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Blogging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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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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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으로 보장된 ‘방랑할 권리’ - 알레만스라텐 (ALLEMANSRÄT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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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춤추는 가족’, 1950년대

마티스 dance

돌아다닐 권리, 자연에 머물 권리, 길을 잃고 헤맬 권리, 일정을 중단할 권리, 아무 행동도 안 하고 멍하게 있을 권리.

북유럽의 법 중 ‘방랑할 권리’, 알레만스라텐 (ALLEMANSRÄTTEN) 이 보장하는 권리들입니다.

북유럽의 아름답고 장대한 자연을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내외국민 상관없이 자연을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어요.

그 속에는 북유럽 사람들이 어릴 적 부터 몸에 익힌 자연 친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태도를 의미하는 '프리루프트슬리브(Friluftsliv)' 라는 단어가 있다고 합니다. 자유(fri)와 공기(lufts), 삶(liv)을 조합한 단어에요.

스칸디나비아에서는 학생 때 부터 법으로 보장된 야외생활을 통해 자연 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개인의 성장과 사회성 함양을 비롯해 다양한 삶의 가치들을 터득한다고 합니다.

EBS 라디오를 듣다가 발견한 이 단어에 꽂혀서, 짧게 조사해본 바로는 이렇습니다. 자세히 설명해주신 기사가 있어 참고했으니 여러분도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https://www.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56916

저는 대한민국에 이 단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이 단어가 당장 필요하고, 가장 어울리는 사람들은 ‘경로를 이탈한 사람들’ 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찾아가고, 스스로 일과 길을 만들고, 적극적이고. 끊임없이 자신이 원하는 삶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쉽게 말하면 회사 때려치우고, 학교 때려치우고 창업하거나 딴짓 한다고 한 소리 듣는 사람들이요.

아시겠지만 북유럽과 다르게 우리는 방랑, 방황이라는 단어를 썩 좋아하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정해진 템플릿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보통의 삶을 살아내는 것도 힘든데, 왜 굳이 돌아돌아 먼 길을 가려느냐는 말을 듣기도 많이 듣습니다.

그래서 불안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스탠다드’ 에 집착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생각하던 것은 위화감이었어요. 내가 바라는 삶이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이지?를 문득 생각하게 되었을때 느껴지는 불안감.

그것은 사실 주변에서 바라는 기준들이 이미 많이 준비되어 있다는 점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교육이 무엇인지도 그때부터 생각해보게 된 것 같아요. 대한민국에서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갈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대학생이 되어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전공을 고르면서도 결국 내가 정말 이 전공을 좋아해서, 이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들어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전 그랬어요. 성적에 맞춰서 대학에 가는 수많은 다른 고등학교 3학년들과 같이 수능을 치고 성적을 봤어요. 12년의 교육 과정을 종이 한 장에 정리해서 받아보는 기분은 뭐랄까요. 허망했습니다.

한 편으로는 속이 이상했습니다. 이 한 장으로 내 미래의 출발점을 고르는 거라니.

(좋은 점수를 받았으면 안 그랬을거라구요? 일단 속이 안 좋지는 않았을 것 같긴 하네요.)

좋은 학교에 가고, 좋은 점수를 받고,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 노력하는 삶. ‘좋은 것’ 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경로가 정해진 그런 삶을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는 것 같아요. 특히 그 기준이 주변 사람들에 맞춰져 있는 것은 빠르게 불행해지고 맹목적인 삶을 살게 되는 원인 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살아야가는 이유가 단순히 ‘주변이 그렇게 살기 때문에’ 라는 분위기 때문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점점 오르는 물가와 집값, 그리고 벌어지는 소득 격차, 부를 쌓은 계층은 더욱 부를 쌓고 가만히 있으면 천천히 가난해지는 현재 대한민국 사회 시스템의 문제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

저번에 @Cailyn Yong 님 글에 달린 댓글에서 봤던 내용 중에 - 한번 실수(실패) 했을 때, 그 실수가 용납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라는 댓글을 봤던 게 생각나서요. 잘 정리가 되지 않아서 이 부분은 나 중에 다뤄보면 좋겠어요. 여러분들의 의견과 생각도 궁금합니다.

반면 이제는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가 생기고, 심지어 우리가 직접 일자리를 만들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과 인생관, 신념, 그리고 추구하는 가치를 통해 자신이 믿고 좋아하는 것을 서비스로, 프로덕트로, 작품으로, 콘텐츠로 풀어낼 수 있는 시대에 다다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장 2년 전보다 너무나 쉽게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시작 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도 되는 시간을 우리는 좀 허락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의미없게 시간을 날려버린다고, 편한 길 내팽개치고 엉뚱하게 산다고 이놈, 그러지 말고 우리.

방황하고 방랑하는 삶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울지, 어떤 삶의 가치와 개인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봐 주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알레만스라텐, 알레만스라텐.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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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Jung

William Jung

Bold As Love

개인적으로 존 메이어의 앨범 중에서 Where the light is만 듣는다. Live 버전이기도 하고, 존 메이어 특유의 섹시함을 가장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요즘 Bold as love라는 노래만 듣는데, 이 노래가 매력적인 이유는 중간에 2분 정도 진행되는 존 메이어의 스피치 때문인데 일할 때를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에 이 노래를 듣고 있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저는 제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봤습니다. 감정을 배제하며 무감각하게 살아보기도 했고, 사고 싶은 것을 다 사보며 쉽게 질리는 삶도 살아봤습니다. 한편으로는 좋은 성과를 혼자서 만들어내며 성취감을 느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방법에도 제 자신을 발견하고 제 속도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딱 하나를 제외하고 저는 거의 모든 방법을 시도해봤는데, 그것은 사랑입니다. 제가 말하는 사랑은 할리우드의 뜨겁거나 로마의 촛불처럼 우아한 사랑이 아닙니다. 그냥 '난 언제나 네 편이야'라는 사랑입니다. 모두가 서로에게 항상 사랑한다는 말을 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들의 편이 되어줄 사람들은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랑이라는 것이 제 삶의 속도와 내가 누군지 알게 해줄거라 믿고 실험해보려 합니다. 사랑을 주고 느껴보려 합니다. 정말 촌스럽게 들릴 수 있지만 제가 살아가면서 마지막으로 꼭 확인해봐야만 할 것 같습니다."

존 메이어는 사랑을 베재한 거의 모든 방법을 시도했지만 자신에게 적합한 삶의 형태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사랑을 주고 받으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나가겠다는 말이다. 각종 구설수에 오르며 기타리스트로의 평판을 스스로 깎아내렸던 그가 이런 말을 진심으로 하니 그것또한 아이러니하다.

갑자기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난 언제나 네 편이야' 유형의 사랑을 난 항상 갈망해왔고, 요즘 그 사랑을 많이 받고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틀 전, 30일은 내 생일이었다. 내 인생에서 생일은 잊고 있었다가 갑자기 생각나 가족들과 잠깐 보내는 시간이었다. 사람들과 생일을 보내는건 사치라는 생각이 강했고, 피곤한 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이번 생일은 조금 달랐다. 먼저 케이크와 부담스럽지 않은 선물을 건네거나, 노래를 불러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게 싫지 않았다. 시끄러운 폭죽과 노래가 가미된 자극적인 파티도 아니었고, 나를 끌어안으며 나보다 더 기뻐해주는 사람도 없었지만 나는 잔잔하게 내 주변에서 내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좋았고 감사함을 느꼈다. 이들에게 받은 것보다 더 많은 무언가를 주어야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런 감사함을 느끼는 요즘, 존 메이어의 스피치가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난 "난 언제나 네 편이야" 유형의 사랑을 내가 먼저 주고 주변으로부터 돌려받는 삶을 강하게 원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게 내 삶의 속도와 나의 안정감을 더 견고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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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ic Entropy

개인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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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Jung

William Jung

필름카메라로 담은 독일의 크리스마스와 새해

본문에서는 제가 여행하면서 들었던 노래와 함께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던 2023년을 정리하고 지금의 나를 점검하기 위해 여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여행에 오면 익숙한 것이 익숙하지 않은 것이 되고, 익숙하지 않은 것이 익숙해져야하는 것이 된다. 평소 지내던 환경에서 벗어났을 때 스스로를 더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것 같다.

12월 20일부터 1월 3일까지의 독일 여행 일지를 정리해봤다. 필름 사진을 200장 가까이 찍었는데, 전부 스캔하고 일지를 적느라 조금 늦어졌다. 14일간의 기록이지만, 인상깊은 순간만 추렸다.

사진이 아주 많다. 지루하지 않게 독일 여행을 하면서 들었던 노래들을 중간중간 넣었다.


1. 인천공항 푸드코트,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한인민박

해외로 출국하기 전에 한식에 정을 떼고 싶다면 인천공항 푸드코트를 가면 된다. 최후의 식사로 차돌된장을 골랐는데, 장담하지만 저건 물 탄 뚝불에 가깝다. 첫 입을 먹었을 때는 후회했지만 덕분에 독일에서도 한식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해외로 나갈 때는 한국을 잠시 잊으라는 인천공항의 깊은 뜻인 것 같다.

프랑크푸르트에는 6시쯤 도착했다. 정말 오랜만에 도착한 중앙역은 그대로였다. 여전히 멋진 기차들이 많았고, (마)약을 사고파는 사람들,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역을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다 그대로였다. 오랜 비행 시간에 지친 나는 대충 구운 오리가 들어있는 Asian snack box 하나를 포장해서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제이시앤블루라는 한인민박을 잡았다. 도미토리라 가격이 저렴해서 잡았는데 생각보다 시설은 기대이상이었다. 숙소 위치도 중앙역에서 1분거리라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에도 좋았다. 특히 숙소 안에 있는 북카페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지금까지 여행 다녀본 곳 중에서 노트북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었다.

Day 1은 비행기를 타기 위한 이른 기상, 장시간 비행의 이유로 일찍 잠들었다.

2. 크리스마스 마켓, 괴테 생가, 서점

이날부터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었는데, 가장 먼저 크리스마스 마켓을 갔다. 독일은 공휴일에 진심인 편이라 크리스마스 마켓이라 하면 25일까지는 해야할 것 같지만.. 이날(21일)까지만 마켓이 운영되었다. 잠도 잘 잤겠다 마켓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만약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 갔다면 딱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

  • 화장실 위치 알아두자. 막상 필요할 때 찾으려면 못 찾는다

  • 소세지와 맥주 가격은 거기서 거기. 줄 적게 서는 곳으로 가자

  • 사고싶은 것이 있더라도 마켓을 한 바퀴만 돌아보자. 여기서 파는게 저기서는 더 싸게 판다

  • 사람이 너무 많아 휴대폰이 터지지 않을 수 있다. 지인과 함께한다면 손 꼭 잡고 다니자

나는 독일 특유의 적당한 개인주의가 좋다. 배려해야할 때는 철저하게 배려하고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개인주의적이다. 특히 여러인종이 섞여있는만큼 사람들이 나와 다른 문화나 사람들로부터 크게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다.

비슷한 맥락에서 마켓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보기 좋았다. 한국이었다면 아이들이 사고를 칠까봐 ‘안돼‘를 외치는 부모님들이 태반이었을 것 같은데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사회가 조금만 긴장을 풀고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순간이었다.

소세지를 파는 어떤 아저씨랑 대화를 나누다가 크리스마스 마켓은 밤이 가장 예쁘다는 말을 듣고 저녁까지 주변을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그리고 주저없이 괴테생가를 찾아갔는데 혼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철학자들의 지적 호기심이 어디서 나올까 하는 생각으로 돌아봤는데, 우선 어렸을 때부터 긍정적인 자극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집에만 있어도 장군, 화가, 음악가 등과 같이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많은 것을 배우고 흡수하는 유년기 시절에 다양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예술을 배운다. 음악과 미술을 필수로 하는데, 유년기 시절의 예술은 창의력과 표현력을 기르는 것에 도움을 준다. 덕분에 자신의 다면적인 생각과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된다. 나아가 자신이 무엇을 감각하고 있는지 잘 알아차리는 힘을 기르게 된다.

책에 많이 노출되는 것 또한 인상깊었다. 활자를 읽는다는 것은 굉장히 자기주도적인 행위인데, 문장을 시작하거나, 단어와 단어 사이를 건너뛰거나, 마침표가 있을 때 읽는 것을 멈추는 것 모두 우리가 주도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책을 읽을 때는 병렬적으로 머릿속에서 장면을 상상하며 읽게 되는데, 어렸을 때부터 이런 생각을 꾸준히 해오면 학습/인지 능력이 발달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철학은 예술, 수학, 문학 등의 학문의 종착역 같다. 요즘 제너럴리스트라고 부르는게 당시의 철학자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 그럼 나는 이런 학문들에 요즘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가 생각해보면 많은 반성을 하게 된다.

그렇게 생가를 둘러본 다음, 근처 서점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한국에서 구하지 못하는 책을 많이 봤는데, 독일이라 그런지 산업 디자인과 관련된 책이 많았다. 이것저것 읽어보다가 IBM ThinkPad를 디자인한 Richard Sapper, 현대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미친 Dieter Rams의 책을 샀다. 혹시 전기에 관심이 많다면 Phaidon Press의 책들을 보면 좋을 것 같다. 묵직한 무게와 많은 사진들 때문에 절대 가격은 저렴하지 않지만, 한 사람의 네러티브를 정말 잘 표현한다.

밤에 다시 마켓을 찾았다. 같은 숙소에서 지내던 사진작가(이하 사진 형), 영국 유학생 분들과 맥주랑 소세지를 먹었다. 사실 밤늦게 놀고 싶었는데 시차 적응이 전혀 안되었는지 8시가 넘어가니 잠이 몰려왔다. 그렇게 숙소로 일찍 들어와 기절했다 ㅋㅋ

3. 카페, 플리마켓

하루는 사진 형과 주말에만 열리는 플리마켓에 갔다. 베를린에 마우어마켓이라는 곳이 있는데, 예전에 이곳해서 했던 경험이 아주 좋았어서 기대를 많이 했다. 하지만 보자기 위에 물건들이 난잡하게 놓여져있는 것을 보고 실망이 컸다. 가장 충격이었던 것은 전자제품과 필름카메라가 비를 맞아 다 젖어있었다. 필름카메라 하나 건지려고 갔는데 5분만에 후딱 보고 나왔다.

