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업에서 발전이 없는 이유 (현실)
일 년간 현장업, 사무업을 병행하면서 느낀 것들입니다.
1.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1.1 그것이 기술이거나, 체력이거나.
1.2 기술은 결국 위에서 아래로 전해져 내려와야 하는데, 이미 기술을 보유한 사람이 누구에게나 알려주기는 어렵다. 그들의 밥벌이니까.
1.3 특히나 체력은 맨날 컴퓨터, 휴대폰이나 붙잡고 있는 일반인들에게는 힘든 것이다. 일급 40만원을 받아도 철거 조공 하루 하면 일주일을 앓아누운 사람도 있다.
2. 근무 중 육체 노동의 비중이 90% 이상이다.
2.1 그 말은 눈 앞에 보이는 현장에만 집중해야한다는 의미이다.
2.2 고강도의 육체 노동을 하다보면 오늘 저녁에 뭐 하고 책 읽고 그런 생각조차 안난다.
2.3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제대로 된 조명은 커녕, 앉아서 쉴 의자조차 없는 인테리어 현장/신축 현장 가보면 동굴 속에서 벌 받는 느낌이 난다. (분진 가득은 물론 여름엔 1시간만 있어도 몸이 땀으로 다 젖는다.)
3. 현금 지급이다. (계좌 이체)
3.1 원천징수 3.3마저도 떼지 않는 곳이 많다. (떼고 주면 욕하는 사람도 있음)
3.2 그렇기 때문에 대출이라던지 그런 것에 매우 불리하다. (레버리지를 할 수가 없다.)
3.3 눈 앞에서 현금을 받다보니 의외로 차곡차곡 쌓아두는 사람이 없다.
3.4 그 이유는 오늘 열심히 일했으니 저녁은 맛난것 먹고 술먹자~ 라는 생각의 보상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가끔 현장 지원 나가는 나 마저도 그랬다.)
4. 독립 개체이다.
4.1 일감마저도 하청 받는게 당연하기에 개인은 사실상 힘이 없다.
4.2 팀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 팀이지 팀도 사실상 힘이 없다. (조금 더 일감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은 장점)
4.3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지만... 사실상 우물 안의 개구리가 많다. 그리고 그 개구리들이 끼리끼리 뭉치기에 사실 상 발전을 도모하기는 어렵다. (바뀌겠다고, 변화하겠다고 모였으나 그 누구하나 일 끝나고 모여서 분야를 막론하고 무언가를 학습하는 그룹이 전혀 없다. 몸이 힘드니 하기 힘든 것도 매우 사실.)
5. 누적이 안 된다.
5.1 프로젝트 베이스라서 한 번 해주고 빠지고 다 그런 식의 업무다.
5.2 음식점은 한 번 차리면 사람들이 또 오는 반복 사용률이라는 개념 (시스템)이 존재하는데 타일 공사든 인테리어든 한 번하면 반복 사용률 그런 것은 없다. 새로운 무언가를 하러 찾으러 가야함. 약간 슈퍼 마리오 똑같은 스테이지 여러번 하는 느낌.
타일 보수하러 갔을 때
저번주에도 갔던 폐기물 처리장
늘 수고해주시는 반장님들과 욕실 철거 중 찍은 사진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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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단순하게 이거! 저거! 해서 발전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 같긴 한데요, 확실하게 노동의 가치가 올라갈 만한 그런 인프라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육체 노동과 지식 노동이 결합되어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고요. 시장 단가는 올라가겠지만 결국 그것이 시공업 (인테리어)에서 좋은 시공, 좋은 대우, 좋은 근무 환경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기술자 (육체 노동 인구)가 대한민국에서 힘든 이유는 일반 소비자나 사업자 가릴 것 없이 무조건 싸게 후려치는 문화+성과는 최대로 문화가 아주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싸고 좋은 것은 인테리어는 더욱이나 없습니다...ㅠ)
주영님 안녕하세요! PMC 이후 간만이죠? 글을 쭉 보고 궁금해진건데 , 그렇다면 이상적으로 발전이 된 모습은 어떤 걸까요?
현우님 잘 지내시죠? 요즘 CTA 전환이 뚝 떨어져서 고민이 참 많은 시기네요! 현장업이 이상적으로 발전된다면 아마 해외의 사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미국에 살때 host family 아버지가 은퇴하신 목수셨는데, 자그마한 집도 두 세개 정도 있을 정도로 경제력이 있으셨고 또한 은퇴한 후에도 가끔씩 동네 집 수리를 하곤 하셨습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1. 사회에서 현장업 종사자로 무시하지 않음 2. 육체 노동자가 집을 꾸릴 수 있는 시장 단가 형성 이 것들인 것 같아요. 한국에 기술자들은 늘 후려치기가 기본이니까... + 사회적 시선또한 곱지 않은 것이 더 질 안 좋은 사람의 유입을 자연스레 만드는 것 같아요. (도덕적으로 훌륭한 기술자도 많지만, 하던 일 팽겨치고 그냥 가는 분들, 고객 거주하는 곳인데 흡연하시는 분들 정말 많습니다. 기술자가 아닌 일반 인부 포함이지만요.) 단순하게 육체 노동자로서 사회 구성을 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시장에서 올바른 가치로서 대우받을 수 있게하는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저희가 그것을 해내려고 하고 있고요! (말은 쉬운데 참 어렵습니다)
와,, 현장 사진.. 생동감이 엄청나네요.. 무대 뒤편을 보는 느낌이랄까
반장님들이 고생하시는 덕분에 좋은 공간이 나오는 것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