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We Make Devign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고 싶다.
우리 팀이 디바인을 만들고 있는 이유이며, 우리 팀이 연쇄창업을 한 이유이다. 수아랩이라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의 공동창업자/CTO 및 초기멤버 출신인, 나와 공동창업자 두 명은 엑싯 후 2년이 지난 작년 말 딥블루닷 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되었다. 수아랩에서 같이 제품 (본 글에서는 웹, 앱 등 소프트웨어 제품을 의미)을 만들면서 Product-Market Fit (PMF)를 찾기 위해 밤을 새가며 결국에는 2년 반만에 PMF를 찾아내었던 순간은 스타트업을 하면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이었다. 이 과정에서 정말 열심히 만들었는데 기술이 부족해서, 고객의 니즈를 잘못 파악해서, 고객의 지불의사 (Willingness to pay)가 없어서 등의 이유로 중도 실패한 제품이 한다발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나와 우리 Founding team은 제품을 만드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개발하고, 테스트하고, 가설을 바꿔가며 결국에는 고객의 선택을 받아내는 여정을 쉽게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수아랩이 2019년 당시 역대 최대규모로 해외기업에 엑싯할 수 있었던 배경 역시 운도 많이 따름과 동시에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었다.
때마침 내가 수아랩 엑싯 후 미국에 체류하며 유학과 실리콘밸리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쌓은 2년 동안은 Product-Led Growth (제품주도 성장)가 다시 각광받는 시기였다. 과거 Jira, Dropbox, Grammarly 부터 Slack, Calendly, Superhuman, Notion, DocSend 등을 거치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한 제품주도 성장은, 이를 도와줄 제품을 만드는 다양한 스타트업을 탄생시키는 등 그 생태계가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전 스타트업에서 제품을 가장 가까이서 같이 만들던 나와 공동창업자들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위대한 여정을 하고 있는 PM, 프로덕트 디자이너, 개발자 등이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 정말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라는 비전 하에,
- 글로벌하게 임팩트를 낼 수 있는 제품이 되도록, 초기 가설검증부터 글로벌 시장을 동시에 진행한다.
- 우리 팀이 이전 스타트업에서 잘 활용하였던 딥러닝/컴퓨터 비전 기술이, 우리 팀의 비전을 달성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라는 방향성으로 디바인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디바인을 만들기 시작한 이유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항상 필연적으로 따라다니는 요소는 바로 버그 (혹은 이슈) 이다. 좋은 제품들이 시장에 많이 출시 되면서 고객들이 제품에 대해 가지는 눈높이는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사용자 경험이라는 포괄적 개념 하에 고객의 Pain을 풀어주는 것은 물론 디자인, 제품 안정성, 직관적인 유저 Flow 등이 유기적으로 갖추어 져야 좋은 제품의 조건이 성립된다. 이러한 고객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출시 전 제품을 만드는 팀 내에서 제품이 기획/디자인 의도대로 개발 되었는지, 제품 완성도가 높게 달성되었는지 체크하기 위해 이슈 혹은 버그 리포팅을 활발히 진행한다.
다만 우리의 경험과 미국, 한국의 다양한 프로덕트 디자이너, PM, 및 개발자 등과 인터뷰를 해보았을 때 이러한 버그리포팅 작업은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프로세스가 많아서, 정작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더 중요한 일에 깊게 몰입할 수 있게 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버그리포팅 프로세스를 세분화 해보면 아래와 같다.
- 기획서, 디자인 파일 등과 개발 아웃풋이 어느 부분이 차이가 나는지 하나씩 눈으로 찾고 확인
- 기획의도 혹은 디자인과 차이나는 부분을 하나씩 그려서 표시하거나 레코딩 하는 작업
- 기획서 혹은 디자인 파일을 이슈 있는 부분의 개발화면 스크린샷과 같이 일일히 첨부하는 작업
- 어떤 식으로 고쳐야 하는지 Jira, 노션 등에 수정 가이드 작성. 필요할땐 크롬 개발자 도구 등을 켜서, 개발자의 언어로 수정 가이드를 작성
- 위와 같은 작업을 다시 반복
이러한 버그리포팅에 사용되는 데이터는 개발화면, 디자인 파일 등인데, 데이터의 속성이 우리 팀이 많이 경험한 이미지 데이터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여 디자인과 개발화면간의 차이 비교를 자동으로 수행해주는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MVP (최소기능제품)을 개발해보기로 하였다.
