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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서
박준서 ·

프로젝트를 종료하려고합니다. (+한발 빠른 회고)

Bada라는 마이너 아티스트 플랫폼을 제작중에 있었습니다. 어느 팀이나 그렇듯이 저희도 나름의 장점을 마음에 품고 "이건 될거야." 라고 생각하며 해왔었죠. 그렇게 공식적으로 시작한지 11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프로덕트를 완성시키지 못해서라고 애써 외면해왔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스타트업을 하기로 한 이상 이젠 더이상 피하면 안될 현실이었습니다.

일찍이 팀을 떠난 친구가 있었습니다. 얼마전에 수능 예비소집때문에 만나게 되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도움이 못되고 떠났던게 미안했는지 그동안 자신이 다니는 위탁학교에 (예술학교였습니다) 열심히 홍보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 홍보가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지만 그때문에도, 그 자체로도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솔직히 트위터 있는데 왜 쓰는지 모르겠다더라."

사실 애초에 트위터를 대체하고자 만들었지만 트위터를 대체해야할 합당한 이유는 분리된 커뮤니티라는 이유 말고는 없었습니다. 제품을 만들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냉정한 평가를 마주한 수능 전날이였습니다.

실패의 요인

분리된 커뮤니티는 모든 분야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오히려 증명했다고 생각합니다. 디스콰이엇은 많은 메이커들이 모입니다. 메이커들만의 특성이 디스콰이엇의 성공 포인트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메이커들은 소수입니다. 그들은 본인들이 겪는 어려움이 자신들의 바운더리 전체에서 처음 겪는, 한마디로 선구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해결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고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과 함께 돌파구를 찾거나 힘든 상황을 의지하고자 합니다. 메이커들은 자신이 겪는 문제의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수를 대표하는 커뮤니티를 찾아와야만 했습니다. 메이커가 되고자 한다면 이러한 과정은 모두 겪게 되니 디스콰이엇을 사람들이 계속해서 찾게 되는것은 당연한 일이였습니다.

마이너 아티스트들은 어떨까요? 세상을 해결하고자 하는 정도의 큰 도전이 적고 당연하게도 문제를 마주할 일이 적습니다. 또한 가장 큰 차이점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sns, 결국 누구와 누구를 연결하기를 원하는지가 큰 차이점이였습니다. 아티스트들에게 창작은 개인적 역량이였고 기술은 유튜브를 통해 모두 습득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아티스트끼리는 이야기 하길 원치 않습니다. 결국 본질은 팬을 만들고 작품을 봐줄 사람을 찾고 평가받는 것이니까요. 아티스트들은 마이너든 메이저든 대중과 연결되어야하고 사람들이 가장 많으며 바이럴이 쉽고 솔직한 트위터라는 플랫폼을 선택한 것입니다.

"너의 플랫폼의 장점은 뭔데? 트위터보다 더 났다거나."

친구가 아쉬웠는지 저에게 질문했지만 이 질문이 정확하게 Bada의 사망선고였습니다. 창작자와 팬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프로필 양식을 제공하고, 언젠가 어도비같은 프로그램 없이 모두 Bada에서 창작하고 Bada에서 배포해서 Bada에서 시청하는 그런 간단하고 강력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차이점을 내새울 수는 있었으나 결국 본질인 사람, 그 창작자/배포자/시청자 모두 동시에 트위터만큼 이미 존재해야 가능하고 그만큼의 사람을 끌어들일 본질, 모두가 트위터를 대체해야될 이유가 될 본질을 가진 서비스이지 못했다는게 저의 판단이였습니다.

사실 얼마전에 토스 리더의 유튜브 강연에서 최종 실현까지 가지 못한 아이디어중에 저희와 똑같은 마이너 아티스트들의 음악공유(?) 서비스 같은것이 있었다는 걸 봤습니다. 그때 사실 마음이 이미 불안했습니다.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아이디어를 하고 있는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었습니다.

회고

올해 생각보다 짜잘하게 많은 것을 해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뼈아픈 실패는 다름아닌 카카오톡 이모티콘이였습니다. 무려 3번이나 떨어졌습니다. 개인적인 탈락의 이유는 인기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림의 완성도가 부족했다면 절대 우리가 자주 쓰는 그리다 만(?) 이모티콘은 존재할 수 없으니까요. 개성이 있던지 상품성이 있던지였는데 대충 그리고 싶지 않았던 저는 개성도 없었고, 이모티콘 심사에 참고할 만한 사이트에 뭐 자신있게 내밀 수 있는것도 없었습니다.

