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챌린지; 유난한 도전(1)
지난 린분석 챌린지를 하면서 느꼈습니다. 이렇게 반성 관점에서 책을 읽고 발췌하고 기록해서 올리는 방식이 제게 잘 맞는 것을요. 번거롭고 시간도 많이 들고 굳이 이래야할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방식은 제가 책을 읽게 합니다. 그게 좋습니다. 그래서 지난번 읽다가, 아는 형에게 뺏겨서 중도에 멈췄던 토스의 '유난한 도전'을 챌린지 방식으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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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9
*일견 거대해 보이는 성취는 '실패'라는 수업이 많은 획이 모여 만들어낸 것이었다. 지나온 단계마다 도전과 좌절, 충돌과 갈등이 있었고, 여전히 겪는 중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있었다. 담대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실패를 겁내지 않으며, 치열하게 다투고, 급진적으로 솔직한, 단순함을 사랑하는 이들이었다.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기에 더할 나위 없는 이야깃거리가 토스팀에 넘쳐났다.
*그래서인지 토스팀 사람들은 유난했다. '토스 한번 살펴봐달라'는 손편지를 수백 장 써서 은행 지점장들에게 부쳤다. 늦은 밤까지 일하다 퇴근해도 아침이면 1분 1초라도 빨리 사무실에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차올랐다고 했다. 내 손가락이 더 빨리 움직일 순 없을까 아쉬웠다고 했다. 제품을 출시한 날에도 '그동안 고생했다'고 격려하기보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1시간 간격으로 밤새워 지표를 들여다봤다. 성장은 피곤도 아픔도 잊게 한다고 했다. 끝의 끝까지 파내려가야 속이 시원하다고 했다. 토스팀원이 말하는 몰입의 순간들이었다.
*끝의 끝에서 겨우 건져올린 답은 싱거웠다. 남다른 성취를 하고 싶다면 남달리, 유난히, 각별히 노력하고 헌신하는 수밖에, 그보다 영리한 지름길은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력과 헌신이라는 단어가 어쩐지 낡아 보이는 시대이지만, 다른 답은 찾을 수 없었다.
*이가 어떻게 아픈지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서 고통이 사라진 표정으로 환히 웃어 보일 때 이승건은 '치과에서 계속 일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변화시킨다는 자부심이 그를 부지런히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었다.
*여러분의 시간은 한정돼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마세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한 결과에 맞춰 사는 함정에 빠지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의 견해가 여러분 내면의 목소리를 가리는 소음이 되도록 놔주지 마십시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마음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를 가지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진정 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은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 외에는 모두 부차적인 것입니다.(스티브 잡스)
*두 발 모두 선을 넘어야 한다는 것을 이승건 역시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을 걸고 헌신해도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데, 일주일에 이틀은 의사로 일하면서 창업가로도 성공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일을 벌인 이승건은 꼬박 3년에 걸쳐 결코 끝이 없을 것 같은 실패의 시간을 보냈다. 토스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아홉 번째 제품이었고, 그 앞 여덟 번의 시도가 실패였다. 매번 살고자 몸부림쳤으나 그러지 못했다. 두세 번쯤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듯하다 가라앉았고, 나머지는 빛도 보지 못했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은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이승건은 지금도 실패를 질겅질겅 곱씹는다.
*그럼에도 '알려지기만 하면 대박 날 거야'라는 희망은 버리기 어려웠다. 각종 스타트업 경진대회에 나가고 사람들을 만나 앱을 알렸다. 돈을 써서 온라인 광고도 했다. 만남을 울라블라 앱에만 기록하지 않고 막 흥행하기 시작한 인스타그램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면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 생각해 연동 기능을 개발해 넣었다. 사진 보정 필터도 만들어 넣었다. 아무도 쓰지 않는다는 것만 빼면 완벽한 앱이었다.
*이태양은 "우리가 풀고 싶은 문제에 몰두한 나머지, 사람들의 공감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세상이 받아들이는 문제의 크기보다, 우리가 느끼는 문제의 크기가 너무 컷던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이 서비스가 '옳다'고 주장하게 되는 것죠. 제품은 계속 발전하고 있는데 쓰는 사람은 전혀 늘지 않았어요."