비오는 날에 걸어서 플리마켓까지 갔다가 기분까지 망친 나와 사진 형은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기로 했다. 너무 배고픈 나머지 메뉴 3개를 시키자마자 순삭하고, 옆 가게에서 감자튀김 라지 사이즈까지 먹었다. 이렇게 탄수화물을 때려넣다보면 졸음이 올 수 밖에 없는데 이겨내기 위해 카페를 갔다.

마침 어제 산 Richard Sapper 책이 있어서 모처럼 여유있게 책 읽는 시간을 가졌다.

TMI지만 이날 적은 메모를 보니 여행 동반자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나랑 정말 취향이 비슷한 형을 만났다. 취향과 관심사 모두 비슷해서 함께 여행을 다니기로 했고, 우연이 만들어준 이 관계가 생각보다 편하고 좋았다.

모든 시간을 나랑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과 지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휴식과 정비를 위한 시간 정도는 나랑 비슷한 사람들과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여행 첫 날부터 만난 사진 형과는 일주일 내내 함께 다녔다. 지금은 아마 파리에 있을텐데, 잘 지내는지 궁금하다.

3. 숲

그 다음 날은 비가 엄청 많이 왔다. 원래 2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시골로 가서 하루종일 있을 계획이었는데 계획을 변경해 근처 숲을 가보기로 했다. 비가 어느 정도 그친 것을 보고 바로 트램에 올랐다.

이날 갔던 곳은 중앙역 앞에서 17번 트램을 타고 종점까지 가면 나오는 Frankfrut Stadtwald다. 전 세계 최대 녹지 면적을 보유한 이 시에서 가장 넓은 숲으로, 거대한 나무들과 호수가 있어 산책하기에 딱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자연에 온 날이었는데, 주기적으로는 힘들어도 자연을 가까이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던 순간이었다. 겨울철에는 나무가 피톤치드를 적게 발산한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그냥 나무가 엄청 많으면 해결되는 문제였다 ㅋㅋ 덕분에 머리가 맑아지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 빈 정류장에 앉아 생각을 몇 개의 메모로 적었다.

사람이 정신적/신체적으로 힘들 때면 하늘을 올려다보는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숨을 쉴 수 있는 자세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고개를 올려다볼 때 하늘이 보이는 도시와 그렇지 않은 도시의 행복 수준이 다르다고 한다. 정확히 어떤 인과관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라면 본능적으로 알 수 있는 것 같다. 자연이 주는 위로는 대체 불가하고 그래서 우리는 주기적으로 자연으로 가야하는 것 같다.

4. 뤼데스하임 포도밭, 파가니 클래식

다음 날에는 일어나자마자 중앙역으로 향했다. 드디어 뤼데스하임으로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딱 3년 전에 독일에서 독일의 교육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교육창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곳이 여기 뤼데스하임의 포도밭이었기 때문이다.

뤼데스하임은 정말 작은 도시다. 빠른 걸음으로 반나절이면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 작은 마을에서 얻어갈 수 있는 것이 정말 많다. 누군가 뤼데스하임을 간다고 하면 가장 먼저 포도밭으로 가라고 하고 싶다.

괜히 3년만에 이 자리에서 다시 강을 내려다보는게 감격스러워서 혼자 짧은 브이로그를 찍었다 ㅋㅋ 그리고 그냥 찍기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올해의 회고와 3년 뒤에 다시 여기에 오기 전까지 어떤 것을 이뤄놓을지 영상 속에서 다짐했다.

나의 context를 지닌 장소가 있다는 것은 참 멋진 일 같다. 마치 위치좌표가 암호로 걸린 다이어리처럼, 정확히 그곳에 갈 때마다 떠오르는 감정과 생각들이 있다. 살면서 이런 곳을 찾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내려오는 길에 이 차를 봤다. 살면서 건강한 엔진을 가진 파가니 클래식을 볼 확률? 0에 수렴할 것 같은데 이걸 봤다. 아마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파가니라는 차가 어떤 차고, 굴러다니는 파가니 클래식을 본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게다가 덩치 좋은 백발의 할아버지가 타고 다니니 더 멋있어보였다 ㅋㅋ

뤼데스하임이 시골이라 그런지 막차가 이른 편이다. 아쉽지만 다시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3년 뒤에 꼭 다시 올거다.

5. HNY, 불꽃놀이

독일에서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기대하고 있던 이벤트가 새해였다. 다른 것은 몰라도 새해 카운트다운은 꼭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독일의 연말연초에는 특징이 있는데, 그냥 길 가다 폭죽을 쏴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의 폭죽을 사람한테 쏴서 인명피해가 나지만 않는다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폭죽을 쏴도 괜찮은 것 같다. 길을 걷다가 처음 폭죽 소리를 들었을 때는 총기난사-실제로 당시 유럽에서 테러가 많았다-가 일어난 줄 알았으나, 계속 들으니까 적응됐다.

알고보니 독일에는 1월 1일에 가장 먼저 폭죽을 쏘아올리는 사람의 소원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연말부터 폭죽을 판매하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쏘아올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다 숙소 사장님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갈 때 마인 강에서 불꽃놀이 파티가 있다는 이야기였다. 근데 이게 지자체 같은 곳에서 하는게 아니라 그냥 사람들이 각자 폭죽을 사서 쏘아올린다는게 특징이란다.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고, 12월 31일 11시쯤 마인강으로 다같이 나갔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정말 사방에서 폭죽이 날라온다 ㅋㅋ 잘못하면 죽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 자세히보면 마인강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도 폭죽을 날리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도많은 폭죽이 쏴지다보니 몇 개는 사람들 사이로 날아와 터지기도 한다.

내년 새해도 독일에서 보내면 좋을까.

6. 사진공부

알게 모르게 사진이라는 단어와 참 연결이 많았던 여행이었다. 처음으로 200장이 넘는 필름사진을 우연히 여행길에서 만난 사진작가 분과 찍었고, 여행 기간동안 가장 많이 읽은 Phaidon press의 책 역시 무드있는 사진을 책 내용과 잘 삽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도 많은 context를 담을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스토리지 같다. 무게도 가벼운데 담겨있는 정보는 진짜 많으니까 가성비 맞는 것 같다. 또 평소에 찍어둔 몇 장의 사진들이 나를 살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피곤하거나 힘들 때, 예전 생각을 할 때 사진을 보면서 다시 힘을 얻거나 영감을 얻는다.

그래서 사진을 제대로 찍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과 사진을 가까이 하는 사람을 살 때 일, 나, 사랑 중에서 ‘나’와 ‘사랑‘을 잘 키워볼 수 있을 것 같다.

아래는 여행 기간 동안 걷다가 찍은 필름사진들 중 몇 개를 넣었다.

7. 마무리 Danke!

독일에 있으면서 크게 몇 가지 생각을 했다.

  1. 나의 색을 유지하는 일은 너무 중요하다. '멋진 사람'을 따라하는 일은 성장할 때 빠른 지름길을 제공하지만, 그 사람과 나는 비슷한 색을 지녀야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사람은 모두 고유의 리더십 성향/타고난 역량 등을 가지고 있고, 이런 것들은 따라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을 보고 배우는 것은 나의 강점과 약점 그 어느 것도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

  2. 그렇기 때문에 화합을 잘할 수 있어야한다. 각자가 가진 색이 있음을 인정하고 어떻게 섞일 수 있을지 고민해야한다.

  3.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긴장을 풀고 여유를 더 가질 수 있어야한다.

  4. 적어도 문학, 예술, 수학을 끊임없이 가까이 해야한다. 보통 세 분야를 가까이한 사람들은 훌륭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과거에는 이걸 통달한 사람을 철학자라고 불렀다. 제너럴리스트인 셈이다.

  5. 내 주변의 것들을 더 사랑하고 감사함을 느껴야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ank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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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

이지수

나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성과 감정이 서로 충돌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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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러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신체가 있고, 생각이 있고, 가치관이 있고, 감정도 있다. 모든 게 나다. 이중 내가 아닌 것은 없다. 하지만 동시에 내가 소유한 무언가라고 부른다. 내 몸, 내 가치관, 내 감정 등…

어쩌면 이들 사이에 우선순위나 위계가 있을 순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나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라는 호기심이 든다. 가끔, 아주 가끔은 내 감정과 생각과 몸이 맞지 않기 때문에. 특히나 최근에는 내 이성과 감정이 서로 충돌하는 것을 인지하면서 더욱 혼란스러웠다. 진짜 나는 뭐지? 사실 생각해보면 이성과 감정 뿐만 아니라 가치관이나 기분 혹은 그외 다른 것들 간에 갈등이 생기는 경우는 꽤 많다. 나를 이루는 것들이 서로 충돌하고 어긋날 때 나는 어떤 것을 믿고,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을 하면 좋은 걸까.

고민 끝에 내가 내렸던 결론은 내 감정이 ’가장 날 것의 나‘라는 것이었다. 우린 외부로부터 여러가지 자극을 끊임없이 받는다. 이 자극은 감각 혹은 느낌이라는 형태로 우리에게 받아들여진다. 그럼 아웃풋으로 나오는 게 감정이다.

그래서 감정은 그 자체로 공리다. 생각은 뒤따라오는 행위다. 생각의 사전적 의미는 '무언가를 헤아리고 인식하고 판단하는 작용'이다. 생각은 언제나 사후적이다. 앞서 행위의 객체가 되는 이벤트가 있어야 생각은 피어날 수 있다. 생각은 늘 한발 늦는 친구다. 대신 늦는 만큼 신중하기 때문에 우리가 무언가를 판단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판단이 가능해지면 분별할 수 있게 되고, 크고 작은 여러 판단이 쌓이면서 비로소 나만의 가치관이 형성된다.

내가 무언가를 직접 보고, 듣고, 만질 때 즉 경험할 때 그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경험하는 것은 어떤 느낌인지, 나는 어떠한지 등을 느낀다. 감정은 이 상호작용 속에서 피어난다. 기뻤는지, 슬펐는지, 아쉬웠는지 혹은 다른 무언가였는지. 이런 기분, 감정이 일어날 때 다음이 생겨난다. 나는 왜 그런 기분을 느꼈지? 그렇게 생각이 피어나고 행동이 이어지고 원칙으로 굳혀진다.

롭 무어는 <결단>에서 말했다.

큰 결정은 마음으로 하되, 작은 결정은 머리로 하라.

서브스택을 메인으로 글을 씁니다. 많이 놀러와주세요!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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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비

이수비

스타트업 인턴을 하고 싶으신가요?

스크린샷 2023-10-08 오후 9.13.24.png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돌아온 이수비입니다!

(도언님의 글 쓰는게 부담스러운가요 메이커로그에 올라온 그 이수비가 맞습니다. pressure를 극복하고 오랜만에 메이커로그를 작성해봅니다ㅎㅎ)

그저께 디스콰이엇의 PMC 네트워킹에 다녀왔는데, 민교님의 Sunday Blogging Club 포스팅 제안 덕분에 선데이블로그 고인물인 제가 재등장했습니다 크하하

지극히 제 경험담에 기반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꿈꾸고 있는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공감이 될 수도 있기에 글을 써봅니다ㅎㅎ

우선 제 프로필을 먼저 공개하자면,

2002년생 22살(만 21살), 광주과학기술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를 2학년까지 마치고

23년 1월부터 휴학 후, 스타트업 인턴을 10개월째 하고 있는 중이며

현재는 뤼튼테크놀로지스 스타트업에서 커뮤니티매니저 인턴으로 재직중입니다.

직무상 스타트업 업계에 있는 다른 분들도, 대학생들도 많이 만나뵈었는데요. 최근 들어 지인 포함 많은 분들이

어쩌다가 인턴하고 계신가요? 휴학하고 인턴 하시는 거 어떠세요? 혹은

아 대학생이었어요? 인턴인지 몰랐어요!

라는 질문을 많이 들어 제 첫 시작을 공유해보려고 해요.

왜 대학교 휴학을 결심하고 인턴을 하셨나요?

대학교 2학년 때 창업동아리 회장을 하면서 스타트업의 전반적인 과정 알 수 있었고 프로젝트도 실제로 진행해봤지만 스타트업의 실제 생태계가 너무 궁금했고 ‘그 시장에서 제가 살아남을 수 있는가’, ‘앞으로 쭉 여기서 일을 했을 때 내가 인재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고자 저 스스로를 검증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느 회사에서든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라도 있긴 하겠지 마인드로 회사도 정해지지 않은 채로 냅다 휴학을 하고 서울로 올라왔어요. 마침 학교 선배가 창업한 회사에서 마케터 인턴을 뽑고 있던 상황이어서 바로 합류할 수 있었고, 6개월동안의 인턴을 한 것을 바탕으로 지금은 뤼튼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공학과인데 왜 마케팅, 커뮤니티매니저 인턴을 하셨나요?

대학교에 있을 때 실제로 개발에 큰 흥미가 없었기도 했고 개발보다는 창업에 먼저 관심이 가서 스타트업 인턴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사업, 경영쪽 실무를 하고 싶었어요. 사업, 경영쪽은 전혀 문외한이긴 했지만 제 스스로가 두뇌회전과 문제해결에는 자신있다고 생각해서 도전을 해보았습니다! 실제로 우당탕탕 일을 하고 있지만 모르면 다른 회사의 같은 직무분께 커피챗을 걸어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사내의 비슷한 고민을 했던 분께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기도 해요. 생각보다 먼저 도움을 청한 분들에게 특히 인턴에게는 더더욱 도움을 줄 사람들이 아주 많으니 모르는 걸 숨기려하기보다는 최대한 빨리! 물어보세요. ( 사실 말로만 쉽지 저도 이게 잘 안되더라고요. 다른 분께 여쭤본다는 것 자체가 저 스스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되버리는 것 같아 두려웠지만, 그렇게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디벨롭 되는 것이 아닌, 시간만 지체되고 그것이야말로 서로의 신뢰가 깨지는 문제가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ㅎㅎㅎ 경험담 1000%)

아무것도 해놓은 게 없어서 지원을 못하겠어요!

