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에서 창업까지
1/ Introduction
윤지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육아크루 팀의 공동대표이자, Co-founder로, 사업기획 파트를 맡고 있습니다. 수익모델 발굴 및 매출 개선이 저희 파트의 주요 목표인데, 저는 B2B/B2G 제휴, 영업, PR 등 밖으로 도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어요. 원래 엄청 외향적인 사람이었는데 아이를 낳고 나서 산후우울증이 왔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아크루를 창업하게 되었어요.
육아크루는 어떤 프로덕트인가요?
육아크루는 엄마들의 공동육아와 연결, 연대를 위한 동네 기반 O2O 육아 커뮤니티입니다. 엄마가 육아를 하다보면 하루 종일 ‘어른 사람’과 한마디도 못하는 날도 많거든요. 그럴 때 같은 상황, 같은 관심사의 엄마들끼리 만나면 정보/정서적 관점에서 긍정적 임팩트가 생긴답니다. 제가 산후우울증을 극복했던 것도 육아친구 덕분이었거든요.
그래서 육아크루도 ‘엄마들이 유모차를 끌고 나갈 수 있는 거리’ 내의 엄마들을 연결해 같이 수다도 떨고 공동육아도 할 수 있게 돕고 있어요.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막막함을 해결한다는 점은 디스콰이엇과도 비슷한거죠.
2/ Background
창업 이전의 윤지 님도 궁금해요. 어떤 분이었나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아이를 낳고 나서 산후우울증이 왔어요. 맨날 아이와 함께 있다 보니 좋아하던 모임에도 못 가는 것은 너무 당연하고, 한 번 이동하려면 유모차며 기저귀까지 바리바리 싸 들고 나가야 하니 동선이 확 축소됐죠. 또 2시간마다 수유를 해야 하니 행동반경과 라이프스타일도 모두 변했어요.
원래 와인, 주식, 재테크, 내집마련 이런 키워드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기가 태어남과 동시에 이런 키워드들이 아예 바뀌어버려요. 아기가 태어나면 엄마들의 관심사는 아기 콧물 색깔, 기저귀 종류, 수면 교육 이런 것에 관심이 많아지거든요.
그런데 아이를 키우는 데에 너무 많은 노력과 정보가 필요하잖아요.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으니까, 해보면서 배워야하고. 이 과정이 정말 힘들고 외로워서 고충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필요했어요.
어떻게 처음 동네친구를 만나셨나요?
그래서 소아과에서 대기 중인 엄마한테 다가가서 번호도 물어보고, 맘카페에도 물어보고, 동사무소, 구청에도 전화해서 사정했지만 다른 엄마들을 만날 수가 없었어요. 겨우겨우 찾은 사람도 차 타고 2~30분은 가야하는 거리인데 유모차를 끌고는 절대 못 가는 거리잖아요.
솔직히 전 동네친구 찾는게 이렇게까지 어려울 일인가 싶었어요. 나는 동네친구 찾으려고 이렇게까지 해봤는데 안 찾아지는 것은 동네 엄마들의 니즈가 없는게 아니라 못 찾는거라 생각했죠. 내가 이렇게 절실한만큼 다른 엄마들한테도 중요한 문제일테니까요.
그래서 직접 노코드로 사이트를 만들어서 당근마켓에 올렸어요. 사실 사이트에는 ‘나는 몇 년생이고, 몇 개월 아이 키우고 있고, 동네 친구를 찾는다’ 하는 게시글 하나 올려져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3명의 가입자가 들어왔는데 그 셋이 매일 접속하는 것을 보고 두 눈을 의심했어요. 그 리텐션이 2주가 되고 3주가 되고 한 달동안 계속 반복이 되었어요. 그리고 MVP로 육아크루닷컴을 운영할 때는 입소문만으로 순방문자 1.4만명, 친구 매칭 이용자 4천명을 돌파했는데, 이 데이터를 보고 ‘이게 진짜 엄마들한테 필요했구나’라는 확신으로 팀과 함께 모바일 앱 서비스를 개발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실제 그 유저들 중 한 분과 저는 동네 육아친구가 되었구요!