*이태양 외에 모두 떠났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 마음껏 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은 없었다. '실패했지만 좋은 기억도 있어서 다행'이라고 하는 사람도 없었다. '힘들 때 의지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없었다. 모두 침묵 속에 짐을 쌌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실패라는 결과는 고통스러워서, 서로 아이디어를 나누고 희망에 부풀어 일했던 기억마저 지워버렸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사실 카카오 때문에 포기한 게 아님을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바일 투표 서비스에 관심이 없었다. '누구나 매일 사회 현안에 의견을 내고 문제제기할 수 있는 세상'은 이승건 혼자만 원하는 세상이었다.
*바깥에서 패인을 찾으려 했던 이승건에게 박광수는 더이상 '변명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창업한다는 것은 곧 장사꾼이 되는 것이었다. 사람들의 수요를 잘 수집한 뒤 물건과 서비스를 만들어 돈 받고 파는 장사꾼이 되어야 했다. 그런데 이승건은 거꾸로 '내가 당신들의 삶을 이렇게 바꿔주겠다'며 아무도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투자받았다고 끝이 아니고, 고객으로부터 계속 선택받지 못하면 안 되는 거였어요. 그 스타트업 대표가 외부 강연도 하고 기사도 많이 났지만, 고객이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는 결국 문을 닫는구나, 그리고 망하면 이렇게 싸늘하구나.
*더이상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대중이 좋아할 것 같은 아이템을 주욱 나열해보니 간편송금과 결제도 있었을 뿐이다.
*양주영은 4월 1일부터 선릉역 근처 대우아이빌명문가라는 오피스텔 6층으로 출근했다. 초인종을 눌러 들어갔더니 이승건과 이태양, 박광수, 김민주가 좁고 꾀죄죄한 사무실을 부지런히 쓸고 닦고 있었다. "그 마음들이 아직도 기억이 나요. 그때는 아무 티를 안 냈지만 감동을 했어. 이 사람들이랑 정말 열심히 해봐야겠다."
*"토스는 감사한 분들로부터 천운에 가까운 도움을 적재적소에 받았다. 아직 아무것도 없는 토스팀을 이뻐라 한 분들이 계셨다"
*은행의 모바일 뱅킹이 첫 화면부터 송금까지 8~9단계를 거쳐야 하는 반면 토스 간편송금은 보내려는 액수를 입력하고, 받는 사람의 계좌번호나 전화번호를 입력한 뒤, '송금하기' 버튼을 누르는 3단계면 완료였다.
*남영철은 "다른 건 희미하지만, 승건 님이 토스 사용자 200명에게 일일이, 그것도 두 번씩이나 전화했다는 이야기만큼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당시 <린스타트업> 방법론에푹 빠져 있었는데, 그 책에 따르면 초기 고객의 반응을 샅샅이 조사하는 것이야말로 스타트업이 서비스의 존망을 점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걸 토스팀이 실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제대로 일하는 팀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영철은 '디자인이란 사용자에게 반복되는 불편을 발견하고,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내 구현하는 것'이라고 썼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관습'을 걷어내고 현상을 바라보는 능력과 문제해결을 위한 관찰 및 인터뷰 기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시각화할 수 있는 스케치 능력,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감각과 꼼꼼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정신 차려. 지금 네가 성공하든 망하든 아무도 몰라. 차라리 카카오랑 맞붙어서 제대로 망해봐. 그러면 팀이 유명해지기라도 하겠다." '싸우다 망하면 유명해지기라도 하겠다'. 후회 없는 한 판을 벌이자던 이승건의 다짐을 일깨우는 일침이었다. 세상을 바꾸겠다고 큰소리쳐놓고 싸우지도 않고 퇴각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브랜딩 불변의 법칙>의 저자 알 리스는 '원색을 쓰라 그리고 주요 경쟁자와 정반대의 색을 쓰라'고 권했다. 남영철은 카카오와 네이버를 떠올렸다.