위에 질문과 비슷한 맥락이긴 하지만 스타트업에서 대학생에게 기대하는 것은 엄청난 능력과 스킬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많은 대표님들과 채용담당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대학생의 투박한 열정을 높게 사는 분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하나를 잡고 끈질기게 어떻게든 이루고자 하는 사람, 완전 hustle하고 싶은 사람, 지금 당장은 스킬이 없어도 회사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무엇이든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뽑고 싶어하기에 그 부분을 서류, 면접 때 충분히 어필하시면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본인이 해온 것보다는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근거 있게 어필해보세요!

어느 회사를, 어떻게 지원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이 부분은 저 또한 겪었던 문제 중 하나인데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업 스타트업에 계신 분들께 여쭤보는 것이 좋아요! ( 예시 : 저는 어떤 일을 하고 싶어 이러한 특징의 회사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혹시 추천해주실 수 있는 회사가 있으신가요? ) 현업에 계신 분들은 각종 다양한 네트워킹, 소모임 등등으로 소식이 굉장히 빠르며 인맥도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에 있는 사람보다 훨씬 정보가 풍부합니다.

하지만, 가까운 지인 중 실제로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없는 분들도 계실 거에요. 그럴 때에는 디스콰이엇과 링크드인을 적극 추천드려요! 인턴 혹은 스타트업 업계 소식에 대해 굉장히 많이 올라오니 관심있는 스타트업 대표님을 팔로우해서 소식을 쭉 지켜보세요. 언젠가 채용 관련된 소식들이 올라올수도 있고 소식이 올라오지 않더라도 가고 싶은 스타트업이 생기면 언제든지 커피챗을 신청할 수 있어요!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지원해야할지에 대해 저의 경험을 작성해보려고 하는데요! 위 과정을 통해 정말 가고 싶은 스타트업이 생겼다! 하면 머뭇거리지 마세요. 당장 채용공고 페이지를 들어가 지원할 수 있는 직무가 있는지 찾아보고 만약 없다면 링크드인에서 해당 스타트업 대표님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바로 메시지를 보내세요! ( 실제로 제가 뤼튼을 들어온 방법인데요! 뤼튼 채용 공고에는 제가 원하는 직무가 없었고 그렇다고 이메일을 보내기에는 임팩트가 없을 것 같아 이세영 대표님께 링크드인 메시지를 보내 커피챗을 진행하고 이후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직무로 합격할 수 있었어요.) 기회는 기다리는 자에게 오지 않아요. 쟁취하십쇼. 대부분의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커피챗을 거절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고민이 된다면 우선 한번 시도해보세요. 손해볼 게 전.혀 없어요 :) 커피챗에서 차분하게 본인이 해온 것과 앞으로 하고 싶은 것, 이 스타트업에 들어와서 해보고 싶은 것들을 얘기하다보면 회사 쪽에서도 아주 좋게 봐줄 것이고 만약 안되더라도 그것을 경험 삼아 다른 스타트업에 또 지원해볼 수 있어요. 대표님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 결국 ‘나’를 잘 전달하는 방법을 찾으시면 됩니다!

다른 대학생분들에게 스타트업 인턴을 추천하시나요?

만약 졸업을 하고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은 분들 혹은 창업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잘하면 너무너무 좋지만 그러기가 어렵잖아요. 조직도는 어떻게 구성되는지, 스크럼 방식은 어떻게 되는지, PM은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소프트웨어 기본 세팅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등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너무 너무 많아요.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면서 그런 것들에 대한 경험치를 차근차근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회사에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있다면 가볍게 밥 한번 같이 먹으면서 모르는 것들을 다 물어볼 수도 있고요! 스타트업에는 아주 높은 확률로 멋있는 인생을 사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

추가로 인턴이라는 직무 자체가 스타트업마다 할 수 있는 일의 바운더리가 천차만별이에요. 꼭 대표님, 같이 일하게 될 분들과 사전에 충분히 이야기하며 서로의 니즈가 맞는지 확인하시고 결정하는 걸 추천드려요! ( + 이 회사가 아니면 안된다 라는 마인드보다는 난 갈 수 있는 곳 많으니 나에게 최적인 곳을 신중하게 결정하자 라는 마인드로 커피챗과 면접에 응하세요! )

인턴으로서 퍼포먼스를 어떻게 내야하나요?

이것은 저 또한, 매일 매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분야인데요, 제 고민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해야할 일은 시키기 전에 먼저 끝내자.

  2. 하고 싶은 일은 말보다 행동으로 먼저 도전해보자.

이 2가지가 겸비되었을 때 팀원들간의 신뢰가 생기며 서로에게 기대가 되는 환경이 마련된다고 생각합니다! '인턴'이라는 직무에 갇혀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를 두다 보면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도 그렇게 정해진다고 생각해요. '남들이 내가 인턴임을 모르게 하기'라는 미션을 두고 한번 일에 임해보세요.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과 완성도가 달라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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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글을 읽어주신 분들은 아무래도 창업에 관심 있는 대학생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결국 ‘어떤 걸 하는지’보다는 ‘어떻게 하는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회사에서 일하면서 실무를 익히고 싶었기에 스타트업 인턴으로 휴학기간을 썼지만, 어떤 분은 자퇴를 하고 창업을 하시는 분도 있고, 빠른 졸업 이후 대학원을 위해 학업에 집중하시는 분 등 다양한 분들이 있습니다. 어느 것을 선택하든 그것에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서 쏟아보고 몰입하는 경험을 했다면 추후 어떤 길을 가든 그 경험은 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화이팅👊

뤼튼도 Software Engineer 인턴을 뽑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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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Jung

William Jung

디스콰이엇에 합류하고 지금까지 느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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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고 높은 곳에서 멀리보고 있지만, 그래서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하고 알아가는 중

1/ 지표에 절여지기(Pickled)

팀에 합류하기 일주일 전에 도언님한테 카톡을 보냈다.

지금 집중하고 있는 지표가 무엇인가요? 합류하면 어떤 지표에 집중하게 될까요?

지표를 물었던 이유는 팀에 적응하고 퍼포먼스를 내기까지의 시간을 아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합류하기 전부터 적어도 앞으로 내가 집중해서 키워나가야할 지표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아는 것과 내재화하는 것은 엄연히 다름을 인정하게 되었다. 나는 어느정도 발산적인 사고를 즐기는 사람인데, 때문에 가끔은 지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의사결정을 내릴 때도 있었다. 그리고 문제를 느낀 순간부터 두 가지 액션을 했다.

  1. 더 자주 소통한다

    1. 내가 생각한 가설을 가지고 팀원들과 소통하고 개선한다

    2. 팀원들이 서로의 일에 대해 질문하고 피드백하며 우선순위를 수정한다

  2. 1 pager를 작성한다

    1. 의사결정을 잘하기 위해서는 주장-근거 관계가 탄탄해야한다.

    2. 주장은 솔루션이 아닌, 실재하는 문제 기반의 주장을 펼칠 수 있어야하며, 이는 지탱하는 근거를 탐구와 직관으로 구성된다

    3. 이후에 발새왈 모든 의사결정은 1 pager 내의 KPI에 근거해 결정한다

이 두 가지를 하는 이유는 1) 지표로 내 사고를 절이기 위해, 2) 그래서 결국 10x로 지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렇게 두 가지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더 잘하기 위해서는 이런 액션을 해볼 수 있다.

  • 1on1, Daily Standup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

  •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마다 1 pager 작성하기

  • 다른 서비스의 1 pager 작성하기 등

지표에 내 머리가 충분히 절여지면 의사결정할 때 훨씬 수월하다.

2/ 효과가 좋은 행동은 루틴화시키기

부끄럽지만, 나는 주변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 편이다. 그래서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에 따라 내 삶의 밀도 역시 달라지는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이런 성향을 극복하고자 루틴을 잡아나가고 있다.

2-1/ 삶에서의 루틴

요즘 더 깊은 몰입을 원해 내 삶을 최대한 단순화시키고, 효과가 좋은 행동은 루틴으로 만들고 있다. 나는 팀에 합류하자마자 일주일에 3~4일은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했는데, 지금까지 다듬어진 평일 루틴은 다음과 같다.

  • 10:00 pm : Shut down

  • ~ 10:30 pm : Meditation

  • ~ 6:00 am : Ideal Sleep (w/ 미라클나잇)

  • ~ 7:30 am : Work Out

그리고 동시에 일할 때의 루틴도 잡아가고 있다.

2-2/ 일에서의 루틴

난 밤 11시가 넘어가면 생산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낮시간의 생산성을 올리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다. 다행히도 삶에서의 루틴이 어느정도 잡히기 시작하니 리듬이 생기고, 결과적으로 몰입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일할 때는 이런 루틴이 있다.

  • daily planning : 오늘 할 일 계획

  • meeting review : 미팅 끝나고 리뷰 → todo 추가 및 개선

  • shut down : 오늘 하루 리뷰, 내일 todo 작성

원래 daily planning과 shut down을 선택적으로 했었는데 루틴처럼 하니 생산성이 정말 올라갔다. 평균 하루 6개의 task를 수행했고, 30/w, 120/m의 task를 한 달 간 꾸준히 수행했다.

이렇게 루틴을 만드는 행위는 온전히 복리를 믿기 때문이고,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명확한 루틴없이 살았던 내가 지금은 굉장히 규칙적인 삶을 살고 있다. 이대로 1년, 5년, 10년을 살았을 때 어떻게 변해있을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3/ 가치판단하기

우리는 삶을 살면서 다양한 가치를 마주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삶의 모든 가치들은 우리 삶에 병렬적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때 우리는 선택이라는 것을 할 수 있어야한다.

오펜하이머는 대의를 앞두고 자식, 사랑, 일 중에서 가치판단을 내려야했다. 결국 그는 대의를 택하며 자식을 다른 곳에 맡겼고, 그를 필요로 했던 불륜녀는 죽었으며, 그의 아내는 이 모든 것을 홀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삶의 병렬적인 가치들 중 우선순위를 매겨 집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은 사랑하고/받고 싶고, 돈을 벌고 싶으며, 건강하고 싶고, 동시에 창조하고 싶어한다. 모든 가치를 좇을 수 없다면 가장 집중할 몇 가지 가치를 선정해야하고, 그 의사결정은 내 비전에 이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모든 가치는 고정된 값을 가지지 않는다. 쉽게 말해서 일과 연애를 선택했을 때 누군가는 더 높은 효율을 낼 수 있고, 반대로 둘 중 아무것도 챙기지 못할 수 있다. 이 로직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며, 결국 가치 판단을 잘하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입체적으로 묘사되어 저마다의 가치를 인정받기를 원하는 사람이고, 이걸 이루지 못했을 때 큰 슬럼프에 빠질 사람이다. 동시에 나는 주변자극에 민감하고, 에너지가 많다.

이런 나를 돌아보면 지금의 내가 집중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명해진다. 나는 더 깊은 몰입을 원한다. 더 깊은 몰입을 하려면 내게 주어진 과제(task, vision, goal etc)와 능력이 적절한 수준의 균형을 이뤄야하는데, 여기서 내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변수는 내 능력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역량을 최우선으로 두고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선택하지 않은 다른 가치들은 기회비용인 셈.


다음 월말정산부터는 정성/정량적인 지표를 비교하면서 적어봐야겠다.

꼭 좋은 소식과 함께 기분 좋은 회고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Cosmic Entropy

개인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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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M

JPM

뭐든 진짜 빠르게 배우는 법 (ft. how to 습관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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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의 매일 코딩 스터디하기 습관 형성 루틴 이틀차.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때 필요한 점 몇가지를 깨닫게 됐다.

첫째, 공부하는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대부분의 공부가 지루한 이유는 아무 생각없이 누가 시켜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공부를 하는데 있어 분명한 목표가 있는 사람은 이 지식을 추후 어떻게 사용하겠다는 청사진이 있기 때문에 더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학습할 수가 있다.

여기서 목표란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것일 수록 좋다. 나쁜 목표의 예로는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하는 공부"가 있다. 대학 입시 공부 자체는 사실 개인의 목표가 될 수 없으며, 사실상 누구나 가기 때문에 가는 사회적 세뇌에 가깝다. 대신 "대학에 가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해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직접 만들기 위함"은 조금 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개인의 목표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목표가 구체적이면 좋은 점은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안이 내가 애초에 생각했던 방법만이 유일한 수단이 아니라는 점을 측정하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약 "개발자가 되어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직접 만들기" 위해 굳이 학교가 아닌 다른 더 실용적인 수단을 발견한다면 얼마든지 그쪽으로 피봇하여 더 빠르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나 또한 기존에도 코딩 공부를 시도해본 적은 있었으나, "다들 자꾸 배우라고 하니까"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시작해 썩 재미를 붙이지 못했었다. 하지만 조금 더 구체적인 목표와 이유가 생긴 지금은 (겨우 이틀차지만) 이전보다 상당한 재미와 몰입도를 가지고 공부하게 되었다.

둘째, 실전이 답이다. 혹은 무조건 서바이벌 모드로 배워야한다.

흔히들 하는 말이 학교 공부는 몸풀기에 가깝고 사회에 나와서 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라고들 한다. 이는 아마 조금이라도 사회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다들 수긍할 것이다. 학교에서는 단순히 학점을 잘 받기 위해, 혹은 졸업장을 따기 위해 수동적인 공부를 했다면 사회에 나와서는 모르면 X되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공부를 하게 된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래서 특히 사업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0에서 1까지 사업의 전반적인 지식을 필수적으로 습득해야 한다. 나는 첫 사회생활을 얼떨결에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하게 됐었는데, 그때 "살아남기 위해(?)" "안 당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습득했던 지식들이 빠른 시간 안에 나의 피와 살이 되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언어도 이런 식으로 습득하여 지금은 외국어를 구사할 때면 아무도 나를 한국인이라고 믿지 않을 정도다. 해외에서 생활하는 기간이 나에겐 미리 정해져있었기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반드시 영어를 원어민 수준만큼 구사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그 결과, 한국어를 잊어버릴 만큼 과하게 영어 환경 속에 몰입해 지금은 완전한 원어민 수준을 구사하게 되었다.

셋째, 안될땐 반복이 답이다.

