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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명
박천명 ·

[리피 회고-03] 21.02.18 19:00

(오랜만에 다시 쓰는 회고네요. 앞에 부분 읽고 오시면 더 이해하기 좋습니다! + 독백체 양해 부탁드립니다!)

[리피 회고-01] 27살에 아빠가 되면서

[리피 회고-02] 다르게 부르는 사랑




내 품에서 가느다란 숨소리로 꼬물거리던 아기는 점점 커갔다.


위가 작아서 2시간 마다 분유를 타먹이던 100일이 어느새 지나고, 고개를 가누고, 기어다니더니 혼자 힘으로 일어나 여기저기 다니기 시작했다. 웅얼웅얼 거리다 언젠가 보면 말도 하고 있고, 아이가 커가는건 새삼 부모님들이 "시간 참 빠르다" 라고 하셨던 말을 몸소 느끼게 되는 변화였다. (상당히 귀여운 동영상 링크)


그렇게 아이가 커가는 사이, 사업을 하고 싶었던 내 아이디어 노트에는 아이를 위한 서비스들에 대한 생각들이 차곡차곡 쌓여 가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있는 순간들은 17살 이후로 항상 코드와 아키텍처에 둘러 쌓여 있던 나에게 새로운 영감과 자극을 불어넣어줬고, 아이를 키우면서 불편한 점들, 그리고 감동 받은 부분들, 우리 부부가 매주 하는 고민들에 대해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아기랑 같이 잠든 아내, 남편이란 분은 일하다 늦게 들어오는 경우가 잦았다.


지금 다시 아이디어 노트를 보면 꽤나 귀여운 것들이 많은데, 한창 아이 재울 때 자장가를 틀어 줘야할 때는 아기 자장가 앱을 개발해볼까? 라는 생각에 와이어프레임을 그리기도 했었다.

육아가 지쳐 힘들 때는 공동 육아에 대해서, 한창 아이가 분유를 잘 안먹어서, 어떻게 하면 분유 먹이는 양을 늘리지? 하면서 고민했던 것들도 있고, 지금도 보관하고 있는 산후조리원에서부터 작성 했던 육아 일지(시간별 먹는양, 기저귀 갈았는지, 응아 했는지 를 적는 일지) 를 앱에서 양육자들에게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육아 일지 앱을 기획하기도 했었다.

이젠 추억이 되버린 아이디어 노트 1.0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 그 때 우리 부부가 육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을 때, 아이디어 노트를 적고, 와이어프레임을 그렸던 것 같다.


그러다 2021년 2월 18일, 19시 경, 아들 박은호군과 함께 놀던 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아이가 그림 (이라고 적고 낙서라고 읽는다.) 를 그린 것이다..!


정말 몇 일전까지만 해도 (아님) , 내 품에서 꼬물 거리던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 스스로의 의지로 남긴 첫 번째 흔적이라니...최초의 자발적 흔적.너무 귀엽다..흑...아니, 너무나 감동스러웠다. 들고 한참을 보고 또 보았다.

아기가 스스로 남긴 첫 번째 흔적, 작품..이게 너무나도 소중해서 혼자 감동하고, 사진 찍고, 어디다 보관하지 고민하고...누군가에게는 낙서나 쓰레기였지만 나에겐 너무나 소중했다.


그러다 문득 우리 집이 1년 뒤에 이사를 간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그리고 이삿날 내가 이 소중한 아이의 첫 작품을 간직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남은 인생동안 내가 여러 번의 이사를 경험할 수 있는데 그 때마다 이 작품을 잘 간직할 수 있는 확률은 극히 낮았다. 심지어 이게 첫 작품이고 아이가 그려낼 수많은 작품들은 잃어버리지 않고 잘 간직할 자신이 없었다.


그러다 그 당시로부터 한..2년전 인가에 내가 만들었던 앱이 떠올랐다. 명함을 OpenCV 로 스캔하고, 전화 오면 명함첩에서 찾아주고, 채팅하고 하는 리멤버를 오마쥬? 했던 앱이였는데, 그 때 만들면서 대비가 다른 이미지를 커팅을 손쉽게 하는 기술을 활용해 봤고, 이걸 활용하면 아이 그림만 쏙 하고 저장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바로 기획에 들어갔다. 거의 1~2주 정도, 서비스 기획, 비즈니스 발전 방향에 대해 적기 시작했고, 어느정도 갈무리를 해서 바로 사이드 프로젝트 카페에 올렸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여러 번 하다보니, Poc 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딱이라는 생각이였고, 사이드 프로젝트 카페에 글에 내 진심을 담아 썼더니 사람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았다.


그렇게 사이드프로젝트에서 약 3개월 동안 팀원분들과 열심히 기획, 디자인, 개발을 했고, 최종 개발까지 완료했었다.

(사플 최종 시연 영상 봐보기, 저퀄 영상 주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고 최종 발표에서는 수상도 했다.

사이드프로젝트에서 부터 같이 한 팀원 @Sam , 아직도 우리 개발 팀의 복지, 그 자체다


이렇게 은호의 그림에서 시작한 리틀피카소는 사이드프로젝트를 거쳐, 이제 1년 정도 운영했고, 유저는 2만 5천명, 등록된 그림은 10만개가 있는 서비스가 되었다.


아직 갈 길이 멀고, 제공하고 싶은 가치는 더 잘 전달하고 싶지만, 그래도 지금 내 옆에 있는 우리 팀원들, 힘든 일정 묵묵히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꿈을 위해 함께 해주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끝으로 리틀피카소를 만들면서 공감했던 글.


"모든 아이들은 예술가이다. 다만 문제는 그들이 성장하면서도 여전히 예술가로 남아있는가 하는 것이다." - 파블로 피카소
리틀피카소

우리 집 아티스트 그림 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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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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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멋진 회고 글 감사합니다 ㅎㅎ 아이도 너무 귀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