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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a
Kona ·

스타트업 IR, 기본만 합시다 (기술 기반 스타트업 편)



정부 지원 사업에 한정하여 이야기를 한다면 최근 확실히 눈에 보이는 트렌드는 선정사들 중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의 비중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처음 지원 사업과 연을 맺은 20년도에는 각 창업사들을 묘사하는 키워드가 조금 더 다양했다면, 오늘날에는 (애초에 기술 기반을 지향하는 TIPS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설득하기 위해 기술력이 필수가 된듯한 느낌이다.

그런 트렌드 속에서 자연히 기술 베이스 창업자들이 세운 스타트업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스타트업들의 IR 자료에서 특히 자주 보이는 아쉬운 점이 몇 가지가 있다.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은 창업자들이 프로덕트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큰 경우가 많아 개인적으로는 함께 작업하기를 좋아하는 유형이기에 별도로 적는다.

  1. 너무 큰 시장 사이즈

흔히 TAM, SAM, SOM으로 구성하는 시장 규모는 모두가 작성하지만 '잘' 작성하기는 참 어려운 파트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초기 스타트업의 역량과 목표 시장과의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매출 30억 원의 마케팅 스타트업이 7조 원의 국내 오프라인 광고 시장이 타겟 시장이라고 적는다면, 이는 투자자에게는 의미 있는 지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장 규모를 어떻게 하면 잘 작성할 수 있는가에 대한 좋은 답을 하기는 참 어렵지만, 적어도 SOM은 내가 쪼갤 수 있는 가장 작은 시장으로 적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국내 오프라인 광고 시장을 TAM으로 삼는 기업이라고 한다면, 이 때의 SOM은 타겟하는 지역 내 옥외광고 시장 규모가 아니라, 창업사와 유사한(혹은 대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참여자들이 점유하고 있는 시장으로 한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2. 목적성 없는 인증, 수상의 나열

특히 기술력을 충분히 갖춘 기술 기반의 창업 기업들에서 흔히 보이는 문제이다. 특허, 인증, 수상 등의 내역을 갖추고 있는 것은 좋다. 그리고 이를 자랑하고 싶어하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창업사의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한 근거 자료로 기능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특허는 타사의 진입 장벽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던지, 수상은 타 서비스들과의 경쟁우위를 보여주기 위함이라던지 하는 식의 맥락을 잊는다면 단순한 정보의 나열에 불과하다. 그리고 맥락 없는 정보는 쉽게 휘발된다. 추가로, 개인적으로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은 유사 기술을 갖춘 업체들과의 특허 침해 가능성을 보다 꼼꼼하게 검증하는 편이다.

3. 전문가만 이해할 수 있는 기술 설명

VC 투자보다는 정부 지원사업 지원 시 특히 중요한 부분이다. 심사역들은 투자/창업의 전문가이지 기술의 전문가는 아니다. 지원사업 심사 시 각 영역별 전문 심사역들이 투입되기는 하지만, 그들도 내가 아는 만큼 내 서비스와 기술에 대해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말자. 결국 제품/서비스의 핵심 기술이 어떤 기술이고, 왜 의미가 있는지를 쉽게 설득하지 못한다면 아쉬운 것은 창업자이다. '쉽게 설득한다'의 수준이 어느 정도냐고 묻는다면 나는 '수능 국어영역 중급 난이도의 지문' 정도라고 표현한다. 기본적인 문해력을 갖춘 성인이 Deck을 순서대로 읽는다면 무리 없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전기방사 공법을 사용하여 제품이 우수한 품질을 갖추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면, 전기방사 공법이 어떤 것이기에 고품질과 연결되는지를 심사역들이 묻기 전에 설명하여야 한다(내가 챙겨 질문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지는 경우 아예 질문을 하지도 않는 경우도 많다).

지원 사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논점에서 벗어났지만 추가로 조금만 더 적자면, 투자와 지원 사업 없이도 자생할 수 있는 기업이 진짜 좋은 기업이고, 그럴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나는 지원 사업의 경우는 권하는 편이다. 이유는 1억, 2억의 지원금이 아니라 '그 단계가 아니면 받을 수 없는' 기회인 이유가 크다. 지원 사업은 경험해본다면 알겠지만 참 귀찮은 일들이 많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돈 몇 푼에 이렇게 귀찮게 할 줄 알았다면 애초에 안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창업가들도 있다. 그러나 별 수 있나. 대한민국은 '창업가'가 살기 좋은 나라는 아니다. 그러니 이런 혜택이라도 챙겨야지.

아, 물론 지원 사업에 선정되는 것 자체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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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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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
민우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Doeon Kwon 권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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