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 치기어린 몽상가의 깨달음 및 개1소리
물을 판다면 아무나 붙잡고 물을 팔려고 하는 것보다,
머리카락에 불이 붙은 사람에게 물을 파는 게 더 쉬울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진짜로 문제를 해결하기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YC의 폴 그레이엄이나, 여러 실리콘밸리에 있는 창업가로부터 “스타트업은 유저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서비스는 가장 PainPoint가 높은 고객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라는 내용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AI 스타트업에서 짧은 기간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머리에 불이 붙은 고객을 찾는다면, 가장 가까운 고객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현금흐름 비즈니스(프리랜서나 에이전시 같은 거)→저투자/고확장 비즈니스 (SAAS 같은거)→고투자/저확장 비즈니스(부동산, 주식 같은거)로 비즈니스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접근법이 유효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초반에 무리하게 현금흐름 비즈니스를 구축하려다 보면, 제대로 된 가치를 창출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느꼈다.
따라서 스스로가 느낀 삶의 문제를 인식하고, 같은 문제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공동의 목표를 세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단순히 ‘비즈니스’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기업가’가 되기 위해. ‘스타트업’이 되기 위해.
이것들은 그냥 단순한 선택일 뿐이다. (피터 틸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하지만 이전의 나 자신을 돌아보면,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싶었고, 스타트업이나 비즈니스를 하는 게 내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지금도 그런 마음이 뭉실뭉실 떠오를 때가 있지만, 곰곰히 생각하면서 그 뜬구름을 날린다.
편안한 삶을 살기 위해 불편한 삶을 사는 선택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짓이었다.
돈을 버는 것은 항상 가치 있는 것을 만드는 것의 결과이다.
가치 있는 것을 만드는 과정에 관심이 없다면, 돈을 버는 데도 분명 문제가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돈도 벌지 못했고, 가치 있는 것을 만들지도 못했지만 내 직감은 절대로 결과에서 시작하지 말라고 말한다.
생각해보자.
두 명의 복서가 챔피언과의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챔피언 =
한 명은 경기를 이겨서 멋진 집과 멋진 차를 사고 싶어한다.
다른 한 명은 위대한 복싱 경기의 한 부분이 되고 싶어한다.
둘 중 누가 챔피언을 쓰러트릴 확률이 높을까?
아마 위대한 복싱 경기를 만들려는 선수가 챔피언을 이길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 명은 편안한 삶을 살기 위해서 링에 오르고, 다른 한 명은 싸우기 위해서 링에 오르기 때문이다.
이 두 복서가 할 수 있는 게 완벽하게 똑같다고 하자.
할 수 있는 건 똑같아도 하는 거는 다를 것이다.
챔피언에게 두들겨 맞고 쓰러졌을 때 한 명은 더 힘들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을 테고, 한 명은 더 힘들어져야만 목표를 이룰 수 있으니 말이다.
한 명은 과정을 스킵하기 원할 테고 다른 한 명은 과정 그 자체를 원할 것이다.
결과를 간절하게 원한다면, 역설적으로 그 과정에 집중해야 하는 거 같다.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인 거 같고, 삶에서도 마찬가지인 거 같다.
내가 깨달은 점은, 스타트업 팀이 과정을 즐길 수 없고 결과만 원한다면, 동기부여를 받는 레벨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나 스스로가 느낀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을 우선이라고 생각하게 됬다.
비즈니스를 하고 스타트업을 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멋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게 아니라, 멋진 문제를 찾는 게 더 천재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됬다.
멋진 제품과 서비스를 원했던 나를 돌아보면, 그 결과가 엉망이었을 때, 방황하게 되었다. 고객들이 내 서비스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데 쏟아부은 것들이 많으니까.
하지만 멋진 문제를 풀고, 내가 즐길 수 있는 과정에서 시작한다면, 그 결과를 바꿀 필요가 적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만든 솔루션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 솔루션을 바꾸면 된다. 문제를 바꾸는 게 아니라.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집중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그 결과가 좋을 확률이 더 높다는 생각이다.
물론 검증된 거 없고, 그냥 22살짜리의 치기어린 몽상이며, 늦은 사춘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생의 어느 부분에서는 확실히 효과가 있는 거 같다.
내가 ‘해야하는 일’을 했을 때보다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때, 결과가 더 좋았다.
예를 들어서 나는 몇 달 전부터 Bulid_IN_Public(내가 하는 과정을 인터넷에 공유하는 것) 에 사로잡혀
“이거 해서 사람들한테 인정받아야 해. 내가 뭘 하는지 세상에 알린다면 돈을 많이 벌어서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평생 마이애미 리조트에서 배 두드리며 살 수 있겠지.”
이런 생각을 했었다.
이렇게 결과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실제로 별로 내가 하는 일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게 재미가 없었다.
그니까 결과만 바라보니, 과정은 고통스러웠고, 고통스러우니까 점점 미루게 됬다.
그래서 방향을 틀어서 내가 하고 싶은 거. 남한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미래의 나 자신이 볼 수 있게 해보았다.
그랬더니, 정말 지금 22살의 나를 기록하는 게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하루에 40분은 기본으로.
지금 이 글도 마찬가지이다.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매우 엉성한 글이며, 이걸 쓰는 나조차도 내가 뭔 말을 쓰는 지 모르겠다.
지금 노션에서 띄어쓰기나 맞춤법이 틀려서 온통 글이 빨간 줄 투성이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남들을 위해서 만드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의 재미를 위해서 만드는 것임을 생각한다면
오직 그 상황에서만 완벽주의를 내려놓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임을 느낀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인재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내가 더 몰입하고,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나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게 아닐까?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실패하거나, 누군가 나보다 먼저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의 충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왜냐면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해결되었으니까.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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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중요한가요 ㅎㅎ 너무 멋있어요 이현님 종종 이야기 들려주세요!!
감사합니다 ;)
의식의 흐름대로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문제 해결을 할 때 당사자성을 갖는 가장 큰 방법이 역시 '내가 겪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죠ㅎㅎㅎㅎ 파이팅입니다!!
딱 적절한 심슨 밈들이 너무 재밌어요ㅋㅋㅋㅋ
아주 공감해요 최근 브랜드 또는 마케팅 관련 서적들을 보면서 나오는 성공한 사람들의 메세지와 같은 맥락이라 감동받았어요 👍
성공하시겠네요
솔직한 글 감사합니다. 저도 스타트업하면서 정말 많이 했던 생각들이여서 읽으면서 다시 한번 반성하게 된 것 같아요
이현님 너무 멋지시네요 :) 어제 이야기 나누면서 범상치 않으신 분이라 느끼긴했습니다만 좋은 생각으로부터 좋은 영감 받고갑니다 !!
칭찬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