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AI 원년에 얻은 스타트업 교훈 7가지
나는 함께 배우며 수익도 내는 스터디 플랫폼을 만들려고 한다
2023년은 생성 AI 시대의 원년이었다. 한 해를 바쁘게 보내며 나는 2023년 10월에 결론을 내었다. 함께 배우며 수익도 내는 스터디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그 결론을 내기까지 나는 생성 AI 스타트업 기회에 대해 나름의 뇌피셜 7가지 교훈을 얻었다.
2023년에 얻은 생성 AI 스타트업 교훈들:
파운데이션 모델의 API에 크게 의존하면 스타트업은 생존하기 어렵다
생산성보다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곳에 더 큰 기회가 있다
생성 AI 시대에는 이미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각자의 기회가 있다
AI 시대에 사람들의 모임은 크리에이터가 수익을 내는 가장 쉬운 방법이 된다
생성 AI 스타트업의 기회는 사람들이 함께 무언가를 생성하는 분야에 있다
우리 삶 곳곳에서 흘러가 버리는 콘텐츠를 살려 내는 데 생성 AI 스타트업 기회가 있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가속된다. 가속 된다는 사실 자체에 기회가 있다
내가 이 7가지 교훈을 어떻게 얻었는지, 지난 2023년 한 해를 되돌아 보며 정리해 보았다.
1. 파운데이션 모델에 크게 의존하면 스타트업은 생존하기 어렵다
프롬프트 지니는 나와 사이드 프로젝트 멤버들이 2023년 1월에 출시한 브라우저 확장앱이다. 챗지피티와 대화를 나눌 때 한글 입력하면 영어로 번역해서 챗지피티에게 넘겨주고, 챗지피티의 영어 답변을 다시 한글로 번역해 준다. 2023년 1월 6일에 3일만에 개발해서 출시한 뒤, 마케팅 전혀 없이 3개월만에 30만명의 사용자를 모았다.

생성 AI 시대라는 것, 빠르게 사용자를 모은 것, 그리고 내가 IP 매각 이후에 두 번째 창업을 하는 것 때문에 쉽게 시드 투자 유치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투자자들로부터 프롬프트 지니가 브라우저 확장앱이라 의존성이 높고, 번역 기능이 핵심이라 AI 자체 기능에 대체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나는 프롬프트 지니를 여러 AI를 지원하는 데스크탑앱으로 만들고, 프롬프트 지니 사용자들을 변호사, 의사와 같은 전문가를 연결하는 기능으로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거라 했지만 많은 투자자들에게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
생성 AI 스타트업 대부분이 이런 AI 포장지 딜레마에 빠진다.
당장에 오픈AI와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의 API를 써서 사람들이 “와우!” 할 만한 기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렇게 실제 핵심은 파운데이션 모델의 API에 쏠려 있는 제품을 AI 포장지라 한다.
AI 포장지 제품들은 실제로 사용자들도 어느 정도 모인다. 이렇게 사용자가 제품을 찾아 쓰는 것을 보게되면, 개발팀은 흥분되고 자신의 제품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내가 쉽게 만든만큼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비슷한 것들이 몇 일, 일주일 만에 등장한다. 차별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서로 가격을 낮춘다. 지옥의 레이스가 계속된다. 사용자가 많아지지만 무한 경쟁으로 빠져서 생존이 어렵게 되는 딜레마에 빠진다.
이때, 차별화를 특정 업무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로 가져가는 팀을 많이 본다.
예를 들면, AI로 글 쓰는 사람들을 위해서 글을 생성하고 편집하고 리뷰하는 것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막대한 수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기존 사업자 (예: 생산성 앱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커뮤니케이션은 카카오톡 등)이 자사 제품에서 비슷한 기능으로 제공하면 경쟁하기 매우 어렵다. 고객은 새로운 제품을 발견하기도 어렵고, 이미 쓰고 있는 앱에서 다른 앱으로 스위치할 가치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2. 생산성보다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곳에 더 큰 기회가 있다
생성 AI 분야에서 스타트업의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
모두가 올해 초부터 동의한 부분은 배타적인 데이터 확보에 사업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LBOX가 가장 좋은 예시인 것 같다. 남들은 모으기 힘든 판결문을 모조리 모아 둔 것이 생성 AI 시대에 큰 사업 기회를 얻고 있다.
그래서, 유사하게 개인의 데이터를 몽땅 수집하는 제품을 만들기로 했다.
컴퓨터 화면을 모조리 녹화해서 데이터로 쓸 수 있게 해 주는 Rewind.ai의 변종을 해 보기로 했다. 일상의 모든 것을 데이터로 모으는 툴. IR을 하고 돌아 다니는 도중에 이 제품으로 사업 방향을 바꿔서, 두 달만에 시드 투자를 마무리 했다.
하지만, 화면 녹화하는 앱도 4개월 정도 하다가 중단하였다.
