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에 내 자신을 제대로 찾기까지의 과정
아직 2023년이 끝나진 않았지만 올해도 1월부터 9월까지 정신없이 달려온 것 같습니다.
1 - 3월: 블록체인 스타트업 Dev Rel
4 - 5월: Solidity 개발, AI Langchain sideproject 개발
6 - 8월: CtrlX AI 스타트업 창업
8 - 9월: 10X 자기개발 클럽, 10X AI Club 운영, 10X AI University 런칭
10 - 11월: 10X AI University, Disquiet PMC*W23 운영
8월 말부터 10X AI Club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꽤 많은 AI 스타트업 창업가분들과 AI 투자자 분들을 만나며 여러 인사이트들을 얻었고, 10X AI Club 멤버분들과도 배운 점들을 공유드리고 싶어 컨텐츠를 계속 작성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개인적으로 많은 분들을 만나며 받았던 공통 질문들이 있습니다.
10X AI Club을 운영하는 이유? 수익이 나지 않고 투자 받기도 힘든데 하는 이유?
앞으로 어떤 것을 할건지? 창업을 또 할건지?
10X AI Club을 운영하는 이유?
8월 초에 저는 CtrlX 팀에서 나오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당시 나온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돌이켜보면 제가 제 자신에 대해 여전히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고 아직도 찾고 있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여전히 찾고 있지만, 저는 몇개월 전의 제 자신보다는 지금 제 자신을 훨씬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고,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뭘 잘하는지, 나에게 어떤 것이 맞는지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2년전에 저는 Eddie라는 첫 스타트업을 창업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맨땅에 헤딩하며 도전했습니다. 그때 당시에 뉴욕에서 study away 학기를 듣고 있었고, Stern Business School에서 "Getting to Lauch: The Lean Startup Lab"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저는 이 수업에서 스타트업 비즈니스에 대해 배워야할 모든 것들을 이론적인 것부터 배워나갔습니다.
이론적인 것들을 배움과 동시에 저는 실제로 스타트업을 해보고 싶었고, 수업이 시작하고 나서 둘째주에 수강생들은 실제 팀빌딩부터 MVP런칭을 하기 위해 자신의 아이디어들을 피칭하는 시간이 주어져서 저는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당시에 저는 교내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좀 더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도와주고자 학교 LMS 담당 챗봇을 생각했었고, 피칭을 하고 나서는 4명 정도의 학생들에게 연락이 와서 팀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저는 수업과는 별개로 실제로 스타트업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같은 아이디어를 들고 뉴욕에 있는 개발자, PM, UI/UX Designer 및 코파운더들을 찾기 위해 여러명과 커피챗을 했습니다. 그 결과 저는 CTO 한명, 그리고 UI/UX Designer 한분을 모시게 됐습니다.
Fast Forward 5개월 뒤, 저희는 여전히 개발을 하고 있었지만 속도가 너무 늦어졌었고, PMF도 찾지 못했지만 막연히 '우리 아이디어는 좋은 아이디어다'라고 생각해서 시장 가설 검증도 하지 않은채 나아가고 있었죠. 그 후 3개월 뒤에 실패라고 인정하기까지 꽤 많은 용기가 필요했고 솔직히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뉴욕에 있는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스타트업을 하느라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서 밥을 거의 못 먹었었는데, 8개월 뒤에 보니까 제가 집중해야할 문제에 집중을 안하고 그저 내가 믿고 있는 아이디어에만 blind하게 나아가고 있었던걸 깨달으니까 더 현타가 왔던 것 같습니다.
제일 아차 싶었던 점은 수업을 들을 당시에 교수님께서 매 수업마다 강조하셨던 말이 있는데, "제품을 만들때 너희 제품만의 Betty를 찾아야한다."를 놓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Betty는 내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점에 대해 깊이 공감을 하며 돈의 금액이 어떻더라도 지불할 의사가 매우 강한 사람, 즉 말 그대로 너의 제품의 열렬한 팬이 될만한 PMF 고객을 찾아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쉽게도 Eddie는 Betty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고 1년 후, 저는 다시 창업에 도전을 합니다.
저는 3월부터 AI sideproject들을 만들면서 직감적으로 느꼈습니다. AI 스타트업은 무조건 해야한다. 이건 단순히 buzzword가 아니라 정말로 이 기술 때문에 세상이 10년 안에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바껴있을거다라고 느껴서 5월 말에 한국에 들어온 뒤 그 다음주부터 오피스를 구하고 스타트업을 시작했습니다.
