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집] #0317 Story - Preference - Ai - Originality
룸메이트였던 친구와 나누는 실없는 소리를 정리해둔 대화집입니다. 일부 각색되었습니다.
- Q : 룸메이트 친구. 예술가 기질이 다분하다.
- T : 애플펜슬보다 블랙윙을 좋아하는 본인. 생각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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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 이야기]
Q : 나중에 시간되면 로버트 맥키의 <STORY> 꼭 읽어봐.
로버트 맥키는 '안에서 밖으로 쓰기'를 권한다. 즉 처음에는 간략한 메모를 적고, 이야기의 구조와 캐릭터, 감정 등을 정리한다. 그리고 지인들에게 피드백을 받는다. 그 다음 트리트먼트를 만들어 이야기의 흐름과 살을 붙인다. 마지막으로 대사를 제외하고 시나리오를 쓴다. 대사는 제일 마지막에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물과 이야기에 애착을 가지게 되고 군더더기가 생긴다. 작가는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야 한다.
그가 말하는 방식은 지금 스토리를 적어내는 이들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말인 듯.
T : 사실 소설도 써보고 여러 형태의 글을 쓰면서 느낀 거지만, 일반집필방식은 시작 자체가 너무 힘들고 어려워
Q : 일반 집필이 의식의 흐름을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너무 힘들다고나 할까. 여튼 로버트 맥키 책 꼭 읽어봐. 무언가 이유는 모르겠는데 머리가 맑아져.
[Preference - 취향]
T : 어제 커피 마시다 든 생각인데, 보이는 게 좋아보여서 취향인 것처럼 흉내내는 사람이랑 진짜 취향인 사람이랑 구별이 쉽게 되는 것 같아.
Q : 어떤 부분에서 티가 나?
T : 크게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시간을 쓰는 정도. 하나는 다른 사람의 취향을 존중하는 태도. 1번보다도 2번이 중요해. 예를 들어 락(rock)이라는 음악 장르를 좋아한다고 하면, 레드 제플린 같은 사람을 알 수도 있지. 깊게 파고 들다보면. 근데, 사실 레드 제플린을 몰라도 락을 좋아할 수는 있잖아. 2번은 단순히 깊이나 아는 정도로 그 사람이 많이 좋아하는지, 덜 좋아하는지를 판단하지 않는 것 같아. 또 취미를 하는데 장비같은 것으로 사람을 판단하지도 않고.
근데 애매하게 배우고, 애매하게 어깨가 올라간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취향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거 같아.
“아니 커피 좋아한다면서, 이걸 몰라요?”
“아니 이 브랜드를 몰라요?”
자기 취향에 갇히는 거지. 1번의 경우에도 그건 있어. 시간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시간이 일상 생활 속에 자연스레 녹아있다고나 할까.
Q : 그 이야기 생각난다. 일본 프로바둑 기사 집에 기자가 놀러갔는데. 바둑판 원목으로 좋게 해서 집에 둘 줄 알았는데, 보니까 싸구려 접이식 바둑판에다가 플라스틱 바둑알을 쓰고 있다는 거야. 심지어 바둑판은 경첩이 떨어져서 새로 붙이고. 프로가 그런데, 바둑을 취미로 둔다는 사람치고 정말 바둑을 생활화한 사람이 얼마나 있나 싶긴 하네.
T : 오래 그 분야에 있을수록 눈이 높아지긴 하겠지만, 본질적으로 그 안목이 취향의 깊이를 결정하는 건 아닌 것 같아. 외부적인 시선에서 취향은 연결고리로 훌륭한거지.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크게 상관없는 느낌이야.
[AI - GPT]
Q : GPT4 API 공개된 걸 보니, 속도가 굉장히 빠를거야. 오리지널리티 쌓을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T : 그거 진짜 중요한 말이네. 자기걸 쌓고 활용하는 단계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시대는 ‘자~ 이제 찾지도 말고 너는 쓰기만 하면 돼 !’ 이게 되버리니까. 오리지널리티의 소멸과 자기 개성의 외주화가 이뤄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듦. 계속 생산성을 증대하는 좋은 툴들은 나오고 있으니까.
Q : ‘자~ 이제 찾지도 말고 쓰기만 하면 돼!’ 이거 진짜 위험해
T : 마소에서는 Ai의 빠른 출시를 위해 OpenAi 내의 사회 윤리팀을 해체시켰다고 하더라.
Q : 어떤 나비효과를 가져오려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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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사실, 이런저런 것들에 관심이 생겨서 커뮤니티들에 글을 남기고 의견을 공유하고 하다보면 꼭, 어려운 용어와 규칙으로 면박을 주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종종 글을 남기기 싫어지거나 꺼려질때가 있는데, 그래서 저도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태도'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ㅎㅎ
맞습니다. 소중한 경험과 의견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T : 어제 커피 마시다 든 생각인데, 보이는 게 좋아보여서 취향인 것처럼 흉내내는 사람이랑 진짜 취향인 사람이랑 구별이 쉽게 되는 것 같아." --> 명 문장이네요... 근데 이렇게 된 것도, '우아한 취향 한두개 쯤은 있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보여지는 거 말고, 좋아할 수 있는 걸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