*토스의 AARRR
-획득(A); 광고나 입소문을 타고 토스에 유입된 새로운 사용자
-활성화(A); 토스에 처음으로 자신의 계좌를 등록하고 서비스를 이용한 사용자
-유지(R); 한 번 활성화한 이후 다시 토스 서비스를 이용한 사용자
-수익(R); 서비스를 통해 토스가 창출한 이익
-추천(R); 토스를 써본 뒤 친구에게 추천해준 사용자
*당시 토스가 커버할 수 있는 은행 계좌가 전 국민이 가진 계좌수의 10%라면, 이 10%를 샅샅이 찾아내 토스 사용자로 전환시키는 것이 새로운 목표가 되었다.
*이벤트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안지영은 은행 지점장 수백 명에게 손편지를 써서 부쳤다.
*마케팅으로 100만 사용자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서비스가 곧 사라진다는 절박함이 컸다.
*남영철은 "페이드 마케팅을 통한 일시적인 성장에 그치면 어떡하느냐는 공포감, 혼자서도 잘 크는 제품을 만들어 더 빠르고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팀 내부의 위기의식은 더욱 커졌다. 네이버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다시 뛰어들어 서비스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카카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이 따라오지 못한 '미친 속도'만이 작고 재빠른 스타트업 토스팀의 유일한 무기였다.
*2015년 말 기준, 사용자 한 명이 한 번 송금할 때마다 토스가 은행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400~500원 안팎이었다. 1인당 송금 횟수는 월 평균 6-7번 남짓. 사용자 한 명이 토스에 가져다주는 손익은 매달 마이너스 2700원이었다. 사용자 수가 100만 명일 때 수수료 비용으로 매달 27억 원이 탄다. 사용자가 증가할수록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승건은 지금도 그 밤이 또렷이 기억난다고 했다 막연히 이뤄진 거라 믿었던 미래가 붕괴된 충격, 사용자 수를 늘리는 데 골몰하느라 제대로 된 손익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실망, 동시에 '엑셀'이라는 도구에 대한 경외감이 밀려왔다.
*고객과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사람이 돈을 가장 많이 번다니, 자연스럽고도 말이 되는 소리였다.
*스타트업은 기본적으로 역량이 탁월한 사람들이 임하는 엘리트 비즈니스라고 생각합니다만, 헌신과 열정이라는 기본 요소 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도 생각합니다. 팀원들과 함께 성장하고, 함께하는 동료들이 나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깊이 신뢰하고 존경하며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할 분을 찾고 있습니다.
*'해내세요' 모든 것은 의지와 실행력의 문제일 뿐,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의 표현이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는 팀원에게 '해내세요'는 변명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팀원에게 '해내세요'는 응원이었다.
*목적 중심으로 모인 작은 팀이 스스로 결정하고 움직이는 자율성과 독립성 그리고 속도에 주목했다.
*그중에서도 스웨덴의 음원 스트리밍 회사 스포티파이의 애자일 모델이 잘 알려져 있었다. 이들은 단위 조직을 스쿼드라 불렀다. 프로덕트 오너(PO)와 서버 개발자, 프론트엔드 개발자, 프로덕트 디자이너, 데이터 애널리스트 등 제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6-12명이 하나의 스쿼드로 모였다. 스쿼드는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신속하게 가실을 실험했다. 팀이 더 커지면 스쿼드 여럿이 모여 트라이브를 이뤘다. 유사한 제품을 다루는 스쿼드끼리 협업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어 조직의 확장 가능성을 확보했다.
*빠르게 실험해 실패하고, 또 실패한 끝에 성공을 만들어내는 것. 이는 토스팀이 경험한 유일한 성공 방정식이었다. 효율성과 유연함을 잃지 않을 방법을 탐색하던 토스팀에 애자일 조직은 자연스럽고 타당한 선택이었다.
*애자인한 기업문화는 그저 프로세스를 바꾼다고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간과 일에 대한 새로운 철학과 관점이 반영된 결과여야 합니다. 목적과 의미가 이끄는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 위대한 일을 성취하고자 하는 욕심을 가진 사람들, 일의 재미에서 오는 자기만족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성찰할 결과, 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조직구조가 애자일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헌신은 보상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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