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거 정말 만들고 싶어?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창업학회 VERY에서 전국의 모든 음식점 선주문 서비스 ‘올잇’ 개발을 하고 있는 연세대학교 22학번 이태희입니다. 이 글에서는 프로덕트 이야기보다는, 작년에 처음 창업에 도전하면서 뼈가 저리도록 느낀 바를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여기 계신 메이커 분들은 창업씬에 어떻게 뛰어들게 되셨나요?
어느 날 창업이 하고 싶어져서 아이디어를 모색하다가 수익이 날 만한 모델을 찾아서 밀고 나가셨나요?
누군가의 밑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본인만의 일을 하는 것이 좋아서 창업을 하게 되셨나요?
다양한 동기가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옳고 그름을 따질 수도 없고요. 그런데 제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동기가 있습니다. 바로 ‘내가 정말 만들어보고 싶은 아이템이 있어서’입니다.
다시 말해서,
“저는 창업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A를 만들고 있어요.”
이게 아니라,
“저는 A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창업을 하게 되었어요.”
이게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오묘한 차이를 느끼시겠나요?
제 사례를 들어보자면, 저의 첫 창업 도전기는 2022년 여름이었습니다. 테일러 피어슨의 ‘직업의 종말’과 자청의 ‘역행자’를 매우 인상 깊게 읽으면서 창업이 하고 싶어졌는데요, 아이디어를 고민하던 중 마침 고등학교 동창 한 명이 아이디어를 들고 와주었습니다.
‘내가 특이한 옷에 관심이 많아서 입고 싶은 바지 사진을 동대문 샵에 들고 갔는데, 정말 그대로 옷이 나오더라. 유저가 사진이랑 신체 치수를 주면 정말 그대로 만들어서 집으로 배송해주는 플랫폼을 만들어볼래?’
그렇게 기획, 개발, 디자인 총 3명으로 이루어진 팀이 생기게 됩니다.
“동대문 패션 클러스터와 3D 패턴에 기반한 맞춤 의류 제작 플랫폼, 릴레타(REILETA)”
몇 주만에 노코드 툴로 웹 페이지를 제작하고, 옷 3D 패턴을 제작해주시는 패터너 한 분과 크몽을 통해 계약을 맺고, 옷감 떼러 동대문 샵을 오갔습니다.
주말마다 팀원들과 만나서 회의하고, 매주 각자 할 일을 정리해서 그 다음 주까지 해오곤 했습니다. IR 자료도 만들어보고, 투자 심사를 받아볼 기회도 얻었습니다. (비록 탈락했지만요.. ㅎㅎ)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릴레타가 잘 안 된 이유를 저는 다음과 같이 분석합니다.
- 개발 역량 부족: 개발에 전무했던 터라 노코드 툴만으로 웹 페이지를 제작했으나 원하는 기능을 전부 구현할 수 없다 보니 결과에 불만족하게 되더라고요.
- “정말 하고 싶었나?”: 저희는 팀원 모두가 깊이 공감하는 문제를 풀려고 했다기보다는, 브레인스토밍하다 나온 그나마 괜찮은 아이디어를 밀고 나가는 느낌이었어요. “이거 잘 돼서 옷 사는 문화가 바뀌면 얼마나 편해질까?”와 같은 대화를 했어야 했는데, “이거 잘 돼서 우리 다 부자 되면 얼마나 좋을까?”와 같은 대화를 했어요. 그러다보니 프로덕트를 위해 머리를 싸매고 새로운 걸 배워야 할 때면 금방 지쳤던 것 같아요.
이 중 특히 2번 이유가 컸던 것 같습니다. 정말 하고 싶었다면, 개발 역량이 부족하더라도 조금씩 공부해가면서 서비스를 최대한 구축하고, 나중에 외주를 맡기든, 어떻게든 방법을 찾았을 것 같거든요.
이 이후로는 아이디어를 고민할 때 ‘일단 나부터 이 아이템을 원하는가?’를 스스로 꼭 물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모든 메이커들이 본인이 정말 원하는 아이템을 개발하는 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VERY 내에서 개발 중인 ‘올잇’ 이야기나, 제가 얻은 다른 인사이트들을 가지고 이후 게시물로 돌아오겠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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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sol Park님은 좋은 프로덕트 아이디어를 찾을 때 아래 4가지를 고려한다고 해요. 1/ 진정성 - 내가 직접 겪고 있는 문제 혹은 진정성이 생기는 문제인가? 2/ Underserved Needs - 다수의 사람들이 지금 당장 겪고 있지만 간과되고 있는 문제인가? 3/ 타깃 유저 접근성 -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을 내가 쉽게 찾을 수 있는 문제인가? 4/ 개발력 - 내가 스스로 당장 솔루션 개발이 가능한 문제인가? 현솔님이 디스콰이엇 만들기 전까지 7년 간 삽질한 메이커로그에 자세히 나와있어요. https://disquiet.io/@hpark0011/makerlog/320
좋은 자극이 되는 글이네요!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태희님 메이커로그가 Must Reads 196에 선정되었습니다! https://stib.ee/Hmt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