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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수
김호수 ·

과연 내가 생각하는 아이디어가 정말 세상에 필요할까? (feat. 논술 AI 서비스)

나는 대치동에서 논술 알바를 하며 '논술 AI 채점 서비스'를 런칭하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 논술 채점은 아직도 구식이다. 선생님들이 일일이 손으로 적거나, 타이핑해서 채점을 한다. 수많은 아이들의 글들은 일정한 기준을 바탕으로 균일하게 채점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채점 후 아이들이 실수하는 것이나, 잘하는 부분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느끼는데 그 아까운 데이터들이 이런 구닥다리 채점 프로세스로 인해 다 소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논술 AI 채점 서비스'를 고안했고 대충 컨텐츠 개요만 짜둔 상태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불안하다. 이게 정말 세상에 필요한 서비스일까? 내가 투입할 시간과 노력이 헛된 것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이번에 Y Combinator의 'How to get and evaluate startup ideas' 영상을 접했는데 내 아이디어가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인지 해당 영상을 통해 판별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마음 속에 괜찮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걸 읽어나가며 판단해보면 좋겠다.

창업가들이 흔히 범하는 네 가지 실수

첫째. 찐 문제(real problem)를 해결하지 못함

스타트업 아이디어는 사용자의 실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나는 논술 AI 서비스가 실효성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내가 알바하는 대치동 학원 내 논술 강사 분과 대화를 나눴다. 실제로 현재 수험시장에서 쓰는 채점 앱은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UI/UX가 매우 불편하고, 논술친화적(?)이지 않아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했다. 만약 내가 깔끔하고 예쁜 서비스를 만들면 선생님께서 실제로 구매하실 의향이 있다고 밝히시기도 했다. 한 번 꼭 고민해봤으면 좋겠다고, 충분히 좋은 생각이라는 피드백을 들었다. 대치동 바닥에서도 확실히 수요가 있는 지점이라고 말씀하셨다.

이 대화를 통해 나는 B2C(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논술 서비스)보다는 B2B(논술 강사, 학원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그렇다면 첫번째 단계는 통과다.

둘째. 'tarpit idea'에 빠지게 됨.

Tarpit 아이디어는 처음에는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창업자들을 함정에 빠뜨리는 아이디어를 말한다. 오랫동안 존재해 온 흔한 스타트업 아이디어들 말이다. 요런 아이디어는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대상으로 하며 겉보기에 그럴듯해 보이고, 해결하기 쉬워 보인다. 그런데 대부분 tarpit idea는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해결하기 어렵다.

대치동에 AI가 도입되기 어려운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학부모, 학생이 있는 이런 교육 시장은 매우 보수적인 분위기이다. 그들은 실력있는 선생님이 일일이 학생 답안을 채점하고, 1:1로 피드백을 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AI가 내 자녀의 성적을 채점한다? 이건 아직 학부모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위기다. 그래서 나는 논술AI서비스 또한 부분적, 제한적으로 도입을 하고 채점을 하는 선생님들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논술AI서비스도 어떻게 보면 tarpit idea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매우 많다. 우리 크리에이트 클럽에서도 저번 학기 때 이미 이 서비스를 시도해보았고, 나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선생님도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라고 하셨다. 다만 선생님의 경우 귀찮아서 시도를 안 했고, 시간이 없고 엄두가 안 나 도입을 못했다고 하셨다.

셋째. 사업성이 있는가? 완벽한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기다리고만 있는가?

많은 창업자들이 금방 떠올린 아이디어를 사업성이 있는지 고려하지도 않고 바로 뛰어드는 실수를 범한다고 한다. 반면, 완벽한 아이디어를 기다리다가 실행에 못 옮기는 창업자들도 있다. 그래서 가장 이상적인 위치는 처음으로 떠올린 아이디어와 완벽한 아이디어 그 사이 어딘가의 중간 지점이라고 한다.

나는 후자에 속하는 것 같다. 아이디어를 어느정도 구체화하긴 했으나 이게 정말 사업성이 있는지, 계속 간만 보고 있는 상태인 것 같다. 내가 준비가 아직 덜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불안하기도 하다. 요즘은 이런 마음에 사로잡혀 더이상 진전을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를 극복하고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기 위해 creai+it에 들어오게 되었다.

넷째. Founder/Market fit?

해당 아이디어를 실행하기에 이 팀이 적합한가를 물어보라는 것이다. 창업자-시장 적합성이 떨어지면,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실행 단계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우선 나는 '논술AI채점서비스'를 창업하기에 적합한 창업자가 맞다. 나는 논술만 2-3년을 배웠고, 또 논술첨삭 알바만 2-3년을 해왔다. 시장에 존재하는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고, 시장 최전선에서 매일매일 문제를 맞닥뜨리고 있다.

그러나 나에겐 팀이 없다. 이 서비스를 함께 정교하게 설계할 러닝메이트가 없다.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정말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싶다. 나 또한 그들에게 매력적인 기획자가 될 수 있게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점이다. 9월부터 이 과정을 위해 열심히 불태워야겠다!

다짐

좋은 창업가가 되어 정말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고 싶다.

CREAI+IT 그룹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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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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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은
전소은

좋은 인사이트네요! 저도 제 아이디어가 저만의 생각만은 아닌지에 대해 많이 고민을 해보있는데 이렇게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평가해보는 과정이 공감이 되고 저도 평가해 보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좋은 솔루션으로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만들기를 응원해요😊

명철
명철

사업성이 있는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 현재 논술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의 입장이나 인터뷰를 해서 확인해보는 과정도 좋을 것 같네요. 이게 사업성을 판단하는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조예신
조예신

이 아이템은 기출문제를 제공하는 학교, 논술 강사, 첨삭 조교, 학생, 부모까지 상당히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관여해서 복잡하고 어려운 것 같아요! 그 점에서 B2B 로 좁히는 게 진짜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