이모티콘은 저희 집 강아지를 기반해서 만들었습니다. 아이패드로 그렸는데, 너무나도 아끼는 강아지는 어릴때부터 여기저기 안좋고 예민해서 눈물을 흘리며 여러 동물병원을 들락날락 했습니다. 나이가 들고 어쩌면 떠날 날이 얼마 안남았다는 느낌이 들자 사진보다 뜻깊은 무언가를 남겨놓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이모티콘을 만들기 시작했고 얻은 결과로는 그림 실력밖에 없었습니다. (그림 실력이 평가 기준이 아니란게 가장 뼈아픈 것 같습니다. 카카오는 기준을 밝힐 수 없다고 하지만 카카오톡 사용자 4500만명 누구에게 물어봐도 잘그린 이모티콘만 통과된다 생각하지 않을겁니다)

강아지 친구는 마플샵에 굿즈로 존재한답니다^^ 혹시 궁금하시다면 방문하셔서 구경해보세요.

1월1일은 이전 프로젝트인 놀러갈 곳을 사람들이 모아 그 중 원터치로 추천해주는 서비스인 [놀로] 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이였습니다. 광고와 홍보에 전혀 반응이 없다는 것과 개발에 속도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때 같이 하겠다는 팀원은 여러명이였지만 모두 저만 바라보고 있었고 개발할 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모험을 꺼려해 함께하기 전부터 설명했던 스타트업을 12개월만에 이해하며 떠났다는것 까지, 스타트업을 하면서 결국 중요한것이 무엇이고 내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며 어떨때 팀이 무너지는지 알 수 있었던, 가장 많은 배움과 성장을 얻은 프로젝트 종료였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Bada는 더이상 마이너 아티스트 플랫폼이 아닙니다. 그러나 향후 플랫폼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나기도 하고, 또 이번에도 개발 문제로 완성 시키지 못하는 것 또한 발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오픈커뮤니티로 둘 생각입니다.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들어오셔서 개인 블로그 처럼 글 쓰시면 됩니다. 아무도 안써도 저 혼자 거기 글쓰려고 남겨둡니다.

Bada, 마이너 아티스트를 위한 플랫폼은 이제 보내주고 짧게나마 개인정비 시간을 가진 후 간단하게 브랜드를 만들어나갈 생각입니다. 뭘 하더라도 팬이 있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그동안 알고 있었지만 저를 중심으로 확장시켜나갈 마땅한 브랜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부담갖지 않고 제가 표현하고 싶은게 어떤건지, 그리고 같은 가치를 공감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도록 브랜드를 만들어 소소하게 굿즈나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또 문제를 발견한다면 다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만들어 볼것입니다. 11개월간의 도전이었던 마이너아티스트 플랫폼은 될거라는 가설을 검증하지 못했고 실패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의 과정을 조금이라도 관심가져주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언젠가 또 다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쟁하는 모습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바다 B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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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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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한
박종한

강아지 이모티콘 너무 귀여워서 마플샵에서 티셔츠 주문했어요! 내 자식같은 서비스를 개발 중단하기로 하는 건 넘 슬픈 일이죠 ㅠㅠㅠ

박준서
박준서

종한님! COMEUP에서 뵌 이후로 계속 관심 가져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해요ㅠㅠㅜ 이런 적이 한번도 없어서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디스콰이엇으로부터 나온 경험들이 저에게 값진 성장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관심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 멋지게 성장해나갈게요!!!

김수영
김수영

실패해서 아파하는 것을 넘어서, 이성적으로 되짚어 보고, 교훈을 얻어가시는 모습이 너무 멋있으십니다!! 소중한 교훈들이 많이 담겨 있었지만, 저는 그중에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sns, 결국 누구와 누구를 연결하기를 원하는지" 를 짚어 주신 것이 너무 와닿았습니다 ㅠㅠ 실패에서 배울 수 있는 사람은 실패해도 영영 실패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준서님의 다음 도전을 기대할게요 :-)

김정래
김정래

토스 영상에서 보셨듯이 토스 대표님도 여러 번 피봇을 하셨습니다. 지난 프로젝트의 실수를 바탕으로 더 좋은 프로젝트를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

Doeon Kwon 권도언
Doeon Kwon 권도언

이제야 집에 들어와서 준서님 글을 읽습니다. 누구나 공들여 만든 나의 작품을 포기하는건 쉽지 않아요. 하지만 준서님은 바로 회고까지 하실 만큼 이미 많은 배움을 얻으신 것 같네요 ㅎㅎ 다음 행보 응원합니다 :)

Wonjae Lee
Wonjae Lee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많은 부분 공감이 됩니다. 좋은 회고 내용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