3/ Now
와, 윤지님도 육아크루의 첫 유저였네요. 지금의 육아크루를 그때와 비교하면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육아크루의 첫 시작은 동네 육아친구를 찾고 만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었어요. 현재는 친구를 만난 이후에도 친구와 함께 즐기고, 동네에서 공동육아하고, 동네 정보를 공유하는 동네 기반 커뮤니티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육아’가 아니라 엄마 중심의 커뮤니티라는 점도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저희 앱에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고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 동네에서 도보로 출퇴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커리어톡’에 모아 두었어요. 벌써 300개 정도의 공고가 있답니다.
사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잖아요. 육아크루는 이 문제 정의를 육아라는 특수한 상황과 엄마의 니즈에서부터 출발한거죠.
육아크루가 요즘 하는 고민은 무엇인가요?
동네에서 육아친구를 만나고, 함께 공동육아하고, 엄마들이 연결될 수 있는 경험을 어떻게 더 잘 제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최근에 자발적으로 엄마들이 모임을 만들고, 오프라인에서 참여자를 모을 수 있는 ‘자유모임’이라는 신규 기능을 출시했는데요. 이 기능을 통해 동네를 기반으로 더 풍부한 연결 경험이 생길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어요.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도 고민이 많은데, 엄마들이 친구와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확장하고 싶어요. 육아크루에서 모인 또래 아이들과 엄마들이 동네 키즈카페에 가고, 동네에서 클래스를 듣고, 나아가서는 함께 여행도 가고 캠핑도 갈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앱 내에서 제공해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커머스 쪽도 꾸준히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공동 구매 형태로 몇 번씩 테스트를 진행했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엄마들한테 꼭 필요한 상품을 육아크루가 1차 검증하고, 육아크루 유저 분들이 또 검증하면 신뢰도가 생기는 것 같아요. 친구와 같이 구매하면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함께 배송 받고 나누면 배송비를 절감하는 효과도 있어 많은 호응을 받고 있어요.
이 정도면 서비스 지역 확장을 기다리는 분들도 많겠어요.
네 맞아요. 현재 육아크루는 서울 14개 구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인데, 타 지역에서도 서비스를 오픈해달라는 요청이 2,000건이 넘어요.
특히 그 중에서 기억나는 사례가 군인 아파트에 사는 분이었는데, 남편 따라 이사왔는데 너무 외롭다고 하시고. (보통 군 부대가 포천 이런 곳에 있잖아요.) 혼자 계시다보니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고 하시더라구요.
전국 방방곳곳에 육아크루가 닿지 않는 곳이 없도록 더 빠르게 성장하고 싶은 게 저희 팀의 꿈입니다.
(23년 8월 기준 : 서울시 동작구, 관악구, 영등포구, 구로구, 양천구, 금천구, 강서구, 강동구, 송파구, 서초구, 강남구 (이하 서울 한강이남 전역), 동대문구, 성북구, 성동구)
4/ Team
앞으로 확장의 기회가 많을 것 같은데, 지금까지 함께 달려온 육아크루는 어떤 팀인가요?
다이노즈는 굉장히 유저지향적이에요. 아무래도 엄마들은 항상 ‘오늘 저녁 뭐 먹지?’하는 고민을 달고 살아요. 팀에서 사용하는 제 닉네임은 ‘참깨’인데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식재료를 닉네임으로 쓰고 있어요. 현재 다이노즈에는 콘, 타로, 베리, 청경채, 버거, 겨자, 망고, 커피빈, 단호박, 참깨가 있어요.
유저들에게 더 가까워지자는 차원에서 식재료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역할을 되게 존중하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에요. 재택도 상관없고, 유연근무제라 출퇴근에도 제약이 없어요. 그래도 다들 미친 듯이 일해요. 그만큼 열정이 있거든요. 같은 맥락에서 무언가 시도를 해보겠다 한다면 저희는 그냥 믿고 맡겨요. 서로를 믿는거죠. 10명 정도가 서로 등을 맞대고 총 쏘는 느낌이에요.
그럼 다이노즈에는 어떤 분이 맞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에 진짜 집착할 수 있는 것. 자기가 맡은 문제를 진짜 어떻게든 해결하고 어떻게든 부시는 사람이 필요해요. 물론 지금 당장은 못할 수 있어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해결하는 역량이 너무 중요한 것 같아요.
