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앱 별표를 세어봤더니 백 개가 넘는데, 그중 실제로 가본 데는 열 몇 곳이더군요.
안녕하세요. 방문 기록 앱 스탬포를 혼자 만들고 있습니다. 제가 만든 앱 이야기입니다.
저는 미용실에서 나오면서 "여기 이름이 뭐였지" 하고 1분 뒤에 잊습니다. 파마가 마음에 들었던 곳, 세탁을 유난히 잘하던 세탁소, 여행지에서 우연히 들어간 식당. 1년에 한두 번 가는 데일수록 다음에 필요할 때 이름이 안 떠올라요.
아 여기 예전에 가본것 같은데? 여기 메뉴 어땠었지?.. 비일비재합니다.
기록을 안 해서가 아니었어요. 지도 별표도 메모앱도 가계부도 다 써봤습니다. 하나가 같더라고요. 전부 내가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그런데 그 미용실 이름이 필요한 순간은 그 앞을 지나갈 때지 앱을 열어볼 생각이 나는 순간이 아닙니다. 열어볼 생각이 났으면 애초에 안 잊었겠죠.
그래서 원칙을 하나로 잡았어요. 기억을 대신 들고 다니다가 필요한 순간에 먼저 꺼내준다.
저장해둔 곳 근처에 가면 알림이 옵니다. 여기서 신경 쓴 건 그때 적어둔 메모가 알림 본문에 그대로 실려 온다는 점이에요. "저장한 곳이 근처에 있어요"만 띄우면 결국 앱을 열어야 하고, 앱을 열어야 하면 안 봅니다.
제일 오래 붙잡은 건 "언제 안 울릴 것인가"였습니다.
위치 알림은 잘못 만들면 하루에도 몇 번씩 울려요. 그러면 그날로 지워지죠. 기능을 늘리는 것보다 안 울릴 조건을 정하는 데 시간을 더 썼어요.
- 밤에는 울리지 않아요
- 하루에 보내는 개수를 막아뒀습니다
- 같은 곳은 한동안 다시 안 울려요
- 집이랑 회사는 아예 뺐습니다. 자주 머무는 자리는 알아서 걸러지고 직접 지정해둘 수도 있어요
마지막 줄이 제일 오래 걸린 자리예요. 위치를 다루는 앱이 매일 가는 데까지 적으면 그건 기록이 아니라 감시니까요.
기록은 기본이 비공개입니다. 별점 대신 좋음·보통·별로 셋으로만 남기고요. 남 보라고 쓰는 게 아니라 6개월 뒤의 내가 보려고 쓰는 거라, "파마는 잘하는데 대기가 길다" 같은 말을 눈치 안 보고 적을 수 있어야 한다고 봤어요.
두 스토어에 올라가 있고 설치 없이 웹에서 먼저 써볼 수도 있고요. 광고는 없습니다.
https://tastelog.co.kr/about.html
알림을 계속 덜 보내는 쪽으로 깎아왔는데, 어느 선을 넘으니 앱을 켜지 않는 사람은 그런 게 있는 줄도 모르더라고요.
이 중간 지점을 찾는 시행착오가 계속 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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