디바인 제품 검증 과정: 자동화 툴에서 협업툴 (Feat. 자동화)로 발전해 나가다.
디바인은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 이라는 비전에 기반해 검증 과정은 Bottom-up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Facebook, 디스코드 등 커뮤니티에 계신 프로덕트 디자이너, PM, 프론트엔드 개발자 등의 피드백을 받아가면서, 그분들의 업무방식을 더 깊게 이해하고 제품에 반영하려고 하였다.
세번의 변화를 거쳐 현재의 디바인 베타버전은 아래와 같은 세가지 주요 기능으로 구성되어 있다.
- 디자인과 개발 간의 CSS 차이 자동 체크: 디자인 파일과 웹페이지/웹프로덕트 간의 CSS 차이점 자동 분석 및 수정가이드 제공
- One-click 버그리포팅: 웹사이트/웹프로덕트에서 번거로운 스크린샷 필요 없이 바로 버그리포팅을 할 수 있는 기능
- Integration: 슬랙, Jira 등에 결과 공유
올해 초부터 유저가 디바인 MVP를 실제로 사용하며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우리가 기획서와 제품 디자인만 가지고 유저 리서치와 인터뷰를 했을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많은 러닝이 있었다. B2B SaaS 제품은 기본적으로 기존에 업무하던 프로세스와 툴에 굉장히 Seamless 하게 적용되어야 하다 보니 디자인 프로토타입으로는 제품 효용성 검증이 쉽지 않았다. 실제 MVP 출시 후 디바인 베타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알게된 점은 아래와 같다.
- 디자인/기획과 개발 간의 버그리포팅 관련하여, 자동으로 디자인과 개발 간의 차이점을 찾아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개발자와 디자이너 및 PM이 이슈에 대해 빠르고 쉽게 협업하고 논의할 수록 도와주는 점이라는 것이었다. MVP 출시 전 인터뷰를 했을 때는 유저들이 자동으로 디자인과 개발 간의 차이를 찾아주는 점에 관심을 많이 가졌으나, 제품을 테스트할수록 유저들은 이슈 관련 협업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기록하고 공유 할 수 있는 방법에 더 관심이 있었다. 따라서, 디바인 역시 MVP때는 디자인과 개발간의 UI 적인 요소만 자동으로 비교분석 해주는 자동화 툴 개념이었으나, 현재는 UX 및 유저 Path에서 나오는 이슈, 기능적 이슈까지 포괄할 수 있는 이슈리포팅 협업 툴로 개념이 발전하게 되었다.
[디바인 MVP 제품 모습]
- 자동화 툴의 경우 ‘자동화 해야 할 기능'과 ‘자동화 하지 말아야 할 기능'을 명확히 구분해야 하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디바인 MVP는 UI상의 모든 차이점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제품이었다 (CSS, 마진/패딩, 오탈자 등). 다만,
- 마진/패딩의 경우 유저마다 어느 부분을 중요하게 보는지 기준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기준으로 자동화를 할 경우, 유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부분도 이슈라고 인식하는 문제가 있었고,
- 기본적으로 디자인에 더미데이터가 들어간 부분은, 개발 아웃풋과 차이가 많이 날 수 밖에 없었다.
- 때문에 정확하게 자동화 할 수 있는 CSS, 그중에서도 맨 처음에는 정확도가 높은 폰트 관련된 모든 요소를 자동 체크하는 기능으로 시작하기로 결정하였다.
- 유저 Flow가 최대한 짧고 간결해야 한다는 점을 느꼈다. B2B SaaS는 업무 효율화를 해주는 제품인 만큼 사용이 직관적이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까지 스텝이 너무 길면 오히려 제품이 업무 효율을 저하시키게 된다. 디바인 MVP 역시, 디자인 파일을 불러오기 위해서는 피그마에서, 개발화면을 불러오기 위해선 크롬에서, 결과값은 데스크탑 앱에서 보아야 했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보기까지의 Step 이 10 Step 이상 되었다. 이번 Beta에는, 3 Step 전후로 유저 Flow가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제품을 개선하였다.
