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했더니 작가였던 건에 대하여
15살, 나는 소설 작가의 꿈을 꿨다. 그리고 1년 만에 황금펜 작가로 데뷔 했다.
(관련 없는 짤 이지만, 오덕오덕한 말투를 가져오기 위해..)
난 꿈이 많았다.
어린 아이들이 으레 그렇듯 꿈이 많았다. 어릴 때부터 나는 그 꿈을 이루고 싶어했다.
우리 부모님께서는 자녀 교육을 상당히 특이하게 하셨는데, 선택과 집중을 하셨다.
공부를 좋아하고 글을 잘 읽는 누나는 많은 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그런 것들에 관심이 없던 나는 철저한 방ㅇ..자유를 주셨다.
나 또한 그러한 체제에 만족했다.
그 시절 나에게 공부란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하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한 시기에 배우는 것. 그 뿐이였다. 물론 커서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지만.
내게 중요한 건 꿈이였다. 그 시절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남은 삶을 어떠한 사람으로 살아가는가 라는 하나의 질문이였고. 그렇기에 또래 친구들이 꿈에 대해 두루뭉술 할 때부터 꿈을 실체화하고 실현하는 것을 좋아했다.
처음 이루고자 했던 꿈이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처음으로 실현하고 싶었던 꿈은 요리사였다.
어머니가 요리사여서인지, 나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요리사를 하고 싶었다.
어머니가 주방에서 음식을 하실 때면 쫄래쫄래 따라가 어머니께서 요리를 바라보는 시각, 단체 요리에서 어떤 것이 중요한지. 등등… 일반 요리 책에서는 보기 힘든, 직업으로써의 요리가 어떤 것인지 이야기를 듣기도 하면서 초딩 나름의 순박한 꿈을 꾸기도 했다.
그렇게 요리 공부를 하며 중학교에 들어갔다.
다른 모든 공부를 하지 않았기에, 놀랍게도 13살의 나는 구구단을 못 뗐다.
자유 교육 주의의 부모님도 이 때 많은 토론을 하셨다. 그대로 자유롭게 두자는 어머니와 그래도 구구단은 해야하지 않겠냐는 아버지. 두 분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셨지만 크게 바뀌는건 없었다.
토론의 여파인지, 어머니가 중학교 1학년 여름 방학 중 어느 날 책방에 가자고 하셨다.
그리고 집에서 5분 거리인 책방에서 내 2년여간의 작가 이야기가 시작된다.
거기에서 처음 읽은 소설 책이 뭐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 이후에 잠을 자는 시간 전까지 계속 책을 읽었다.
당시 내가 다녔던 책방은 나름 규모가 꽤 큰 책방이였다. 카센터 옆 지하에 있는 책방이였는데, 원래 창고로 쓰던 곳인지 크기는 꽤 컸었고, 어린 나에게는 끊이지 않는 컨텐츠의 세상이였다.
무협, 판타지, 연애, 퓨전, 추리, 과학 등등 그 곳에서 정말 많은 책들을 읽었다.
책 속의 문장들이 머리속에서 장면으로 바뀌고, 글자들이 영상으로 바뀌는.
책을 읽은 사람들에게는 모두 다른 장면을 상상하기에, 글자로 상상하는 것, 그 것이 너무나도 즐거웠다.
운동을 좋아하는 내가 1년 동안은 집에서 나가지 않고 계속해서 책만 읽었다.
하루에 보통 10권이 기본이였고, 많으면 20권까지도 읽었다.
"밥만 먹고 00 한다" 라는 표현처럼 나는 정말 눈 뜨고 눈 감는 시간까지 모든 시간을 책만 읽었다.
장르와 무관하게 1년 동안 소설 책만 계속해서 보다보니, 내가 이 책방에 있는 책은 문자 그대로 다 읽었다.
거진 개수로는 3천권 좀 넘었던 것 같다.
그렇게 책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글의 구조와 흐름, 플롯, 대사와 인물, 역사관과 세계관, 종교, 전쟁 등등 소설을 이루는 많은 것들이 머리 속에 들어왔다.
더 이상 책방에서 내가 안 읽은 책이 없을 때,
나는 내 책을 쓰기로 했다.
처음부터 무작정 글을 쓴건 아니였다.
무슨 메시지를 보여주고 싶은지, 뭐를 쓰고 싶은지, 어떤 역사관을 가진 곳, 그리고 세계는 어떠한 세계인지, 주 독자는 누구로 해야할지 등..
나름 이것저것 고려하면서 집필 준비를 했다.
심지어 나는 책을 쓰기 위해서 내가 선정한 중세 서유럽의 역사와 음식 문화 등을 책으로 사서 공부하기까지 했었다.
(당시 역사 공부와 시대관을 설정하기 위해 참고한 책 중 하나, 빵이라는 매개를 통해 인류 문명에 대해 얘기하는 책)
집필 준비하면서 많이 고민했던 것이 필명이였다.