비록 기존의 코딩 공부라고 하기도 민망한 코딩 공부를 시작했을 때 배운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이번 n회차 코딩 공부 도전에 깨달은 점이 있다. 나는 정말로 이전에 자동 영상 재생에 가까운 코딩 공부했을 땐, 여전히 코딩의 코자도 몰랐다. 하지만 이번에 n번째로 코딩 영상을 보니 드디어 내가 코딩 설명을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 비록 아무것도 이해도 못하고 영상만 반복 재생했었지만, 어느 순간 내 머릿속에서 그동안 엉켜있던 실타래가 풀려 지식으로 이어진 것이다.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하는 친구들의 대답은 다 비슷하지 않았는가? - "교과서로만 공부했어요." 사실 틀린 말이 아니다. 과목 무관, 처음에 아무리 이해가 안되더라도, 무조건 n회독을 하면 어느 순간 그 지식이 머릿속에서 차곡차곡 정리가 되어 내것이 된다.

이상 코린이 공부 2일차의 거창한(?) 깨달음이었다. 후후.... (얼마나 가는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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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Jung

William Jung

기후위기와 사회적 비용의 증가

본문링크에서는 글과 어울리는 음악도 있어요!

기후위기와 사회적 비용의 증가

몇 주 전, 기후문제를 고민하고 계시는 카카오 엑티브그린플랫폼의 정연주 이사님을 만나뵈었다.

원래 기후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만난건 아니었지만 꽤나 흥미로운 부분이 많아 기록.

1/ "화성은 됐고"

며칠 전 홍대를 걷다가 발견한 광고. 모두가 화성을 외칠 때, '화성은 됐고'를 외치는 기업이 있다. 이렇게 공격적인 마케팅에서 눈치챘겠지만, 이건 파타고니아다. 환경을 존중하는 그들의 태도뿐만 아니라 흘륭한 완성도까지 더해져 사람들은 오히려 매력을 느낀다. 아마 태도뿐이었다면 잠깐 반짝하고 말았겠지.

광고판의 높은 파도 사진을 보며 환경문제의 심각함을 다시금 상기시킬 수 있었다.

"그래, 기후변화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야"

보통 환경문제를 대하는 나의 태도는 이랬다.

2/ 높은 불확실성

NO NATURE - NO FUTURE. Global climate change strike - No Planet B - Global Climate Strike 09-20-2019

스타트업은 인간에게 만물에 대한 통제권을 선사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유일하게 컨트롤하지 못하는게 바로 자연.

환경문제가 심화될수록 불확실성은 증가하고, 인간은 사전에 재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보상하는 형태로 문제를 수습한다. 그리고 이걸 보험이라 부른다.

지구온난화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보험사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졌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보험료가 지금되는 빈도수가 올라가면?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진다.

⚠️ [불확실성 증가] ∝ [보험료 상승]

3/ 계층의 분리심화

이를 대비하기 위해 보험산업 전반에 탄탄한 인프라가 깔려야할텐데, 그렇지 못했을 때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보통 이상기후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게다가 보상확률이 높을수록 보험료는 높아지기 때문에 '불확실성의 정도가 낮은 사람'들은 적절한 보험료를 내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계층의 분리가 심화되는 것.

4/ 모기지 산업

Symbolic house made from one hundred dollars isolated on white background

자연의 문제이기 때문에 자연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 역시 곤경에 처한 상황이다. 지진, 쓰나미 등으로 보상 받아야하는 피해는 증가했지만 보험사가 이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투자한 땅이 피해발생 확률이 높은 곳이라면 보험료는 비싸질 수 있다. 그런데 부동산 보험의 경우 한 번 까딱하면 수백 수천억이 오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flexibility가 떨어진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높은 재정적 부담을 주고,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문제 = 모기지 산업에도 큰 영향

'지구온난화가 생겼을 때 환경에는 어떤 반응이 생기는가'에만 늘 관심가지고 이런 식으로 환경문제에 접근했었는데 신선한 시각이었다.
= 환경문제의 심화는 사회적 비용을 꾸준히 증가시킨다. 이거 낮춰야한다.

5/ 가치를 잘 내포한, 기본기가 뛰어난 서비스

사실 일반인들이 보험산업의 변화를 인지하는건 어렵다. 나와 가장 맞닿아 있으면서도 가장 모르는 영역이 바로 보험.

보험산업과 일반인 모두가 자연의 불확실성을 인지하기 위해?

기후문제로부터 도출되는 현상의 프록시를 잘 구하는게 너무 중요할 것 같다.

자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치에 호소하는게 큰 메리트가 없다는건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되었다. 파타코니아가 사랑받는 이유는 그들의 가치라 착각할 수 있지만, 결국 그들의 뛰어난 퀄리티가 선행되었다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를 잘 내포한, 그리고 기본기가 뛰어난 서비스가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어쩌다보니 기후비용을 낮춰버리게 되는' 서비스.

"악인이 나쁜 일을 한 번 하기 위해 수천번의 고민과 시도를 한다. 적어도 착한 일 하려는 사람이라면 그것보다는 더해야하지 않겠나"

임팩트스퀘어 도현명 대표님의 말씀을 늘 잊지 않으려 한다. 기후문제를 멋있게 해결하는 팀이 있다면 분명 엄청나게, 무시무시하게 똑똑한 사람들일거다.

한편으로는 앞으로의 내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기후위기라는 문제에 꽤나 불감했다는걸 느낄 수 있었던 대화. 내가 글을 쓰고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는 근간이 되는 환경이 흔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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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ic Entropy

개인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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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Choi

Anna Choi

SaaS의 개발 프로세스는 어떻게 될까? - 라이너로 본 성공사례

라이너 써보셨나요? 저희 팀에서는 모두가 한 번씩 사용해봤고, 다들 그 기능에 상당히 만족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제가 처음 사용했던 당시와는 현재 서비스가 좀 달라졌어요. 저는 웹페이지에서 텍스트를 스크랩하는 기능을 너무너무 좋아하고 잘 썼어요.

올해 초에 EO 유튜브 채널에서 라이너 김진우 대표님 인터뷰 영상을 봤는데, 그때 적어뒀던 내용을 오늘 다시 한 번 꺼내 읽어봤습니다. 개인적으로 김진우 대표님이 '10년 뒤 무엇이 바뀔까가 아닌, 10년 뒤에도 바뀌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하고 발상을 전환해 만든 프로덕트라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그 내용을 알고나서부터 라이너에 더 애정이 생긴 것 같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당시 요약해둔 내용을 적어봅니다.


  • ‘하이라이트 기반 정보 큐레이션 플랫폼 라이너’로 소개 사용자 95% 해외, 최대 1000만 명 사용 중 하이라이팅>큐레이션, 텍스트>영상

  • 아이노갤러리(2년), 아무도 쓰지 않음 꿈이 크고 열심히 하는 것으로 안됨, 실제로 쓸만한 것을 찾아서 글로벌 시장으로 가야 한다 생각 프로덕트 만드는데 6개월, 3개월... 반복하다보니 2년 훌쩍, 사람들이 실제로 쓸만한 것을 빨리 찾아내야겠다 생각

  • 무조건 빠른 검증을 해야겠다. 주 단위로 제품을 만들겠다. 브레인스토밍 아이디어 150> 시장조사 해볼만한 것 30> 만들어 볼만한 것 8개 일주일에 하나씩 만들어서 두 달 정도면 찾을 수 있겠다.

  • 티키타카(칭찬 플랫폼), 아이샌드(파일 공유) 라이너-하이라이팅 기능만 구현, 튕기는 현상이 있었지만 무시하고 일단 출시, 하루 수백 명 유입 바인더 다섯 번 째꺼 출시하려 할 때 라이너가 계속 잘 되고 있어 선택하고 집중 크롬 익스텐션 개발 - 데일리 리텐션이 80% 이상 내가 무언가를 엄청나게 완성도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가장 중요한 거 하나를 잘 구현하는 게 핵심

  • 발상의 전환) 10년 뒤 무엇이 바뀔까가 아닌, 10년 뒤에도 바뀌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 플랫폼은 바뀌어도 양질의 정보를 찾고자 하는 욕구는 변하지 않을 것

  • 실제로 쓰이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절박

  • 야후>구글>(역사의 순환에 의해 필요한 서비스)라이너 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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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Choi

Anna Choi

필 리빈의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방법: 2week+2week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PMF, MVP 관련한 국내외 자료를 참 많이 찾아봤는데요. 문득 필 리빈의 2week+2week이 생각나서 공유해봐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리라 생각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당시에 굉장히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불과 몇 달 사이 잊었던 것 같아 다시 한 번 찾아보았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방법: 2week+2week

첫 번째 2weeks) 매일 하는 일을 세세하게 기록하고 빈번하게 하는 일을 목록화 함, 이 중에 하기 싫은 일을 선별

그 다음 2weeks) 지난 2주간 했던 것처럼 주변 사람들을 관찰, 이렇게 해서 수집된 문제 중 해결할 수 있는 문제 하나를 사업화

에버노트 창업자 필 리빈의 생각

  • 모두를 위한 제품은 없다. 모두를 바꿀 필요가 없고, 우리 제품을 원하는 일정 규모의 사용자가 있으면 됨.

  • 에버노트 철학) 돈은 기업이 지불하지만, 사용자는 일하는 사람들이므로 항상 그들의 편에 선다.

  • 자신 또는 자신이 잘 아는 커뮤니티를 위해 제품을 만들 것

Follow this 2-week plan to build a great businessㅣPhil Libin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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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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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콰에서 활동 중이신 '커뮤니티 매니저' 계신가요?

세상에 직업이 4만 개 있다는 말이 있는데요, 제가 알고 있는 또는 이름만이라도 들어본 직업 수를 다 합쳐도 천 개가 안 되지 싶어요.
최근에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직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상당히 흥미를 느끼게 되었는데 몇 가지 생각과 궁금증을 적어봅니다.

커뮤니티의 영향력과 그 가치는 계속해 높이 평가 받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저는 단편적으로 생각했을 때,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서서히 하락하는 추세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커뮤니티가 아니더라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일방향의 소통채널이 워낙 많으니까요. 그런데 요 며칠 사이에 같은 공통분모와 유대감, 상호작용의 기능을 가진 집단이 더욱 필요한 시대가 바로 지금, 디지털 시대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 몇 가지는
-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직업이 있더라구요. 저만 몰랐나봐요. 저는 얼마 전에 알게 된 단어인데 검색해보니 2011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키워드가 사용되고 있었어요. 채용 사이트에 들어가 검색해봤는데 구인 공고가 상당히 많이 있었는데, 공유오피스 관리자 또는 마케팅 그룹에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 관리 담당자를 뽑는다는 내용이었어요.
- 제 경우만 살펴봐도 디스콰이엇뿐 아니라 여러 개의 오픈채팅방에 속해 있어요. 적극적으로 활동하진 않지만 계속해 그 그룹에 들어가 있고자 하는 것을 보면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커뮤니티에 일부분 의존하고 있다고 깨달았습니다.
- 직접 대면하지 않고서야 유대가 돈독할 수 있나?라는 생각은 라떼시절의 사고방식이라는 것을... 미처... 생각 못했어요. 매일같이 디스콰이엇에 들어오면서도 말이죠.

커뮤니티 매니저의 고충, 이건 진짜 적성에 안 맞으면 못할 일 같아요...

우연히 학원 수강생 커뮤니티를 관리하는 분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적성이 안 맞으면 도저히 못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우에 따라 피로도가 상당하겠더라구요. 우선 그분은 커뮤니티 관리를 통해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몇 가지 있었는데요
1) 기수제로 운영되는만큼, 해당 기수 전원이 과정을 수료할 수 있도록 독려 :중도 포기하는 수강생이 있으면 매출에 영향이 큼
2) 같은 기수 안에서 시너지가 일어나 취업, 창업 등의 성공사례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모티베이션과 정보 제공
3) 인간적인 갈등과 분쟁 조정
이 커뮤니티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소통이 이루어지는데, 특성상 24시간 운영되는 꼴이다보니 그 점에서 우선 다소 봉사정신이 필요했고 공감능력과 목표달성을 위한 꾸준한 매니징이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커뮤니티에 들어오는 개개인의 성향과 생각이 다 다르다보니까, 이에 알맞은 관리를 하는 게 정말 어려울 것 같더라구요.

온라인 커뮤니티 매니저가 겪는 어려움은 어떤 게 있을까요?
래치드 커뮤니티 빌더 리포트
매우 흥미롭게 읽었어요. 담당자 1인이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커뮤니티가 많고, 40%가량이 카카오톡 채팅방을 이용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루에 한 시간 이내의 시간을 커뮤니티 운영에 사용한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적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게 핵심 업무가 아닌 인력이 담당하고 있는 경우(마케팅, PR 부서 직원이 타 업무와 겸하고 있는 경우가 많을테니까요) 시간이 이보다 길면 곤란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커뮤니티 운영 면에서 카카오톡만큼 접근성이 뛰어난 플랫폼은 없는 것인가 궁금했어요.

온라인 커뮤니티 매니저가 계신다면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온라인 커뮤니티 매니저로 채용되신 분 또는 활동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주로 어떤 태스크를 매일같이 처리하고 계시는지,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온라인 기반인만큼, 단일 기능의 플러그인 정도의 기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지 궁금해서요. 혹시 사용하고 계신 툴이 있다면 어떤 게 있는지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관련해 공유해주실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면 댓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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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한

박종한

나의 친구 상빈이에게

퇴사 후 첫 창업이라는 인생의 시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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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빈이에게

네가 떠난 지도 벌써 3년 가까이 되었구나! 나는 요즘 나를 키워준 디스콰이엇이라는 회사를 떠나 공동창업자로서 첫 시작을 하려고 해. 어제부로 디콰(디스콰이엇)에서 퇴사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문득 네 생각이 나서 편지를 써. 상훈이랑 너랑 나랑 우리 세운상가 같은 곳에 디자인 오피스를 차려서 같이 재미있는 걸 해보자는 이야기를 늘 해왔잖아? 내가 먼저 그런 낭만 있는 도전을 해볼 수 있게 됐네. 지금 상훈이는 학교에서 개 잘하고 있어.

