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진 Hailey Ko
Junction Asia 크루의 이야기 | 마케팅 그래서 어떻게 했냐면 (2편)
행사 마케팅은 처음이었던 나. 그래도 이전의 영상 기획과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짬을 최대한 활용해보기로 했다. 컨텐츠, 부스, 운영을 기획하며 내가 마주했던 난관들과 그를 통해 배운 것들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1. 무려 행사 티저인데, 쓸 수 있는 행사 영상이 없었다.
앞서 1편에서 언급한 것처럼 올해부터 크루 운영주체가 바뀌며 우리는 이전에 기록되거나 활용되던 컨텐츠의 사용권한을 가질 수 없었다. 상상도 못한 난관이었기에... 정말 멘붕이었다. 그것도 파티를 컨셉으로하는 행사에서 행사를 즐기는 영상이 없는 티저라니... 결국 타이포그래피로 가야하나 정말 많이 고민했지만 타이포그래피로 활용하는 순간부터 웅장하고 거대한 글로벌 브랜드로의 이미지 메이킹은 절대 불가하기 때문에 다른 방안과 타협할 수 없었다.
결국 핀란드 정션 본부에 Junction 2022 자료를 공유해줄 것을 부탁했고, 정말 감사하게도 해당 영상 소스들 중 덜 stock스러운 것들을 모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티저는 기획 당시 상상했던 느낌과 완성도에 많이 못미쳤지만 수정을 반복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퀄리티 타협을 내 스스로와 해야했다. (엉엉) 애초의 영상 소스부터 정션 아시아를 나타내기에는 무리가 있었기에 최선이었다고 ... (생각하고 싶었지만)
제작팀에 기획의도가 잘 전달되지 않은 것일까..? 많이 고민했다. 그러나 행사 후 테크팀인 순범님하고 회포 풀면서 기획안을 보여드렸더니 단번에 내 의도를 알아채는 것을 보면서 이 부분은 제작팀의 .. 센스..? 역량..?이 아쉬웠던 것으로... 그래픽 소스로만 이루어진 루핑이나 스위칭 영상들은 정말 잘 뽑힌 것을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시네마틱보다는 그래픽 디자인을 활용하는 영상 제작에 특화된 팀인 것 같다. (ㅠ)
이번에는 협업할 영상 팀을 서치하기도 전에 이미 작년에 작업했던 팀과 계약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제작팀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팀의 스타일을 판단할 기회가 없었는데, 내년에 진행하게 된다면 꼭 영상 컨셉을 가장 먼저 기획하고 제작팀을 서치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어찌됐든 내 스스로도 기획안을 작성하는 데에 있어서는 도가 텄다고 생각했는데 모두를 완벽하게 이해시킬 수 있도록 더 다양한 표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3D쪽은 잘 알지만 2D 영상쪽 용어나 툴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은터라 사용하는 워딩이나 소통에서 효율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 에펙, 프리미어 등 2D작업에 많이 이용되는 영상툴을 사용해보면서 직접 익혀야할 것들이 많아보인다 ^^ (제네럴리스트가 되기란 참 어려운 것 같다)
2. 제작팀의 역량을 살릴 수 있도록 기획해보자
티저 영상 제작에서 호되게 혼난 후, 두번째 기획 영상이었던 오프닝은 1)제작팀의 작업 스타일과 2)핀란드 정션본부, 3)정션아시아의 컨셉 세가지를 모두 고려했다. 기본적으로 그래픽 이미지는 활용하지 않지만 텍스트 베이스로 가되, 정션 본부의 현 컨셉인 체크무늬로 정션 아시아와 정션 본부의 세계관을 공유하고자 의도했다. 이를 위한 장치로 십자말 풀이를 활용하였고, 영단어로 십자말 풀이를 앞으로 다시 만들 일은 없을 것 같다..