워라밸이 직업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신 분들은 다이노즈와 맞지 않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자율출퇴근과 유연근무제가 적용되지만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을 때엔 다들 치열하게 몰입하거든요. 서비스를 런칭하고 지금까지 팀도 성장하고, 서비스도 성장하고, 개개인도 많은 성장을 이뤄왔어요. 그리고 특히 제품의 성장 속도가 좀 빠른 편이에요. 실제로 작년 11월 말 론칭 이후로 거의 매주 업데이트 배포를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앞으로도 이 성장 기울기를 더 가파르게 만들고 싶어요.
올해 안에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가요?
올해 4분기까지 커뮤니티와 수익 모델 차원에서 목표가 있습니다.
먼저 지금의 육아크루 커뮤니티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테스트를 진행해보고자 해요. 유저 분들이 커뮤니티 안에서 얼마나 활발하게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지 보고 싶어서 리워드 시스템 등을 도입해 커뮤니티에 여러 가설을 검증해볼 계획입니다.
수익모델 차원에서는 객단가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고부가가치 공동육아 모임을 준비 중입니다. 우선 육아친구와 함께 (가족이 다같이) 놀러가는 여행 프로그램이 곧 오픈을 앞두고 있고요, 공동구매도 계속 고도화를 시키면서 엄마들이 육아하며 겪게 되는 다양한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육아로 힘들어하는 분들, 특히 워킹맘 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우선 육아와 커리어를 병행하시는 모든 엄마 분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게 너무 힘든 일인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 배 독해졌어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똑같이 24시간이니까요.
그리고 엄마로서 가끔은 외롭고 지치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 때 함께하는 육아친구가 있다면 큰 위로와 힘이 될 거예요. 고민이나 외로움을 혼자 묵묵히 참기보다는, 육아크루에서 동네 육아친구를 만나고 함께 커피 한 잔 해보시는 걸 추천해요. 가벼운 산책, 커피로 시작해서 인생의 소울메이트같은 친구를 만나시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저희는 ‘엄마’ 중심 커뮤니티잖아요. 어떤 순간에도 항상 서로에게 응원과 힘이 되어주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요. 저희도 그렇고요.
마지막으로 세상의 모든 엄마들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
육아크루는 함께 가치를 만들어갈 팀원을 구하고 있어요.
주저하지 말고 커피챗을 제안해보세요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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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멋있어요!! @정윤지 @이가영 @박상수 @ohbin Kwon
저도 막 한달 된 아기가 있는 상황이라 "물론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게 너무 힘든 일인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 배 독해졌어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똑같이 24시간이니까요." 라는 말이 너무 공감이 가네요. 아기가 태어나기 전만큼 긴 시간 일을 하지 못하지만, 오히려 그 시간에 훨씬 더 높은 집중력을 갖고 필사적으로 일하는 저를 발견하고 있어요 ㅎㅎ
프로덕트 빌딩보다 훨씬 어려운 일을 병행하고 있는 원석님, 윤지님, 그리고 다른 많은 창업가 부모님들이 새삼 존경스러워요.
와 첫 가입자 3명이 한 달 넘게 계속 접속했다는 게 너무 인상적이에요.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성공 시그널이네요! 저는 미혼이지만 주부들에게 사회활동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라 서비스 비전에 공감이 많이 됩니다. 넘 멋지세요!
아영 대표님, 저희 팀 비전에 공감해 주시고 기운찬 응원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희 팀에도 미혼 멤버들이 많은데 같은 마음으로 달리고 있답니다 ㅎㅎ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
글만 봤는데도 멋지네요! 육아크루 화팅입니다!!
박천명 대표님, 따뜻한 응원 감사합니다! 소풍벤처스 최경희 파트너님께 키위스튜디오와 대표님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내적 친밀감이 폭발하고 있던 와중이었습니다ㅎㅎ 언젠가 좋은 기회로 인사드릴 수 있게 되길 바라봅니다. :) 육아크루팀 드림.
제가 최경희 이사님 통해서 연락 한 번 드리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