수 있습니다).

ChatGPT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를 훌륭히 베껴냈지만 모든걸 말이나 이미지로 설명해야만 합니다. 반면 엔트로픽의 연구는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쿵푸를 다운로드 받듯, 인공지능에게 정보 그 자체를 이식하는 것도 근 미래에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전 혁신은 어떤 문제를 푸는 새로운 형태를 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ChatGPT도 이젠 지루합니다. 과연 모든 걸 설명해줘야하는 대화형 인터페이스가 생성 AI의 종착역일까요? 대화를 넘어서는, AI 이기에 가능한 새로운 시도가 다음 혁신의 단초가 될 것입니다.

비단 인공지능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날개를 퍼덕이는 비행기도 있었지만, 라이트 형제는 날개를 퍼덕이는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도 날 수 있는 비행기를 고안했습니다. 날개있는 선풍기도 있었지만, 다이슨은 아이들이 손을 넣어도 안심할 수 있는 선풍기를 고안했습니다.

이렇듯 혁신은 기존의 문제를 푸는 새로운 형태를 요구합니다. 보조 질문 3에서 파악한 language-agnostic 복병, 보조 질문 4에서 파악한 korean-specific 복병을 작금의 기술로 새롭게 해소하는 방안을 고안해보세요. 다이슨 선풍기와 같은 방법이 있을까요?

Auxiliary question 5 — 타당한 명분

💡 혁신의 형태는 타당한 기능을 따라야한다. 보조질문 4에서 고안한 형태엔 타당한 명분이 있는가? 아님 그저 새롭기만 한 것인가?

4:51 - “You might as well extend the screen… and.. oh look! It’s a phone!”

<Dave2D | Rabbit R1 - We gotta talk...>

얼마 전 출시한 Rabbit R1은 새롭습니다. 이렇게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LLM 에이전트는 처음입니다. 새로움 만큼은 💯점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저 새롭기만 한 것에 있습니다. Dave2D의 지적대로, 왜 굳이 그런 폼팩터가 필요한가, It could have been a phone아닌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 the novelty instead will come at high-leverage points that "meet us where we are" today in the tools we're already familiar with.”

< Josh Miller on the future of interface>

혁신을 하고 싶다면 그저 새롭기만 해선 역부족입니다. 아이들이 손을 넣어도 다치지 않는 다이슨 선풍기처럼, 새로우면서도 그 새로움에 타당한 명분이 있어야 합니다. The Browser Company의 대표, Josh의 말을 빌리자면, 새롭긴 새롭되, 그 novelty는 “meets us where we are today” 해야합니다. 우리가 그 새로움을 자연스럽게 필요로 해야합니다.

보조 질문 4에서 고안한 형태엔 타당한 명분이 있나요? 혹시 그저 새롭기만한건 아닌가요? 한번 깊게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So, what’s your answer?

💡 자, 이제 작금의 기술로 한국어 화용론 학습을 혁신해보라. 무엇을 왜 혁신할 것인가? 어떻게? 왜 그 방법이어야만 하는가?

보조 질문을 거쳐왔다면 이제 궁극적인 목표의 해상도를 최대로 높여봅시다. 어떤 뜻밖의 복병을, 어떤 새로운 기술로, 어떤 타당한 명분에 의거해 해결해볼 수 있을까요?

Output Metric

하나 확실히 해야하는건, 우린 사업이 아닌 연구를 위해 모인 팀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영리를 추구하는 스타트업보단 진리를 파헤치는 연구소에 가깝습니다.

1️⃣ 올해 가을 한국 콘텐츠 학회 최우수 논문 선정 — 학문적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그러니, 우리의 최우선 성과는 좋은 논문을 쓰는 겁니다. 조지은 교수님께서 한국 콘텐츠 학회에 논문을 투고 해보자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전 이에 한술 더떠 이 학회의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걸 제안합니다.

2️⃣ 공동 특허출원 — 기술적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그렇긴해도 우린 언어학자는 아닙니다. 다들 크리에이트에 모인 이유도 각자의 분야에서 기술을 융합하기 위함이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기술적 가치도 인정받을 필요가 있으며, 이에 전 공동으로 한국어 화용론 학습 기술 관련 특허를 출원하는걸 두번째 성과지표로 제안합니다.

3️⃣ 실 서비스 앱 배포 — 효과적인 가치의 전달을 위해

이 프로젝트도 3달 뒤면 마무리가 될 겁니다. 전 모든게 끝난 뒤에도, 여러분들이 이룩한 학문적, 기술적 성취가 앞으로의 커리어 개척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1년뒤, 10년뒤에도 언제든 폰을 꺼내 “제가 이런걸 만들었어요. 한번 써보실래요?”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앱을 배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Philosophy

