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_01. 선택의 실패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다”
프랑스의 작가이자 철학자인 ‘장 폴 사르트르’의 명언이죠.
저는 어렸을 때 ‘무한도전’의 ’인생극장 Yes or No' 특집을 통해 처음 접하면서 인생의 진리 중에 하나로 생각하는 문구가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지금의 ‘나’를 구성하는 데에 수많은 자잘한 선택들도 있었고 대입, 취업, 이직 등과 같은 굵직한 선택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좋았으면 추억이고, 나빴으면 경험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저도 크고 작은 선택들에 있었어 늘 좋은 결과가 나온 것 아니었습니다.
좋지 못한 결과가 더 많았죠...ㅎ
그때마다 이것도 다 경험이지! 하면서 정신승리(?)만 했지
왜 그 선택이 실패했는지, 내가 왜 그 선택을 했었는지, 다음에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 지와 같은 회고는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퇴사를 한 이 시점에 ’광고업에서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이라는 나의 선택에 대한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선택의 실패에 대한 회고를 해보려고 합니다.
광고의 A to Z를 책임지던 AE에서
제품의 A to Z를 책임지는 PM으로
광고 캠페인의 시작인 비딩(프로젝트를 따오는 일명 경쟁PT)부터 최종 예산집행과 결과리포트까지 책임지는 AE(광고기획자)이자 PM(프로젝트 매니저)로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대행업이라는 업의 한계와 꺼져가던 열정의 불씨에 대해 고민하던 찰나
우연히 IT 서비스를 만드는 직군 중에서 PM(프로덕트 매니저)에 대한 알게 되면서 굉장한 호기심과 매력을 느꼈습니다.
원래도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아 베타 매니아이기도 했고
나의 기획과 아웃풋이 정말 소비자에게 워킹하였는지 알기 어려웠던 광고 캠페인에 비해
즉각적으로 소비자의 반응을 알 수 있으며 대응도 가능한 일이라는 것과
쿠팡이나 런드리고 같은 서비스처럼 사용자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도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고 꺼져가던 열정의 불씨가 다시금 살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첫 번째 실패_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오만으로
어떻게 보면 운이 좋게도 AE 3년차에 팀에 상사들의 퇴사와 이직 러쉬로
경험이 미천한 주니어임에도 크고 작은 캠페인에 메인 PM(프로젝트 매니저)가 되면서
1년간 단순 블로거 바이럴부터 엔터 서비스 런칭 캠페인과 통신사의 TVC까지
이리저리 구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늘 한 번도 해본적 없는 과제가 주어졌고 그때마다 어떻게든 해내면서
지금 돌이켜보면 어딜가서 무얼하든 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넘어 오만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해낸 모든 일은 나 혼자 해낸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한 모두의 노력이 녹아 있었음에도
그것또한 나의 능력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어떻게 보면 이러한 오만이 스타트업씬으로의 도전을 거리낌없이 쉽게 해주었네요.
두 번째 실패_스타트업씬에 대한 무지함
이러한 상황에서 우연한 기회로 잘 알고 지내던 친구를 통해 4명 정도 규모의 극초기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당시에는 새로운 도전에 목말라 있던 찰나에 운명과도 같은 타이밍이라 생각과
무엇이든 하고 싶은 걸 다 해볼 수 있다는 초기 스타트업의 매력이 실은 뭘 해야하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현실이란 것도 모른채 무작정 이직을 해버렸습니다.
그냥 아티클 좀 읽고 PM은 이런 직무이다 피상적인 설명에 그친 몇몇 강의만 수강한 채 맞닥들인 현실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일단 대표이자 기획자 1인, 프로덕트 디자이너 1인, 개발자 1인 구성이었던 곳에서 내가 하고 싶었던 PM은 필요하지 않은 직무였습니다. 오히려 커뮤니케이션 비용만 늘리는 것이었죠.
두 번째로는 개발 지식에 대한 엄청난 무지였습니다. 나름 코딩에 관심이 있어서 혼자서 HTML 강의도 들어보고 파이썬도 조금 맛보기 하면서 개발자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고 있었죠.
첫날 참여한 주간 회의에서 들었던 개발자의 말은 정말 외계어를 듣는 듯 했습니다.(전문적인 개발 내용이 아니라 모두가 참여하는 전체회의에서 나눈 대화였음에도)
API가 뭔지 프론트엔드가 뭐고 백엔드가 뭔지 DB가 뭔지 정말 기본중에 기본도 몰랐던 거죠.
그러다 보니 스프린트를 주도하는 PM의 역할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초반에 잠깐 주어졌을 때도 그 기회를 전혀 잡지 못했습니다.
선택에 후회는 남을 수 있지만
선택에 미련이 남지는 않도록.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토입니다.
후회와 미련이 없는 선택은 거의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아쉬움이라는 감정에 사로잡혀 과거에만 집착하는 미련보다는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되는 후회를 하는 선택을 하자는 거죠.
인생에 있어서 큰 선택 중에 하나였던 스타트업씬으로의 도전.
결과에 대해 돌이켜보면 후회와 미련이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며 기록하다보니
선택에 대한 미련도 후회로 만들어 다음에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기준점이자 레퍼런스로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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