행사장에 온 참가자들에게 포문을 여는 장치이기 때문에, 행사의 분위기에 압도 당하면서도 정션 해커톤에 참가자로 선정된 것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곧 시작될 해킹타임의 긴장감과 설레임을 느낄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현재 정션에 온 목적을 상기시키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장에서 그들이 마주할 미래의 모습과 우리의 지향점을 보여주기로 했다.
영상의 킬링포인트는 해커톤 참가 목적을 나타내는 여러 단어들이 모인 십자말 풀이에서 정션의 슬로건이 나타나는 구간이다. 베이스가 강한 정적인 사운드와 함께 어지럽게 나타나는 단어들 속에서 Hack the limits 슬로건이 나타나던 순간. 초안을 작은 휴대폰 화면으로 보았던 때의 강렬한 인상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며칠 밤을 새며, "이게 뭐라고"를 한참을 중얼거리며,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내줄 표현법을 고민했던 날들이 하나도 고생스럽지 않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오프닝 영상은 티저를 작업하던 때와는 다르게 사소한 디테일만 수정해가며 2주만에 완성할 수 있었다.
함께 작업하는 구성원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경험이었다. 못하는 것을 잘하게 하는 것보다, 잘하는 부분을 가득 뽐낼 수 있도록 고려하여 기획에 반영하는 것 또한 기획자의 역량이라는 것을, 그렇게 했을 때 결과물을 더 쉽고 완성도있게 도출된다는 것을🙂
2. 포토부스, 네가 날 이렇게 힘들게 할 줄은 몰랐어
행사 10일전, 논의하던 포토부스 브랜드와의 계약이 무산되었다는 것 알았다. 위클리 미팅때 파트너십 팀 보고사항을 내가 놓쳤던 모양이다. 작년 참가자 후기에서도 네컷사진 인증은 빠지지 않는 후기 컨텐츠였고, 그와 별개로 특정 경험과 관련한 실물 장치는 필수로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10일 전이지만, 시간이 없는 만큼 이틀 안에 계약과 운영 사항을 모두 진행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 과정에서 업체 선정과 크루원들의 반대, 두 가지 난관이 있었다. 10일만에 예산과 조건에 맞는 업체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며, 당시 공간디자인이 완성되고 발주가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더이상의 공간 배치나 동선, 운영을 포토부스 하나를 위해 수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안된다, 어려울 것 같다, 불가능하다, 반대한다.
크루원들의 쏟아지는 반대 의사 속에서 굴하지 않고 어떻게든 가능한 조건을 찾아보고자 했다.
배치할 수 있다면 현재의 공간 계획에서 어디에, 어떻게 공간을 방해하지 않고 위치 시킬지,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 동선은 어떻게 유도해야 할지, 부스 형태는 어떻게 생겨야 할지 등등 각 팀에서 반대하는 이유들에 상반되는 여러 조건들을 다시금 물어가며 타협 가능한 방안을 끝까지 찾아보고자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될 때, 포기할 생각이었다.
몇가지 제한된 조건을 바탕으로 업체를 서치했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았기에, 최소의 예산으로 우리와 함께할 포토부스 업체를 찾아야했다. 평균적인 대여 시세가 어느정도 되는지 알아보았는데, 먼저 이동형 부스의 시중 대여가는 브랜드/업체별로 상이했지만 일평균 120-200으로 분포했고, 부산까지 운송비용은 60만원으로 동일하게 책정되었다. 2박 3일 행사라고 가정했을 때, 최소 420만원이었다 (ㅠ)
이미 마케팅 이벤트 예산 계획을 완성해둔 상태였고 이를 위해 다른 부분에서 예산을 줄이는 것은 어려웠다.
