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가기 전에 할 일: 디스콰이엇 글쓰기 (V)
이 일도 미루다 더 늦어지기 전에 이렇게 올립니다. 눈팅만 하던 사람이었는데 얼마 전에 확인해 보니 도언님과 요한님의 커피챗이 있더군요 자그마치 6개월 전... 본의아닌 읽씹에 대한 사죄로 앞으로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저는 지금 1인 기획 개발로 내년 예비창업패키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주일 중 화,목,일요일은 생활비를 벌고 나머지 시간은 휴식을 취하고 휴식을 취하다 아이디어에 조금씩 살을 붙이고 있습니다.
혼자 하는 일이라 런웨이도 없고 당장 살만하면 귀찮아지고 미루게되니 이대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이라도 써보자는 것도 있습니다. 책상을 디스콰이엇 유저분들 쪽으로 돌려 내 화면이 보여지게하는 작업이라고 할까요? 불편하지만 제가 뭘 하는지 보여진다고 의식하면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지 않을까 합니다.
어떤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생겨났고 그 아이디어가 뭔지,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할 얘기가 많지만 차차 쓰기로 하고요. 이번에는 '디스콰이엇에 글을 쓰는 게 왜 이렇게 힘들었었나' 돌아보며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공개된 곳에 글을 쓸 때 느끼는 부담감은 사실 이전에도 종종 느꼈는데요. 저는 학교에서 질문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슷한 망설임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질문을 하기 전에 이 질문이 적절한지, 멍청해보이진 않을지 계속 점검하다 타이밍을 놓치곤 했습니다. 앞 사람이 똑부러지고 유창하게 고급진 질문을 한다면 괜히 주늑이 들어 그냥 조용히 넘어가기도 했죠.
그냥 질문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았냐고요? 하지만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던 제 학교에서는 많은 과목의 평가 기준으로 질문 횟수가 포함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질문을 해야만하는 상황과 질문에대한 부담감 사이에서 로스팅 당하던 저는 이 질문과 교육 문화에 대한 의문과 불만을 가지게 될수밖에 없었습니다.
고민하다 타이밍을 놓쳐버린 날에는 우리 사회의 교육 문화에 대한 깊은 고뇌에 빠져 한탄했고 어쩌다 괜찮은 질문을 한 날은 승리자가 되어 맛있게 학식을 먹으러 갔습니다.
어쨌든 이런 상황에 막연한 불만을 가지고 있던 중 이 모습을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우리는 질문도 답처럼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출처는 기억나지 않지만 계속해서 질문을 두고 그것을 감정하며 망설이던 제 모습이 분명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이 말이 메이커 로그를 쓰기 힘든 이유도 설명해주는 것 같습니다. 과정을 정답처럼 보이려하기 때문입니다. 내 과정이 '보여줄만한' 것인지 점검하다보니 뭔가 모자란 것 같고 다른 사람의 과정이 더 '정답'처럼 보여서 주늑들었던 것 같습니다.
메이커 로그가 더 무거워진다고 느껴지는 것도 정답처럼 보여지는 것만 올라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습니다. sns에서 더 '보여질만한' 삶을 올리면서 모두가 불행해지는 현상을 얘기하곤 하는데 저는 디스콰이엇도 결국 그런 수순을 밟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메이커 로그는 결국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과정이 무엇인지, 과정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과정이 무엇일까 나름대로 생각해봤는데요. 과정은 어설프고 무모하고 지저분한 것. 하지만 그 속에서 자신의 이유와 명분을 계속 가다듬어가는 것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디스콰이엇이 단순히 메이커 로그를 올리는 곳을 넘어서 각자 이 과정이라는 것에 다시 생각해보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디스콰이엇이 가벼워지기 위한? 제안을 하나 하면서 마무리하려 합니다.
실패 콘테스트. 자신의 가장 강렬했던? 실수와 실패에 대해 말하기
평가 기준으로는
> 얼마나 큰 손실이 났는지 (금액이나 시간)
> 얼마나 어이없는 일이었는지 (세상에 그걸 그렇게 했다고? 하는 것)
>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화나게, 슬프게 했는지
상품: (부끄러움을 잊을 만큼의 명분을 주는 어떤 것)
앞으로 쓸 글
> 아이디어를 직접 개발하기로 하면서 배운 점. 아이이디어와 기획과 개발 사이의 벽
> 피시방에 두 시간만 있다 온다고? 너는 어디가서 게임한다 하지 마라. 하드 게임 유저와 게미피케이션
> 인생은 콘텐츠다. 다른 콘텐츠와 게임 콘텐츠의 차이.
> 순수 개발 로그. 개발, 테스트, 베포, 운영 등의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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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 대해 더 잘 이야기하고 교류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볼게요!
"질문을 해야만하는 상황과 질문에대한 부담감 사이에서 로스팅 당하던 저는 이 질문과 교육 문화에 대한 의문과 불만을 가지게 될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식 교육과 유럽식 교육의 큰 차이는 질문과 답변중 어디에 중심이 되어있는가 여부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질문 중심이고, 유럽은 답변중심이죠. 물론 일반화할 수 는 없습니다만, 프랑스 바칼로레아 시험만 봐도 답변을 더 중시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자서전>에서 아버지와 책을 같이 읽고 아버지께서 질문하시면 나는 답변하곤 했다. 라며 자신이 받은 영재교육(홈스쿨링) 덕분에 자신이 있을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교육의 본질은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 입니다. 질문만 하는 사회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힘듭니다. 그런 측면에서 작성자분의 메이커 로그가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메이커로그를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오! 저도 1인 창업을 준비중이면서 디콰에 글을 쓰기 힘들었던… 사람으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3 메이커로그로 서로 자주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