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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원
유시원 ·

세상을 별로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유니콘을 만들고 싶지도 않아요.

2023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의 저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못 할 거 아니까 미리 안 한다고 선포하는 게 아닙니다!

요 며칠 간 제 머릿속을 맴돌던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아 가는 과정에서, 생각 정리 차원에서 오랜만에 디스콰이엇에 글을 남겨 봅니다.

창업을 하는 이유는 저마다 참 다양한 것 같아요.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 많은 돈을 벌고 싶어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꼭 풀고 싶은 문제가 있어서, 이 문제에 대한 기존의 솔루션이 구려서 등등..

제가 창업을 하는 이유는, 지금까지는 크게

  • 가치를 만드는 일이 좋아서

  • 스스로에 대한 증명

    • 제너럴리스트 (= 나는 다 할 수 있는 사람) 로서의 증명

    • 좀 더 세부적으로는 제품 개발뿐이 아닌 기획부터 영업까지의 비즈니스 Full Cycle에 대해

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아기고래라는 조직문화 슬랙 봇(MicroSaaS)을 소수의 팀으로 만들고 있어요.

최근에 그 인원 수로 BEP를 넘기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느냐!라는 말을 듣고 창업과 세상을 바꾸는 일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어 간단한 글을 적어 봅니다.

말을 하신 분은 공격의 의도는 전혀 없으셨어요! 너무나 좋은 분이시고, 세상을 바꾸시겠다는 미션을 바탕으로 이미 해당 분야에서 국내 1등이 된 제품을 만들어내신 정말 멋진 선배 창업가십니다.

세상은 어떻게 하면 바뀌는 건가요?

'세상을 바꾼다'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 스티브 잡스는 세상을 바꿨나요?

    • 애플 제품이 없는 세상은 저도 별로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만약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삶이 많이 별로였을까요?

  • 백종원 선생님은 세상을 바꿨나요?

    • 백종원 선생님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불편함을 느꼈을까요?

  • 여러분이 사랑하는 단골 식당 사장님은 세상을 바꿨나요?

    • 여러분이 가장 사랑하는 식당을 만드신 사장님께서는 여러분의 세상을 바꾸지 않았나요?

'세상을 바꾸는 것'에 대한 기준은, 각자가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작은 일도 큰 일도, 누군가에겐 세상을 바꾸는 일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아무 일도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창업자의 목표가 세상을 바꾸는 것이든 그렇지 않든, 사업은 가치를 창출하는 일입니다.

창업자는 고객이 가치를 느끼는 제품/서비스를 제공해야만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고, 생존할 수 있습니다.

(가치만 만들 수 있다고 반드시 생존하는 건 아니지만요 😉)

아이폰이 없는 세상, 홍콩반점이 없는 세상, 가장 사랑하는 단골 가게가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저마다 다른 가치에 반응할 거에요.

아기고래를 많이 사랑해 주시는 고객 분들도 이미 계시답니다.

쉰 명이 훌쩍 넘어가는 회사에서도 구성원들이 꼬박꼬박 당일의 칭찬고래를 모두 보내고,

개수 제한으로 오늘 못 다 보낸 칭찬고래를 내일 꼭 보내겠다고 약속하는 일도 거의 매일 있어요.

날마다 동료의 고래 카드를 다섯 번 넘게 확인하는 분들도 계시구요!

(감사 = 아기고래)의 공식이 이미 자리잡아 고래가 전달하는 긍정의 힘을 체감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아기고래와 저희가 나름대로 세상을 약간은 바꾼 게 아닐까요?ㅎㅎㅎ

조직문화 분야는 '신념'의 영역이라고도 해요.

문화가 좋다고 그것이 구성원들의 성과로 직결되지 않고, 언제나 문화가 두드러지지 않아도 회사의 성과는 좋은 반례는 있습니다.

엔지니어링처럼 세상 확실한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닌 이 HR의 도메인에서 조직문화 담당자님들의 일은,
일반적으로 문화와 성과의 관계는 비례한다는 수많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신념을 갖고 노력하시는 일이죠.

저는 뼛속까지 효율을 추구하는 개발자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 추상적인 미션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과 함께하는 일이 참 가치 있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

아기고래가 살아남아 더 많은 분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천천히 키워 보고 싶어요.

시장이 작고, 모든 사람들의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해도요!

