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현재를 위해 싸울 겁니다.
대법원의 무죄 판결과는 별개로 '타다 금지법'이 생기면서, 타다는 이전과 같은 서비스는 할 수 없고 현재는 이전에도 합법이었고 지금도 합법인 가맹택시 형태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타다 금지법과 함께 정치권에서 제시하고 실행했던 해결책은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약 1년 전, 타다에 대한 재판부의 무죄 판결에 검찰이 상고(2심에 불복) 했다는 소식을 듣고 썼던 블로그 글을 검찰의 상고 결정에 대한 대법원 무죄 판결(타다 승소)이 나오고 한 달이 지난 이 시점에 다시 끄집어본다.
맞습니다. 내 아들도 당신과 같은 길을 가고 있어요.
당신이나 내 아들 같은 사람만 있으면
이 세상에 혁신이란게 아주 빠르게 올 겁니다.
근데 너무 빠르면 못써요.
그 속도에 치여 많은 사람이 다칩니다.
생계를 잃고 새로운 세상에 적응 못 한 사람들이 많아져요.
나 같은 사람이라도 있어야
그 속도가 조절되지 않겠습니까?
사람들이 적응하고 같이 살아갈 속도
그 속도를 위해 난 계속 싸울 겁니다.
아들이 가는 길이 나하고 다를 수 있죠.
아들은 아들이고, 난 나니까.
내 아들은 미래를 향해서 나가고
난 내 현재를 지키기 위해 싸울겁니다.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주인공 남도산(남주혁)의 아버지 남성필(김원해)의 대사-
(이 대사의 맥락은 위 블로그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타다 사태를 바라보며...
시장의 문제를 혁신을 통해 해결하는 스타트업을 응원한다.
나는 창업가는 아니지만, 초기 스타트업에 합류하여 매일같이 생존을 고민하며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 지를 고민하는 ‘사업개발’ 직무로 일하고 있다. 혁신하려는 시장을 키우는 것도 고민하지만, 동시에 기존 시장의 파이를 어떻게 가져올 수 있을 지도 치열하게 고민한다.
그와 동시에, 혁신과 시장 논리 아래에 소외 받고 외면 받는 이들에 대한 관심이 많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애쓴다. 자주는 아니지만, 주변에 활동가 분들이 많아 투쟁의 현장에 함께 하기도 하고 미디어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소식을 팔로업 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한다.
기존에 시장의 문제를 기술로 혁신하려고 하는 스타트업을 응원하면서 동시에 세상의 속도와 시장 논리에 의해 외면 받는 이들과 함께 하려 할 때, 가끔 알 수 없는 모순을 느끼기도 한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지만 의도와는 별개로 시장에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 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 대화를 통해 그런 모순에 대한 가시성이 올라가고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을 받는다. (극히 소수지만, 그런 존재들이 내 주변에도 있음에 감사하다) 또한, 이런 콘텐츠를 통해서도 도움을 받는다.
세상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보다 나은 세상에 대한 청사진은 각자가 모두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기술의 혁신을 통해 세상의 모든 비효율을 없애는 세상을 그릴 수 있다. 또 누군가는 경쟁이 필수적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증가시켜,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동기 삼아 열심히 사는 세상을 그릴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꿈꾸는 세상은 조금 다르다.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는 사람, 현재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 모두가 적절한 속도 가운데에서 존중 받으며 살아가는 세상을 꿈꾼다. 세상은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혁신가, 개척자 라고 부르며 박수를 쳐준다. 나 또한 그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그와 동시에 나는 현재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노동자들 곁도 지킨다. 언론과 자본이 그들을 방해꾼, 폭력 집단 등으로 묘사하기도 하는데, 세상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닐까 하는 관심 어린 시선으로 먼저 그들을 바라봐주기를 권한다.
Building in public 클럽의 의미와 조금 결이 맞지 않은 글 일수도 있지만, 많은 서비스와 프로덕트가 public(공공의)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몇 자 끄적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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