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치부를 파보니까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나왔다, 몰입의 시작을 돕는 서비스?
혹시 주로 홀로 자유롭게 일하는 분들 중에
‘몰입의 첫 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딱 한 번 몰입을 시작하면 몰입이 곧잘 되는데 그 첫 시작이 생각보다 어렵고... 집중이 분산되거나 미루게 되는 경험... 있으세요? 또는 한 번 일을 시작한 이후로도 밀도 높게 몰입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가요?
저희 팀은 주로 홀로, 높은 자율성을 가지고 일하는 분들의 몰입을 돕는 서비스를 디벨롭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 팀이 이 문제를 잡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요.
어떤 문제를 풀기로 결심한다는 것이 마치 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정처 없이 떠다니면서 탐험을 하다가, 어떤 한 지점에 무작정 닻을 내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수면 아래에 무엇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죠.
오늘은 프리퀄 같은 느낌으로, 어쩌다 저희 팀이 지금의 이 '몰입' 문제를 풀려고 하게 되었는지 써보려고 합니다.
여전히 겨우 닻을 내리고 암흑의 바다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느끼면서요.
스스로의 가장 깊숙한 치부를 꺼내다가 발견한 문제,
창업 후 쉽게 몰입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발견하다.
저희 팀은 2년 전쯤 <아포피스>라는 챗봇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일주일 후에 죽는다는 세계관 안에서 실제 7일 동안 가상의 인물과 대화를 나누는 챗봇 기록 앱 서비스입니다.) 거의 1년 반의 시간을 하나의 프로덕트에 완전히 몰입해서 말 그대로 미친 광인처럼 만들었는데요.
그렇게 열심히 만든 서비스가 페이드 마케팅 없이 순수 바이럴로만 사용자 4만 명을 유치하면서 바로 정부 지원 사업에 합격하고, 또 곧바로 투자도 유치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멋도 모르고 본격적으로 배수의 진을 치고 창업으로 진입하게 되었어요. 당시에는 다른 창업자들이 그러하듯, 꽤나 멋들어진 꿈을 꿨던 것 같습니다. 멋진 팀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삶의 양식을 변화시키고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독보적인 무언가를 만들어야겠다고 말이죠.
하지만 그 이후는?
흡사 이 세상의 존재하는 모든 실패 콜렉터가 되었습니다.
사실 일일이 열거하기에는 3박 4일 정도를 훌쩍 넘길 것 같은 다양한 실패들이 있었지만… (저는 창업 후 이 세상에 이렇게 다채로운 실패가 있다는 것이 정말 경이로웠어요!)
가장 뼈아프고 슬펐던 실패는 단 한 번의 몰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신이었습니다.
당시에 ADHD인지 의심할 정도로, 일에 잘 몰입하지 못했어요. 세상에 독보적인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거대한 리스크들을 감수하면서 창업이라는 길을 택했으면서, 그 포부에 비해 가장 기초적인 걸 못하는(=집중, 몰입) 제 자신이 너무나도 시시한 인간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창업이라는 환경이 높은 자율성과 동시에 더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몰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걸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창업까지 했으면서 제대로 몰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창피하고 또 무능하게 느껴졌지만. 저는 저의 가장 큰 치부를 수면 위로 올려서 그를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시대 흐름 속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사람들,
그들에서 나 자신의 문제를 보다.
동시에 그즈음에 저는 크리에이터이코노미와 새로운 형식의 커리어 관련 커뮤니티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을 굉장히 흥미롭게 보고 있었습니다. 개인이 조직 안에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독립된 개인으로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느꼈죠.
그렇게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사업가형 크리에이터, 1인 기업가(솔로프리너), 프리워커 등이 마치 새로운 시대를 선언하는 등장인물들이라고 느꼈습니다. 바뀌어가는 흐름이 너무 흥미로워서 자연스럽게 저와 팀원들은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해보기도 했어요. (HOC, 셀피쉬클럽, 프리워커스클럽 etc...)
더 부차적으로는 기업가의 행동 양상에 대해 연구 분석한 책 <이펙추에이션> 중에 ‘고객은 하나의 비행기를 탄다고 봤을 때 승객이 아닌 부조종사다.’ 라는 구절을 좋아합니다. 고객을 전통적인 개념보다는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나가는 이해관계자로 인식하려고 노력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솔로프리너, 크리에이터, 프리워커 등이 기성의 시스템에서 나와서 자신만의 것,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만들어내려고 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부조종사(이해관계자)로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들을 직접 만나고 또 대화를 나누고 함께 시간을 보내보다가, 문득 위에서 말한 제가 가진 문제를 동일하게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일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게 어려운 문제' 말이죠.
