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김민정
김민정 ·

[경영/경제] '아마존인'이 된다는 것: 순서 파괴(콜린 브라이어)

당신의 비즈니스에 '아마존인 되기'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성향 탓일까. 안정적인 질서가 이루고 있는 시스템 내에서 무언가 차근차근 준비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 엎치락뒤치락 한순간에 많은 것이 바뀌고 아득바득 해온 것들이 와르르 무너질 때 허망함을 느낄 때도 많다. 그렇지만 내 성향과 바람과 달리 적은 인원으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스타트업에선 이런 '순서'와 '질서'가 한순간에 무너지곤 한다. 중요한 것은 그런 순서의 붕괴가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치열한 고민을 위한 전략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순서 파괴>는 혁신을 위한 아마존의 순서 파괴를 다루고 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아마존처럼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자 하는 습관을 들여야지!'라던가 '이런 회사에서 일하는 게 내 꿈이야!'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이런 곳에서 일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면 모를까. 이윽고는 '현재 보통 기업의 조직문화에서 이런 아마존식 사고가 가능할까?'라는 비판이 꾸물꾸물 기어나오기도 했다.


1. 발표 문화의 순서 파괴

제대로 발명한다면, 그 놀라운 발명은 곧 평범한 것이 될 테고 사람들은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하품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하품이 발명가들이 받을 수 있는 최대의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 제프 베이조스

책은 아마존의 핵심인 배송 시스템, AWS, 킨들 등의 제품과 서비스가 만들어진 변천사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CEO인 제프 베이조스가 있다. 제프 베이조스는 상품뿐만 아니라 그런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조직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해 노력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PPT를 활용한 발표를 조직에서 배제한 것이었다.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자료가 있을 때 가시성이 높고, 문서를 들여다볼 때보다 기억에 잘 남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베이조스의 생각은 나와 달랐다. 파워포인트의 화려한 인포그래픽이 조직원들의 몰입도를 낮추고 회의에서의 적극성에 악영향을 미침을 파악하고 최대 6쪽의 문서를 회의에서 읽고 내러티브를 공유한 것이다. 이 결과 회의 전 20분 동안 직원들은 내러티브를 통해 발표 내용의 유기성을 쉽게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회의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마존의 성공 배경으로는 고객에 대한 집착이 자주 언급된다. 고객의 일상 속에 자연스레 녹아드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고,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치열한 고민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따라서 나는 CEO인 제프 베이조스가 고객의 삶을 들여다 본 상품을 기획할 뿐 아니라 그 상품을 만드는 직원들 또한 가까이에서 날카롭게 바라본 점이 인상적이었다. 아마존의 경쟁력 있는 제품과 서비스는 사람에 대한 관찰을 토대로 한 제프 베이조스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덕분인 것 같다. 이러한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조직 문화를 바꾸어 인적 자원을 활용할 최선의 방향성을 만드는 방법이 된 것일까.


2. 팀 문화의 순서 파괴

책임 범위를 축소하는 일은 아마존이 디지털미디어를 더 크게 생각하고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발표 문화뿐만 아니라 아마존은 꾸준히 조직을 재조립하며 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몇 가지 있었는데, 하나는 싱글 스레드 부분이었다. 싱글 스레드의 전신은 투 피자 조직이었는데, 투 피자 법칙은 한 조직의 인원이 피자 두 판을 먹을 분량을 넘지 않도록 조직의 크기를 작게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젝트의 규모가 커지는 것에 비해 조직의 규모를 뻥튀기처럼 키우기보다 조직의 규모를 작게 함으로써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하게 하고 책임감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최근 IT 스타트업의 협업 문화에서 자주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인데 일찍부터 이런 협업 문화를 도입하고 꾸준히 발전시켜나간 것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아마존의 업무 문화의 핵심은 '워킹 백워드'였다. '고객 경험'을 규정한 뒤, 팀이 구축해야 하는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거꾸로 되짚어가며 반복적으로 일하는 것이었다. 큰 그림을 위해 지속적으로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것은 인적 자원을 활용하는 측면에서 중요함은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마존처럼 조직의 순서를 계속 바꾸는 것을 감수하는 기업과 CEO들이 많을까?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

​

3. 성과의 순서 파괴

우리가 아마존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문제를 문제라 인식하고 회피하지 않았다는 점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의 자원을 집중시켰다는 점, 그리고 해결책을 조직문화 일부로 정립시키는 데 주력했다는 점이다.

