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한 달 살고 왔습니다.
지난 2월 한 달을 제주에서 보냈습니다. 제주에 간 목적은 첫번째로 낯선 곳에 나를 격리해 정신적인 성장을 이루기, 두번째로 디지털 노마드처럼 일하기, 세번째는 제주의 풍경을 즐기며 휴식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목적인 '일하기'는 그다지 많이 하지 못한 것 같네요. 역시 책상과 의자가 있는 곳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야 비로소 일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 대신 휴식으로 한달을 채운 것 같네요.
2월의 타임라인 순으로 기억을 되짚어보면, 기승전결이 있는 연극 같습니다. 여행하는 내내, ‘나는 왜 여기에 왔는가?’에 대한 대답을 찾으려고 부던히도 노력했어요. 그래서 처음엔 제주까지 와서 우울해있는 내 모습이 싫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감정은 2월 초를 지나며 조금씩 복잡해지기 시작하더니 셋째 주에 정점을 찍었습니다. 덕분에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온갖 잔병치레를 겪었네요. 그래도 마지막 일주일을 보냈던 성산에서 그동안의 내적 갈등을 해소하고 돌아왔습니다.
혼자 다녀서인지 머릿속에서 나와 가장 많이 대화를 했습니다. 이런 복잡한 생각과 감정을 블로그와 종이 일기장에 털어내지 않았다면 한달 내내 고생했을 듯합니다. 하지만 이전부터 내 삶에는 많은 일이 있었고, 언젠가는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에 돌아온 지금은 이 내적 갈등을 제주에서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있어요. 결국 내가 고민했던 것들은 '진정 나다운 게 무엇인지'였고, 끊임없는 생각과 기록을 통해 구체화된 것 같습니다.
한 달의 방황 끝에, 나의 가치관과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이 끝난 후 3월부터는 내가 뭘 해야할지가 명확해졌습니다. 가치관이 정립된 상태에서는 성장의 포커스가 오직 '나'이고, 이럴 땐 남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게 되어요. 여행하는 것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말이 있죠. 지금까지의 여행에는 항상 동행이 있었어서 그 말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는데, 이번에 혼자서 한달을 보내는 경험을 통해 차원이 다른 깊이를 느끼게 되었네요. 여러분도 일할 때 공간의 제약이 없다면, 낯선 지역에서 한 달을 보내보는 걸 적극 추천드립니다!
+여담으로, 이번 여행을 통해 네이버 지도에 '제주 먹거리'라고 저장된 공간이 100개가 넘었습니다. 물론 한달동안 그 100여개 장소를 다 가보기는 어렵고, 간 곳보다 안 간 곳이 더 많긴 합니다. 하지만 지인 추천, 유튜브 ‘뭐랭하맨’을 비롯한 제주 컨텐츠,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맵, 인스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셀프 검증을 했기 때문에 다음번 여행때 가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ㅎㅎ
역시 글로 생각을 정리하니 좋네요. 다음주부터는 일요일에 쓰고 올릴 수 있도록 힘내보겠습니다. 시간내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유빈님, 제주에서 스스로를 찾는 한 달을 보내고 돌아오신 걸 축하드립니다!! 저도 떠나고 싶네요. 생각이 정리가 안 될 때나 유난히 서울이 시끄럽다고 느껴질 때 저는 차를 몰고 바다를 보러 다녀오는 편이었는데요, 일하기 시작한 작년부터는 잘 못하고 있어요. 평일에는 일을 하고, 주말에는 여자친구 그리고 모임 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느라요. 저도 저랑 대화 많이 하고 오고 싶어요. 제주에서는 어느 공간이 가장 좋으셨나요??
제주도에 다녀오셨군요! 저도 '나다운게 뭔지' 생각을 많이 하는편인데, 다음에 이야기 듣고싶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