이제 갓 스물 한 살이 되었던 겨울, 너를 떠나보내면서 나는 네 몫까지 행복하고 재미있게 도전하며 살기로 다짐했어. 사실 어린 시절 분당에서 이십 년을 살아오면서 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재능을 가진 친구는 유일하게 너였는데, 너를 알게 되고, 너와 했던 학생회 연합에서 상훈이를 알게 되고, 또 분당 사람인 도언이를 만나 작년 이맘때쯤 디콰 팀에 합류하게 되고, 또다른 분당 사람인 우주를 만나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네. 이 동네에 확실히 뭐가 있는 것 같다!

Disquiet* X SOPT 세션, 왼쪽부터 요한, 현솔, 종한, 도언

메모리얼파크에 자주 들르지 못해서 미안해. 서울에서 분당이 생각보다 멀더라. 하지만 나는 기쁜 일이 있을 때마다, 새로운 여자친구를 만날 때마다, 새로운 기회들을 찾을 때마다 너를 생각하고 있어. 이런 나를 보고 네가 어떤 농담을 던질 지 궁금해하면서 말야. 그리고 매년 네 생일이나, 기일마다 말하는 김상빈 추억 소프트웨어 만들기도 차일피일 미뤄서 미안해. 하지만 늘 기억하고 너를 알게된 걸 감사하고 있단다! 일을 하고, 회사를 만드는 이 과정이 너를 추모하는 나만의 방식이라고 부디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

@00runners

상빈, 상훈, 종한의 ‘상상종’ 에서 이제 상빈은 여기 없지만 상훈이랑 나는 여전히 ‘상종’ 하면서 개 멋지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 같이 러닝크루도 재미있게 운영하고, ‘리프트 오프’라는 팟캐스트도 해보고, 종종 만나서 Boy’s Night도 가지고, 서로의 커리어도 도와주면서.. 그렇게 지내고 있어. 네가 여기 없는 게 슬프지만 뭐 어쩔 수 없지!

앞으로도 개 멋지게 살아볼게!

어쨌든 떠나간 너를 위해서, 그리고 남아있는 나와 상훈, 친구들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너를 추억하면서 멋지고 재미있게 살아가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네가 이른 나이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게 떠났다는 걸 생각하면, 나한테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걸 떠올리게 해. 어제는 창업가 출신의 디콰 팀 개발자 형이랑 같이 맥주를 마셨는데, 삼십 대인 형은 나에게 어려서 부럽다, 시간이 많이 있으니 많은 도전들을 해봐라! 라고 말해 줬어. 요즘 만나고 다니는 선배들은 나에게 다 비슷한 말씀을 해 주셔. 근데 네가 떠났다는 걸 생각하면.. 나도 언제까지일 지 모르는 거잖아! 나한테 메멘토 모리를 만들어 줘서 고맙다 상빈아 ㅋㅋ

2019년, BLU 10기 친구들이랑 부산. 맨 왼쪽부터 상빈, 종한, 신천, 석현

나는 좀 우스꽝스럽지만 이번에 회사를 나가서 창업을 하는 이유는 자율성 때문도 아니고 돈 때문도 아니야. 낭만을 좇아서 나의 회사를 만들어보려고 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그럴듯한 거 만들면서, 멋지게 살아보려고! 이런 얘기를 하고 다니다 보니까 오늘 아침 문득 너랑 상훈이랑 같이 회사를 만드려고 하던 스무살의 계획이 떠올랐어. 그래서 이렇게 편지를 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랑 같이 일하자고 꼬시러 다니고 있는데, 너도 내 플러팅 대상 1순위이지 않았을까 싶네 ㅋㅋ

종종 연락 남길게! 이렇게 기록을 남겨놓다 보면 우리가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너가 나랑 같이 회사 차려주지 않을까 싶다. 나중에 머리 위에 링 달고 만나면 같이 재미있는 거 해보자 상빈아!

이만 줄일게!

Best,

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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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ney Kim

Rooney Kim

노코드를 받아들인다는 것의 의미 2


B2B마케터가 바라본 비개발자들의 고민과 한계 그리고 기대

꿈, 언제나 중요한 단 하나의 것

오늘도 직장인은 꿈을 꾼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일할 수 있는 꿈,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성공하는 꿈,
사람들에게 인정받아 커리어 하이를 찍는 꿈,

그리고..

어쩌면 업무의 세상에서 해방되는 꿈.

나만의 일, 나의 꿈을 비즈니스로 치환하여 인생이라는 길지만 짧은 모험의 여정에서 방향성의 키를 쥘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숨통이 트이지는 않을까.

하는 허튼, 하지만 결코 헛되지 않은 달콤 쌉싸름한 꿈 말이다.

이건 어쩌면 거의 모든 직장인들이 한 번쯤은 상상해 봤을 장밋빛 미래다. 하지만 백일몽을 백일몽으로만 내버려 둔다면 그저 지난밤에 꾼, 유통기한이 지나 잊힌 하룻밤의 몽상과 다를 바가 없지 않나. 그렇다면 뭘로? 어떻게? 당신의 상상을 만들고 사업화하여 얼마나 오랫동안 당신의 비즈니스를 끌고 갈 수 있을까.

개발은 원래 어려운 거니까

십수 년 전,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에 도입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창업 전선으로 뛰어들기 전까지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 창업은 ‘치킨집 사장’ 또는 ‘편의점 개업’으로 통용되는 자영업으로 통했다. 물론, 이 두 점포 사업은 여전히 창업 시장의 중요한 요소이고 시장의 핵심 먹거리다.

자영업이 스타트업 창업보다 못하다는 말이 아니다.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이 생긴 뒤부터 사람들, 즉,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의 ‘창업’에 대한 개념과 방향성이 많이 바뀌었다는 말이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IT업계 위주의, 오직 아이디어만으로 시드 머니를 투자받고 비즈니스를 꾸려나가는 젊은 IT 기업, 이것이 바로 스타트업의 시초 모델이었다.

이후 스타트업을 지칭할 수 있는 업계의 범위는 넓어져 이제는 핀테크, 의료, 식품, 음식, 생활 케어, 협업, 펫 케어, 로봇, AI 등 스타트업이라고 불리는 기업이 없는 산업 분야는 거의 없다. 그렇다 보니 아이디어를 바로 서비스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개발자들의 창업이 러시처럼 이어졌다. 개발자를 주축으로 사업, 기획 전문가가 모이거나, 비개발자가 창업을 하려면 몸값이 비싼 개발자를 모셔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줄줄이 이어져 수십 년의 세월을 지나왔다.

스타트업이라는 판이 이렇게 성장하는 동안 수많은 개발자 출신 창업자를 통해 수백만 가지의 서비스가 탄생하고 날아가거나 사그라들었다. 결국, 문돌이(문과)는 이 판에서 남의 서비스가 창대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에 만족하거나 전통적인 창업군인 피자, 치킨, 김밥의 나라에서 자신의 비즈니스 역량을 펼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문돌이의 도전

벌써 7년 전이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직장에서 튕겨져 나온 나는 감히 문돌이 주제에 스타트업을 꿈꾸며 야심 차게 회사를 나왔다. 앱과 하드웨어를 동시에 사용하며 사용자로 하여금 우울증,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 역할을 하는 ‘레드 버튼’이라는 서비스를 설명한 달랑 PPT 하나로 유명한 VC도 만났다. 물론, 투자는 광탈이고 서비스 역할의 정의와 유저 모집의 불확실성 등에 대한 따끔한 조언을 받고 서비스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업에 대한 열정이 이제 막 불타오르던 나는 전 세계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특정 지역을 보여주고 그 대가를 받는 서비스를 기획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 정의 및 프라이스 리스트까지 똑같은 서비스가 미국에서 개발되어 정식 론칭을 해버린 걸 알게 되었다. 황당한 마음에 해당 서비스도 사용해 보고 본사에 전화해 담당자와 통화도 해봤다. 결국, 두 번째 서비스 또한 기획만 끄적이다가 사장되었다. 서비스 기획만 하다간 이도저도 안 되겠다 싶었고 개발 능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바로 인프런 수업을 통해 맥북의 앱개발 언어인 엑스코드 독학을 시작했다. 한 달 동안 개발을 공부하며 십여 가지의 샘플 코딩으로 앱을 만들었다. 샘플 코딩은 당연히 그대로 보고 복사 붙여 넣기로 만든 거라 잘 작동했지만, 나만의 서비스를 위한 기능을 만드려고 하니 다시 눈앞이 캄캄해지고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문돌이의 한계를 직면한 순간이었다.

그렇게 다시 개발은 접어두고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으로 눈을 돌렸다. 그렇게 앱스토어의 스티커 마켓, 카카오톡, 라인용 스티커를 개발해 올렸다. 결과적으로 앱스토어와 라인에서 승인되어 마켓에 정식으로 등록되었고 실제로 스티커가 팔렸는데, 그때 대사건이 발생했다.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무려, 앱스토어 스티커 마켓에서 일간 순위 1위, 이후 몇 주간 상위권에 랭크된 것이다!

부자가 되는 줄 알았다.
애플에서 일간 1위를 기록했고 나의 스티커 밑으로 디즈니의 캐릭터들이 줄을 지었으니 그런 착각을 할만도 했다.

몇 시간이 지나도 1위를 유지하길래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이를 알렸고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았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스타트업을 하겠다고 직장 밖을 나온 지 반년 만에 드디어 빛을 보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건 또 나의 착각이었다.

물론, 애플 스티커 마켓에서 일간 1위를 한 건 팩트였지만, 문제는 구매량이었다. 당시, 애플의 스티커 마켓은 이제 막 론칭한 따끈따끈한 서비스였는데, 다들, 카톡, 라인, 왓츠앱 등을 사용하느라 문자 메시지용 스티커 마켓의 스티커는 거의 아무도 구매를 안 하던 시기였고, 나의 서비스 역시 주변 사람들을 포함해 극소수의 사람들의 구매로 겨우 이삼십 개 남짓 판매가 되었음에도 일간 1위를 하고 몇 주간이나 상위권에 랭크되었던 것이다.

허탈했다. 일장춘몽이 현실이 되어 공중으로 날아가는가 싶었는데 꿈의 알을 깨고 나온 아프락사스가 그저 하룻밤의 치킨으로 변해버렸으니 그저 착잡했고 부끄러웠다.

이후에 눈을 조금 돌렸다.

스타트업을 하며 코워킹 스페이스를 자주 찾다 보니 스타트업들을 위한 공간 플랫폼, 스타트업을 위한 사업을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와중에 공동대표를 만났고, 만난 지 4개월 만에 엔젤투자를 받아 IT와는 전혀 관계없는 공간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코워킹 스페이스를 만들기에는 자금력이 너무 부족해 결국 테이블 웍스라는 스터디/워킹 카페 및 대관 1호점을 투자자의 전주 건물에 만들었다.

지금은 우여곡절 끝에 투자자에게 모든 것을 넘겨주고 다시 직장인이 되었지만, 당시, 블로그, 키워드 마케팅이 주효하면서, 전북, 전주의 150여 개 공공기관 홍보가 입소문을 탔고, 후에는 현대차, 숭실대 등 대기업과 대학교에서 알아서 찾아오면서 작게나마 매월 매출이 성장했다. 이후 스터디 카페 시장도 급성장하면서, 내가 빠진 이후에도 테이블 웍스 1호점은 여전히 운영 중이다.

노코드 개발, 그것도 쉽지 않던데

테이블 웍스를 운영하던 당시 영업, 마케팅, 대외협력, 광고, 구매, 재무 등을 모두 담당하던 나는 웹사이트 역시, 아임웹으로 직접 만들었다. 해당 사이트는 더 이상 관리하지는 않지만 아직도 검색하면 볼 수 있다. 당시에는 그게 노코드인지도 몰랐고, 대한민국에서 노코드라는 키워드는 그 누구도 사용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당시 내가 만들었던 웹사이트 제작 서비스는 이제 소위, 노코드 웹빌더라고 불린다. 세상에는 버블, 웹플로우, 플러터 플로우, 아달로 등등 글로벌 노코드 웹빌더도 많고, 싱크트리, 쟈노처럼 백엔드도 노코드로 개발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스타트업을 한답시고 우당탕탕 사업을 시작했던 시점부터 7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산업, 기업, 일하는 방식, 개발하는 방식 등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해버렸다.

물론, 제아무리 노코드라고 해도 개발은 쉽지 않다. 비개발자 입장에서 버블의 숱하게 많은 커스텀 기능들과 싱크트리의 블록 코딩을 한 번에 이해하려면 기본적인 개발에 대한 개념이 필요할 수 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노코드도 어려우니 그냥 코딩을 배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정확히 지금부터 최소 6개월의 공부(서버, DB, 개발언어)가 필요하고 적어도 3개월 이상의 프로젝트 개발 경력(체험)이 있어야 입사 지원을 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기 바란다.

비개발자가 버블로 프론트를 만들고, 회원 가입과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싱크트리로 백엔드(장기적인 서비스 운영을 위해)를 구축한다고 가정해 보면 이 비개발자에게 필요한 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2~3주면 충분하다. 아니, 어느 정도 기초적인 개발 개념이 있다면 독학으로 며칠만 파고들면 어설픈 서비스라도 하나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다.

지금 아는 걸, 그때 알았더라면

핑계를 대려면 한도 끝도 없다. 하지만 하려는 이유를 찾으면 기회는 도처에 널려있다.

코딩이든 노코딩이든 중요한 건 시작하는 용기와 지쳐도 해내고 마는 끈기다. 그래도 9개월을 투자해 후에 입사의 기회를 엿보는 것보단 며칠에서 2~3주를 몰입해 보고 나의 적성에 대해 판단 후, 사이드 프로젝트나 창업을 고민하는 게 더 낫지 않나.

나 역시, 노코드 회사의 마케터로 일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서비스도 기획하고 조금씩 노코드 개발도 해보고 있다. 그 사이에 우리 회사의 디자이너는 웹플로우(디자이너들의 원픽툴)로 회사의 공식 웹사이트를 새로 만들어버렸고, 마케팅팀이 실시한 싱커톤이라는 노코드 개발 대회에서는 두 시즌 연속으로 백엔드 개발이 처음인 취준생들이 우승을 했으며, 특히, 이번 시즌에는 우승자를 포함한 수상자 세명 모두 여성 비개발자였다.(그중 2명이 버블로 프론트엔드를 개발)

그럼에도 댈 핑계는 많다.

쉽다 쉽다 해도 여전히 어렵다, 시간이 없다, 이게 과연 될까.. 등등.

