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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joon Yi
Hojoon Yi ·

반수면 상태에서 쓰는 요즘 생각

작년 10월 영지식증명 이라는 기술에 흥미가 폭발해서 Button systems 라는 프로젝트를 10개월 가량 열심히 해봤습니다. 그리고 팀빌딩에 실패하고 프로젝트를 잠정적으로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전날에 든 생각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악으로라도 계속했을건데... 이번거는 왜 편안하게 포기한걸까?


저는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스타트업에 업계에 들어왔습니다. 중학생때 C, JAVA, Android를 공부하면서 친구들이랑 앱을 개발하고 사업자 등록을 해보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되었고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에 엄청난 흥미와 열정을 느꼈습니다.


개발할 줄 모르면서 도서관에서 빌린 책으로 6시간씩 공부하고 (학교 공부는 30분도 안해봄) 한번도 못써본 한글로 문서도 쓰고, 세무서 전화 돌리면서 세무업무보고, 디자인 할줄도 모르면서 인터넷으로 배우고 페이지 300개씩 작업하고, PPT 몇십개씩 만들면서 하고싶은 일을 해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굳이 그렇게까지 했는지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딱히 일하면서 즐겁지도 않았습니다. 단지 스타트업 이라는 이상향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길을 걷는다고만 생각하고 해야하는 일들을 했습니다.

그러나 투자를 받아야하게되었고 팀빌딩을 해야하고 월급을 줘야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점차 내가 그동안 쏟아낸 스타트업이라는 이상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이상향을 이루기 위해서 주식시장 원리를 공부하고 투자자 미팅을 잡고 피칭하면서 최대한 할 수 있는건 또 다 했습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었습니다. 나름 열심히 한 결과인지 한 회사에서 고등학교 졸업도 못한 저에게 회사에서 같이 일하자고 제안이 왔습니다. 스타트업에 일하면서 처음으로 인정받았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기쁘면서 동시에 절망했습니다. 82시간 연속으로 안자고 일하면서, 밤샘을 일주일에 3번씩 하는 생활을 3년 넘게 해왔는데 인정받은곳은 팀원도, 고객도, 투자자도 아니라 피하고 싶었던 회사였기 때문이죠


제가 스타트업 이라는 이상향을 쫒았던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자유롭게 내가 하고싶은걸 만들어서 문제나 이루고 싶은 시스템을 만들고 즐거움을 느끼고 살아가고 싶었다는 이유 입니다. 이렇게만 말하면 타인은 제 이미지를 이해하기 어려우니 나름 더 설명하자면 자금 걱정 없이 커다란 차고가 달린 건물에서 열정 넘치는 팀원들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구분 없이 재밌는걸 만들고 세상에 인정 받는 이상향을 생각해왔습니다.


그렇게 그냥 직장인 생활을 3년 조금 넘게 해왔습니다. 이제는 어리다고도 못하는 나이가 되었고 생계 문제때문에 다시 취업해야하다 보니 면접을 돌아다니면서 마음에도 없는 나의 비전과 열정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30개 면접에 떨어지면서 말이죠)


그리고 전날 곰곰히 생각하고 다시 깨달은게 있습니다. 스타트업에 내가 생각한 이상향이 없는 이유는 스타트업은 그냥 기업이고 사업인데, 내가 스스로 만든 이미지가 스타트업이라는 착각을 확신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동시에 들었던 생각은 디스콰이엇에는 스타트업 이라는 개념 보다는 만들고싶은걸 만드는 사람들이 많고 제가 생각했던 살아가는 모습을 가진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여러분들에게 제가 생각하는 이상향을 이루기 위해 스타트업을 계속 해야할지에 대해서, 그런 이상향이 존재할 수 있긴 한지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잠결에 글을 써봅니다.


메이커 여러분들의 열정의 근원과 이상향은 무었인가요?

Button Systems

차세대 실존 인물 증명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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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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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훈
임보훈

제 열정의 근원은 "재미"인 것 같습니다. 어떤 분야든 내가 배우고 실력이 늘어나는 성취가 재밌는 것 같아요. 이상향은 구체적인 것은 모르겠지만 "더 나은 그러면서도 즐겁게 살 수 있는 미래"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박종한
박종한

호준님 안녕하세요, 저는 디스콰이엇에서 사업개발, 커뮤니티, 그 외 기타 오퍼레이션을 맡고 있는 박종한입니다. 오퍼레이션 업무 특성상 빠르고 많은 실행이 중요한데 저는 계속 무언가를 오랫동안 붙잡고 만들고 싶어 하는 성향을 가진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저희 팀 대표님과 1 on 1을 하게 되었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메이커적인 성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그것대로 좋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 후로는 제 스스로를 Biz Dev / Ops이면서 Maker in residence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냥 제 머릿속에 있는 무언가를 구현해 내고, 그게 작동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문이과 구분이 있던 시절 다닌 고등학교에서도 이과였지만 문과 보충수업을 선택해 들었으며 대학에도 자율전공으로 입학해 디자인과 공학을 융합전공했지만 가장 재미있게 수강한 건 디자인도 테크도 아닌 예술학이었어요. 스스로를 어떤 구분 속에 속하게 하기 어려운 사람이기도 하면서 경계 없이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제가 디스콰이엇 팀에 있는 이유는 호준님 같은 '세상을 바꿀 만큼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 어딘가에 속하지 않고도 본인이 하고 시은 일을 하고 열정을 불태우며 가치를 널리 퍼뜨리고 돈으로 환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서에요. 쓸데없는 말이 길었는데,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리고 아직 엄청 어리신 것 같은데요??

Jenny Hong
Jenny Hong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다양한 동기로 관심을 갖지만 무언가 만드는걸 좋아하고 몰입하는 사람들은 보통 만드는 과정 자체에서 느끼는 성취감을 가장 큰 근원으로 삼는 것 같아요. 사람에 따라 그런 창작욕을 해소하는 수단이 스타트업이 될 수도, 컨텐츠 크리에이션이나 글쓰기, 요리 등으로 다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종석
이종석

저의 열정 근원은 "제가 살아가는 이유" 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모든 것들이 재미있고 호기심도 많고 하지만 제가 존재하고 있기에 도전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