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랩스 회복 여정, How about "Agri-tech to AIgri-tech"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인류의 먹는 것을 혁신합니다.
재작년의 그린랩스는 에그 태크(agri-tech) 분야에서 스마트팜을 주요 사업모델로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이었다. 당시 "아만다-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운영사 넥스트매치를 엑싯한 검증된 대표와 시리즈C에서 1700억의 투자유치가 증명하는 성장성을 보며 "여기서 일한다면 스타트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농업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기를 수 있겠구나!"하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인턴을 지원하게 됐고, 신사업 중 하나인 탄소배출권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카본데이터랩 리서치 인턴으로 6개월간 근무했다.
취업 시즌쯤 유니콘 기업이 되겠지?
하지만 최근 기사는 당시 나의 기대와는 상반된다. 정부의 스마트팜 지원금 대폭 삭감되며 농민들의 자금 부담이 생겼고 자연스레 스마트팜 수요는 줄었다. 그린랩스에게는 자구책이 필요했고 이를 농산물 유통에서 찾는다. 농민 소셜 플랫폼 앱 "팜모닝"을 활용해 농산물 유통단계를 줄여 이윤을 남기는 수익 모델을 개발했다.
스마트팜의 대가일지라도 농산물 유통은 처음인 그린랩스는 기존 도매법인을 이길 강력한 차별점이 필요했다. 나는 여기서 "데이터로 최적화된 농업"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선보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린랩스는 그저 "강력한 프로모션"을 제안하며 외형 성장에 집중했다. 약 5만 명 정도 되는 바이어 시장에서 3.5만명을 모은 사실만 보면 뉴비 주제에 엄청난 성과로 보일 수 있으나 프로모션 내용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린랩스는 플랫폼을 키우기 위해 "농산물 대금 유연성"을 프로모션으로 제공했다. 즉, 농민에게 농산물을 살 때는 대금을 빠르게 정산해 주고, 바이저에게 팔 때는 대금결제를 늦춰주는 식으로 영업했다. 통상 5~10일 정도인 외상 기한을 30~60일로 약 6배나 늦춰졌다고 한다. 여기서 생기는 현금흐름 문제는 팩토링(매출채권 할인)을 통해 맞춰나갔다.
그러던 중 covid-19로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기 위해 금리 인상이 시작됐다. 대금이 연체되는 바이저가 우후죽순 늘어갔다. 팩토링으로 돌려막기에도 너무 높아진 가격과 레고랜드 사태까지 겹치며 금융권에서 팩토링을 줄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22년도에 미수금 99%를 대손처리하며 무려 1186억의 순유출을 기록하게 된다. 지속적인 투자 유치를 위한 무리한 외형 성장이 불러온 비극이었다.
How about "Agri-tech to AIgri-tech"
Gen AI를 활용해 농민을 락인(lock-in)시키며 플랫폼을 성장시켰다면 어땠을까? 팜모닝은 당근마켓과 같이 사용자가 농사를 짓는 지역을 입력하여 지역 기반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어떤 지역에서 어떤 작물을 유독 어떻게 재배해야 생산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이런 지역 기반 데이터뿐만 아니라, 스마트팜의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각 작물의 최적 재배 환경을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들을 가공하여 지식 컨텐츠 저장소에 저장하고, 농민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게 질문을 하고 맞춤 답변을 받을 수 있는 RAG모델을 개발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농민이 자발적으로 플랫폼에 머무르고 활용한 가능성을 높일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인류의 먹는 것을 혁신합니다."라는 그들의 미션 달성에 한 걸음 가까워지는 전략이 아니었을까?