물론, 그 사이 그 성공의 과실은 또 다른 사람의 몫이 될 뿐이다.

싱크트리

백엔드 노코드 개발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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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Choi

Anna Choi

인공지능 툴로 영어→한국어 더빙 동영상 만들어본 후기

제가 영어를 원어민처럼 하지 못하다보니, 영어로 된 자료를 보는데 항상 어려움을 느꼈어요. 특히 유튜브 영상을 볼 땐 유튜브에서 지원하는 한국어 자막 기능에 상당히 의존했는데요. 인공지능으로 한국어 더빙을 해주는 툴 DubSy - Instant Video Dubbing이 있더라구요. 손쉽게 더빙 영상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한 번 사용해봤어요! 무료로 테스트 해볼 수 있더라구요. 재미있어서 공유해봅니다.

  • 크롬 익스텐션(다운로드)으로 간단한 설치, 가입, 무료 사용(2회) 가능

  • 유튜브에 업로드 되어 있는 25분 이내의 영어 동영상을 대상으로 지원

  • 한국어를 비롯한 78개 언어로 더빙 가능

  • 크롬 익스텐션 설치→유튜브에서 원하는 영상 선택 후 더빙 요청→가입 시 입력한 이메일로 더빙 영상 재생 URL 수신(제 경우엔 요청부터 메일 수신까지 20분 정도 걸렸어요)

더빙 영상 한 번 보세요ㅋㅋㅋ

원본 동영상) Silicon Valley's Cargo Culting Problem

인공지능 더빙 툴 DubSy가 더빙한 동영상(일부)

통번역 전문가가 작업한 것처럼 매끄럽지는 않지만 클릭 몇 번으로 더빙 영상을 받을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아마 조금 더 고도화 되면 더 자연스러운 더빙 영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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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Choi

Anna Choi

아마존 데이터 분석 툴 만들다가 트위터 성장툴 만들고 있어요?!

전에 쓴 메이커로그에서 저희 팀이 세 차례 피봇을 했고, 이전에는 아마존 데이터 분석 툴을 만들다가 지금은 트위터 관련 크롬 익스텐션을 만들고 있다고 말씀드렸었는데요. 두 개의 서비스가 그다지 개연성이 없어 보이는데 어쩌다 새로운 인더스트리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됐는지 적어보려고 해요.

피봇을 결정하고, 어떤 걸 해야 할지 찾기 시작했어요.
피봇을 피할 수는 없었어요.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할 땐 누구나 쓰겠다고 했지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했을 땐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답하는 사용자가 대부분이었거든요. 팀을 지속하고 싶은 팀원들이 힘을 모아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로 결의를 다졌어요!
아마존 판매, 컨설팅, 관련 소프트웨어 사업까지 해보았기 때문에 오히려 아마존 밖 시장에 눈을 돌려보기로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존 데이터 분석 툴의 유료 고객을 못 만났기 때문에, 아마존 시장을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던 마음에서 좀 멀어지고 싶었던 것 같아요. 시장 범주에 제한을 두지 말자는데 모두 동의했어요.


스타트업 씬의 화두를 알고 싶어서, 공부하려고 팀원들 다 같이 트위터를 시작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뭘 하는지 궁금했어요. 유니콘은 뭘로 유니콘이 됐는지, VC들 사이에서 핫한 건 뭔지. 국내외 스타트업 트렌드도 알고 싶었고요. 정말 이것저것 많이 검색하고 보고 보고 또 봤어요.
덧붙여서 저희 팀은 공부가 좀 필요했어요. 공동 창업자 두 사람을 빼면 스타트업이 아닌 기업에서 일했던 팀원들, 직장 생활이 처음인 팀원들이었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언어와 사고를 익히는 과정을-늦었지만................... 거쳐야 했습니다. 이때 린스타트업부터 공부를 했어요.
처음엔 구글, 유튜브에서 콘텐츠를 많이 봤는데 스타트업, 인디해커, SaaS와 같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보다 보니 나중엔 트위터, PH에서 유익한 정보를 많이 보게 되었어요. 결국은 팀원 모두가 트위터와 PH 활동에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되어 다 같이 가입하고 정보를 공유했습니다.

트위터에서 일어나는 #buildinpublic 효과
저에게 트위터란 SNS 조상님, 그게 다였어요. 그런데 국내외 특히 해외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이나 개발자 사이에선 트위터가 시장 반응을 살펴보고 초기 유저를 모으는 플랫폼으로 사용되고 있더라구요. 이런 목적으로 트위터를 시작하는 뉴비들도 상당하구요.
트위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안에서 문제를 경험하게 되었어요. 계정을 성장 시키는, 그러니까 티키타카 할 수 있는 트친을 만드는 게 진짜 어려운 거였어요. 먼저, 트위터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다른 사람의 계정 정보-팔로워 수, 나와 맞팔하고 있는 관계인지 등을 보려면 클릭해 그 사용자의 프로필 페이지를 방문하거나 호버링 해서 확인하는데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build in public을 목적으로 하는 인디해커가 상당수 있고, 이런 행동을 빈번하게 하는 사람들의 트위터 활동에 편의를 제공하는 툴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지금의 Hummin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image.png


Hummin은 조금씩 조금씩 기능을 추가해 나가고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클릭, 호버링 하는 시간을 줄이도록 트위터 페이지 내에 사용자 인포박스를 넣는 기능 하나만 가지고 시작했어요. 지금은 내가 하루에 몇 개의 트윗을, 리플라이를 작성했는지 카운팅 해주는 기능 등 몇 가지의 기능이 더 추가되어 베타 테스트 중에 있습니다. 개발 중인 기능도 또 있구요.

아무튼 이런 과정을 거쳐... 이제 저희 팀은 Hummin을 만듭니다.

트위터 하시나요? 관심 있으시다면 저희 프로덕트 한 번 써봐 주시길 부탁드려요. 가감 없는 피드백 환영입니다. 유저 인터뷰 요청할 수도 있어요......................

Hummin 허밍

트위터 운영을 더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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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ney Kim

Rooney Kim

dd에게 01_세상의 불공평, 불평에 사로잡힌 네 마음에게

*dd에게는 편지 글 형태의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예전에 네가 속사포처럼 쏟아내던 넋두리 기억나? 그런데 그건 사실 내 넋두리이기도 했거든. 그래서 그에 대한 답을 한 번 써볼까 해.

언젠가 네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

너무 잘난 사람들이 많아서 네가 너무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사람마다 능력이 다르고, 관심 분야가 다르고, 취향이 다르고, 바라보는 방향이 달라. 그러니 모든 사람들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집에 비슷한 차에 큰 차이 없는 연봉을 받으며 살아갈 순 없는 건 당연한 거지. 그런데 사람 욕심이란 게 또 간사하고 멍청해서 타인의 노력이나 성향, 타이밍과 선택은 무시하고 그들의 화려한 결과만을 바라보잖아? 그러니 어쩔 수 없게도 만족이란 건 모르고 살아가게 되는 게 이 세상인 것 같아.

원래, 태생적으로 부자라 돈걱정이란 게 뭔지 모르는 사람들의 시각과 보통사람들 시각은 절대 같을 수가 없어. 이 두 그룹은 일상의 고민과 직업의 고민과 미래의 고민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그 공감대가 도저히 합일을 이루기 힘들거든.



그. 런. 데

거기에 대놓고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불공평하니, 편법을 썼니, 뭔가 꼼수가 있을 거니, 부자들은 모두 불법적으로 부를 늘렸니, 욕심이 지나치니, 악하니.. 등등 불평, 불만, 평등의 그릇된 잣대.

있잖아. 정말 성공하고 싶고 부유해지고 싶다면 불만과 시기에 앞서 질문을 하고 그 답에서 배울 점을 얻어가야 해. 물론, 실천은 굉장히 어렵지. 그게 쉽다면 누구나 다 부자가 되게? 그래서 가치가 있는 거야. 가치는 희소한 것에 붙게 마련이고 희소하기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그리고 그 시간과 노력은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어. 우리는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고 있으니 기회는 여기저기에 항상 널려있다는 뜻이야.

세상엔 잘난 사람천지야. 하지만 그건 그 사람들이 눈에 띄어서 그렇지. 세상에는 너나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훨씬 많아.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방법, 비법, 비밀’을 쫓게 되었고 이를 눈치챈 작가와 강사들은 범인들에게 현자의 가르침을 제공하며 성공 또는 득도로 우리를 이끌며 부자가 되었지.

자신의 에너지로 자신만의 혹은, 선조의 철학과 사상을 재해석하며 만든 결과물을 전국의, 전 세계의 수많은 평범한 이들에게 이를 판매하며 그들의 에너지를 얻는 거야. 성공이라는 꿈과 희망을 향한 트리거, 그 열정의 재료를 퍼다 주며 수많은 보통사람들의 에너지를 ‘비법’의 대가로 지불받는 거지. 덕분에 비법을 판매한 소수는 부유해지고, 비법의 대가를 지불한 다수는 그대로 살아가거나 그중 또 소수가 부자가 될 기회를 얻는 거지.

파레토의 법칙. 맞아. 20대 80의 법칙은 마치 자연의 섭리인 마냥 거의 모든 곳에서 작동해.

주린 자가 벌기 위해 가진 자에게 노동과 푼돈을 바치면 가진 자는 주린 자에게 살아가는 방법과 살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하여 돈을 벌게 만들잖아. 이는 회사든, 자영업자든, 자기 계발서 작가든, 인문학 강사든 모두 비슷해. 세상은 20% 사람들이 이끌고 80%의 사람들이 이를 도와주면서 움직이는 거야. 그러니 그 대가의 비율은 반대가 되겠지. 따라서, 이걸 불공평하다고 할 순 없어. 그저 자신의 삶을 만족하거나 아님, 20% 안에 들기 위해 자신만의 노력을 퍼부어야 해.

참, 그래서 나는 지금 어떻냐고?

나도 아직은 사무직 노동자 중의 하나야. 특별한 능력과 화려한 미래를 꿈꿨지만 아직은 무채색 파스텔톤 배경이 내게 주어진 스펙트럼의 최대치지. 하지만, 여전히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방법을 찾는 중이야. 꾸준히 해볼 수밖에.



세상은 원래 공평하지 않음을 인지해야 비로소 제대로 너의 삶을 시작할 수 있어. 모두가 같은 인종일 수 없고, 같은 나라에서 태어날 수 없고, 부자일 수 없고, 생김새도, 몸집도 다르잖아?

우리가 맞서야 할 건 약해지는 마음이야. 마음이 약해지면 어리석고 멍청한 말에 쉽게 흔들리고 편한 것에 마음이 쉬이 움직이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름 모를 타인의 리드에 거짓말처럼 감정이 전이 되게 마련이거든. 결국 주린 자들의 손과 발을 묶고 극소수만 배 불리는 감성이 나의 가치고 삶의 이유가 되어 영원히 내 삶의 주인이 되기 힘들어지지.

세상은 쉽지 않아. 삶도 그래. 쉬운 길을 찾지 마. 그런 길은 애초에 없으니까. 만약, 그런 길이 있다면 거긴 이미 오염되었거나. 그 길의 끝은 행복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그만 자리에서 툭툭 털고 일어나. 네 삶을 한 땀 한 땀 네 손으로 짓고, 한 걸음 두 걸음 네 걸음으로 걷고, 한 칸 두 칸 정직하게 올라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눈앞이 어두워 보이는 게 없다고? 원래 삶의 바로 앞은 잘 안보여. 그게 정상이야. 그냥 그 어둠 속을 계속 걸어가 봐. 그 끝엔 빛이든 뭐든, 뭐라도 있을 테니. 우직하게 나아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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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Choi

Anna Choi

세 번의 피봇팅, 팀 장수 멤버로 자리 지키기(창업자 아님)

저는 스타트업 창업을 한 건 아니구요, 팀에 고용된 멤버로 곧 3년 만근을 앞두고 있어요. 저희 팀이 2018년에 창업했고 제가 2020년에 입사했는데 어쩌다보니 공동창업자 두 분을 제외하면 제가 최고 장수 팀원이네요.

디스콰이엇에서 글을 읽다보면 대부분은 창업자 또는 공동창업자분들이신 것 같은데 팀에 고용된 팀원으로서의 기록을 남겨보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적어봅니다.


제가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 막 첫 번째 피봇을 실행한 때였어요.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서 아마존 판매 에이전시로 사업 분야를 전환한 때였는데, 제가 입사할 당시 제게 주어진 미션이 매우 명료했습니다. SEO에서 블록체인 관련 내용을 삭제하고 아마존 판매 컨설팅 등 새 사업 관련 콘텐츠를 노출시키는 일이었어요. 저는 홍보대행사 출신인데, 저희 팀에서는 같은 경험을 해본 팀원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이 미션을 도맡아 했고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또 팀이 아마존 코리아, 정부기관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게 되면서 모든 일이 굉장히 순조로웠어요. 이때 팀원 수도 많았고, 빠르게 성장했던 것 같습니다(저만의 생각인가?)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번째 피봇을 하게 됐어요.

팀이 피봇을 결정한 이유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고 저 또한 깊게 공감했습니다. 아마존 에이전시 역할을 지속하는 것 보다는, 관련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배포하는 것이 시장성과 수익성 면에서 월등할 것이라는 것이었는데요.

이때 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아마존 컨설팅을 하는 동시에 아마존 셀러가 자사 판매 데이터를 관리, 분석할 수 있는 툴을 개발했어요. 팀에 아마존 셀링을 해본 팀원, 데이터 분석 경력이 있는 팀원, 개발 가능한 팀원이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빠르게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 기사도 내고, 개인적으로는 가장 즐겁게 일하던 때였어요.


유료로 사용하고자 하는 고객이 없어서 세 번째 피봇을 합니다.