'순서 파괴'는 해당 과정을 통해 아마존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지만 아마존의 앞날이 창창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고민 끝에 만들어놓은 시스템의 문제를 뒤늦게 발견해 짧은 시간에 뜯어고쳐야 했던 때도 많았고,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하면 실패한 프로젝트를 바라보면 참 착잡하다. 내가 실패를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고객의 소리를 들은 다음 프로젝트를 개선하거나 한 번 더 운영한다. 도저히 아니다 싶으면 눈물을 머금고 없애기도 한다. 보통 프로젝트를 하면 이런 절차를 따르고, 이런 순차적 진행이 접근하기 쉬워 기업에서 선호하는 줄 알았는데, 아마존에서는 아니었던 것 같다. 실패를 개선하는 목적은 실패를 없애고 손해를 줄이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라 생각해왔다. 자연히 실패는 부끄러운 것이니 완벽하지는 않아도 퀄리티가 좋은 서비스를 론칭해야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도 같다. 성과에 대해 가까이 접근할수록 한 번의 실패가 꺼림직하다. 그러나 아마존에서 실패를 받아들이는 방향을 달리했다. 아마존에서는 실패를 변화와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들을 상당히 많이 학습할 수 있는 '실험'으로 판단하고 실패를 낙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실패로 하여금 무엇을 얻는지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크고작은 실패와 넘어짐이 있었기에 꾸준한 개선의 원동력으로 삼았고, 실패를 딛고 탄탄히 경쟁력을 다진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다. 아마존이 실패를 마주하는 이런 태도가 힘이 된 게 막 종료된 프로젝트의 성과를 얻지 못해 한참 우울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내가 잘못한 게 아니야'라면서 현실을 부정하기도 했고 '운이 나빴던 거야'라며 남 탓을 하기도 했지만, 실패를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기 시작했다. 받아들여야 뭐라도 해보지 않겠는가.

​

아마존의 '순서 파괴'는 현존하는 스타트업이 꿈꾸는 이상적인 스토리를 읽어나가는 느낌이었다. 아마존 기업 내부의 크고작은 경영 혁신(플라이휠이라던가) 사례는 몇 가지 알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래서 아마존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한 기업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그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큰 그림을 그리는 기업의 장기적 안목을 리스펙하게 만든다.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이조스에게 배운 것은 그의 통찰력이자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차분함이다. '고객 경험'이라는 핵심적 가치를 항상 1순위에 두고 최상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조직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가슴은 뜨겁지만 머리는 차갑게 움직이는 아이디어와 행동력을 꼭 본받고 싶다. 또한, 어마어마한 업무량과 함께 갑작스러운 변화로 혼란을 겪거나 불만을 표할 만 한데도 회사의 비전과 가치에 공감하여 리더를 믿고 함께한 직원들에게도 많은 감명을 받았다. 이상적인 팀플레이란 이런 게 아닐까. 현재 이런 아마존의 팀플레이를 많은 스타트업에서 실현하고 싶어한다. 물론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아마존인이 되어가는 과정, '순서 파괴'를 위해 하나의 질문을 던지는 게 먼저일 것도 같다. 나는/우리 조직은/우리 팀원은 순서를 파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우리의 조직에는 그러한 굳건한 신뢰가 있는가?

5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종석
이종석

저도 2/3 읽다가 나중에 봐야지 하고 했는데 이번 기회에 나머지 부분도 마무리해야 되겠습니다. 인사이트 다가오는 정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