Eddie를 하면서 가장 크게 배웠던 것은 어떤 아이디어가 됐든 간에 진짜로 사람들이 깊이 공감할만한 문제를 찾고 나서 해결책을 구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시작을 할때부터 오히려 AI라는 기술에 집중을 했기 때문에 더더욱 고객의 니즈파악보다는 기술 위주로 프로덕트 빌딩을 했던 것 같아요. 문제에 집중을 하지 않은채 해결책에 어떻게 AI를 도입할건지 생각을 더 많이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창업을 하고 팀에서 나오면서 느꼈던 건 Eddie때와 같이 "스타트업은 자신만의 Betty를 찾아야한다" 보다는 오히려 "아 내가 스타트업을 하는 이유가 뭐지? 나는 어떤 것을 할때 가장 행복하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Eddie와 CtrlX를 하게 된 계기의 공통점을 혹시 찾으셨나요? 바로 "창업을 하기 위한 창업"입니다.
제가 진심으로 좋아하는거와 별개로, 창업을 해야만 할 것 같아서, 이걸 하면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성공"을 이루기 위해 저는 정말 단순히 스타트업을 하면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회사에서 직원으로 고정 수입을 받으며 일하는 것보다 스타트업을 하면 내가 원하는만큼의 돈을 벌고 남을 더욱 빨리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1년동안 블록체인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그리고 CtrlX를 하면서 되게 많이 느꼈던건 imposter syndrome인데, 어느 환경에 놓여있어도 뭔가 자꾸만 제 역량을 풀 포텐셜로 발휘하지 못하고 혼자서 겉도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여태까지 제가 진짜 좋아하는 것과 제가 잘하는 것을 잘 모른채 다른 사람들에게 끌려다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팀을 나오고 1주일동안 생각정리를 했을때 나왔던 리스트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배운걸 공유하는걸 좋아한다
나는 새로운 사람들 만나는걸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걸 좋아한다
나는 self-branding을 꽤 잘한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을 설득시키고 나를 믿게 하는걸 잘한다
이런걸 다 합쳤을때 자연스럽게 커뮤니티 운영이 떠올랐기 때문에 그 주에 10X 자기개발 클럽과 10X AI Club을 런칭하게 됐습니다. 10X AI Club은 어쩌면 제가 살면서 처음으로 진짜 좋아하는걸 행복하게, 제재 없이 무한대로 역량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앞으로 어떤 것을 할건지?
창업이든, 회사 일이든, 공부든, 어떤걸 시작할때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여야 끝까지 갈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걸 꽤 최근에 제대로 깨달아서 스스로 좀 놀라기도 했고 이걸 왜 이제서야 알았나 싶어요. 그치만 깨닫고 난 후에는 처음으로 진짜 자유롭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하고 싶은걸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니까 더 행복해졌습니다.
앞으로 또 창업을 할거냐라고 질문을 많이 받았어서 몇주전까지만 해도 "지금 당장은 안할것 같아요"라고 대답했었는데 사람이 쉽게 바뀌나요? 하하
창업의 형태는 다양할 수 있다는것도 최근에 깨달았습니다. 모든 스타트업은 유니콘이 될 필요도 없고, 엑싯을 위한 창업을 해도 되고, 공동창업자가 없어도 됩니다. Passive income을 위한 창업이어도 좋고, 라면을 사기 위해 하는 창업이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 대단한 임팩트를 내기 위해 유니콘이 되겠다는 결심도 정말 너무너무 좋고 필요하지만, 지금의 저는 라면 수익성에 더 집중을 하게 되는 것 같고 제 관심사와 성격과 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될진 저도 잘 모르긴한데 이미 머릿속으로는 세워놓은 계획들이 몇개 있어서.. 이렇게 갈 것 같네요.
10X AI Club은 국내 최대 AI 커뮤니티가 된다. 단순히 사이즈보다는 정말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커뮤니티가 될 것이다.
10X AI Club의 Substack, Twitter, LinkedIn 뉴스레터와 Youtube podcast/개발 과정 동영상 업로드
10X AI University를 통해 라면 수익성을 얻고 모든 사람들이 한번이라도 AI 개발을 해보게 한다. 한번이라도 직접 자신의 업무에 AI 툴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마지막으로 제 자신에 대해 좀 더 제대로 이해하고 찾기까지 도와준 책을 소개합니다:
다크호스
성공의 표준 공식을 깨는 비범한 승자들의 원칙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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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든, 회사 일이든, 공부든, 어떤걸 시작할때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여야 끝까지 갈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걸 꽤 최근에 제대로 깨달아서 스스로 좀 놀라기도 했고 이걸 왜 이제서야 알았나 싶어요. 그치만 깨닫고 난 후에는 처음으로 진짜 자유롭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하고 싶은걸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니까 더 행복해졌습니다." > 이 문장이 너무 좋네요. 자유를 느끼고 있는 혜림님이 너무 멋있어요 :)
감사합니다🙈
PMC에서 날아다녀주세요 🚀
기대기대
멋져요!
감사합니다 수진님 ㅎㅎ🫶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방장님은 좋은 에너지가 넘치심
ㅎㅎ감사합니다🙇♀️
라면 수익성이 오타인지 알았는데 찾아보니 있는 말이었네요 ㅋㅋ 앞으로 저도 라면 수익성을 추구한다고 말하고 다니겠습니다.
ramen profitability라고 하더군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