그러면서 제가 처해있던 환경과 그들이 처해있던 환경도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율성이 과도하게 높고, 전반적인 불확실성도 높고, 주로 홀로 일하기 때문에 몰입을 위한 환경 세팅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죠.
드래곤 볼을 모으듯, 가설 모으기
그 과정에서 흩어져있던 문제의 인식들을 합쳐보게 되었습니다.
‘주로 홀로 자율성 높게 일하는 사람들의 몰입을 위한 디지털 환경 구축’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가설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단순하게 홀로 높은 자율성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 즉 솔로프리너, 프리워커, 크리에이터, 스타트업 자율 근무자 중에 몰입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고, 몰입이 어려운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는 가설을 세웠어요. (가설이 허접했네요.)
자유롭게 일하기에, 불필요한 자극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몰입이 안 된다.
홀로 일하기에, 감정적 이슈(외로움, 긴장감 부재 등) 때문에 몰입이 잘 안 된다.
일단은 이 가설을 바탕으로 10일 동안 설정한 타겟 중 몰입에 어려움을 겪는 12명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1번 가설에 대한 문제는 비교적 명확하게 느껴졌지만, 2번 문제의 경우 모호하게 느껴졌습니다. ‘감정적 이슈 때문에 몰입이 안 된다’는 게 문제의 원인도 복합적이고, 인과관계도 복합적이고 그에 따라 나올 수 있는 솔루션도 복합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뷰 중에 인터뷰이들에게 반복적으로 들렸던 이야기가 있었어요.
바로 “일하는 시작, 즉 몰입의 시작이 너무 어렵다”라는 말이었죠.
몰입의 첫 시작의 어려움, 과연 실존하는 문제인가?
인터뷰에서 단서를 잡아서, 지금은 좀 더 들어가서 ‘몰입의 시작이 유독 어렵기 때문에, 그 시작을 돕자’는 가설로 방향성을 잡고 있습니다. 몰입의 온보딩을 도와주면 어떨까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메이커스프린트 회고를 진행하며 해당 진행 상황과 고민에 대해 털어놓았을 때, 몇 가지의 인상깊은 피드백을 들었습니다.
스코디 @김규리 님 “사용자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모를 때도 있기 때문에, 이제 문제를 수렴해서 그 문제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파악할 때인 것 같다.”
디스콰이엇 @Doeon Kwon 권도언 님 “확실하게 믿을 것은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 뿐이다.”
확실히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고객 개발 인터뷰가 문제에 대한 여러 단서들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검증의 수단이 될 수는 것을 느낍니다. 이제 저희 팀은 지금까지 정리한 초초초초초기 가설들을 가지고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그러니까....
마치 놀이처럼 일에 몰입할 수는 없을까?
제가 MBTI N이라서 그런지, 가설을 디벨롭을 하는 과정에서 희미하지만 비전이나 방향성도 자연스럽게 상상하고 떠올리게 됩니다.
저는 앞으로의 세상이 계속 일이 노동의 개념보다 놀이의 개념에 더 가까워질 거라는 생각해요.
(AI의 발전도 그런 방향에 가속도를 붙여줄 것이고요.)
이미 흐름은 시작되었지만 더 일에 자아실현, 좋아하는 것, 창조력 등이 결합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일을 놀이처럼 하는 것에 계속 가까워진다면... 그 일을 하기 위한 몰입 자체도 더 밀도 높게, 재미있는 놀이처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뭐... 어쨌든,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저희가 지금 잡고 있는 문제는 실존하는 걸까요?
혹시 주로 홀로 자유롭게 일하는 분들 중에
‘몰입의 첫 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딱 한 번 몰입을 시작하면 몰입이 곧잘 되는데 그 첫 시작이 생각보다 어렵고... 집중이 분산되거나 미루게 되는 경험... 있으세요? 또는 한 번 일을 시작한 이후로도 밀도 높게 몰입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가요?
해당 문제를 느끼고 있다면, 바로 저에게 연락주세요!
이 글에 댓글을 남겨주셔도 되고, 저에게 커피챗 요청을 주셔도 좋습니다.
해당 문제를 겪고있지는 않지만, 저나 저희 팀이 앞으로 마주할 여정이 궁금하다면 업보트와 팔로우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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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언급되어 영광입니다 크크 에쵸씨에서부터 메이커스프린트까지! 같이 달려나갈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수이 화이팅 피어슬릿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