사실 아마존 데이터 분석 툴을 홍보할 때 너무나 확신에 차 있었어요. 저는 아마존 셀링 경험이 없는데, 이 툴이 아마존 셀러의 매출을 향상시키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가설을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마존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셀러라면 당연히, 누구라도 이 툴을 써야 한다고 믿고 그대로 홍보를 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던 거예요. 변명 같지만 이유를 대자면

1) 아마존 셀링 경험이 있는 팀원의 견해를 '아마존 셀러 모두의 견해'로 인식한 점-나조차도 이 툴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함

2) CBT유저(대부분 정부기관 협력으로 컨설팅하고 있던 국내외 중소기업의 아마존 담당자들)의 듣기 좋은 피드백만을 수집-당시에는 사용자 피드백 중요성을 간과한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MVP없이 바로 사이즈가 큰 소프트웨어를 만든 것 역시 피봇을 하게 된 원인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많은 기능을 갖추고 그럴싸하게 만들어놔야 모객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여하튼 CBT로써 저희 툴을 사용하는 고객사 수는 제법 있었지만, 정작 매출이 발생해야 할 시점에는 비용을 지불하고 저희 툴을 쓰겠다는 사용자를 찾지 못했어요. 이렇게 표현하자면 마음이 아프지만 없으면 안되는 툴이 아니라, 있으면 좋은 툴이었나봐요.


그리하여 지금 저희 팀은 크롬 익스텐션도 만들고 동시에 다른 아이템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지금 저희가 베타 테스트 하고 있는 툴, 트위터 인게이지먼트에 사용하는 크롬 익스텐션 Hummin 입니다.(왜 트위터인가, 어떻게 하다가 아마존에서 트위터로 갔는지 다음에 적어볼게요!)

블록체인-아마존 컨설팅-아마존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트위터 관련 크롬 익스텐션까지, 몇 년 사이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피봇팅이네요.


사실 홍보 담당자로 입사해서 내내 그 일만 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홍보 대행사에서 줄곧 그런 경험을 쌓아 왔고, 고객사로 만나는 기업들 대부분이 업력이 오래 되어서 마케팅이나 홍보 메시지에 큰 변화가 없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스타트업에 합류하고 보니 전같이 일해서는 안되더라구요. 피봇을 몇 번 거치다보니 제 경우는 더욱이 그렇습니다. 저희 팀원 중 한 분이 '스타트업 팀원은 여러 개의 모자를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전해준 적이 있는데 피봇을 거듭하며 나는 여러 개의 모자를 잘 쓰고 있나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은 홍보의 역할보다는, 팀의 성장 과정에 있어서 다른 일들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시기니까요.


평생직업은 있어도 평생직장은 없다는 말을 한 10년 전에 들은 것 같아요. 그런데 스타트업에 있으면서 평생직업도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트렌드에 맞게, 내 역량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것이든 내 일이 될 수 있도록 내공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공감하는 분들도 계실까요?


이렇게 적다보니 저 나름대로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가짐을 다시 점검할 수 있어 좋네요. 자주 글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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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ney Kim

Rooney Kim

정말 사랑했다면


오래전에 사귀었던 연인이 누군가와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다는 소식을 여기저기를 통해 처음으로 듣게 되면, 더 이상 직접 만날 일도 없는 그들이지만 뭔가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런 날엔, 이미 헤어진 지도 오래라 소위 말하는 소극적인 배신감이나, 세상은 다 잘 사는데 나만 왜 이래와 같은 열등감에 사로잡혀 자책하기도 한다. 아마도 그 시절, 영원을 다짐했던 철없는 치기가 떠올라 입가엔 오그라든 웃음이 번졌지만, 가슴속엔 함께 보냈던 미화된 과거의 시간에 사로잡혀 혼자만 정체된 듯한 괴로움에 무언가 울컥하는 감정이 들어서 였을까.


이런 감정은 보통 연인들이 헤어질 때 혹은 헤어진 후에 적어도 조금 더 사랑했다고 믿는 한쪽이 가지는 아주 보편적인 감정의 응어리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생 동안 그런 격렬하고 폭발적인 사랑이라는 감정의 풍랑에 좌초되어 보기도 하고, 해저 수 만리 아래로 가라앉아 침잠된 일상에 사로잡혀 번민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헤어진 지 십 수년이 흘렀어도 '진심으로 진정한 사랑'이었다며 술 한잔씩 걸칠 때마다 곱씹는 사람도 많지 않은가.


'내가 널 얼마나 사랑했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연인 관계는 마치 50:50의 사랑의 비율로 조화롭게 이어질 것 같지만, 거의 모든 연인관계는 처음부터 불평등했고, 그 불평등한 비율은 매번 주객이 전도되어 소위, 밀당으로 오고 간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 그 비율이 일정해지며 안정적인 페이스로 접어들기도 하지만 또 언제 어떻게 어떤 감정으로 관계의 안정을 깨트릴지 모르는 게 '사랑하는 사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착각은 '내가 널 사랑하잖아'와 '사랑이니까 받아줘야 하는 거 아냐'라는 순진무구한 떼쓰기에서 시작된다.


사람은, 아니, 모든 생명체는 이기적이다. 이는 미래 세대의 번식을 위해 가장 중요한 현세대의 생존과 결부되어있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DNA에 아로새겨진 본능이기에 이를 욕하거나 비난할 수는 없다. 타인을 위한 이타적인 행동 역시, 그 감정의 바닥을 들여다보면 '그를 돕지 않으면 내가 괴로운 감정'이 있지 않나. 그렇다면 사랑은 오죽할까?



내가 널 사랑하는 건 '당신'이 원치 않을 때부터 시작됐다.


이미 처음부터 상대방의 감정은 크게 고려하지 않고 사랑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오직 '사랑'이라는 단어와 그것이 가지는 힘에만 집착한 채, '왜 이런 자신을 탓하고, 자신의 그런 마음을 왜 몰라주는지'에 대해 억울해할 때가 많다. 하지만 그만 착각에서 벗어나시길. 애초에 그 감정은 자신을 위한 것이었고 그걸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도 본인의 만족을 위해서였다. 그렇기에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서로 사랑한다는 감정'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양자 간의 '이기적인 마음'이 마침내 서로에게 닿아 합의를 보고 평화협정을 맺은 것이다. 비록, 그 협정이 공평하지는 않겠지만.


따라서, '날 사랑하기는 했니?’와 '난 아직도 널 사랑해'와 같은 말은 지극히 본인 위주의, 이기적인 감정에서 기인한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이다. 이미 차갑게 식은 상대방에게 이를 강요하거나, 인정해달라고 조를 순 없다.


'데이트 폭력'과 '이별 살인' 같은 사건들이 점점 더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되어가는 요즘이다. 헤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관계의 끝이 아니라, 열렬히 사랑하는 마음, 너무도 행복했던 시간들 그리고 앞으로도 앞의 두 가지가 지속될 수 있다는 미래의 희망을 마치 칼로 무를 자르듯 끊어내는 끔찍한 의식과 같다.


안다.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큰 배신감에 내가 알던 세상이 그 세상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축제는 끝났고, 마감 시간은 이미 지났다. 둘 중 갑자기 한 명이 사라져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 '사랑의 축제'다. 이제 받아들여야 한다. 술이 들어간다면 술을 마시고, 일을 못하겠다면 휴가를 써서 어디론가 떠나고, 혼자 견디기 힘들다면 친구라도 만나야 한다. 축제가 끝났는데 폐장 시간을 늘려달라고 조를 수 없다. 축제를 함께 즐기던 상대방은 이미 축제를 떠난지 오래다.


'죽을 것 같은 고통과 미칠듯한 그리움'은 보통 2주 내로 사그라든다. 그렇게 없으면 죽을 것 같던 사랑도, 어느 순간, 사진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은 순간이 온다.



사랑했던 기억과 그리운 감정이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니라, 큰 폭풍 후에 잠잠해진 파도처럼, 그저 그 시간을 일렁이는 감정의 파도 아래, 좋았던 추억으로 기억해도 좋을 시간이 반드시 온다는 것이다.


혼자 온갖 추억에 휘감겨 고통을 헤매는 건 아무래도 좋다. 그 모든 시간들이 감정 성장의 자양분이 되어 앞으로 더 나아질 자신의 영혼을 생각하면 괜찮은 홀로서기다. 이미 끝난 사람에게 밤늦게 연락하고, 불러내고, 붙들진 말기 바란다. 뉴스의 사회면에 나오고 싶지 않다면 그저 소소한 이불 킥 에피소드 정도에서 끝내야 한다.


그렇게 몇 번의 격한 감정의 격랑을 거치고 나면 그 슬픈 감정마저도 홀로 고고히 즐기는 득도의 순간도 올 것이다. 그럴 때일수록 온전히 본인 안으로 침잠하길 바란다.


사랑의 축제는 함께였지만, 이별의 소나기는 혼자 맞는 법


비가 그칠 때쯤엔 이를 같이 말려줄 가족과 친구들이 보일 거다. 참, 혹시 또 모르지 않나. 젖은 머리와 옷을 말리는 동안 이를 도와줄 또 다른 이가 등장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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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What I read this week #9 | 페이스북 언번들링, 공짜 55인치 TV, 커뮤니티스러운 자금 조달, 실행력, 울트라마라톤 마인드셋, AI와 교육/일자리

요즘 Product Maker’s Club, 팀 페이지 등으로 많이 바빠져서 What I read this week 정리를 잘 못하고 있네요. 최근 인상 깊게 읽은 링크들 위주로 보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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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Unbundling of Facebook

However, this is not without massive opportunity. Facebook’s original moat of massive distribution and network effects is slowly getting drained. As we begin to see reverse network effects among younger generations (i.e. half your friends delete the app, so you stop posting), the white space for an unbundled Facebook will break open from a crack to a deluge.

주변인들이 글을 쓰고 보게 만들어야 한다. Atomic network를 가져와야 하는 이유

Creative distribution strategies to overcome the cold start problem * Ability to change someone’s behavior and make it permanently sticky * Potential to win the vertical via network effects and expand to more than one use case

what Disquiet nee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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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인치 TV가 공짜…불경기 트렌드 A to Z

이번에도 큰 사고를 쳤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텔리가 내놓는 TV는 디스플레이가 크게 두 개입니다. 위에 있는 디스플레이에선 일반 TV 프로그램이 나오고요. 그 바로 밑에 5채널 사운드 바가 있고, 다시 그 밑에 광고용 디스플레이가 별도로 있습니다. 메인 TV는 55인치 4K(가로 화소수가 4000개인 고해상도 TV) HDR입니다. 광고용 디스플레이는 사용자가 무엇을 눌러도, 어떤 짓을 해도, TV를 보는 동안에는 결코 끌 수 없다고 합니다.

텔리가 TV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한다. 대신 광고용 디스플레이를 통해 수익을 벌겠다는 것. TV 업체들의 마진이 보통 10~20%라고 본문에 나와있으니, 이론적으로는 말이 되는 비즈니스일지도 모르겠다.


3

Why writers return to Substack

“Can you spot the year when my newsletter @exponentialview was off the @SubstackInc platform?” he asked.
  • 서브스택에서 작가는 자신의 메일링 리스트와 콘텐츠를 소유하고 제어할 수 있다.
  • 서브스택의 네트워크 효과는 다른 방법으로는 찾을 수 없었을 구독자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른 뉴스레터를 추천하는 기능)
  • 추천, 교차 포스팅, 멘션, 메모와 같은 기능을 통해 독자와 새로운 작가를 연결해줄 뿐만 아니라 작가가 고립감을 덜 느끼도록 도와준다.
  • 디스콰이엇도 어떻게 하면 Atomic network를 잘 늘릴 수 있을지 Creative cold start problem solution을 찾아내야한다.


4

Substack's Index Fund of Culture (with Chris Best and Hamish McKenzie)

They’re fresh off raising a community fundraising round and launching their social network Notes.

요즘 이런 커뮤니티스러운 방식의 money-raising이 계속 보인다. Substack, Rewind, 그리고 이런 방식의 자금 조달을 돕는 StartEngine 같은 플랫폼도 나오고.

https://www.startengine.com/

이러한 방식의 자금 조달은 어떤 이점이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1) (일단) 어그로를 끌기 쉽다

2) 공개 입찰로 기업 가치나 자금 조달 규모를 높일 수 있다

3) 같은 미션을 바라보는 주주들로 구성하기 용이하다

4) 비슷한 맥락에서 소액을 투자한 고객이나 팬의 경우 그들을 하나로 묶는 응집력이 생긴다

앞으로도 이런 사례가 계속 나와준다면 VC/AC 자금에만 의존하는 스타트업의 수가 줄어들고, 메이커들에게 더 좋은 생태계가 마련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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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글] 아는 것과 하는 것

영화 매트릭스의 명언 중 최고의 명언이 있다. 모피우스가 니오에게 하는 말인데,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There's a difference between knowing the path and walking the path)"라는 명언이 있다. 비용 절감하는 방법을 아는 것과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인원을 정리해야 하는 걸 아는 것과 인원을 정리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아는 것과 하는 것. 둘 다 중요하지만, 해야지만 된다. 알지만 말고, 할 줄도 아는, 모두 다 행동하는 하루가 되길.

단순히 알기만 해서는 많은 것을 바꾸지 못한다. 잘 모르더라도 행동하는 사람은 최소한 결과를 얻게 되고, 거기서 배움을 얻어 개선을 할 수 있다. 이 말은 즉슨 꾸준히 많은 실행을 하는 사람은 단순히 알면서 행동하지 않는 사람보다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라는 것. 디스콰이엇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량이 ‘실행력’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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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Ultramarathon Mindset

  • 만트라 활용하기: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되내이면서 집중력 유지 및 동기부여를 하는 것. 주로 짧은 문구나 단어가 좋음. "나는 할 수 있다" "한 번에 한 걸음씩"
  • 기쁨에 집중하기: 긍정적인 측면에 집중해서 활동을 즐겼을 때 혹은 완료했을 때 얻을 이득에 대해 생각하기.
  • 유연성을 발휘하기: 항상 엄격하게 루틴을 지키지 않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고 적응하는 것. 너무 피곤하거나 지친 느낌이 들면 하루 정도 휴식하기. 활력이 넘치면 기운을 살려보기.
  • 순간에 집중하기: 지금 당장 가지고 있는 과제에 집중하고 다른 노이즈로부터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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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No Idea If My Students Are ‘Cheating’ With AI

AI를 사용한 '치팅'은 초개인화된 교육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학생들이 왜 치팅을 하는가 생각해보면 명확하다. 하기 싫은 공부이니까, 흥미가 생기지 않으니까 최대한 빨리 끝내버리고 싶을 뿐이다. 그러니까 결국 내가 흥미를 느끼고 재밌게 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나의 수준을 파악해서 적합한 난이도의 과제를 내어주면 AI를 치팅에 활용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AI는 교육을 위한 최고의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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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s How AI Will Come for Your Job

AI가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 내거나, 창의성을 활용하기 위해 인간을 이용하는 세상이 올 수도 있겠다. 인간이 AI를 생산성의 증가를 위해 이용하다가, AI가 인간을 본인의 생산성을 위해 이용하게 되는 주객전도가 일어나는 상상을 해봤다. 우리가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면 기술에 대한 안전 규제가 필요할 것이고, 그것을 개발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의 윤리에 대해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나와 디스콰이엇은 이런 논의가 잘 일어나게 만들고, AI 이니셔티브를 이끌고나갈 사람들을 연결시키는 미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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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ight Mindset at the Right Time

게임을 플레이 할 때는 이기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지만, 이길 가능성이 낮을 때는 다음 게임을 위한 디딤돌로 보는 것이 생산적인 사고방식이다.