여유로 남겨둔 금액 내에 해결해야했다. 가격을 조율하든 제휴를 맺든 둘 중 하나 뿐이었다. 이럴 경우 네임드 포토업체는 리스트에서 제외하고, 사진 퀄리티와 젊은 컨셉으로 확장 중인 포토스타트업을 타겟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온갖 플랫폼을 서치하여 총 30여개 업체의 대표 연락처와 인스타그램, 메일로 러브콜을 뿌렸다. 주된 내용은 우리 해커톤은 10여개국의 300여명에 달하는 글로벌 참가자와 대기업, 지자체 등 큰 규모의 기업들이 함께하고 있으니, 포토부스 이벤트 제휴시 타 기업 파트너사와의 네트워킹, 자체 홍보, 해커톤 참가를 통한 스타트업/트랜드 이미지 구축 등의 효익을 얻을 것이라는 내용으로 뿌렸다. 대여를 무료로 한다는 조건 하에.ㅎ
결론적으로 4개 업체와 세부협력 조건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고, 무료로 제공한다는 기업, 원가만 받겠다는 기업 등 각기 다른 조건 중에 업체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설치 조건 및 위치, 운영을 고려했을 때 네곳 중 한 업체와 가격을 협의하에 진행하게 되었고 모두가 포기할 것이라 보았던 이슈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3. 일대 다수 속에서 굴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이번 해커톤을 진행하면서 두세번정도 모든 크루와 홀로 다른 방향을 보고 논의해야 했던 순간이 있었다. 기억에 남는 두가지는 포토부스 운영에 관한 긴급논의와 아이디어 표절 이슈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때였다.
어떤 프로젝트에서든 나는 방향성과 의의를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 그것이 프로젝트를 하나의 결승점에 다다르게 하는 요소이자 다양한 이슈를 중심을 지키며 해결할 기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응방안에 대한 것에서 이슈에 대해 3자의 입장을 취하자는 의견과 많이 대립했다. 나는 3자의 입장을 취하더라도 우리의 방향성을 함께 정의내리고 설명해야 설득력을 가지면서 정션 브랜드의 가치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 보았고, 다른 크루원들은 이것을 리스크로 여겨 아예 언급자체를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었다.
예전에는 나와 다른 의견이 한명이라도 있으면 바로 기가 죽어 말문이 막히는 편이었는데, 여러 프로젝트를 하다보니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서서히 깨달아온 듯 싶다. 그래서 입을 닫기보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그의 의견을 듣고, 다시 내 의견의 타당성을 검토하면서 타협점을 맞춰가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다만 친절하고 충분하게 설명할 것, 나의 의견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을 잊지 않으면서^^*) 지금의 정션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의 측면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고, 모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지키며 대응해야함의 필요성을 팀원들에게 설득한 끝에, 타협점을 찾을 수 있었다.
반대의견 중 한명이었던 다연님이랑 그때 같은 공간에서 있었는데 회의 전후로 엄청 신나게 놀다가 회의때 서로 다른 의견으로 각자를 열심히 설득했던 기억이 참 재밌게 남았다. 광안리 해수욕장에 돗자리를 펴고, 서로 등을 맞대고 디스코드 음성채팅으로 각자의 의견에 아주 반박했다.(ㅋㅋ) 한시간 반동안 열렬한 논의를, 함께 지지않고 반박해주며, 일이 끝나고는 다시 사적으로 즐겁게 회포를 풀 수 있는 팀원과 함께한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오래 전엔 내가 일방적으로 설득을 포기하거나, 최근의 대학 팀플에서는 내가 주장한 것에 대부분 반박없이 의견을 따라주는 사람들과 함께했다보니 서로 각자의 이고를 가지고 강력하게 반박하는 순간에 꽤 짜릿한 도파민이 솟았던 것 같다.
잠시 느슨해졌던 마음 속 심지에 화끈하게 기름을 콸콸 부어준 정션 아시아.
덕분에 많이 부딪히고, 깊이 고민하며 우리가 늘 외치던 슬로건과 같이 스스로를 Hack the limit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기대했던 만큼 좋은 터닝포인트가 되어 새롭게 다가올 프로젝트들이 기대되는 요즘이다.
JUNCTION ASIA
국내에서 제일가는 글로벌 해커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