모든 생산성 앱은 큰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엔터프라이즈 B2B, 즉 대기업에 팔 수 있어야 한다. 화면의 데이터를 녹화해서 저장하고 활용하는 것은, 그게 비록 개인만 열어 볼 수 있도록 안전하게 저장된다고 할지라도, 직원들의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활용해서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정말 중요한 일은 이미 그걸 전용으로 하는 툴이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업무하는 화면을 녹화한 데이터를 모아서 업무를 자동화 하는 것은 RPA가 이미 하고 있고, 이 데이터를 모아서 우리 팀이 중요한 일에 시간을 쓰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온갖 종류의 업무 관리 툴과, Rize 같은 생산성 관리 툴이 해 줄 수 있다.
이런 와중에 생성 AI 쪽의 사업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한 대표님의 얘기가 와 닿았다.
개발자 출신이었는데 본인의 업무 자동화를 위해서 별도의 앱을 개발해 쓸 정도로 생산성에 있어서 신경을 쓰는 분이었다. 하지만, 본인은 생산성 관련된 사업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면, 생산성 소프트웨어 제품은 사람을 쥐어 짜 내는 도구 같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말은 큰 울림이 있었다. 생산성 때문에 내 삶이 점점 건조해 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이 더 행복해지는 방향의 제품을 만들고 그런 일을 해야 한다고 느꼈다.
생성 AI 스타트업 기회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곳에 더 기회가 있지 않을까?
AI의 발전이 에이전트의 형태로 되고 있다. 에이전트는 AI에게 사람에게 일을 시키는 것처럼 일의 목표를 제시해 주면, 그 방법을 스스로 찾아서 시도한다. 스스로 시행착오를 해 가며 목표를 완수한다. 사람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툴보다, AI가 대신 그 일을 해 주는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
반면에, 개개인의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방법은 AI 시대에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하기 어렵다.
AI와의 관계에서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이로 인해 실제 인간 관계가 더 중요해 질 것 같기도 하다.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다양한 방법을 예측하기 어렵다. 그리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언가 하려 할 때,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행복을 추구하는 분야는 생산성 분야와 다르게 이미 시장을 장악한 대기업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 더 유망할 것 같다.
3. 생성 AI 시대에는 이미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각자의 기회가 있다
2022년 12월에 생성 AI 오픈채팅방을 만들었다. 방을 만들고 100명 정도 들어왔다.
1월 4일에 채팅방의 이름을 챗지피터스(chatgpters)로 바꾸었다. 이름을 바꾸고 SNS에 공유를 하니,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채팅방 내에 있던 사람들도 놀랐다. 일주일만에 1,500명이 가득찼다. 1월부터 챗지피티에 관한 얘기가 언론에서 쏟아져 나오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커졌고, 그 결과로 지피터스는 현재 1만 여명이 활동하는 국내 최대 AI 커뮤니티가 되었다.

역시 이름 (혹은 슬로건)에 따라서 이렇게 성과가 다르구나 느꼈다.
일년이 거의 지난 다음 지금 회고해보니, 이름을 바꾼 것도 주효 했지만, 다른 더 큰 이유가 있었다.
챗지피터스 (현: 지피터스, gpters.org)를 만들었을 때 대부분은 내가 이전에 만들었던 채팅방에서 사람들이 몰려 들어왔다. 노코드 그룹, 세컨드 브레인 그룹에서 들어왔다. 내 취향의 새로운 분야에 내가 이미 커뮤니티들을 만들어 왔었고, 그 커뮤니티에 이미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약 2년간 이미 내가 그 커뮤니티들을 운영을 하면서 멤버들에게 쌓은 신뢰가 있었던 것 같다. 초기 네트워크의 콜드 스타트 문제 (사람들이 많아야, 다른 사람들이 더 들어오기 때문에 초기에 사람들 모으기가 어려운 문제)를 내가 이전에 쌓아온 신뢰로 해결한 셈이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경쟁력을 제공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미 쌓아온 경쟁력이 경쟁력이 된다.
세일즈를 하는 제품을 만들고 있었다면, 그간 쌓아온 브랜드, 만들어준 소프트웨어가 경쟁력이다. 내가 직장에서 해 온 일을 통해서 얻게된 전문성이 경쟁력이다. 어떤 경험이든 거기에 파운데이션 모델을 붙여서 경쟁력을 스케일업할 수 있게 된다. 파운데이션 모델 때문에 갑자기 가능해졌지만, 내가 원래 잘 하지 못했던 것들 – 이쪽에서 사업 기회를 찾는 것은 위험하다. 왜냐햐면, 그 분야의 전문가들은 여러분보다 더 깊은 도메인 지식, 넓은 네트워크,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그와 동시에 파운데이션 모델을 도입하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4. AI 시대에 사람들의 모임은 수익을 내는 가장 쉬운 방법이 된다
화면을 녹화하는 앱을 그만두려 할 때, 나에게는 지피터스 커뮤니티 (챗지피터스에서 지피터스로 이름을 바꾼 커뮤니티)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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