- MVP의 제품 안정성에 대한 유저들의 기준이 굉장히 높아졌다. 유저들은 갈수록 많은 제품들에 노출되고, 이에 따라 제품에 대한 기준도 굉장히 높아졌다. 이전 스타트업에서 제품을 만들던 2016년만 하더라도 B2B 대상 스타트업이 여전히 초창기였기 때문에, 기능만으로도 어느정도 소구 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MVP도 완성도가 높지 않으면 유저 참여율 및 리텐션을 담보하기가 정말 어려워졌다는 점을 느꼈다. 이번 베타 기간 동안에는, 완성도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유저가 가질 수 있도록 이전 MVP보다 훨씬 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해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 기존 툴과의 Integration 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회사들은 이미 업무할 때 사용하는 주요 툴 들이 존재하고, 새로운 툴을 추가 하는 것이 유저 입장에서나 회사 입장에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우리 제품 내에서 고객들이 더 많은 시간 활동해 주길 원했지만, 기존의 고객 업무 Flow를 존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이번 베타에는 우리 제품에서 작업한 내용을 Slack이나 Jira에 Integration 해주는 기능을 우선적으로 개발하였다.
다르게 하면 좋았을 것들
전반적으로 우리팀이 고객 중심의 마인드셋을 강하게 탑재하고, 제품적 효용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잘 달려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봤을 때, 지금까지의 과정 중에서 아래와 같은 점을 좀 다르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 첫 MVP를 좀 더 가볍게 출시했을 것 같다. 기획 및 MVP 개발까지 3개월 정도 소요됬었는데,
- 데스크탑 앱 형태가 아닌 가능한 기존 협업툴의 플러그인 형태로 기획 및 개발하고,
-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MVP때 최대한 반영하려고 했었으나, 오히려 코어 기능을 집중해서 개발했다면 더 일관된 방향성 하에서 고객 피드백을 더 빠르게 받을 수 있었을 것 같다.
- 엘도라도를 찾아야 겠다는 생각을 덜 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어떤 문제가 중요하고 큰 문제인지 찾는 노력을 소홀이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이쪽이 더 큰 시장이 아닐까, 저쪽에는 더 큰 시장이 있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했던 시간들은 결론적으로 별다른 도움이 되질 않았다. 제품을 만들어 가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점은 다른 성공한 스타트업을 리서치 했던 점보다, 고객과 얘기하면서 끊임없이 우리가 생각했던 문제와 관련된 인접 영역에 대해 열어놓고 기회를 찾으려고 노력했던 부분이다.
우리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크리에이터이자 과학자이자 아티스트의 속성을 모두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고 싶고, 디바인은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본질적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으로 계속 발전하려고 한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과 팀이 찬란하게 빛날 수 있도록 뒤에서 서포트 하여, 새로운 제품들이 기존의 관습을 이겨내고 더 많은 가치를 사회에 창출하는데 일조하고 싶다. 제품을 만드는 모든 사람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응원하며, 디바인이 이러한 여정을 도와주는 도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디바인에 대한 설치와 데모영상은 디바인 홈페이지 (https://www.devign.app)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저희 비전에 함께 초기부터 동참하고 싶으신 분들은 언제든 저 (joseph@deepbluedot.io)에게 연락주세요.
프로덕트 디자이너, PM 및 개발자를 위한 AI 기반 버그 리포팅 툴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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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네요.. 좋은 인사이트도 얻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다른 글도 도움이 되도록 해보겠습니다 :)
"제품을 만들어 가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점은 다른 성공한 스타트업을 리서치 했던 점보다, 고객과 얘기하면서 끊임없이 우리가 생각했던 문제와 관련된 인접 영역에 대해 열어놓고 기회를 찾으려고 노력했던 부분이다." 이부분 많이 공감되네요. 좋은 글 감사드려요!
감사합니다 Jenny님! 메이커들을 위한 플랫폼을 만드시려는 디스콰이엇 비전이 저희 회사가 생각하는 비전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굉장히 흥미롭게 생각하는 플랫폼입니다. 좋은 플랫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좋은 인사이트 얻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형석님!
Joseph님 메이커로그가 Must Reads #96에 선정되었습니다! https://stib.ee/dmv6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