"게임 중일 때는 유한한 게임, 게임에서 졌을 때는 무한한 게임"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는 평정심(무한 게임)과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절박함(유한 게임)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 낙관주의와 비관주의, 긴박함과 인새심 사이의 균형을 잘 지키는 것이 성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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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ly Career Advice You’ll Ever Need

행복하게 일을 하려면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현대사회과학 연구에서는 인지적 편견 및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려는 방어적 욕구로 인해, 자신에 대해 잘못 파악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자신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 행동과 취향을 관찰하는 것도 좋지만, 이것보다 더 깊은 의미를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글에서는 종교나 철학적 관점을 제시하는 데, 불교에서는 다른 사람의 존재에 의해 내가 충만해진다고 하며, 기독교에서도 다른 이를 사랑하라고 가르친다. 결국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헌신해야 나 자신에 대해 깊게 깨닫게 되고, 내가 하는 행동으로부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행복하게 일하려면, 일이 사랑의 표현이어야 하며, 사랑을 잘 표현하려면 일을 탁월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타인(팀과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디스콰이엇 팀은 정말 행복하게 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팀인 것을 다시 느끼게 된다. 팀 개개인을 위해, 팀 전체를 위해, 나아가서 디스콰이엇의 메이커들을 위해서 말이다.


권도언의 수첩

개인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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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ney Kim

Rooney Kim

분노와 혐오의 학습


경험의 공유라는 이름으로

감정은 생각보다 쉽게 전이된다. 어떠한 방해와 조작이 있더라도 자신의 감정은 스스로 제어할 수 있을 거라는 굳은 믿음과 정신력으로 버티려 해도 소용없음을 느낄 때가 많다. 쉽게 전이된 감정은 쉽게 변질된다. 여기서 변질은 한 방향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때론 검게, 때론 하얗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티끌만 한 이유로 변한 감정을 보고 있자면 마치 자아가 두 개 이상은 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렇게 전복된 감정의 회랑에서 배회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도대체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내가 왜 굳이 내 일도 아닌 것에 이렇게 사로잡혀 내 일상의 평온한 감정을 날려버렸을까?


망가진 기분은 좀처럼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때문에 평이했을 휴일의 오전도 즐거웠을 오후도 휘발되어 날아간다. 나의 일상에 생채기가 났고 망친 기분은 내 과거의 한 조각이 되었다. 그렇게 망가진 감정은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가 분노로 이어진다.


이유 없이 사람을 죽여?
그런 일을 벌인 게 여자라고?
맞아, 그 범인, 남자일 줄 알았어.
이게 다 외국인들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그런 거야.
20대라고? 그럼 그렇지.
4,50대 아재들이 또?


하루에도 수많은 뉴스가 넘쳐나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던 일들도 어느새 나의 감정이 되었고 분노로 이어졌으며 이는 곧장 혐오를 향해 달려간다.

혐오는 누적된 분노의 총합이다. 단 한 번의 분노로 혐오가 발생할 수 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직간접적으로 노출되고 체험한 다중의 경험을 바탕으로 혐오가 탄생한다. 직접과 간접을 떠나 경험만큼 주관적인 것도 없지만 개개인에게 경험만큼 확실한 것도 없다. 주변을 떠올려보고 나의 말을 복기해 보면 금새 이해한다.


그거 내가 해봐서 아는데.
나 거기 갔다 왔잖아. 내가 직접 경험한 거라니까.
TV에서 봤어, 유튜브에 다 그 얘기더라.
뉴스에 온통 그 소식이다. 치가 떨린다 아주.


이제 ‘그것’에 관해 전이된 감정은 혐오로 까지 발전했다. 그 일에 대한 ‘분노와 혐오’는 이제 내 것이다. 난 이제 주관적으로 ‘그것’을 싫어하게 되었고 ‘그것’에 관한 온갖 나쁜 소식과 행태들이 눈에 더 잘 띄고 더 적극적으로 찾아보게 된다.


이는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에서 평생에 걸쳐 나의 가치관, 사고관에 영향을 끼쳐, 남녀노소, 인종, 직업, 소득 등 내가 가지고 있던 가치관의 밸런스를 무너뜨릴 것이다. 이렇게 나의 시각은 편향의 끝을 향해달린다. 이런 감정을 가진 자가 조금이라도 과격하고, 난폭하며, 앞뒤를 가리지 않는 성격이라면 ‘그 일’과 관련된 사건의 주인공이자 가해자가 되는 건 시간 문제다.


그럼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나는, 우리는 어떻게, 왜 그토록 ‘그것’을 혐오하게 되었을까?


분노, 혐오의 학습


인간의 역사를 근대 이전, 근대, 현대로 나뉘어보자.


근대 이전의 과거에는 ‘가족 -> 마을 -> 군락 -> 국가 -> 민족’으로 이어지는 집단의 크기에 따라 듣고 보는 것이 달랐다. 따라서 ‘나’라는 개인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가족, 친지’였고 이후, 세상에 대한 가장 큰 소식통은 군락의 범위에서 대부분 결정되었다. 이 단계 역시 현대와 같은 점이 있다면 ‘외부에 의한 감정의 변화, 전이’ 역시 ‘누군가의 소식’에 의해서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었고, 현대와 다른 점은 타인에 의해 발생한 ‘이 소식을 보고 듣는데 오래 걸리고 적극적으로 수집하기 힘들다’는데 있다.


잘못된 정보, 주관적 해석, 관점에 따른 곡해, 시간에 의한 왜곡은 예나 지금이나 있었으니 그런 미세 조정에 대한 변별성은 논외로 하고 여기서는 특정 소식의 노출 방법, 노출 정도, 노출량, 정보의 양에 따른 ‘개인 심리의 변화’에만 집중하겠다.

근대 이전: 마을 게시판 시대


가족

가족 내에서 내 감정에, 계획에, 삶에 영향을 끼치는 건 단연, 가족 구성원들이다. 가깝게는 형제, 자매에 의한 비교, 서열, 멀게는 친척들의 성공, 무용담, 재산 등등이겠다. 속담으로 따지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정도겠다. 이 단계에서의 정보와 소식의 절대적인 영향권자는 단연, 어른들이었다.


마을/군락

지방 자치에서의 소식, 자잘한 사건 사고, 행사 및 잔치 소식, 어느 집안 누군가의 낭보 또는 부고, 나라에서 내려온 소식 등 지역 위주의 소식들이다. 내게 가장 영향력이 높은 건 여전히 가족들이고, 조금 다른 게 있다면 이웃들의 삶이 내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타인, 타 집단과의 비교를 통해 사회를 인식하기 시작한다. 


국가/민족

나라의 중대사, 백성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다양한 변화, 계획, 사건 사고 및 집행 소식 등 한 나라의 백성이라면 알아야 할 소식에 대한 방을 붙여 알렸다. 이는 주로 농사짓는 법, 세금 제도 개선, 주요 인사 소식, 국가 행사 등 먹고사는 방법부터 중대사 결정까지 다양했고 영향력 또한 컸다.


이런 마을 게시판 단계는 내가 특정 정보에 대해 관심이 가더라도 학문을 파고드는 것 외에는 더 이상 수집할 수 있는 정보나 데이터가 없던 시절이다. ‘게시판’ 자체가 오염되었을 수 도 있지만, 개인 차원에서 그렇게 전이된 감정을 더 큰 분노로 키우거나 혐오로까지 불사를 수 있는 정보량의 한계가 있었다.


근대: 신문부터 시작된 매스 미디어 시대

17세기 독일에서 최초로 신문이 발행되었고 19세기 기차 및 교통수단의 발전으로 신문은 지역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이제 외부의 소식, 며칠을 가야 알 수 있는 곳의 소식을 몇 시간 만에 알게 되었고 사진의 발달로 전쟁의 참상, 유명인의 얼굴 등을 자신의 동네에서 볼 수 있게 되면서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의 범위는 가족/마을에서 국가 단위, 타국의 소식 등으로 넓어지게 되었다.


신문 덕분에 전국 팔도의 소식을 자신의 집에서, 오직 나를 위해 구독해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며 개인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라는 것이 생겼다. 가늠하기 힘들고 미지에 가깝던 ‘타 지역’과 ‘상류층’ 사람들의 소식까지 알게 되니 세상이 조금 만만해졌다.


동시에 간접경험으로 인한 감정의 전이와 변화의 폭과 속도는 더 커졌다. 즉, 대형 사건이 발생하면 하루 만에 거의 모든 전 국민이 하나의 감정으로 한 목소리를 내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TV의 발명으로 더 빠르고 크게 확산되었다. 90년대에 ‘아동 유괴 사건, 조폭 살인 사건, 자연재해, 인재로 인한 대형 참사’ 등에 온 국민이 한 목소리를 내고 권선징악을 외쳤던 행태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된다.

현대: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 유튜브 등 개인이 미디어가 된 시대

현시대의 SNS가 생기기 전, 한국은 이미 싸이월드와 아이러브스쿨 등을 경험하며 소셜미디어의 힘을 맛보았다. 따라서, 한 개인의 영향력이 타인,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미디어의 힘은 주술과 비슷하다. 한 번 현혹되면 곧장 ‘개인의 취향이나 선택’이 되어 합리화의 골짜기에 자신을 밀어 넣는다. 합리화의 힘은 굉장하다. ‘합리화=자존심’과 연결되어 있기에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게 바로 미디어가 바라는 지점이다. 뉴스를 던져 놓고 이를 덥석 무는 건 개개인들인데 이후 미디어가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알아서 분노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소셜 미디어로 개개인이 미디어’가 되면서 이는 더욱 강력해졌다. 기존의 미디어가 한 날, 한 시에 국민들을 가르치고 시각을 돌리고 단합시켰다가 분열시키고 분노하게 했다가 안도하게 만들며 쥐락펴락하며 강력한 힘을 과시했다면, ‘개인 미디어 시대’에는 이제 이 주체가 ‘국가나 특정 집단’이 아닌 ‘개인’이 되었다는 게 개인 미디어시대의 가장 큰 변화인데, 이들은 이제 시도 때도 없이 수천, 수억의 사람들에게 동시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개인화된 미디어로 거짓말, 불안, 공포, 파괴, 허위에 무차별로 24시간 노출되며 호도된 개인들은 인구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분노와 혐오라는 폭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고, 이제 현대의 개인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혐오를 학습하고 내재화하며 분노의 화신이 되어 여기저기 화를 발산할 수 있게 되었다.


학습된 감정 그리고 삶의 주의 사항

분노와 혐오의 학습이 가장 위험한 이유는 이로 인해 개개인의 감정과 정서가 무너지고 조작된 감정에 사로잡혀 서로를 의심하고 항상 분노에 차, 과거에는 허허실실 웃고 넘겼던 일상적인 에피소드에도 욕설, 폭행이 난무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이어지는 현실이 하루에도 몇 건씩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깊이 생각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의 선언과 판단에 나의 감정을 맡기고 의식주를 결정하며 가치관을 갈아엎는다.


우리는 타인의 영향력이 단순한 영향을 벗어나 선전이 되고 조종이 되며 명령이 되는 걸 경계해야 한다. 한번 발생한 혐오와 분노는 비슷한 주제의 글, 영상, 기사를 찾아 스스로 혐오를 학습하게 만든다. 편향은 본능이라 혐오와 분노를 끊임없이 확증시키고 결국 신봉하게 만든다.


인간의 감정과 판단력은 생각보다 강하지만 의외로 매우 약하다. 그렇기에 항시 자기 검열과 반성 그리고 5초 간의 심호흡이 없다면 우리는 죽는 날까지 감정의 노예가 되어 살 수밖에 없다.


미디어가 진실과 정의만을 전달하는 순수의 시대는 이미 지나왔기에(진실과 정의가 사라졌다는 말은 아님) 정치, 경제 등 집단의 이익과 목표 달성을 위해 현대의 매스미디어와 개인 미디어는 언제든지 우리를 분노케 할 준비가 되어있다.


절대 간과해선 안 되는 건, 이를 정치적, 사상적으로 이용하려는 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 편 가르기는 직접적인 이념 전쟁이 아니다. 인종, 종교, 성별, 세대 간, 지역 간, 직업 간, 소득 간 그리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배운자와 못 배운자, 아는 자와 모르는 자 등등 갈등과 분열로 나라를 세밀하게 쪼개어 '나'라는 존재가 다수를 대표하며 소수를 차별하게 하거나, 소수에 속해 다수에게 차별당하며 서로를 불신하고 미워하게 만들어 다들 정신적으로 지친 상태로 몰아가 결속력을 무너뜨리는데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개인에게는 정말 명분 없는 전쟁이다.


하지만 현혹된 눈을 개안시키는 것도, 씌인 멍에를 내려놓는 것도 스스로 할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다수가 이에 넘어가 다양한 혐오와 분노를 차곡차곡 적립하며 날로 날카로워지고 있다. 나 역시 그랬고 지금도 쓸모없는 분노와 혐오를 걷어내려 노력 중이다.


이것만은 꼭 기억해야한다.


우리 사회의 보통 사람들 대부분은 아직도 선하고, 이타적이며, 무엇이 올바른 방향인지 알고 있다. 진정 우리가 분노하고 에너지를 쏟아야 할 것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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