흔히들 뉴턴이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떠올렸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는 반쪽짜리 설명입니다. 사실 만유인력의 발상은 “그럼 왜 달은 지구로 떨어지지 않는거지?”란 모순에서 시작했습니다.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듯 모든 사물이 서로를 끌어당긴다면, 왜 달은 지구로 떨어지지 않는가? 지구가 어떤 힘으로 물체를 당긴다고만 주장했던 기존의 학자들과는 달리, 뉴턴은 중력이 거리의 세제곱에 반비례하기 때문이라는, “사과가 떨어진다” 와 “달은 떨어지지 않는다”가 동시에 참일 수 있는 우아한 진실을 꿰뚫어본겁니다.

image.png전 그런 식의 우아한 사고를 물리 밖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아담 그랜트가 그런 시도를 그의 저서 <Think Again>에서 해냅니다. 자신감은 얼마나 가져야 하는가?란 물음에, 누군가는 “항상 자신감에 차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임포스터 신드롬을 피할 수 있다.”라 주장할겁니다. 한편 이에 반박하며 ”아니다, 항상 겸손해야한다. 그래야 빈수레가 요란해지는걸 피할 수 있다“라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그럼 자신감의 sweet spot은 어디일까요? 둘 중 한 명이 맞고 한 명은 틀린 걸까요? 이것도 틀리고 저것도 틀리니 난 grey zone에 있겠다는 양비론이 답일까요? 아담 그랜트는 두 주장이 양립할 수 있는 “자신있는 겸손함”을 제안합니다. 자신이 항상 틀릴 수 있다는 겸손을 유지하되 (low confidence in competence), 난 틀리더라도 언제나 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기를 (high confidence in oneself). 뉴턴과 같이, 양극이 모두 맞아떨어지는 우아한 진실을 꿰뚫어 보여줍니다 (앞으로도 우아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image.png<Project Liminality - Dialectical Thinking>

  이런 식의 사고 방식을 지양, 변증법 (dialectics), 또는 아우프헤벤(aufheben)이라 부릅니다. 자신의 관점에서 동그라미만 보는 사람은 다른 관점에서 네모만 보는 사람과 합의에 이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모든 관점을 초월하는 3차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둘이 우아하게 양립하는 원통, 실린더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팀의 이름을 실린더로 정했습니다. 진실은 항상 초관점적이다는 믿음하에 우아한 진실을 파헤치는 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요.

image.png화용론 학습을 혁신함에 있어, 누구는 독서가 답이다, 누구는 GPT4o와 대화하는게 답이다, 누구는 메타버스에서 눈치코치 대화하는게 답이다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견해 차이를 마주했을 때, 우리는 결코 다수결로 결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 넌 그렇게 생각해 난 이렇게 생각할게” 식의 시니컬한 agree to disagree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신, 모두가 자신있는 겸손함의 자세로 seeking the elegant truth across discrepancies — 모두가 우아한 진실을 함께 파헤쳤으면 좋겠습니다.

Rule #1 — Carefully listen to views that are different from yours. Every view reveals a hint of truth, however scant it may be.

그런 철학을 모두가 지닌다면 분명 단기간에 혁신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지금은 백지이지만, 모두의 “hint of truth"를 맞대어 찾아낼 우아한 실린더의 잠재력은 아이폰에 준할 것이라 믿습니다.

... Then Henri told me. "Yeah, we are making a cell phone. Its code name is Purple". Just like that, I had joined the biggest super-secret project at the company, perhaps in Apple's whole story. - <6장, Creative Selection by Ken Kocienda>

아이폰의 키보드를 발명했던 켄 코시엔다의 <Creative Selection>을 읽어보면, 아이폰 프로젝트가 초기에 Purple이라는 코드 네임으로 불렸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우리의 목표가 구체화되기 전까진, 우리도 프로젝트를 Codename Purple로 부르는건 어떨까요? 나중에 구체화가 되면 더 나은 이름을 붙여봅시다 :)

Action Plan

  • June 6, 2024 — 논의 해주셨으면 하는 것들

  • ◦ 교수님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

  • ◦ 제게 물어보고 싶은 것?

  • ◦ how to think, 성과 지표 중 바꾸고 싶은 것? (가령, 굳이 이런 보조질문이 필요한가요? 도 환영!)

  • ◦ 6월 16일까지 구체화를 끝내고 바로 MVP 착수 or 7월 1일까지 구체화를 끝내고 MVP 착수 — 무엇이 나을지?

    • @김유빈 의 생각 — 전자의 경우, 시험을 보는 동안 개발을 끝내고 바로 회의에 돌입할 수 있음.

    • @김유빈 — June 8, 2024 에 디스콰이엇에 Kick-off 글 올리기.

  • June 13, 2024 오후 9시까지, 디스콰이엇에 질문에 대한 여러분의 첫 답변시도 올리기 (불완전해도 되니, 가감없이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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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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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쉬지 않고 쭉 읽었어요! 유빈님 최근에 군대 간 것 알게 되었는데 몸 조심히 잘 마치실 수 있길 바라요 ㅎㅎ 자신있는 겸손함으로 진실을 파헤친다는 태도도 너무 좋아요. 유빈님 글 덕분에 화용론이라는 것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흥미롭네요.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유빈님 메이커로그가 이번주 뉴스레터에 소개되었어요 :) https://stib.ee/hqm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