정말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된 팀이지만, 저희가 BEP를 넘기는 데에는 이 글에서 늘어 놓은 대로의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꿈의 크기가 다르고, 세상을 바꾸지 않으려는 저희도 스타트업이니까요! 😊

그런 의미에서 @zach 님께서 이전에 올리신 '캠핑카에 올라타는 건 어때요?' 라는 문구는 한 번 스쳐지나가며 보았을 뿐이지만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것 같습니다.ㅎㅎ

오랜만에 글을 올리려니 쓰기가 참 어렵네요. 2023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의 저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지만, 내년을 마무리하는 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는 디스콰이엇의 메이커 여러분들은 어떤 가치를 만들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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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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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blbbllv
Boblbbllv

한국 스타트업의 이상한 문화입니다. 큰 가치를 만들어 세상을 바꾼다 라는 자기위로 없이는 에고를 유지하기 어려운가? 라는 생각도 종종 합니다. 스타트업은 본질적으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돈 벌줄 모르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는 대의명분으로 C레벨 부심 가지는 세상은 이제 끝나야합니다. 고로, 지지합니다.

유시원
유시원

지지 감사드립니다, 이사님!

Cailyn Yong
Cailyn Yong

응원합니다

유시원
유시원

응원 감사합니다 케일린!😁

타타
타타

공감합니다, 응원합니다~

유시원
유시원

감사합니다 타타님 :D

나무영
나무영

참 신기한건 IT초기에는 매출 없이도 유니콘이 되었다는 거죠. ㅎㅎ 세상은 요지경이에요. 케바케가 너무 많아 혼난하기만 합니다. 사람이 계획을 내어도 인도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신 저의 경우, 매출이 없으면 회사 문닫아도 하고 싶은 일이라 돈 없어도 할거 같아요. 그런면에서 창업가 이콜이콜 사업가만은 아닐지도요!

유시원
유시원

말씀하신 대로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창업을 선택했는데, 그게 지속될 수 있는 방법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정말 다양할지도요. ㅎㅎ 의견 감사합니다 나무영님😁

이한준
이한준

안녕하세요. 우연히 글을 보게 되었는데 너무 공감되어 댓글 남깁니다. 가치관의 형성 과정과 도달한 지점들이 저와 정말 99% 비슷하네요.. ㅋㅋㅋㅋㅋ 너무 신기합니다. 화이팅입니다 !

유시원
유시원

헉 정말요! 괜시리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헤드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 즐거운 저녁 되세요.

David Bang
David Bang

아무래도 실리콘밸리에서 오는 세상을 점령하려는 야망에서 비롯된거 같네요 요즘은 또 다른거 같고요 그치만 전 일론 머스크의 Occupy Mars 같은 큰 비전에 흥분되는거 같아요 성향 차이인 것 같습니다 ㅎㅎ 전 Disruptive 한게 좋은거 같아요

유시원
유시원

ㅎㅎㅎ 존중합니다 데이빗! 성향 차이가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또 저는 성향이 이래저래 바뀌기도 하는 사람인 것도 같구요.

정지우
정지우

작확기싸 (작지만 확실하게 기능하는 싸-쓰) 아기고래 화이팅!

유시원
유시원

ㅋㅋㅋ 지우님 링크드인에서랑 온도가 좀 다르네요 ㅎㅎㅎ 파이팅!

정지우
정지우

아무래도 디콰는 좀 더 따수운 공간이니까요.. ㅎㅎ

백민기
백민기

시원님의 글을 보니까, 스스로 솔직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솔직함이 정말 멋있고 공감되는 글입니다.

유시원
유시원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민기님! 짧은 생각일 뿐입니다. 부끄럽네요🫣 ㅎㅎ

채명준
채명준

너무 공감되는 글입니다. 급여를 받아 본 것 외에 남에게 물건을 팔아본 경험도 없는데 호기롭게 스타트업한다고 창업했습니다. 다른 대표들처럼 펀딩도 쉽게 받을 줄 알았는데, 웬걸 작은 매출도 못만들더라구요. 그리고 몰려오는 무기력감에 폐업까지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만두면 언젠간 다시 사업한다고 뛰쳐나왔을 때, 똑같은 포인트로 좌절할 것 같았습니다. "스타트업이 아닌 사업을 한다"라고 마음가짐을 바꿨고, 23년도는 이걸 정립한 것만으로도 큰 성장이였네요. 인사이트 공유 감사합니다 ! 시원님

유시원
유시원

공감 감사드립니다, 명준님! 저도 여름에 많은 고민을 하다 9월 피봇했는데, 남기신 댓글에도 공감이 많이 됩니다. 24년도 차근차근 함께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미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광일
장광일

글을 읽다보니 좋은 기업가의 정신은 '세상을 바꾸겠다' 보다, '세상을 보다 가치있게 만들겠다'가 본질에 가까운 것 같네요. 멋진생각입니다. 응원하고 있어요, 시원님!

유시원
유시원

광일님, 늘 따뜻한 응원 감사드립니다! 24년도 파이팅입니다 ㅎㅎㅎ

김블루
김블루

공감합니다. 이러한 생각 나눔 너무 좋아요! 어떤 한 부분에서의 일상과 삶을 바꾸는 것이 어떤 가치를 만들어서 나오는 결과물이 아닐까요 :)

유시원
유시원

공감합니다 :) 감사합니다 블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