필명을 고민하다보니, 내가 하루종일 컴퓨터 위에서 살고 있구나 싶었고. 그래서 "키위남" 이라는 필명을 지었다. (후에 이 이름은 키위스튜디오라는 회사 이름까지 나오게 된다.)
준비가 끝난 뒤, 당시 유명한 소설 웹사이트에서 첫 집필을 시작했다.
한 편을 올리기 위해서 작성해야하는 글자 수는 공백 포함 10,000자.
당시 15살이였던 나는 패기있게 일단 시작 했었다.
그렇게 매일 매일 한 편씩 쌓아 올려갔다.
집필한지 2개월이 지날 때쯤 부터 웹사이트에서 내 소설은 어느정도의 독자들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3개월이 될 때, 처음으로 인기 순위 10위 에 올라 갔었다.
그 이후 집필을 마무리하는 시간 1년 동안, 내 소설은 "탑 10, 인기 작품"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1위도 간간히 했었다.
당시에는 이게 얼마나 좋은 건지, 대단한건지는 잘 몰랐고 그냥 내 글을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읽어주고 댓글 남겨주니 좋았을 뿐이였다.
집필이 거의 끝났을 쯤, 출간 제의가 들어왔었다. 15살짜리 꼬맹이한테는 이게 얼마나 좋은 기회인지도 잘 모를만큼 괜찮은 제안이였다. 그리고 그 때부터 웹사이트에서 출간 작가들만 모이는 황금펜 작가라는 모임에도 초대 됐다.
그리고 나는 모든 작품을 사이트에서 내렸다.
모든 작가들은 본인의 글을 퇴고하는 과정을 거친다.
초안으로 글을 쓰고, 3일에서 5일, 길게는 7일까지도 보지 않다가 다시 되돌아본다.
본인이 쓴 글에 대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돌아보기 위해서 일부러 보지 않고 쌓아두는 것인데, 그 당시에 나는 매일 글을 쓴다 라는 목표가 있었기에 퇴고 과정을 진행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당시에는 그런 것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글을 내릴 당시에 나의 감정은 부끄러움이였다.
출간을 논의하면서 기존의 내 작품들, 총 300화가 넘는 작품을 1화부터 하나씩 정독 했다.
나는 30화 쯤 읽다 읽는 것을 포기했다.
멍하니 내가 쓴 작품들을 보고 있다보니, 나의 이야기에서 부족한 부분들이 너무나도 많이 보였다.
작가라는 직업에서 그 당시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관점들이 지켜지지 않았던 글들이 너무나도 싫었다.
물론 당시 너무 어렸던 나이였기에 더 그렇게 생각했던거 같기도 하다.
그래서 출간 논의를 뒤엎고, 모든 글을 내렸다.
--
그 이후 나의 진로는 개발자가 되었다.
이유는 조금 간단 했는데, 내가 하루종일 앉아있었던 컴퓨터. 그리고 뭣도 모르면서 분해해보고 재조립 해보고, 전류계로 이것저것 만져보던 것도 컴퓨터였기에
작가에서 다음 직업으로 개발자를 선택한 건 어찌보면 자연스러웠던 거 같다.
요리사 어머니에게서 요리를,
어머니가 데려간 책방에서 소설가를
소설을 쓰기 위해 접했던 컴퓨터에서 개발자를
항상 내 꿈의 선택은 주변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였다.
지금 내 꿈은 창업가이다.
19년도 전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나는 난감해 했을 것이다.
19년도 이후,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들이라고 고민하지 않고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나는 지금 내 아들 그리고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며 더 좋은 교육,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그 것들을 내가 하나라도 더 만들어 주기 위해 창업가라는 꿈을 꾸고 있다.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나와 우리의 꿈은 변했고, 변할 것이다.
다만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 살아갈 뿐
--
p.s.
오랜만에 1인칭 시점에서의 글을 쓰다보니 조금 어색하기도 오글거리기도 하네요.. 허허
그래도 이렇게 글을 쓰는 것, 그리고 퇴고하며 다시 읽어보고 고치고 소리내기도 해보고.
소설 쓰던 때가 떠올라서 너무 재밌네요.
꿈이라는 건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뛰게 만드는 것 같아요.
지금 여러분은 어떤 꿈을 꾸고 있나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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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의 글에 몰입해서 읽다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아들을 위해, 세상을 살아가며 더 좋은 교육,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창업가가 꿈이 되신 천명 대표님의 진정성에 눈시울이 붉어져버렸네요..😭 우리는 반드시 그런 세상을 만들어가는 창업가가 될 겁니다! 멈추지 말고 함께 힘내요!!💪
하고 우리 희연님, ㅠㅡㅠ 진심어린 응원 감사해요! 모든 창업가분들이 각자만의 꿈이 있으니까 우리 모두다 함께 잘 만들어가길!!
저는 천명님 같은 분들이 지치지 않고 계속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어요 작가님이셔서 그런지 필력이 역시 남다르셨네요ㄷㄷㄷ
현종님 감사합니다 ㅎㅎ 필력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